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HD-BD 리뷰 - 어 퓨 굿 맨 UHD-BD/BD/DVD 감상

2019년 들어 첫 UHD-BD(이하 UBD) 리뷰로 소개하는 어 퓨 굿 맨(A Few Good Men)이란 UHD-BD(이하 UBD)는 음... 좀 뜬금 없지만 제가 이 영화에 처음 주목하게 된 계기는 '왜 '멘'이 아니고 '맨'이지?' 였습니다.

보통은 젊은 탐 크루즈(당시 30세)의 멋들어진 모습이나 잭 니콜슨 씨의 You can't handle the truth를 떠올리는 게 정상 같지만, 하여간 전 이 영화를 보면 이 한국 개봉명이 아직도 뇌리 깊숙한 곳에 남아 있습니다. '그냥 뜻을 풀이해서 [ 소수정예 ]라고 개봉명을 적었으면 중국 영화 같았을까? 아니면 '멘'이라고 쓰면 오타라고 항의라도 들어오리라 생각한 걸까? 90년대에?' 대체 진실은 무엇일까요? 아무도 알 수 없는 이야기는 그만 두고 제가 알 수 있는 이야기를 해보기로 하겠습니다.

- 카탈로그 스펙

UHD-BD 더블 레이어(66G), 2160/24P(HEVC), 화면비 2.35:1, HDR10
최고 품질 사운드: 돌비 앳모스 (영어)
* 미국 발매판에 한국어 자막 있음. 2017년 11월에 한국 정식 발매.


- 영상 퀄리티 평가

이 영화는 07년에 BD로 발매(MPEG-2 코덱)된 후, UBD에 와서 신판(!)이란 게 나오는 거라 내심 동봉되는 BD도 기대해 봤는데... 미리 말씀드리지만 동봉 BD는 구판 그대로입니다. 이 말은 UBD 패키지의 동봉 BD에만 있는 영상 특전들도 그 구판의 SD 화질 그대로란 이야기입니다. 소니, 소오니...! 25주년 기념판이라며?

그래도 UBD는 제대로 원판 네거에서 4K 리마스터를 거쳐 수록했고 이 수준은 상당히 좋습니다. 일단 해상감과 디테일 재현력 측면에서, BD를 그 어떤 시스템에서 업스케일 해도 이 UBD의 그것은 안 나옵니다. UBD를 보다가 BD를 보면 BD의 그 뭉개진 선예감과 날아간 디테일 표현에 혀를 내두를 정도로, 뭐가 어쩌고 저쩌고 논할 필요조차 없습니다. 그냥 UBD가 훨씬 뭐든지 잘 보입니다.

다만 UBD에선 필름 그레인도 엄청나게 잘 보이고 눈에 띄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 호불호는 상당히 갈릴 것 같기는 합니다. 밝은 장면/ 어두운 장면 할 것 없이 필름 그레인이 그득하며 + 상태가 메롱한 필름이 HDR 그레이딩과 결합하면서 노이즈화 되는 현상까지 겹쳐서 = 체감 평은 거의 극과 극을 달릴 가능성이 큽니다. 필름 그레인을 긍정하는 분들에겐 '좀 노이즈화 된 건 아쉽지만, 다른 게 워낙 살아났으니 만족' vs 필름 그레인을 질색하는 분들에겐 '이건 차라리 BD를 보는 게 안 거슬리는데?'.

한편 HDR 면에선 소니가 자주 시도하는 특이한 휘도 스펙이 돋보이는 편으로, 조사해 보니 이 UBD는 수록 휘도 최대 1만 니트/ 평균은 424니트입니다. 이래서 이 UBD의 최대 휘도를 순도 그대로 구현하는 건 현재로선 어떤 소비자용 TV에서도 불가능.(현존 소비자용 최대 휘도 구현 기기인 삼성 8K Q900R도 4천 니트가 한계이니...) 다만 평균 휘도는 휘도 구현력이 좀 밀리는 OLED에서도 충분히 구현할 수 있어서, HDR의 은혜를 즐기는데 아주 크게 문제는 없다는 게 그나마 다행.

그 HDR의 은혜를 입어 가장 좋은 점은, 일부 고휘도 부분의 클리핑이나 톤 맵핑에 따른 문제를 감안해도 전체적으로 BD에 비해 암부의 표현력과 깊이가 모두 개선되어 그림의 입체감이 살아난다는 점입니다. BD가 확 어두운 장면들은 그나마 낫지만 명암이 공존하는 실내 등의 신에서 종종 약간 들뜬 화면이 나온 것에 비해 vs UBD는 이런저런 신들에서 모두 충분히 명암 대비가 살아나서 영상을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아마 필름 그레인을 싫어하는 분이라도 이 점만은 긍정하시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느낌이 좋은 편.

더불어 컬러면에선 색감을 확 바꾸거나 하는 일 없이, 원래 색을 '진하게' 표현하는데 주력한 인상. 예를 들어 컬러 기준 잡기 가장 손쉬운 물건인 미국 국기 색을 논한다면, BD에선 꽤 색이 바랜 느낌이던 게 UBD에선 (그레인은 더께 꼈어도)꽤 잘 보관한 쌩쌩한 국기 같아 보입니다. 색조가 깊으면서도 진지하게 잘 살아나지만, 어떤 색이 쓸데없이 지나치게 나대거나 하지 않아서 밸런스감도 좋습니다. 블랙과 함께 이 UBD의 그림에 생동감을 더해주는 좋은 핸들링이라고 보이네요.

종합하면 모든 점에서 동 타이틀 BD보다 확실히 개선된 그림이고 그걸 체감하기도 크게 어렵지 않지만, 필름 그레인(+ 노이즈화)만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봅니다. 하지만 필름 그레인은 단 한 점도 용납할 수 없다! 이런 분이시면 아마 이 영화를 특별히 BD로 사다 보셨을 것 같지도 않고... 바꿔 말하면 이 영화를 BD로 사다 볼 만큼 애정이 있으신 분이라면 UBD도 갖추실 것을 권합니다. 설령 이 UBD를 FHD TV에서 튼다해도 BD보다 모든 점에서 좋게 보이니까, UBD 재생 기기가 있는 분은 정말로 BD는 서플 디스크 용도로나 쓰시면 됩니다.


- 음성 퀄리티 평가

이 UBD는 앞서 적은대로 메인 오디오가 돌비 앳모스(영어) 입니다. 어 퓨 굿 맨 같은 법정 드라마에서 돌비 앳모스가 무슨 쓸모가 있겠나... 탐 크루즈의 사자후가 천장 스피커까지 쩌렁쩌렁 울리기라도 하나? 하실 수도 있겠는데, 그런 건 아니지만 BD와 비교할 때 개선은 확실합니다. 그야 BD에선 LPCM 5.1ch(16/48 스펙)과 DD 5.1ch로 수록되었기 때문이지만.

일단 DD는 비교할 가치도 없으니까 밀어놓고 LPCM 5.1ch랑 비교해 봐도, 음의 선명성이나 중저역의 깊이, 타격감 등등 모든 면에서 UBD의 사운드가 우위에 있습니다. 사운드 리마스터링과 믹싱도 현 최신 제작 장비에서 다시 행한 효과를 톡톡히 보는 타이틀로, 특히 음 분리가 명확해서 BD 당시에 좀 뒤섞이는 듯이 들리던 법정 공방 시의 대사들도 훨씬 깔끔하고 투명하게 잘 피어나는 것이 백미.

다만 천장 스피커는 휴가라도 간 듯이 잠들어 있는 장면이 대부분이고, 그나마 신나는(?) 게 음... 블닷컴 리뷰어도 언급하듯이 98분 경에 나오는 비 오고 번개 치는 신 정도. 그 외엔 법정에서 울리는 소리의 잔향 정도? 즉, 천장 스피커를 자랑하기 위해 꺼내들 타이틀은 못됩니다. 또한 모든 점에서 개선이 있다해도 그건 어디까지나 10년도 더 전에 나온 BD에 비해서지, 현 최신 타이틀에 수록된 사운드의 선명성이나 다이나믹스를 넘어서는 건 아니고. 굳이 비유하면 먼지를 잘 털고 꽃단장한 골동품 느낌?

그러나 일전에 아메리칸 사이코 UBD의 리뷰에서도 논했듯, 이 UBD도 (앳모스를 구현할 수 없는 시스템에서)돌비트루HD(24/48) 7.1ch로 재생할 때조차 전체적인 표현력에서 워낙 BD와 차이가 큽니다. 따라서 어 퓨 굿 맨이란 영화를 최고 품위로 재생하려면 다른 선택 여지 자체가 없습니다. 음성이 중요하다! 하는 분도 반.드.시 이 UBD로 즐기시길 권합니다.


- 첨언

앞서도 아쉬움을 표했지만, 솔직히 25주년 기념으로 UBD를 만들었다면서 서플은 변한 게 없고 동봉 BD도 구판 그대로라는 건 소니 픽처스가 이 영화에 가진 애정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기 어렵게 만듭니다.(물론 부정적인 의미에서) 그나마 본편 퀄리티는 각을 잡고 만든 인상이지만, 이것도 10년 전 BD랑 비교하는데 아무 발전도 없으면 그게 더 문제라고 할 수도 있는 것이고요.

그러나 본문에서 자세히 논한대로 '어 퓨 굿 맨'이란 영화를 현재 최고 레벨로 볼 방법은, 이 UBD 밖에 없습니다. 30세 탐 크루즈와 데미 무어를 (상대적으로)가장 선명하게 볼 방법은 이 UBD입니다. 비록 한국어 자막 상태는 옛날과 변한 게 없어서 무성의한 서플 상태와 함께 그것도 태클 걸고 싶지만, 그마저 감내할 수밖에 없어도 이 UBD는 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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