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려라! 유포니엄 2, 정식 발매 전 이야기 (5) 취미

7월 3일 발매 예정인 울려라! 유포니엄 2의 한국 정식 발매 Blu-ray(이하 BD) 박스, 에서 제가 관여하는 부분에 한해 개인적으로 재미있었던 이야기를 적는 '발매 전 이야기' 시리즈. 어느새 다섯 번째입니다.


1.
5월을 끝으로 유포니엄 2 UFE에 포함되는 총 8장의 디스크에 대한 검토가 모두 끝났습니다. 이제 디스크 작업은 마스터 데이터가 해외 공장으로 넘어 가서 디스크 프레싱 > 디스크화 샘플 체크 > 양산 과정이 남았는데, 발매가 한 달 가량 남은 상황이니 일정은 순조로운 편이고요.

개중 마지막으로 검토를 끝낸 디스크는 유포니엄 2 TV판 총집편 극장판에 해당하는 '전하고 싶은 멜로디'로, 이 극장판은 정발판 프리 오더 시에 익히 고지된대로 국내엔 BD가 따로 발매되지 않고 유포니엄 2 TV판 UFE 박스 구매 특전으로만 동봉됩니다.(= 차후 파이널 에디션 등 다른 이름의 재판본이 나올 때는 포함되지 않습니다.) 더불어 이 극장판 디스크는 비록 우리말 음성이 없긴 해도 서플은 오디오 코멘터리 1종 포함 일본에서 별매된 동 타이틀과 동일하게 모두 수록(이건 1기 UFE 박스에만 동봉된 1기 극장판 디스크도 동일)되었고.

다른 분들은 어떠신지 몰라도 개인적으론 1기 총집편 극장판의 편집 흐름: 기본 뼈대인 취주악부 빌드 업 스토리와 함께 주역 2인방(쿠미코, 레이나)의 감정선을 다루는 부분이 약간 애매한 분량으로 둘 다 들어가면서, 어째 둘 다 약간 덜 만족스럽게 소화한 느낌이 나는... 에 비해, 아예 순수하게 쿠미코와 아스카에 대해서만 집중 일점사해서 편집도 그에 맞춰 일사분란한 맛이 있는 2기 총집편 극장판의 편집 흐름을 더 좋아하는 편입니다. 다만 아스카에 집중하다 보니 (개인적으론 2기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인)쿠미코가 언니 마미코와 감정을 매듭짓는 부분이 생략된 건 아쉽지만, 이건 이것대로 정발판 디스크 7(TVA 12, 13화 수록)에서 즐겨 주셔도 좋겠지요. 이 부분은 마침 한국어 더빙도 개인적으론 상당히 만족스럽게 되었다 생각되기도 하니.

2.
이 '전하고 싶은 멜로디'를 담은 디스크 8은 (전술한대로)UFE 박스에만 주어지기 때문에, 어떤 의미에선 더더욱 검토에 신경 곤두서기도 했습니다. 재판본에는 빠지는 디스크라 추가 대량 생산에 따른 제조단가 쪼개기가 안 되므로 마스터 생산 단가가 가장 높은 셈인데, 혹시 문제가 있으면 그 희소성 때문에도 리콜 부담 지수는 가장 높으니까요.

그래서 본편, 코멘터리, 영상 특전 자막 모두 몇 번이고 다시 보면서 열심히 검토했는데... 다 봤다! 검토 끝! 외치고선 검토 결과를 제작사에 넘기고 나니 마음이 느긋하여 > 이젠 탑 화면 BGM이나 다시 들어볼까 하고 틀어서 심심한 김에 메뉴 이것저것 보다보니까 > 이 챕터 메뉴 텍스트 중에 추가로 오타가 있었지 뭡니까.(챕터 5의 타이틀이 '전하고 싶은 마음'이라 써야 맞습니다.) 이걸 만약 마스터가 해외로 넘어간 뒤에 발견했으면 수정 요청은 반드시 해야 할 것인데 이럼 백만 원 가까이가 추가로 드니(마스터 스탬프 재 제작 비용), 그럼 아무리 옵저버 입장인 저라도 제작사에 좀 많이 미안했을 것 같긴 하네요. 그러기 전에 발견해서 이렇게 웃자고 쓸 수 있는 거긴 하지만, 혹시나 더 최악으로 완제품 배송 후에 발견되었으면... 끔찍한 생각은 하지 말도록 합시다.^^;

3.
유포니엄 2 코멘터리 중에서도 종종 언급되는대로, 음성 수록 작업은 성우분들의 연기를 녹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후의 더빙 작업(녹음 음성 후처리와 BG/ SE 합성 단계) 역시 중요합니다. 개중에서도 타이틀 원 음성(유포니엄 2라면 일본어 음성)이 아니라 해외 제작 시 해당 국가 추가 음성(ex: 유포니엄 2 정발판에 추가된 한국어 음성)의 경우엔, 어떤 의미에선 한층 더 신경 쓰이는 게 이 더빙 작업이기도 하고.

이 작업에선 특히나 연기 중 뒤섞인 호흡 소리나 대본 넘기는 소리 같은 소위 '필요 없는 음'을 확인하고 지우는 것이 의외로(?) 중요한데... 문제는 더빙 작업 후 검토 시에 이쪽 듣는데 집중하다 보면, 정작 (훨씬 잘 들리는)대사 틀린 걸 놓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이전에 포스팅한 '정식 발매 전 이야기 (3)'에도 말한대로 일본에선 제작 스태프와 성우분들 모두 '미조레'와 '노조미'를 혼동해서 말하는 경우가 잦았다는데, 우리말 음성에서도 딱 한 군데지만 아예 대본 단계부터 노조미라 해야 할 게 미조레로 잘못 적혀서 > 연기 녹음도 그대로 잘못 되고 > 더빙 작업 및 믹싱에서도 그냥 통과되어 > 저한테까지 온 부분이 있었습니다. 이제 와서 솔직히 고백하자면, 저도 알파 - 베타판까진 그냥 넘어가고는 마스터 직전판 검토 시점에나 인지했고요.^^;

어쩌면 이번 2기는 이전 유포니엄 1기에 비해 디스크 제작 과정 자체는 좀 평탄하게 흘러와서 살짝 방심을 했는지도 모르겠는데, 하여간 이쪽도 마스터 넘어가기 전에 발견하긴 해서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이대로 제품이 나왔음 정말 다 잘 해놓은 우리말 음성에다 코 빠트린 기분이었을... 아, 이 얼마나 끔찍하고 무시무시한 상상이니.


이런 식으로, 감수와 검토 작업이란 마치 도깨비 퇴치랑 비슷합니다. 그것도 대놓고 나오면 귀엽기라도 하지 숨어 있다가 고개만 슬쩍 내미는 것들은 참으로 괘씸하지요.

근데 이 이야길 하려고 뭔가 재밌는 관련 스샷을 찍다보니 마침 위 이야기(BD 특전 숏 무비 중)가 생각나서 말인지만, (1기에서 유코와는 말싸움 카오리와는 실력 대결까지 연출한)레이나는 2기에서는 유코 및 카오리와 아무 충돌도 없거니와 오히려 훈훈한 모습까지 나오는데... 숏 무비 속에선 모모타로 이야기의 등장 캐릭터를 저런 식으로 대입시켜 놓은 걸로 볼 때, 여전히 두 선배들한테 꽁한 구석이 있(도록 설정에서 짜놓고 웃어 보자)는 거 아닌가 합니다. 명색 감수자라 하면 이런 작은 부분도 그 제작 의도를 명확하게 알아야 하는 거 아닌가! < 라고 하셔도, 이건 이 부분 콘티 짠 사람 아니면 모를... 아니다, 짠 사람조차 '그냥 웃자고' 라고 할 것 같기도 하네요.^^


덧글

  • 산타 2020/06/01 11:25 # 삭제 답글

    5월에 다 끝났으니 곧바로 바이올렛으로 넘어가는 거군요. 발매일 차이가 2주 정도 나는 이유가 있었네요. 대본 넘기는 소리라... 태블릿 들고 하는 분들도 있던데 그렇게 하는 게 후작업 하는 분들에게도 조금이나마 일거리를 덜어주는 셈이 되는 거였네요.
  • 城島勝 2020/06/01 15:35 #

    그렇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론 조금 더 여유를 갖고 작업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싶기도 한데, 기다리는 분들도 많으시니.^^;
  • ㅇㅇ 2020/06/01 14:57 # 삭제 답글

    노조미, 미조레가 헷갈린다는 언급을 하셨을때도 '우리는 그게 헷갈릴까?' 이생각했었는데 대본에서부터 잘못되었었다니....
    원어와 우리말더빙을 같이 검토하시는 조지마님 아니었으면 진짜 틀린채로 나왔지도 모르겠군요.
    검토를 그렇게 하는대도 틀린 게 나오니 이게 참 쉽지 않은 일이군요. 그래도 최근에 미라지가 외적인 요인으로 리콜을 할때가 많긴 해도 정작 디스크 내용물의 오류로 지적받는 일이 없는 건 이런 철저한 검토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여러모로 수고가 많으십니다ㅎㅎ
  • 城島勝 2020/06/01 15:41 #

    말씀 감사합니다. 사실 검토가 끝나서 발매 되면 저도 (꽤 깐깐한 편에 속하는)소비자 입장이니까, 일단 저를 만족시키기 위해 검토하고 있습니다.^^
  • ㅇㅇ 2020/06/02 20:24 # 삭제 답글

    애니를 볼 때도 미조레와 노조미는 이상하게 이름이 자꾸 헷갈려서 바로 떠오르기까지 시간이 좀 걸렸는데 성우 분들이나 작업하는 분들까지도 헷갈려한다는 게 신기하네요. 둘의 이름에서 다른 글자가 한 글자밖에 없어서 그런 건지?
  • 城島勝 2020/06/02 20:48 #

    네, 아무래도 둘 다 '조' '미'가 들어가기 때문인 거 같다고 일본 오디오 코멘터리에서도 언급합니다.

    일본 제작 스태프들도 이 문제 때문에 아예 애니화 각본 단계에서 후배 캐릭터들은 미조레를 '요로이즈카 선배'라고 부르도록 써서(원작에선 그냥 '미조레 선배'가 대부분) '미조레' 언급 빈도를 줄였는데, 그래도 같은 학년들이 연기할 때(이 땐 그냥 '미조레'라고 부를 수밖에 없으므로)라든가 작업 지시 중에는 빈번하게 틀리는 등 혼란이 많았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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