뜬금없이 재미있게 본 신 삼국 취미

어제는 잠자리에 들기 전 넷플릭스를 뒤적이다가, 갑자기 신 삼국을 다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주행 자체는 오래 전에 했고 얼마 전에도 초반 몇몇 에피소드는 다시 봤지만, 뜬금없이 적벽 대전 시점을 보고 싶더라고요. 꼭 드라마가 어떻고를 떠나 이 부분은 삼고초려 > 유비 도주 > 조운 무쌍 > 유손 연합 > 적벽 대전 > 화용도로 이어지는 게 정말 재밌는 이야기의 기승전결이 다 있어서, 삼국지 연의 소설을 읽을 때 한 부분만 읽는다면 제일 즐겨보기도 하고.

드라마로 따진다면 개인적으로 이 부분은 당 국강 씨가 제갈 량으로 분한 94년판 84부작 삼국연의 드라마를 더 좋아하는데- 소위 삼국무쌍을 논하는 공명이란 패러디로도 잘 알려진-, 이 2010년판 95부작 삼국에 나오는 육 의 씨의 공명 선생과 묘하게 의뭉스러워진 자경(곽 청 분)의 조합도 그나름 보는 맛이 있어서 좋아합니다. 하기는 넷플릭스엔 95부작 신 삼국만 있으니 따로 선택권도 없고.^^;


하여간 그래서 넷플릭스로 틀었는데- 마스터 소스가 별로라 화질이나 음질이나 둘 다 구리구리해도 워낙 내용이 재미있어서 신나게 보다보니 시간 정말 잘 가더이다. 그래서 대충 화용도 끝나고 사마의가 조조에게 등용되는 부분까지 보고 껐습니다. 이 이상 보다가 서촉 입성까지 가면 수면 시간이 부족하니.

그렇게 보다보니 드는 생각은 역시- 2010년까지도 드라마를 만들고 있을 정도로, 삼국지는 생명력이 넘치는 컨텐츠라는 것이었네요. 물론 삼국지 연의 자체는 역사적 사실을 엄청나게 부풀리고 각색하여 만들어낸 이야기지만, 덕분에 후세 사람이 보기에 정말 흥미진진한 100여년(184년 황건 동란부터 280년 서진 개국까지)이 된 건 누구도 부정할 수 없으리라 봅니다.(보는 사람에 따라선 234년 오장원 이후엔 급격하게 노잼으로 전락하고, 이후 이야기들은 당대의 능력 넘치는 이야기꾼들도 도저히 예스잼으로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으니까 50년만 쳐주자는 이야기도 있지만.)

단지 그 시대를 살아간 민초들에겐 정말 수난의 연속 같은 시대였겠는데- 군사가 10만~100만 동원되는 게(실제론 그만큼이 아니었다 해도) 다 옆집 아저씨, 아랫집 청년들이 메꿔주는 머릿수고 그게 기본 몇 천씩 갈려나가니. 이런 식이므로 영웅호걸들이야 이름 드높이기 좋은 시대였겠지만, 이름도 기록되지 못하고 죽거나 다친 병사들 입장에선 누가 중원을 통일하든 그냥 안 싸우고 세금 쪼끔만 걷으면 안 되나 싶기도 했을 거라는 생각도 듭니다. 아니면 전쟁을 해도 그냥 장수 둘이서 단기로 싸워서 이기는 쪽이 이긴 걸로 하면 안 되나 < 뭐, 이런.


그래서 결론은 뭣인가 하면, 신 삼국은 오랜만에 다시 봐도 재미있었단 이런 이야기입니다. 언젠가 넷플릭스에서 내려가기 전까지, 한 번 정도는 더 다시 보고 싶네요.


덧글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