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볼 (구)극장판 BD: 일본판 vs 미국판 UHD-BD/BD/OTT 감상

일전에 드래곤볼 (구)극장판 Blu-ray (이하 BD)에 대한 소식을 말씀드릴 때 언급한대로, 일본 발매 BD를 입수하여 먼저 나온 미국 발매 BD와 비교의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우선은 케이스 비교부터... 하고 싶지만, 사실 별로 비교랄 게 없습니다. 양쪽 다 쿠우라/ 메탈 쿠우라 두 편을 한 장의 BD에 수록했으며, 둘 다 파아란 1Disc BD 전용 케이스에 1Disc 사양. 그 와중에 일본판은 표지 일러스트가 좀 더 느낌 있고, 미국판은 작중 한 장면을 내측 일러스트로 써준 센스.

둘 중에 작품 소개에 좀 더 충실한 일본판의 책자는... 공식 포스터, 스태프와 캐스트 이름 나열, 스토리 다이제스트, 주요 등장 인물 소개로 끝. 하기는 6p짜리에 무슨 인터뷰가 실릴 자리가 있겠고 무슨 다종다양한 일러스트가 실릴 자리가 있겠습니까... 사실 정가 5천엔(소비세는 또 별도)짜리는 이만큼이라도 내준 걸 고마워해야 하는 것이 일본판 BD라는 것입니다.

그럼 우울한 이야긴 이쯤하고, 본론인 디스크 비교로 들어가겠습니다.


1. 디스크 스펙 비교

- 일본판
BD-ROM 싱글 레이어(25G), 전체용량 20.6G/본편용량 9.73(쿨러편)+9.58(메탈 쿨러편)G, BD아이콘 있음
영상스펙 1080P24(AVC)/ 화면비 1.85:1/ 비트레이트 26Mbps
음성스펙 LPCM(24/48) 일본어 모노
자막 없음

- 미국판
BD-ROM 싱글 레이어(25G), 전체용량 18.8G/본편용량 9.27(쿨러편)+8.89(메탈 쿨러편)G, BD아이콘 없음
영상스펙 1080P24(AVC)/ 화면비 16:9/ 비트레이트 19.96Mbps
음성스펙 DD일본어 모노(640kb) & 돌비트루HD 5.1 영어(16/48)1 & 돌비트루HD 5.1 영어(16/48)2
(* 영어1: 영어5.1 with Japanese Music / 영어2: 영어5.1 with U.S. Music)
자막 영어(ON/OFF 가능)

영상 비트레이트나 음성 스펙이나 일본판의 우위지만, 전체적으로는 대동소이한 편입니다. 일본판 비트레이트가 생각 외로 좀 낮은 편인 탓. 더불어 일본판은 자막이(한국어 자막은 물론 일본어나 영어 등 그 어떤 언어도) 없습니다.


2. 서플 비교

서플은... 비교랄 것도 없는 게, 미국판은 아예 없고(발매사 퍼니메이션의 딴 BD 홍보 영상이 끝) 일본판이래봐야 논텔롭 OP/ ED, PV, DVD 발매 프로모션으로 끝입니다.

덧붙이면 논텔롭 OP/ ED는 LD 수록 마스터의 업스케일링 수록(1080i)판이고, DVD 발매 프로모션도 SD 해상도(480i)라는 눈물나는 사양. OP야 마지막 장면만 다르니까 그렇다치고 ED는 각 극장판마다 노래부터 아예 다른데, 이것마저도 둘 중 하나만 넣어 주었단 이야기는... 하지 말죠.


3. 본편 영상 비교

일본판 BD를 틀면 본편 들어가기 직전에 이런 안내문이 나옵니다. '이 작품은 본편이 오래 돼서, 좀 보기 뭣한 부분이나 듣기 거슬리는 부분이 있을 수 있는데, 제조상 문제는 아니니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건 아날로그 필름 소스가 오래된 작품이면 띄우기도 하는 문구니까 그러려니 하겠는데, 일본판 BD 영상 본편에 들어가 보니... 과연, 이런 문구가 없으면 안 되겠다 싶었습니다.

예를 들면 일본판 BD는 클로즈 업에서 이런 식의 화면이 나오는 상태. 마치 오래된 신문지에서 잉크가 바랜 걸 보는 느낌? 물론 이런 경향은 미국판 BD라고 해서 크게 다를 건 없기 때문에, 둘 다 원본 필름(35mm) 스캔 후 - 서로 다른 리마스터 방향으로 갔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방향성이...

우선 일본판은 화면 크롭 상태가 미국판과 비교해서 좀 '다릅니다'. 이게 일본판 BD의 장면이고...

이게 같은 타이밍의 미국판 BD 영상. 이런 식으로 미국판은 주로 화면 하단의 정보량이 더 많고, 일본판은 상단의 정보량이 조금 더 많든가 거의 같습니다.(종합하면 미국판이 뭔가 더 많이 볼 수 있는 식) 더불어 색감차도 상당히 나는 편인데, 이 윤곽선/ 화면 정보량/ 색감차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비교는...

우선 이게 미국판 DVD 화면(화면비 4:3)이고...

다음으로 이게 같은 장면의 미국판 BD 화면...

마지막으로 이게 역시 같은 장면의 일본판 BD 화면입니다. 일단 두 BD는 DVD 4:3 화면에 비해 좌우 정보량이 조금 많은 공통점은 있되, 상하 크롭 상태가 좀 다른 셈입니다. 그런데 일본판은 대체로 하단을 좀 많이 크롭해서 위와 같은 식으로 오브젝트 배치 밸런스가 약간 이상한 장면들이 종종 있습니다.

한편 컬러의 경우 이건 일본판 BD의 화면이고...

이게 미국판 BD. 타이밍이 완전히 같은 건 아니지만 하단 정보량 차이도 그렇고, 뭣보다 색감은 미국판이 확연히 진하게 나옵니다. 굳이 따지면 일본판은 좀 색이 바랜 필름에서 별다른 색보정 없이 그대로 내보내는 느낌이고 vs 미국판은 컬러 보존 상태가 상대적으로 괜찮은 필름에서 보정값을 좀 세게 걸어 내보내는 느낌.

이번에도 이것이 일본판 BD...

이쪽이 미국판 BD. 이 경우엔 일본판이 좀 더 자연스러운 느낌일 정도로, 미국판은 가끔 밝기+색과장이 좀 심해서 좀 사굴틱한 감이 나는 화면은 있습니다. 여기에 비트레이트도 일본판보다 밀리다보니 가끔 붉은 색이 과장되게 진한 장면에서 + 필름 그레인 외의 영상 노이즈들까지 슬쩍 끼어들면 많이 애매한 편.

한편으론 간혹 하단 정보량을 더 많이 크롭해서 더 그럴싸한 장면도 없는 건 아닌데... 이게 일본판 BD.

이게 미국판 BD. 어차피 둘 다 네거티브 필름 화면비인 1.37:1도 아니고 오리지널 상영 화면비 1.33:1 (= 4:3)도 아닐 바에야, 결국 BD 중엔 누가누가 더 마음에 들게 잘랐냐(오리지널 상영비보다 좌우 정보량은 조금 더 보이는 상태) 이런 싸움인데... 개인적으로는 전체적으로 볼 때 미국판이 더 마음에 드네요.

그러니까 양국 BD를 비교한 것을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 원본 화면비에 가까운 쪽: 일본이나 미국이나 어차피 원본비 아니고 일장일단. 더 마음에 드는 쪽이 승.
- 원본 질감에 가까운 쪽: (그나마)일본. 단지 좀 우직한 맛이 있고, 어떤 장면은 (좀 구린) 드볼LD 수준 그림.
(* 미국판이 샤픈과 DNR을 좀 더 건 기색인데, 일본도 세게 건 곳은 미국보다 더 세고 약한 데는 뭉개지는 건 여지없는 등...)
- BD 영상 수록 상태가 더 좋은 쪽: 이것도 근소하게 일본. 그레인과 노이즈가 좀 더 가라앉은 편.
- 체감적으로 더 선호될 듯한 쪽: 이건 미국. 특히 미국판의 과장된 색이 취향인 쪽도 있을 듯.

이런 상태라 솔직히 어느 쪽을 권장하기도 애매합니다. BD는 그냥 둘 중에 마음에 드는 쪽을 보는 수밖에 없을 듯.


4. 본편 음성 비교

양쪽 다 애매했던 영상에 비해, 본편 음성의 경우엔 원 일본어를 듣는다는 목적 하에선 일본판 BD가 더 앞서가는 편입니다. 일단 스펙부터 LPCM(24/48)인 일본판이, 일본어 음성은 DD(640kb)로 수록한 미국판에 비해 더 좋기도 하고.

이 일본어 음성으로 비교해보면 일단 수록 볼륨부터 일본판이 더 크고, 음 퀄리티도 좀 텁텁한 미국판에 비해 원본 소스 연식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깔끔하게 들립니다. 다만 이 일본판 음성도 마냥 장점만 있는 건 아니고... 고역쪽만 좀 부스트를 걸었는지 상대저으로 저역이 약해지면서, 특히 메탈 쿠우라 편에서의 그 '타격감'이 기대보단 살짝 못 미치는 편.

미국판의 경우엔 돌비트루HD 로 수록한 영어 음성쪽의 타격감이 오히려 DD 수록의 일본어 음성보다 좀 가벼운 맛이 있었는데, 일본판은 딱히 비교할 소재도 없고 그냥 일본어 LPCM 모노럴 음성 하나뿐이니 이것만 들어라 모드. 그래도 그 일본어 음성의 리마스터 상태가 미국판 BD의 일본어 음성이나, 영어+일본어 오리지널BG(5.1ch 분리) 조합보다도 '순 음질적으론' 전반적으로 더 좋긴 합니다.

더불어 드볼 (구)극장판 DVD의 좀 후진 디지털 리마스터 사운드에 비해선 일본판 BD가 월등히 좋으므로, 사운드 면에선 확실히 BD를 구비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봅니다. 어디까지나 상대적으로 좋다는 것이고, 절대평가를 하면 후하게 쳐도 85점이나 줄까말까한 수준이지만, 아무튼 일본판이 더 노력은 했습니다.(미국판 BD의 좀 특이한 영어 음성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으시면, 이 포스트(링크)를 참조하시길.)


5. 총평

솔직히 일본판 BD의 전체적인 품질은 좀 실망스럽습니다. 미국은 수 년 전에 알아서 열심히 리마스터해서 BD 내놨는데 정작 본진인 일본이 이제사 BD 찍어 나온 그 속 뻔히 보이고/ 지금까지 일본판 드래곤볼 관련 미디어들의 수록 퀄리티 상태로 볼 때 BD도 크게 기대가 안 되었는데, 실제 상태 보니 절대 평가하면 솔직히 크게 쳐주긴 어렵고(보존 상태에 따라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겠지만, 품위 있는 35mm 스캔 재패니메이션 BD들과 비교해보면 확실히 별로인 수준)/ 그렇다고 오리지널 화면비라도 지키고 나온 것도 아니고, 서플이 풍부한 것도 아니고...

이에 비해 미국판 드래곤볼 (구)극장판 BD가 편당 25~35달러 수준으로 판매한다는 점, 일본판엔 없는 TV 스페셜 방송분(버독 편/ 미래 트랭크스 편)도 미국은 다소 구린 퀄이지만 어쨌든 오래 전에 이미 BD로 내놨다는 점, 그리고 이 쿠우라 편으로 비교해본 바 일본판과 영상면에선 일장일단으로 다툴 수준은 된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글쎄... 솔직히 일본판 BD를 강권하긴 뭣하다 싶습니다.

그래도 음성쪽에서 일본판이 좀 우위가 있긴 하니까, 종합하면 '사운드 시스템에 좀 신경을 쓰신 분'이라면 일본판 BD를 권하긴 하겠습니다. 다만 열나게 감상문 써놓고 이렇게 열의없게 권하는 건 저도 오랜만이네요. 덧붙이면 일본판 BD는 앞서 언급한대로 자막이 전혀 없어서, 오포의 외부 자막 플레이도 쓸 수 없습니다~


PS:
여기서 소개한 일본판 드래곤볼 (구)극장판 BD vol.3 (쿠우라/ 메탈 쿠우라편)의 표지 뒤쪽 일러스트 중 오류가 있어, 발매사 토에이가 교환 공지를 냈습니다.

교환 절차는 먼저 전화나 메일로 접수 - 메일에 적은 구입자의 일본 내 연락처로 교환 표지와 반송 봉투가 송부 됨 - 반송 봉투에 오류 표지를 넣어 토에이로 부침 입니다. 교환 가능 기간은 2020년 11월 8일 까지.

아마존 재팬 등을 통해 해외에서 직접 구입한 유저들의 경우에는 어찌 되는지 일마존에 문의는 해봐야겠는데... 이런 걸 아마존이 취합해서 보내주는 전례가 없어서 그냥 토에이와 이야기하라고 할 지도요. 하여간 이 건에 대해선 아마존 답변이 있으면 추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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