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렛 에버가든 정식 발매 BD, 그 여섯 번째 편지 취미

친애하는 독자 여러분/ 음력 설 연휴는 다들 잘 보내고 계신지?/ 지금 어디 계신가요?/ 11월, 12월, 1월/ 달이 몇 번이고 지나갔지만/ 아직도 제 작업은 진행중입니다. 그래도 잠깐 짬을 내서, 그에 대한 이야기는 남겨 보기로.


1.
바이올렛 에버가든 정식 발매 Blu-ray(이하 BD) 작업 중에 가장 먼저 완료된 건 극장상영판 수록 디스크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이번 음력 설 연휴에 들어가기 직전에, 극장상영판 수록 디스크는 오소링이 완료되었습니다. 본편 디스크에 비해 메뉴 연결이 훨씬 간단하고 한국어 음성도 실리지 않기 때문에, 최종 검토까지 완료된 일본어 음성 대응용 자막 수록 및 기타 조정만 모두 마치면 완결이다보니.

일전에 정발 BD에 대한 상세 설명에 언급한대로, 극장상영판 디스크는 일본어 5.1ch (LPCM) 음성이 추가 수록되는 게 특징입니다. 이 작품의 마스터 사운드는 2ch이고 극장상영판에 수록된 사운드는 이를 가상 분할한 매트릭스식 멀티채널이긴 합니다만, 요즘은 가상 분할의 노하우나 퀄리티도 상당해졌다보니 이 극장상영판 디스크 역시 멀티채널 환경에서 들어보면 상당히 즐겁고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덧붙이면 극장상영판 디스크에는 엔딩곡의 풀 버전이 나옵니다.(위 스크린 샷은 엔딩곡이 아니지만, 여기서 말할 건과 관련이 있어서 한 장) 개중 1절의 가사 자막은 본편 디스크와 마찬가지로 (익숙한)하단 가로 배열이지만, 2절 및 후렴구 가사 자막은 (극장상영 특유의)스크롤 스태프롤과 겹치지 않게 & 극장 자막 분위기도 낼 겸 세로 배열 자막으로 수록되었습니다.(+ 본편에서도 9화처럼 일부 세로 배열 자막이 들어가는 부분이 있습니다. 위 스크린 샷이 9화의 한 장면.)

자막 세로 배열에서 일본어 세로 쓰기가 연상된다는 분도 계시는 것 같습니다만, 본 디스크(를 비롯하여 모든 디스크 제작사들의) 작업에서 세로 배열은 그런 의도하곤 관련이 없으며 실행한다면 순수하게 극장 느낌을 위한 안배 같은 것입니다. 사실 자막 세로 배열은 디스크 오소링용 자막 프로그램에서 써넣기가 좀 귀찮은 편이고(워드 프로그램의 세로 쓰기 모드 같이 깔끔하게 되지 않습니다.) 기호 넣기도 모양 좋게 넣을 수 있는 게 한정되어서 아쉬운 부분도 있습니다만... 분위기라는 측면에선 느낌이 좋게 여겨질 부분이 있으니, 그 점에 주목하시면 재미있는 체감이 될 수도 있겠다 생각합니다.



2.
이미 발매사의 유튜브 공개 영상을 통해 알려진대로, 바이올렛 에버가든 정발 BD의 우리말 더빙에는 사 문영 성우가 참여하십니다. 담당하신 역할은 엑스트라 에피소드(넷플릭스 미방영 에피소드)의 의뢰인인 오페라 가수 이르마 역이고요.

이 에피소드는 의뢰인의 노래로 시작해서 의뢰인의 노래로 끝나는 에피소드로, 중간의 사연 전개도 그렇지만 노래의 감이 정말 중요한 화수입니다. 더구나 마지막 노래는 이 에피소드의 오묘한 위치- 내용상으론 4화와 5화 사이이지만, 코멘터리에서도 언급되듯 감상 순서는 13화 다음에 보는 것을 권하며, 이 노래가 대미를 장식하기에 별 부족함이 없는- 을 멋지게 장식해 줄 중요한 요소기도 해서... 이 마지막 삽입가의 한국어 번안 및 더빙 작업에 대해선 저도 기대 반 걱정 반이었네요.

그럼 한국어로 들어본 이 노래 'Letter'는 어떤가 하면, 참 멋집니다. 에피소드 중 이르마의 한국어 연기도 참 좋다고 생각합니다만, 이 노래는- 뮤지컬 배우도 하신 사 문영 성우분이 온전히 한국어 음성으로 부른 Letter를, 많은 분들이 들어 보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유튜브 영상에서 공개된 부분은 노래의 감정이 올라가기 전에 끊어서 감질난다는 분도 계신 것 같은데(^^;), 감질나게 기다리게 할 만한 가치가 있는 퀄리티로 울립니다.


3.
저도 그렇지만 이 바이올렛 에버가든 정발 BD 작업에 임한 이들 모두 (1쿨 작품 기준으론 전에 없이)작업량이 상당한 편입니다.

예를 들면 주인공 바이올렛 역을 담당한 이 다은 성우분은 2월 1일에도 추가 녹음이라든가 재 녹음이라든가 이런저런 작업을 하는 중이었습니다.(물론 담당 PD + 믹싱 담당자분도 당연히 셋트로-_-ㅋ) 몇 번 언급한대로 바이올렛은 쉽게 가자고 마음 먹으면 굉장히 쉽게 볼 수도 있는데(실제 일본어 더빙 작업은 정말 스무스했다고 하니), 어렵게 하려면 대단히 어려운 느낌의 캐릭터라...

일단 베타 상태에서 끝까지(13화 및 엑스트라 에피소드까지) 들어 본 바이올렛의 한국어 음성은, 그 미묘하게 변해가는 감정선을 어떻게 표현할지 고심하는 캐릭터 자체의 고민을 잘 담아내려 한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물론 녹음을 거듭할 수록 조정중이기도 해서, 베타판 기준으론 몇몇 반복되는 회상신의 느낌이 때마다 달라지기도 하여 어느 쪽으로 통일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도 오고가고 있고요.

개인적으론 어릴 때부터 군대 생활을 겪은 여자애(주인공 바이올렛의 배경 설정이 이것)라고 꼭 음색에 여린 느낌이 아예 섞이지 말란 법은 없다는 입장이긴 합니다. 타고난 '목소리'와 훈육을 통해 굳어진 '말투'는 다른 것이고, 실제 군대에서 지휘나 훈련 때는 절도 있는 느낌을 내고자 하는 여군 간부라도 평소 대화 시의 목소리는 또다른 것이니. 다만 작업의 편의성 측면에선 일본판의 츠루오카 음향감독(성우 연기 지도도 겸임)과 (일본판 바이올렛 성우인)이시카와 씨가 택한 '시종일관 심지에 깔린 좀 무심한 느낌의 연기'도 좋다는 입장이긴 했는데, 한국어 더빙쪽은... 작업상 어려운 길을 택하기로 한 느낌인만큼 멋진 결과로 수록될 수 있으면 좋겠네요.

그럼 이번엔 이쯤에서... 끝으로 재미있는 이야기 하나 덧붙이면, 바이올렛 에버가든 엑스트라 에피소드 중에선 처음 보면 디스크 재생 에러 아닌가 의심스런 부분이 있습니다. 위 스크린 샷의 저 신으로 대략 10여 초 가량 화면에 아무런 움직임도 없지만, 배경 음악은 잘 나오는 의도적인 애니메이션 연출이니 '내 플레이어나 디스크에 이상 있는 거 아닌가?'하고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하기는 설 연휴 동안의 제 작업 상태도 딱 저 장면 같습니다. 가시적인 움직임은 없지만 생각해야 하는 부분은 있고, 연휴가 끝나면 바로 적용을 의논해야 하니까요. 물론 그 문장을 들은 모든 여성이 공감하고 모든 남성의 가슴을 울릴 연애편지 같은 걸 쓰는 작업은 아닙니다. 제게 누가 그런 걸 요구한다면 즉시 거절할 문장만 생각해낼테지요.


덧글

  • 산타 2019/02/04 12:53 # 삭제 답글

    이쯤되니 미라지 자체 한국어 음성 제작과 강철처럼 기존 음성을 손봐서 하는 것과 어느 것이 더 쉬울까 하는 생각마저 드네요 ㅎㅎ 강철이 아니더라도, 빨강머리앤이나 시간탐험대처럼 가위질 있는 것을 재녹음도 조금 하든 아님 공백으로 냅두든 일본음성을 붙여놓든 간에 어찌어찌해서 이어붙여 만드는 것과 아예 새로 만드는 것 중 어느 것이 더 편하고 쉬울런지 ㅎㅎ
  • 城島勝 2019/02/05 20:33 #

    작업량 면에선 당연히 기존 소스 제공받는 게 더 적습니다. 저를 포함한 검토팀에서도 믹싱 과정의 문제나 연기 사항에 대한 토의 같은 일이 없으니 당연히 할 일이 줄어들지요.

    대신 성취감이라든가 작업의 긴장감 유지 측면에선 새로 녹음하는 게 더 좋은 편입니다. 그냥 남이 해놓은 완성품을 검토하고 있는 건 상당히 집중력이 저하되는 편이고 & 문제가 있어도 고치는 것 역시 한계가 있으니까요.
  • ㅇㅇ 2019/02/04 20:01 # 삭제 답글

    바이올렛은 조정의 조정을 거듭하고 있나보군요. 그렇다면 소개에서 나왔던 연기와는 또 다를수도 있다는 얘기가 되겠군요. 소개에서도 대략적인 톤 같은 게 상당히 괜찮다고 느꼈었는데 과연 최종적으로 나오게 될 연기는 또 어떻게 변해있을지 궁금해지네요.

    엑스트라 에피소드의 letter같은 경우는 일본에서는 true라는 가수가 담당했던걸로 알고 있는데 이게 번안되는 것도 모자라 배역을 맡은 성우가 직접 부른다는 건 여러모로 의미가 있네요ㅎㅎ
  • 城島勝 2019/02/05 20:38 #

    일본판의 경우 True씨가 그 엑스트라 에피소드의 삽입곡 이외에 오프닝 곡도 담당했습니다. 그리고 엔딩 곡은 에리카 역의 성우인 치하라 미노리 씨가 담당했고요.

    만약에 한국 발매사에서 오프닝/ 엔딩 번안 녹음권까지 따낼 수 있었으면 노래에 일가견이 있는 사 문영 성우와 강 은애 성우(한국어 더빙판 에리카) 두 분이 그대로 오프닝/ 엔딩 번안을 부를 수 있어서 좋았을 것 같은데... 이번에도 이건 무산되어서 개인적으로 아까운 편입니다.
  • 애쉬 2019/02/04 22:14 # 삭제 답글

    사문영 성우님은 오버워치의 애쉬 캐릭터로 알려진 분이죠.
  • 城島勝 2019/02/05 20:46 #

    네, 다만 전 해당 게임을 해본 적이 없어서 샘플로만 들어 봤습니다.
  • 글쓴이님 화이팅 2019/02/04 22:37 # 삭제 답글

    바이올렛 한국판은 위의 글 설명처럼 일본판과 다르게 어려운 길(바이올렛의 미묘한 감정 변화)로 가나봐요. 확실히 일봄판과 많이 다른가?

    근데, 궁금한게 있는데 더빙을 하면 혼자할 수 있는 건가요? 만약 3명이서 대화하는 장면이면, 성우 3명이 같이 한자리에서
    더빙해야하는 거 아닌가요?

    미라지 이다은 성우님 동영상 보다가 혼자 있는 장면이 아닌것 같은데 혼자서 더빙하는 거 같더라구요. 이러면 더빙이 되나?
  • 산타 2019/02/04 23:33 # 삭제

    mixing이란 말을 처음 들어보는 건 아닐 텐데요? 여러 악기의 소리를 섞어 하나의 음악을 만드는 것과 같은 겁니다. 3명의 성우가 각각 혼자서 더빙을 해도 합치면 3명이 한 자리에서 말하게 되는 거죠.
  • 글쓴이님 화이팅 2019/02/05 08:26 # 삭제

    웅.. 그렇긴 한데요. 감정선이라는게 있어서, 특히 이 애니는 위의 글쓴이님이 말씀하신거 처럼 바이올렛 감정변화가 핵심인데 성우들이 같이 하면 더 몰입도가 있고, 연기도 잘 되지 않을까 싶어서요. 역시 스케줄 때문이겠죠? 매번 그럴 순 없으니까. 감사합닏.ㅏ
  • ㅇㅇ 2019/02/05 10:17 # 삭제

    뭘 우려하시는지는 알겠지만 성우들도 프로니까요. 스케쥴 문제로 같이 녹음 못할때도 있겠지만 제가 듣기로는 따로 따로 녹음을 따는 편이 더빙의 완성도를 더 높일수 있다고 합니다.
  • 城島勝 2019/02/05 20:40 #

    대화하는 장면이라도 등장 인물의 더빙을 따로 녹음하는 게 좋을 때도 있고 같이 녹음하는 게 좋을 때도 있습니다. 기본적으론 연출자분의 판단에 따라, 혼자 녹음하는 게 더 좋은지 같이 녹음하는 게 좋은지를 정하고/ 그 외에 스케줄 조정 같은 걸 종합적으로 고려합니다.
  • 1234 2019/02/05 15:14 # 삭제 답글

    생각해 보니 그렇네. 유투브에 바이올렛 성우 목소리 좀 앳된거 같다라는 말 하는 사람도 있던데, 저 위 글처럼 태생적 목소리가 있을 수 있고, 훈육에 따른 차이도 있으니까.

    오히려, 일본판이 조금 무심한 연기 했는데, 그런 점을 생각안하고 한 것(스무스하게)일 수도 있겠네. 한국판이 좀 더 세심하게 캐릭터를 이해할려고 하는 것도 있겠네.
  • 城島勝 2019/02/05 21:09 #

    아무래도 혼잣말이신 것 같고(다른 사람의 블로그에 굳이 댓글로 혼잣말을 하는 것도 좀 묘하긴 하지만 타인의 취향은 존중하니 넘어가고) 제 견해는 본문에 모두 언급했으니, 별도의 답글 언급은 생략합니다.

    PS:
    만약 제가 들으라고 하신 말씀이면, 본 블로그에선 저와 오프라인 면식까지 있는 분이 아닌 한 상호 존대가 기본 룰입니다.
  • ㅇㅇ 2019/02/08 00:35 # 삭제 답글

    음성만 나오는 장면이라고 하시니까
    빙과에서 호타로가 초콜렛 걷어차는 장면(맞나?)이 생각나네요 ㅋㅋ
    그것도 플레이어에 문제가 있나 싶었습니다

    바이올렛은 변해가는 방향으로 진행 된다고 하니 참 기대가 됩니다
    아무래도 일본판에서는 많이 아쉬웠던 부분인데 더빙으로라도 볼 수 있겠네요.
    같은 캐릭터를 두도고 여러 해석과 연기가 나오니 이런 맛에 더빙을 끊을 수가 없어요~
  • 城島勝 2019/02/08 07:41 #

    네, 누나가 준 의리(^^;) 초콜렛 상자 걷어차는 장면이지요. 재밌는 연출이지만 오해사기 좋기도 했습니다.

    바이올렛의 연기 방향성은 현장에서 미묘하게 조정중이니, 최종적으론 어떨지 저도 기대가 됩니다. 변화폭이 너무 크면 또 그것대로 이상한 거라 다들 고심이 큰 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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