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느끼는 넷플릭스 잡담

1.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작품 [ 로마 ] Blu-ray 리뷰 때문에, 그저께 오랜만에 넷플릭스를 다시 끊었습니다.

헌데 목적이었던 넷플릭스 서비스판 < 로마 >(의 4K/ HDR10 버전)를 오랜만에 다시 틀어 보면서, Blu-ray와 비교해 보고 화면 사진 찍고 할 때는 꽤 재밌었는데... 이거 끝나고 나니까 제 감각으론 또 언제나의 넷플릭스가 되어 버리네요.


2.
'(제 감각으론)언제나의 넷플릭스'란 게 뭐냐면, 좀 직설적으로 말해서 시간 낭비스러운 컨텐츠가 너무 많다보니 정작 볼만한 것은 검색조차 어렵다 이런 이야기입니다. 그렇다고 새로운 걸 개척해 나가려니 또 너무 많아서 뭐부터 손을 대야할지 알 수가 없고. 내 취향에 따라 추천해 준다고 해도 어차피 봤던 걸 토대로 하는 거니까, 새로운 장르의 보석을 찾기는 더 어렵고.

물론 저도 귓구멍을 촛농으로 틀어막고 사는 건 아니니까, [ 로마 ] 리뷰 끝난 다음은 [ 아이리쉬 맨 ] - [ 두 교황 ] 순으로 최근 호평받은 작품들을 차례차례 보았는데... 또 다 보고 나니까 뭘 봐야하지 상태.


3.
랙에서 Blu-ray를 꺼내본다는 건 기본적으로 내가 봤고 골라서 샀으니까 있는 거라서, 개척하는 맛은 없어도 제작사와 내가 보증하는 (내가 보기에)멋진 작품들입니다. 말하자면 '나만의 컴필레이션 리스트' 같은? 그에 비해 넷플릭스는 최대한 좋게 봐줘도 '남이 제시한 컴필레이션'(컴필레이션에 뽑기조차 민망한 컨텐츠도 많지만) 같은 모양새라, 아무튼 순전히 제 개인적으론 뭔가 마뜩치가 않네요.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긴 해도 어차피 넷플릭스는 월정액이니까 사용 기간이 하루하루 아까워서라도 이거저거 또 뒤적이고는 있을 것 같지만, 드라마를 연속으로 보고 있는 건 영 취향이 아니고 영화는 꼭 볼 만하다 싶은 건 BD든 UBD든 디스크로 있으니까 결국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나 검색해 봐야겠습니다. 그나마 검색 범위가 줄었... 지만, 여기도 안 보는 동안 쌓인 지뢰 만만찮다는데 어쩌나.^^;


덧글

  • 산타 2020/02/18 01:07 # 삭제 답글

    하나에 3~4만원이나 하는 고가와 월정액 1만원이면 한달동안 뭐든 볼 수 있는 저가?의 차이라고 봅니다. 물건을 대하는 자세부터가 달라지니까요 ㅎㅎ

    https://www.kofic.or.kr/kofic/business/board/selectBoardDetail.do?boardNumber=2

    아 그리고 영진위의 물리매체 매출액 발표가 나왔는데 104억으로 나왔습니다.

    이게 전년 65억에 비해 성장한 게 아니라

    시장 조사 협조가 원활하게 되어서 실제 시장 규모에 근접하게 나온 거라고 하네요.

    전세계 기준으로도 2023년이면 2018년의 절반이 될 거라고...

    이 시장이 사라지기 전에 빨리 원하는 작품이나 좀 나와주고 털었으면 좋겠습니다. 아이고...
  • 城島勝 2020/02/18 14:46 #

    네, 영진위 발표는 들었습니다. 어차피 물리 매체가 지는 시장이란 건 모두 알고 있는 바지만, 해외야 LP 수준으로 명맥은 유지할 거 같으나 한국은 그게... 허헛, 참.
  • 요르다 2020/02/18 13:07 # 답글

    그래도 넷플릭스 좋긴 좋더라고요... 아무생각없이 틀어놓기에도 좋고 애니1쿨 각잡고 밀기에도 좋고 지나간영화 못본거 보기에도 좋고(...

    평생 못보고 넘어갈거같던 포레스트 검프를 우연히 넷플릭스에서 발견해서 며칠전에 봣던ㅋㅋ
  • 城島勝 2020/02/18 14:12 #

    ㅎㅎ, 네. 물론 그런 용도로는 이의 없이 좋습니다.
  • 반페르시 2020/02/18 19:32 # 답글

    공감합니다. 마치 저렴한 뷔페같은.. 오리지널 컨텐츠 말고는 잘 안보게 되더라구요. 너무 많아서 의욕이 감소..
  • 城島勝 2020/02/18 21:48 #

    스트리밍 서비스사는 뭐라도 무조건 컨텐츠가 많아야 가입자를 유치하고 잡아둘 수 있으니, 결국 숙명이겠지요.
  • UnPerfect 2020/02/19 09:27 # 답글

    '시간 낭비스러운 콘텐츠가 너무 많다'에 격하게 동의하고 갑니다.
  • 城島勝 2020/02/19 10:19 #

    좀 다를지도 모르겠지만 마치 2010년대 이후 일본 TVA 범람 시대(의 컨텐츠 수준 경향)을 보는 거 같네요. 허헛;
  • 라마르 2020/02/20 03:27 # 삭제 답글

    그냥 2.3개월에 관심있던 드라마 후속시즌이나 신작드라마 영화나오면 그거 관람하면서 만족하는거 같아요 그와중 몄몄작품은 블루레이로 나와주면 하는 작품도 생기기도하고.. 흑흑 아이리시맨 북미만이하도 좋으니 제발 블루레이 출시 기원함니다
  • 城島勝 2020/02/20 06:59 #

    아이리시맨도 크라이테리온에서 BD로 발매 예정입니다.^^
  • Barde 2020/02/21 16:42 # 답글

    현재 지브리 작품이 넷플릭스에서 공개되고 있으니, 재감상하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노아 바움백의 작품(마이어로위츠 스토리즈, 졸업 연습, 결혼 이야기)도 추천드립니다. 애니메이션 중에서는 슬로우 스타트가 좋았습니다.
  • 城島勝 2020/02/21 16:57 #

    지브리는 랙 속 BD들을 MGVC까지 구현한 상태로 보면 넷플릭스 퀄로 보기 싫어질 정도라... ^^;

    그 외에 결혼 이야기는 크라이테리온 BD 발매 후에 비교 차 겸사겸사 보려고 아껴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추천 작품들은 봐 두고 싶네요. 권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 Barde 2020/02/21 17:05 #

    개인적으로 노아 바움백의 팬이라서, 구할 수 있는 영화는 전부 보았습니다. 그래서 이번 아카데미 수상 결과를 보면서 아쉽다고 생각했죠.
    (한 달이지만) 즐거운 넷플릭스 생활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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