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드 인 어비스 정발 BD - 지하 3층 취미

부정기적으로 계속되는 국내 정식 발매판 [ 메이드 인 어비스 ] 블루레이 제작에 얽힌 이야기. 이번엔 지하 3층입니다.

1.
본 작품을 아시는 분이라면, 어쩌면 이 일련의 시리즈 포스트 제목에서 의아함을 느끼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왜 (작중 설정 용어대로)'심계 ~층'이 아니라 '지하 ~층'인가 하고요.

그건 이 포스트는 어디까지나 제 개인이 작성한 문면이라는 이유도 있지만, 보다 근본적으론 전 (이 포스트도 작성하고, 이후에도 계속 BD 감수를 해야해서)지상으로 돌아와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 시리즈 포스트는 별 일 없으면 6층을 넘어갈 것인데, 작중 설정에 따르면 '심계' 6층 이하부터는 평범한 인간이나 수단으론 멀쩡하게 위로 올라올 수가 없어서요. 전 지극히 평범하니까, 포스트에 '심계'를 썼다간 이후 블로그도 갱신될 수 없고 BD 감수도 중단되겠지요.-_-ㅋ

그런데, 메이드 인 어비스에서는 그 심계 6층에서도 아무튼 잘 올라올 수 있는 인간이 있습니다. 이번 지하 3층 포스트의 이야기는 그 인간, 본도르드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본도르드 씨는 원작 일본어로는 ボンドルド라 표기되고 영어권에선 Bondrewd라고 표기되는, 위 스크린 샷과 같은 상판을 가진 양반입니다.(영문 표기는 원작자가 직접 '영어권에서 그리 적힌다면, 그에 따르는 것도 무방하다'며 공인.)

1.
본래 국내 정식 발매 BD등의 표기 원칙상, 고유 명사 감수 시엔 특히 서양권 이름의 경우 공식 영어 표기명을 우선시하여 옮깁니다. 예를 들어 일본어로 コンパス라고 적힌 이름이 있으면, 이 이름의 영문 공식 표기가 Compass일 경우, 국내 정발 표기시엔 (콘파스나 곤파스가 아니라)'컴퍼스'라고 적는다는 이야기지요. 이 원칙에 따르면 이 양반도 '본드루드' 정도로 표기해야 하지만...

하지만 메이드 인 어비스는 원작자 츠쿠시 씨도 언급하듯이 '일본이 아닌 곳의 이야기를, 일본어로 옮겨 소개하는' 작품이기에, (일본어로 옮겨져 소개되는 뉘앙스를 살리고자)국내 정발 BD의 자막이나 북클릿 등 모든 표기에서 일본어 표기를 우선시하여 정한 '본도르드'로 옮겨졌습니다.(정발 BD에 표기되는 본도르드 씨 외 모든 작중 등장 인물명도 이 규칙을 감안하여 적혔습니다.) 그래서 본 포스트에서도 '본도르드' 씨로 지칭합니다.

2.
그 본도르드 씨는 원작에선 4권 이후의 주요 등장 인물이라, 원작 3권까지만을 다룬 [ 메이드 인 어비스 ] 애니메이션 1기(= 이번 정발 BD에 담기는 분량)에선 그리 상판을 많이 비치지는 않습니다. 제11화 이후에 간간 등장하며, 제일 많이 나오는 제13화 기준으로도 총 등장 시간은 10분도 될까말까.

하지만 위 스크린샷처럼 13화(최종화)의 마지막에 등장하여 '꼭... 다시 만나고 싶네요' 같은 대사를 날리는 등, 1기에서도 향후 나올 2기를 시작부터 화려하게 장식해줄 주역의 입지는 충분히 다져둡니다. 사실 1기의 그 짧은 시간 동안 나와서 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워낙 강렬해서, 잊어버릴 수도 없을 것이고요.

그 본도르드 씨의 모양새를 잘 살리는 것은 단연 음성으로, 일본어 더빙에선 모리카와 토시유키 씨가 열연했습니다. 일본판 BD 북클릿에 실린 주역 3인방의 일본 성우 대담(정발판 북클릿에도 번역되어 실립니다.)에서도 언급될 정도로 인상 깊기도 하고요. 제가 들어봐도 친절한 음성으로 무서운 일을 태연하게 벌이는, 그런 양반의 모습이 잘 살아 있다고 봅니다.

3.
이 본도르드 씨의 한국어 더빙 음성을, 정발 BD의 발매 전 감수차 어제 처음 들어봤는데... 농담 안 보태고 11화에서 처음 나오는 몇 마디 듣자마자 소름이 쫙 끼쳤습니다.

한국어 더빙 음성을 담당하신 성우분이, 다른 사람과 이야기하면서도 자신하고만 말하는 듯한 느낌/ 겉으로는 신사적이고 배려심 넘치는 것 같지만 사실은 나르시시스트나 다름 없고 타인을 사람으로 보지 않는/ 본도르드의 그 징그럽고 짜증나는 감각을 뭐랄까... 지극히 '아무렇지도 않게' 그렇게 연기하고 있었거든요.

아마 본도르드란 인간의 실체를 모르는 분(= 아무 정보 없이 메이드 인 어비스를 보신 분)이 이 음성을 듣는다면, (일본어 음성의)모리카와 씨와 마찬가지로 그냥 다정한 느낌이라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실체가 드러난 이후에 들었을 때의 그 징그러운 감각은, 한국어 음성에 더 익숙한 분이라면 한국어 음성 쪽에서 더 생생하게 느낄 수 있을 것 같네요. 저도 일본에서 태어난 일본어 네이티브는 아니기 때문에, 정신적으로 벌레가 스멀거리는 듯한 감각은 한국어 음성에서 더 심각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소름이 쫙 끼친 것이고요.

사실 한국어 더빙에서 본도르드를 맡은 분의 연기는, 저도 이 분이라고 인식하고 듣는 건 오랜만입니다. 더불어 앞서 체크했던 제10화의 주역 2인방(리코/ 레그) 연기감에 대한 의견도 정리해야 해서- 이 10화는 메이드 인 어비스 애니메이션 1기에서 가장 감정이 고양되는 화- 11화는 약간 풀어진 상태로 보기도 했는데... 11화 중반 즈음에 나온 이 본도르드 (한국어)목소리 때문에 정신이 확 들었습니다. '내가 나오는데 그렇게 느슨하게 볼래?' 같은 느낌이었다보니.

물론 제가 이렇게 말해봐야 잘 봐줘도 '개인 감각'이고 혹시 더 나아가 '관계자의 PR' 정도로 들릴 수도 있겠습니다만, 어떤 식으로 받아들여지건간에 제가 본도르드의 한국어 더빙에서 느낀 감각은 요즘 말로 뻥은 1도 없이 위와 같습니다. 담당 성우 분이 정말로 캐릭터에 대해 속속들이 캐치하신 것 같은 이 연기가, 정발 BD 발매 전에 티저 영상 형식으로라도 선공개될지 어떨지 모르겠으나, 개인적으론 꼭 선공개 되었으면 좋겠네요.

눈치 빠른 분이라면 이미 눈치 채셨을 것 같지만, 어제부로 본 메이드 인 어비스 정식 발매 BD 제작은 전체 13화까지의 수록 자막과 더빙에 대한 전수 감수 및 검토가 일단락되었으며 11월 23일 발매 예정일에 맞춘 제작 과정도 순조롭게 진행중입니다. 국내에 발매되는 이 새로운 블루레이는 상태가 좋습니다. 자, 실험이 성공한 걸 축하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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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함부르거 2018/10/17 13:42 # 답글

    이 작품에서 실험이 성공한 걸 축하한다니 어째 기분이 묘합니다. ㅎㅎ
  • 城島勝 2018/10/17 15:36 #

    설마 그럴리가요. 이 시도를 통해 일본어의 어둠을 떨칠 수 있는 힌트를 얻는 겁니다. ㅎㅎ
  • ㅇㅇ 2018/10/17 14:51 # 삭제 답글

    영상에 대한 감수가 끝났다면 이제 책자를 살펴보러 가시는 건가요?
    순간 발매일에 비해서 너무 감수가 빨리 끝났는데? 이 생각했네요ㅎㅎ
    그나저나 본도르드 성우는 누굴까요. 제가 예상하는 그분이 맞을지....저도 티저영상이라도 떠줬으면 좋겠네요ㅎㅎ
  • 城島勝 2018/10/17 15:57 #

    책자나 패키지도 물론 봐야하지만, 그보다 앞서 실제 디스크 오소링 결과물에 대한 검토가 남았습니다. 메뉴 텍스트나 항목 연결 정합성, 기타 디스크화 시에 붙는 이런저런 형식에 대해 검토해야 하고요.

    디스크 양산을 담당하는 프레싱 업체가 해외에 있으므로, 업체 사정과 배송 상황에 따라 양산이 최소 2주 ~ 늦으면 4주는 걸리기 때문에... 11월 23일 발매에 맞추려면 지금도 빠른 편은 아닙니다. 딱 적당한 정도.

    그건그렇고 본도르드 씨의 성우는, 음... 저도 오랜 팬인 분입니다. 이 이상은 성우분이나 제작사 공식 발표를 통해 짜잔~ 할 수 있게 양보하고 싶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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