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AF 참관, 극장판 바이올렛 에버가든 외 취미

이번 주에는 부천 국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 약칭 BIAF에 참관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이번 BIAF는 10월 23일부터 개최해서 27일까지 진행되는 행사로, BIAF는 매년 개인적으로도 관심있는 작품이나 세미나 등이 많이 나오는 관계로 마음에 들었지만 1999년부터 지금까지 참석한 적은 손에 꼽습니다. 어째서인지 10월만 되면 바빠져서... 하지만 올해는 개인적으로 국내 개봉 작업에 관여한 작품도 나오니 따로 시간을 내서라도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이번에도 예년처럼 좋은 작품이 많이 소개되었기 때문에, 아직 이틀 남았지만 한번 다녀오시면 어떠신가... 하고 싶긴 한데, 대개 인터넷 예매로 이미 매진인 상영작들이 많아서 지금 권하긴 좀 애매하기도 하네요. 현장 발권도 하는 거 같았지만 아무래도 제한적이니.

다만 개인적으로 생각할 때 이번 BIAF 자체는 좋은 행사지만, 행사 장소가 지나치게 파편화되어 있어서 전체 행사의 동선이 너무 길다는 건 뭔가 흥을 돋우기 어려운 요소가 아닌가 합니다. 예를 들어 작품 감상에 대해서만 논한다해도, 23일 18시에 있는 개막식과 개막 작품(한국 만화 박물관 1층)을 관람하고 나서 20시에 CGV 부천에서 상영하는 작품을 관람하려면 지도 A에서 C까지 가야 하는데... 18시 개막 작품이 끝나는 시간은 대충 19시 30분. 제가 만약 이런 관람 계획을 짰다면, 오래 전 대학 내에서 캠퍼스 순환 버스 놓쳐서 다음 강의실로 헐레벌떡 뛰던 그때 생각이 날 판입니다.

거기다 한술 더 떠서 코엑스 상영작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BIAF 분위기는 거의 느끼지도 못하고 좀 뻘쭘하게 조용히 지하 1층에 들어가서 보고 나오면 끝이라 뭔가 썰렁하지 않을까도 싶고. 이런 식이니, 뭔가 다들 모여서 우와앙! 할 수 있는 초거대 멀티 플렉스를 통째로 대관하여 다들 한 곳에 모여 여는 게 좋지 않겠냐, 싶지만 코로나 시국엔 오히려 이런 분산이 득이 되니 아이러니하기도 하네요.

그래도 아무튼 저도 소개에 관여했던 작품인 극장판 바이올렛 에버가든은, 별 일 없이 잘 볼 수 있었습니다. 비록 소위 '관크'라고 불리는 곤란한 관람객이 아예 없는 건 아니었어도, 남녀노소 수많은 관람객들이 상영관을 찾아 같은 영상 컨텐츠를 본다는 것 자체가 홈씨어터에선 할 수 없고 오직 영화관에서만 할 수 있는 경험이기도 하니까... 그래서 개인적으론 영화관 관크도 무슨 스크린을 수 분 넘게 가린다든가 하는 수준 아니면 그러려니 하긴 합니다. 다행히 바이올렛 에버가든 상영 중엔 그렇게 심각한 사태는 없었고.

작품에 대한 평은 이미 보신 분들이, 아니면 11월 12일 정식 개봉 이후 보실 분들이 많이 남겨주실 것이니 생략하고- 개인적으론 사실 관여했던 다른 모든 작품 때도 그랬지만, 아무래도 번역이든 검토든 제가 관여했던 작품이 다른 많은 분들께 '보여진다'는 것은 늘 긴장되는 일이긴 했습니다. 대충 반백년을 살아도 여전히 익숙해지지 않는 경험이고, 이번에도 그랬네요. 특히 이번엔 이미 인지한 자막 오타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태로 상영된다, 는 걸 알고 보니 더욱 내장이 꼬이는 경험이기도 했습니다. 비록 정식 개봉 때는 수정된 자막으로 나오게 되지만(그 외에 엔딩 송 가사 자막 위치도 변경될 것이고), 이번 BIAF에서 보신 분들께서는 모쪼록 너그러이 봐주시길 바랄 뿐입니다.


그 외엔 음... 아무래도 젊은 분들이 많이 오시는 행사니까 최대한 노인네처럼 안 보이려고 제딴엔 멋(?)부리고 가긴 했는데, 오히려 안 어울렸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바이올렛도 그렇고... 비록 제가 관여한 건 아니지만, 역시 쿄애니의 명작인 울려라! 유포니엄 극장판 세 편의 심야 연속 상영회 등에 참관해 주신 분들께선, 역시나 저도 제작에 관여했던 Blu-ray도 가지고 계신 분들이 계실 것이라 생각하니 좀 싱숭생숭하기도 했고. 추가로 (CGV 부천이 있는 곳의 옆 건물인)현대백화점 밥(?)도 오랜만에 먹어보니 꽤 맛났습니다. 하여간 코로나 시국에 오랜만에 즐거운 여행이었다고 자평합니다.


덧글

  • ㅇㅇ 2020/10/25 15:16 # 삭제 답글

    자기가 관여한 작품을 다른 관객들과 보는 건 진짜 여러 감정이 교차할 것 같습니다ㅎㅎ
    관크라...뭐 관크도 진짜 옆에서 전화하거나 하는 이런 선넘는 행동이 아니라면 보통 다 참고 넘아기는 하죠ㅎㅎ
    어쨌든 정식개봉날이 기대가 됩니다.

    그나저나 저는 제일 신가한 게 유포니엄 극장판 3부작이 상영됐다는 거네요. 시기적으로도 이걸 왜? 라는 느낌이 없지 않아서요.
    그만큼 괜찮은 작품이라는 뜻일라나요. 언제가 되더라도 미라지가 맹피도 꼭 발매 해주면 좋겠네요ㅎㅎ
  • 城島勝 2020/10/25 19:33 #

    자기가 연기한 영화는 일부러 안 보는 배우도 좀 있다던데, 그런 감정이 이해가 되기도 합니다.^^;

    저도 유포니엄 극장판들이 출품된 건 확실히 의외이긴 했습니다. 원래는 감독과 주연 성우분도 모셔서 꽤 즐거운 시간을 마련하려 한 거 같던데, 하여간 코로나가 사람들 많이 곤란하게 만들긴 합니다. 개인적으로도 맹세의 피날레도 그렇고 리즈와 파랑새 BD까지 모두 정식 발매되어 만회했으면 좋겠네요.
  • 알트아이젠 2020/10/31 21:48 # 답글

    전 해수의 아이와 프로메어를 보고 왔네요. 바이올렛 에버가든 극장판은 TVA도 안봐서 다음에 봐야겠습니다.
  • 城島勝 2020/10/31 22:10 #

    오, 네. 둘 다 좋은 작품이지요. 바이올렛도 꼭 즐겨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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