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HD-BD 리뷰 - 그들만의 리그 (in 컬럼비아 클래식 vol.1) UHD-BD/BD/DVD 감상

1992년에 개봉했고 이후 공중파 외화로도 더빙 방영하여 적어도 야구팬들의 기억 속에는 여전히 남아 있을 수도 있는, 아니 톰 행크스 씨의 팬들에게도 기억에 남아 있을 수 있는, 아니아니 마돈나 씨의 팬들에게도 기억에 남아 있을 수 있는... 아니아니아니 적어도 제목만큼은 앞으로도 유행어(?)로 영원할 수도 있는 영화 [ 그들만의 리그 ](원제: A League of Their Own)가 2020년 6월에 발매된 컬럼비아 클래식 vol.1 박스에 포함되어 4K UltraHD Blu-ray (이하 UBD)로 돌아 왔습니다.

미국에서는 1943년부터 1954년까지, 남자 프로야구 선수들이 대거 (2차 세계대전 - 6.25 전쟁까지)전쟁에 나가자 구단주들이 합의하여 만든 '대체 리그' 개념이었던 전미 여자 프로야구 리그(AAGPBL)가 운영된 적이 있습니다. 이 영화는 바로 그 AAGPBL을 무대로, 주정뱅이 퇴물 (남자)프로야구 선수와 야구를 하고 싶어한 여자 선수들의 이야기를 따뜻한 코미디 터치로 그려낸 소소한 수작.

더불어 그 내면에는 톰 행크스 씨의 연기라든가 (직접 배우로도 출연하고)OST를 부른 마돈나 씨는 물론 의외이다 싶을 수 있는(?) 한스 짐머 씨 참여 스코어까지 이런저런 보고 들을 거리도 충분해서, 개인적으로도 느긋한 시간을 보내고 싶을 땐 종종 틀어보는 영화입니다. 다만 이 영화는 한국어 자막이 든 BD가 전 세계 어디에도 발매되지 않아서 국내 정식 발매가 지금까지도 이뤄지지 않았는데, 이번 UBD조차 컬럼비아 클래식 vol.1 포함 작품 중 유일하게 한국어 자막이 없어서 마냥 추천하기가 좀 거시기한 건 아쉽네요.

- 카탈로그 스펙

UHD-BD 트리플 레이어(100G), 2160/24P(HEVC), 화면비 2.39:1, HDR10
최고 품질 사운드: 돌비 앳모스(영어)
* 북미판 기준 UBD 및 BD 모두 한국어 자막 미수록

이 타이틀은 전술한대로 UBD와 패키지 동봉 BD에 모두 한국어 자막이 들어가지 않아서, 국내 정식 발매 가능성이 희박한 것은 물론 컬럼비아 클래식 박스 자체의 정발 가능성까지 덩달아 낮추고 있습니다. 단지 좀 특이한 건 '그들만의 리그' 초판 BD에 있던 일본어 자막과 음성이 25주년판 BD에는 빠졌는데 이번 UBD/동봉 BD에도 이게 없으니, 어쩌면 UBD는 일본 발매판을 따로 내면서 여기와 묶어서 몇몇 미커버 권역까지 포함할지도... 라는 행복 회로를 돌릴 여지는 있기는 합니다.


- 서플 사항

서플은 UBD의 경우 트레일러(HD) 모음집 1종이 전부이며, 다른 모든 서플은 동봉 BD에 수록.

- The Enduring Legacy of A League of Their Own (HD, 12분 13초)
: TV 드라마판을 포함하여, 배우들이 들려주는 감상과 제작 뒷 이야기.

- Deleted Scenes (SD, 총 37분 5초(감독의 소개 영상 포함 시)/ 33분 56초(소개 영상 OFF 시))
: 감독의 간단한 소개 영상을 On/ Off 선택 감상 가능한 삭제 신 모음. 총 15개 시퀀스.

- 1993 TV Series Episodes (SD, 총 1시간 10분 56초)
: 미국 CBS에서 93년 6화 분량 TV 드라마로 방영한 TV판 '그들만의 리그' 중 1, 5, 6화를 수록. 비록 SD 해상도(480i30. 블닷컴의 1080i 표기는 기재 오류)에 4:3 화면비지만, 화별 23분 가량의 TV 드라마 세 화를 통째로 수록한 게 인상적입니다.

- Audio Commentary
: 제작진과 출연진이 등판하는 오디오 코멘터리.

- Nine Memorable Innings (SD, 52분 35초)
: 페니 마샬 감독과 각본가를 비롯한 제작진이 들려주는 영화 제작에 얽힌 뒷 이야기

- Music Video: "This Used to Be My Playground" by Madonna. (SD, 5분 2초)
: 주제가격이자 빌보드 1위에도 올랐던, 그 발라드 곡의 뮤직 비디오.

- 히든 서플 (HD, 4분 47초)
: 화면 조정용 패턴, 확인용 데모 영상. 디스크 내 진입 메뉴 없음.

이번 UBD 패키지에 새로 추가된 서플은 트레일러와 TV판 에피소드입니다.(The Enduring Legacy~ 는 2017년 발매된 25주년 기념판 BD부터 추가된 신 서플)


- 영상 퀄리티

그들만의 리그는 2012년 초판 BD 발매 당시 원본 네거에서 HD 리마스터를 거쳤고, 이 마스터를 2017년에 발매한 25주년 기념판 BD에도 그대로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UBD에선 새로 4K 리마스터한 소스를 사용했다고 소니측에서 언급했는데, 감상 결과 그에 따른 진보를 분명 보여줍니다.

a. 해상감

우선 선명성 측면에서 간단히 설명하면 UBD나 BD나 전체적인 화면 질감이 '부드러운' 인상이지만, UBD는 '부드러우면서 선명한 감'이고 BD는 (4K 업 스케일을 먹여도)'부드러우면서 투미한 감'입니다. 특히 2챕터 같이 대낮 야외 신에선 그 대비가 더욱 잘 드러나는데, HDR 그레이딩까지 업은 UBD의 화면이 보다 생생한 푸른 하늘과 말끔한 공기감을 보여준다면 vs BD는 발매 당시엔 좋아 보였음에도 UBD와 비교하니 어딘가 (세피아 톤의)누런 감이 더 강하게 느껴지고 덩달아 낡은 느낌의 그림.

그 대신 이 영화는 BD도 그레인감을 꽤 살리려 했던 물건이라 그 기조 자체는 UBD에서도 비슷하지만, 역시나 HDR 그레이딩에 따른 노이즈화 그레인이 다소 섞이는 UBD에선 특히 실내나 어두운 신에선 이게 더 튀는 느낌이긴 합니다. BD에 비해 UBD에서 그레인이 좀 더 '끓는' 느낌. 그래도 역시나 소니가 발매한 (샘 레이미판)스파이더 맨이나 와호장룡 UBD처럼 노이즈화 그레인이 미세 디테일까지 대거 먹어 버리는 수준은 아니라서, 이런 장면들도 앞서 언급한 'UBD의 선명감 우위'가 크게 흔들리지는 않습니다.

b. HDR 및 색감

한편 최대 1595/ 평균 479니트로 수록된 HDR10 쪽은, 다른 무엇보다 전술한대로 컨트라스트 밸런스가 개선되어 화면이 BD 대비 더 '생생하게' 보이게끔 해주고 있는 게 최대 수확. 이 휘도 조건을 제대로만 재현(디스플레이의 깡휘도가 따라가든 HDR 톤 맵핑을 잘 하든)할 수 있다면, 전체적인 화면의 질감이 싱싱한 것은 물론 대낮의 구장이나 푸른 하늘 구름 등의 세세한 명부 디테일이 씻겨나가지 않으면서 광원/하이라이트의 질감 표현도 보다 인상적으로 체감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암부도 계조 표현력이든 깊이든 BD에 비해 더 우수해서, 덩달아 화면에 입체감을 가미해 줍니다. 예를 들면 BD에선 역광에 비친 인물들의 머릿결이 좀 푸석푸석한 느낌이 나는데, UBD에선 모자 챙의 그림자와 모자 챙 자체의 어두운 정도가 잘 구분됨은 물론 금발 머릿결이 보다 실키하게까지 느껴지는 반사 이득까지 얻었습니다. a. 쓸데없는 과장 없이 실제 있는 사물을 최대한 생생하게 보여주기 위해 b. 전체적인 화면 톤에 활력을 불어넣은 좋은 다이나믹스 확장의 예시라 말하고 싶을 정도네요.

딱 한 가지 흠을 잡자면 역시나 본 타이틀 평균 휘도(479니트)에조차 미달하는 휘도 스펙의 HDR 디스플레이에서 특별히 톤 맵핑도 없이 이 UBD의 영상을 띄울 경우, 화면이 어둑해지면서 디테일이 쓸려나가는 건 물론 BD와 비슷한 좀 누런 톤이 두드러지면서 앞서 말한 장점들이 대부분 잘 느끼기 힘들어진다는 점입니다. 이 핸디에 걸리면 일껏 '생생해진' 푸른 하늘이나 흰 유니폼 등 '얌전하게 잘 살려진' 사실적 광색역의 이득마저 밸런스가 깨지면서, 오히려 세피아 톤이 좀 불그스레하니 약간 과장된 느낌으로 변하고 이때문에 거슬릴 여지까지 있습니다.

간단한 예시를 들자면 구장의 녹색 잔디가 UBD에선 물을 듬뿍 줘서 파릇하다면 BD에선 좀 말라(서 불그스레져)버린 느낌인데, 휘도가 부족한 HDR 디스플레이에서 이 UBD를 틀면 BD에 더 가까운 톤이 나옵니다. 그렇다고 아라비아의 로렌스처럼 돌비 비전이 동시 수록된 것도 아니라서, 이 부분이 다소 아쉽네요. 지인은 이 UBD가 삼성 Q90R의 짱짱한 휘도로 볼 때와 VESA 400 수준의 HDR 모니터로 볼 때 명암이나 색감이나 둘 다 제법 차이가 나서 놀랐다는데, 일단 OLED C9 같은 경우 TV 자체 톤 맵핑을 먹이면 좀 더 좋고 안 먹여도 크게 거슬리는 수준은 아닙니다만... 여튼 그래서 HDR 재현력이 충분하지 못한 시스템에서 볼 때는 전술한 개선감들이 잘 느껴지지 않을 수 있음도 미리 덧붙여 둡니다.

c. 기타

참고로 초판 BD는 화면비가 2.41:1이고 이번 UBD는 화면비가 2.39:1인데, 화면비 변화에 따른 상하 정보량차가 미세하게 있지만(UBD가 좀 더 많습니다.)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될 수준입니다.


- 음성 퀄리티

먼저 리뷰한 아라비아의 로렌스처럼, 그들만의 리그도 UBD에는 돌비 앳모스 믹싱을 최고 스펙 오디오 포맷으로 새로 추가했습니다. 다만 패키지에 동봉된 BD는, 영상은 4K 리마스터 소스를 써서 새로 만들었는데 음성은 여전히 구판과 비트레이트 수치도 동일한 DTS-HD MA 5.1ch가 최고 스펙.

일단 이전 DTS-HD 멀티트랙부터 그랬지만 이 UBD도, 리어를 포함한 서라운드감이 곳곳에서 강조되는 타입은 아닙니다. 다만 앳모스 믹싱은 좀 더 '추임새'를 넣어놨는데, 예를 들면 경기 중 새가 우짖는 소리의 방향이나 높이감/ 새가 이동하는 소리의 이동감/ 관중석의 관객들이 내지르는 함성이 사방을 감싸는 공간감 등의 표현을 위해 오버헤드 스피커를 (크지 않은 볼륨으로)종종 사용하는 편.

덕택에 생각보다 제법 반구 느낌의 공간감이 좋고 + 더불어 BG는 물론 SE/ 대사에 이르기까지 명료함이 보다 좋아져서 영상만큼 깔끔한 느낌이 가미되어 = 90년대 작품이란 명찰을 떼어 내도 꽤 납득할 만한 돌비 앳모스 사운드를 들려 줍니다. 물론 사운드 면에선 구판 BD도 상당한 비트레이트(평균 3.9Mbps)를 써서 꽤 괜찮은 구석도 있는데, BD는 어디까지나 '90년대 작품치고' 그런 수준이었다면 UBD에선 '90년대 작품임에도' 그 이상으로 괜찮다는 생각이 드네요.

단지 여기서도 굳이 흠을 잡자면, 이 UBD의 앳모스는 특별히 저역이 깊게 떨어지는 류는 아닙니다. 작품의 소재상 무슨 엄청나게 쿵쿵 울리는 저음이 나올 일 자체가 없고 BD의 DTS-HD도 동일한 기조였긴 한데, 여전히 그냥 깔끔하게 맑다 정도 외엔 별 특장점이 없어서 전반적으로 보컬 등 BG도 사운드의 입체감이 좀 덜하고 가벼운 인상이 있습니다. 물론 그렇다해도 순 음질 평가 요소로 따져서 구판 BD에 비해 개선된 사운드인 건 맞고 앳모스 믹싱 덕에 소소한 재미도 더해진 것도 맞으니, 깐깐하게 잡아도 88점 정도는 주고 싶은 사운드 퀄리티입니다.


- 첨언

아시는 분은 아시듯 전미 여자 프로야구 리그는 남자 선수들이 전쟁이 끝나고 복귀하자 자연히 시들해졌고, 결국 좋은 프로야구 선수가 커리어 완숙 단계에 들어간다 싶을 정도인 10년 정도만에 리그 자체가 폐지되어 버렸습니다. 물론 이 영화는 딱 AAGPBL이 전성기였던 시즌까지만 보여주다보니 제법 화려한 모습도 나오고 & 덩달아 따뜻하면서 성취감도 있는 아름다운 이야기 정도로 마무리하니까, 선수들의 나이 든 후 모습마저도 흐뭇하게 웃으며 볼 수 있게 마치 집밥 같은 요리로 나오긴 했습니다만.

이번 '그들만의 리그' UBD는 이 집밥 같은 영화를, 말하자면 플레이팅도 고급스럽게 하고 손맛도 좀 더 가미해서 상당히 '잘' 즐길 수 있게 만들어 놨습니다. 단지 아쉬운 점은 역시나 스펙 항목에 언급한대로 한국어 자막 판본이 전무하다는 것이고 덩달아 정발 단품판 조차도 나올 가능성이 희박해서, 사실상 컬럼비아 클래식 박스가 아니면 UBD 자체를 국내에선 접하기가 어렵다는 것이겠네요. 야구나 당시 시대상에 관심있는 분이랑 같이 보면 의외로 괜찮은 고증빨도 섞여서 재현도가 어쩌고 저쩌고 밤새도록 이야기꽃 피울 수 있는 영화인데, 우리나라에선 이 좋은 디스크를 그렇게 즐기기가 어려우니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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