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블루레이 감상 - 4등 UHD-BD/BD/DVD 감상

[ 4등 ]은 2016년 4월에 개봉한 한국 영화로, 국가인권위원회와 프레인(Prain) 글로벌이 제작&스폰을 담당했고 2019년 7월에 플레인(Plain)에서 Blu-ray (이하 BD)를 정식 발매했습니다.

이 영화는 국가인권위원회가 2003년부터 인권과 관련된 주제를 가지고 다양한 감독과 시각 하에 제작해 오고 있는 '인권 영화' 시리즈의 일환으로 기획, 제작 되었습니다. 말하자면 '국가 기관'에서 '국가 예산'을 따서 '공무원'이 감독 섭외부터 개봉까지 전 과정을 '함께'하는 영화인데... 이러면 보통 어용 영화나 관제 영화가 나오리라는 편견(?)과 달리, 이들 영화들은 늘 인권에 대해 상당히 진지하게 생각해 볼 거리를 안겨주며 지금까지 맥을 이어 오고 있습니다.

때문에 여기서 BD에 대한 감상을 소개하는 [ 4등 ] 역시, 겉으로는 수영 스포츠 영화지만 수영으로 인한 성취보다는 그 수영을 하는 과정에서 불편해 보일 수도 있는 부분들에 대해 솔직하게 바라보(자)는 시각을 가진 그런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비단 수영뿐 아니라 적어도 우리나라에서 (특히 아이들의)'교육'에 해당하는 것이라면 모두 적용 가능할, 그런 주제와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자녀가 있다면 있는대로 없더라도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누구나 있을 것 같기에, 그래서 전 이 영화를 아끼고 다른 분들께 권하고 싶네요.


1. 디스크 스펙

BD-ROM 듀얼 레이어(50G), 전체용량 42.7G/본편용량 30.6G, BD아이콘 있음
영상스펙 1080P24(AVC)/ 화면비 1.85:1/ 비트레이트 31.42Mbps
음성스펙 DTS-HD MA(24/48) 한국어 5.1ch
(* 코멘터리 오디오 스펙 돌비 디지털(192kb) 2.0ch)
자막 한국어, 영어 (모두 Off 가능)

4등 BD는 전반적으로 준수한 스펙을 갖추었으며, 번쩍번쩍한 첨단 포맷을 택한 건 아니지만 후술하는대로 내실을 잘 기하고 있습니다.


2. 서플

4등 BD에 수록된 서플은 아래와 같습니다.

a. 오디오 코멘터리
: 정지우 감독, 박해준, 이항나, 유재상, 정가람, 조형래 촬영감독, 국가인권위원회 김민아 작가, 이상현 PD가 모두 참석하여, 이런저런 신에서 주안점이라든가 당시의 소회를 언급합니다. 작중 메이킹 포인트에서 궁금하던 점이라든가, 연기의 맥 같은 것도 잘 짚어 주기 때문에, 충분히 들어볼만한 양질의 코멘터리.

b. 메이킹 다큐: 인물 (1080i, 42분 6초)

c. 메이킹 다큐: 제작 (1080i, 37분 10초)
: 각각의 주제에 대해 역시 제작에 참여한 스태프와 배우들이 여러가지 진솔한 이야기를 들려 줍니다.

d. 삭제 장면 (1080P, 5분 33초)

덧붙이면 본 BD에 포함된 서플들은 오직 이 BD만을 위해 제작된 것이라 하며, 실제로 코멘터리나 영상 특전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를 감안하지 않더라도 양으로나 질로나 충분히 평가할만한 서플이며, 덤으로 제작 퀄리티도 좋기 때문에- 예를 들어 서플 영상만 블랙이 허옇게 떠서 보는 사람 거슬리게 하지 않습니다.- 본 BD를 구입하신 분께는 누구에게나 일감을 권합니다.

(* 참고로 본 타이틀의 상품 설명에는 '음성해설, 삭제장면, 예고편 등 풍부한 부가영상도 만나볼 수 있다.'고 적혀 있는데, 실제 본 BD에 예고편 영상은 수록되지 않았습니다. 판매 페이지의 '스페셜 피처' 항목에는 제대로 전편 음성해설/ 메이킹 다큐멘터리(인물편&제작편)/ 삭제장면만 적혀 있는 것으로 보아, 상품 설명 작성 시의 오기로 추정됩니다.)


3. 영상 퀄리티

(상기 스크린 샷은 서플 중 한 장면) [ 4등 ]은 주요 소재로 삼은 수영이란 종목의 특성 때문에 다양한 환경(물 속/ 수면/ 습기가 많은 수영장 실내 등)이 등장합니다. 때문에 다양한 샷을 만들기 어렵고 촬영 난이도도 굉장히 높아서, 개봉 전에 이야기만 들었을 땐 (주제는 그렇다치고)시청자를 설득할만한 영상이 나올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을 했던 것도 사실입니다만...

개봉 당시 관람했을 때도 그런 인상이 있었는데, 이 BD의 영상은 역시 해상감이 엄청나게 강조되진 않되 어딘가 좀 향수 어린 화면이라 해야할지... 말하자면 디지털 촬영임에도 디지털스럽지 않은 그림을 보여 줍니다.

이 영화는 주로 레드 카메라(레드 스칼렛으로 추정)로 찍은 작품으로 알고 있는데, 이런 화면 경향은 일반적인 레드 카메라의 그림과 경향이 좀 다르기 때문에 후보정에서 그런 방향성을 갖고 작업한 것이 아닌가 추정됩니다. 여튼 의도이건 아니건, 이 BD의 그림은 '칼 같은 해상도'보다는 '편하게 감상할 수 있는 자연스런' 쪽에 맞춰져 있습니다. 레드 기종의 단점으로 지적되는 특유의 모션 블러가 두드러지게 튈 만한 신도 딱히 없어서, 이런 건 영화의 덕을 봤다 싶기도 하고.

(보기 불편하지 않을 수준으로)암부가 좀 떠있어서 그림의 다이나믹스 자체는 다소 좁긴 한데, 명-암부에 걸쳐 계조가 지저분하지 않고 투명도 역시 그나름 나오기 때문에 보면서 불쾌해지는 영상은 아닙니다. 요 1년 정도 감상한 한국 영화들 대다수가 이 정도로 암부를 띄우는 것을 보면, 후처리 작업의 다양성이 아쉽기는 한데... 그렇다 해도 근본적인 영상 품질을 해칠 수준은 아니므로 파울 라인을 벗어나지는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생각의 파울 라인 각도야 사람마다 다를 수 있겠습니다만.

한편 수중/ 수면 촬영 등 '물'과 관련된 그림은 상당히 훌륭한 편. 수중 촬영은 수중촬영 전문업체가 전담한 덕도 있는지, 상당히 아름다운 그림이 많습니다. 덕분에 물 속에서 주인공인 준호가 보여주는 모습들은 이렇게 잘 찍혀 감독의 의도를 자연스럽게 전달하고 있으며, 개봉 당시 관람했을 때도 그랬지만 고작 6억원 대 저예산으로 만든 이 영화에서 이만한 그림을 만들 수 있었던 건 모두가 좋아서 한 일이었기에 가능했을 거란 생각은 듭니다.

얼마 전 감상했던 [ 버닝 ] 정발 BD(리뷰 링크)가 여기서 약간 더 (뒤로)나가는 바람에 '오래된 맛'이 나는 그림이란 생각이 들었다면, [ 4등 ]은 '향수 어린' 정도로 긍정할 수 있었네요. 요약하면 [ 4등 ] BD는 '부드러운 디지털 영상'의 방향성 위에 '계조나 투명성 등 기본을 갖춘 퀄리티'를 얹은 그림이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정말로 날카로운 해상감/ (탈 BD급)선명한 발색과 넓은 다이나믹스까진 아니지만, BD이기에 가능한 담담하고 품위있는 영상입니다.


4. 음성 퀄리티

4등 BD는 앞서 언급한 영상 퀄리티와 비슷하게 '어필 포인트는 강하지 않으나 품위를 가진'이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S/N, 다이나믹 레인지, 밸런스, 서라운드 이동감 등등... 어느 것도 확 튈 만큼 엄청난 수준을 보여주지는 않지만, 무손실 압축 포맷이니 가능했다 싶을 수수한 깔끔함은 갖추고 있는 수준.

예를 들어 준호가 수영하는 장면에서 깔리는 헨델의 라르고는, 기악 분리감이 어떻고 소리 세기의 표현이 어떻고까지 논할 만큼 하이엔드 지향으로 울리지 않지만 충분히 '아름답다'라는 것을 느낄 수 있는 감을 갖습니다. 그 신과 거기에 어울리는 음악 모두가 편안하게 '아름답다'는 감을 전달하고 있으니, 영화의 음질에 요구되는 미덕은 갖췄다고 하고 싶기도 하네요.

한국 영화에서 늘 지적되는 대사 음성 퀄리티도, 실제 우리가 대화하여 귀에 꽂히는 음성보다는 좀 탁하지만 그렇다고 못 알아들을만큼 망가지지는 않습니다. 동시 녹음 시 말이 맞물려도 (한국 영화치고) 대사가 깔끔하게 이해된다는 건 비록 비교 대상이 좀 떨어진다해도 충분히 내세울만한 장점이라 생각됩니다.

다만 (압축 사운드로 수록되었지만, 스튜디오 녹음일 터인)코멘터리 음성의 또렷함이나 전달력을 듣다가 본편 음성으로 돌아오면, 좀 애매한 기분이 들기는 합니다. 자막이 필요한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약간의 아쉬움은 든다고 해야할는지. 그렇긴 해도 전체적인 사운드 퀄리티를 끌어내릴만큼 박한 퀄리티는 아니므로, 총평하면 별 다섯에 네 개 이상은 충분히 받을 퀄리티라 생각합니다.


5. 총평

이 영화는 일단 스포츠물이지만, 스포츠물의 소위 공통 지향점이며 저도 물론 좋아하는 '입지전적 인물이, 역경을 딛고 일어나서 승리를 거머쥐는 기쁨'을 표현하지 않습니다. 전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 '불편한 성취'라고 요약한 감상문을 일기에 썼는데, 본 BD 서플먼트에 따르면 정 감독부터 이를 추구했다고 하더군요.

다만 그렇다고 이 영화가 2시간에 가까운 러닝 타임 동안 사람을 쥐어 짜는 영화는 아닙니다. 주제의 강렬한 전달을 중시하다 자칫 보는 사람이 고개를 내젓고 두 번은 보기 힘들게 만드는 작품도 있는데, 이 영화가 말하는 주제는 분명 보는 사람에 따라 불편할 수도 있지만 그 맛은 확 강렬하게 몰아치는 게 아니라 은은하게 퍼지는 쓴 맛 같아서... 그 쓴 맛을 종종 다시 머금고 싶은 분이 언제든 편하게 다시 볼 수 있는 영화라는 생각도 듭니다.

이 영화가 15세 이상 관람가인 이유는 폭력이나 선정성 같은 직접적인 청소년 유해 요소보다는, 부모나 소위 교육을 담당하는 어른들이 갖고 있는 '치부'를 여과 없이 보여주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15세 이하가 보면 영화가 말하고 가리키는 방향을 완전히 이해하기 힘들 것이라 생각해서 이런 등급이 매겨졌다 싶기도 하네요.

그러니까 대체 이 영화가 말하고 있는 게 뭔데! 라고 물으신다면, 저는 대답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이 영화는 불편할 수도 있는 내용을 불편하지 않은 그림과 소리로 전달하는 영화이고, 이 BD는 그것을 충실하게 견인하고 있다- 고 대답하겠습니다. 그리고 [ 4등 ] BD는 본문에도 이미 언급한대로, 영화의 의도를 잘 전달하는 게 물리 매체의 미덕이라면 그 미덕을 충분히 잘 보여주는 그런 타이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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