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지오 미니용 국내 제작 스틱 감상 취미

그저께 볼 일이 있어 용산전자상가에 갔다가, 재미있는 게 눈에 띄어 냉큼 가지고 와봤습니다. 사진의 물건입니다.

박스만 보면 네오지오X (SNK가 라이센스를 주고, 미국 게임기 제조사 'TOMMO'에서 2012년에 출시했던 네오지오 복각 게임기) 스틱 같지만 이 녀석, 귀퉁이에 '네오지오 미니 + 닌텐도 스위치'라는 스티커를 달고 있습니다. 그래서 처음엔 그냥 사제 개조품인가? 했는데, 국내 조이스틱 제조사로 유명한 IOLAB에서 제작한 정식 발매 상품이라더군요.

이 스틱은 네오지오X 전용 스틱을 모태로 하여, 네오지오X/ 네오지오 미니/ 닌텐도 스위치/ XBOX 360/ PS3/ PC에서 사용 가능하도록 내부 PCB 개조한 제품이라 합니다. 일단 정식 판매 전의 소량 선발매 상태라 박싱이 이처럼 임시(네오지오X 스틱 박스에 미니 + 스위치 대응이란 스티커만 붙인)인데, 정식 발매품엔 제대로 IOLAB의 이름이 들어간 새로운 정식 박스로 개비될 예정이라고 하네요.

구성품은 네오지오X 스틱의 네오지오 미니 대응 개조 버전 본체, 와 이 개조 스틱 제작자가 첨부해준 매뉴얼입니다. 매뉴얼에는 각 대응 기기별로 스틱을 어떻게 대응시키는지(ex: 네오지오 미니의 경우 선을 연결하고 A버튼을 눌러 '삑' 소리가 짧게 울리면 인식 완료)와 버튼 대응이 명기되어 있습니다.

네오지오X 가 네오지오의 복각을 지향한 게임기였기 때문에, 스틱 역시 외형은 네오지오와 똑같습니다. 다만 이 스틱은 USB-A 단자를 기본 연결 단자로 쓰되, 네오지오 미니의 USB-C 단자에 호환되도록 USB-C 젠더를 동봉해 주었습니다.

이런 식으로 USB-C 단자를 쓰는 기기(ex: 네오지오 미니, 닌텐도 스위치, 일부 PC)에는 젠더를 연결하여 쓰고, USB-A 단자를 쓰는 기기(ex: PS3, 많은 PC)에는 젠더를 빼서 끼우면 됩니다. 스틱 선의 길이는 총 1.5m 정도.

전 네오지오 미니에 쓰려고 사왔으니까, 네오지오 미니에 연결한 모습. 조작감을 보기 위해 어젯밤에 여러 게임을 가지고 테스트해 본 결과는 이러합니다.(네오지오X 스틱을 리뷰하는 게 아니므로, 아래 서술은 모두 '네오지오 미니 대응용 스틱'임을 기본으로 한 서술입니다.)

1. 버튼의 누르는 감각은 오리지널 네오지오 스틱과 꽤 흡사합니다. 눌렀을 때의 느낌이나 손을 뗐을 때 다시 올라오는 탄력감도 비슷. 얼마나 흡사하냐면, A+B 입력이 종종 A나 B로 헛방치는 것도 비슷. 하여간 이 부분은 오랜 네오지오 유저로서 보증합니다.

2. 레버가 한국에서 흔한 무각 레버가 아니고 오리지널 네오지오 스틱(및 일본/ 미국에서 흔한)에 쓰인 4각 레버라서, 익숙하지 않은 분은 적응이 필요합니다.(레버 헤드도 작고 동그래서, 일본식으로 손등을 밑으로 향하게 하고 손가락 사이에 끼워서 움직이거나 or 헤드만 살짝 잡고 조작하는 식이어야 합니다. 국내 게임센터의 길다란 레버 + 무각처럼 손 전체로 잡고 하기 어려운 형태.)

3. 4각 레버 특성상 승룡권류(→↓↘) 처럼 대각선 입력이 1회(혹은 마지막)로 끝나는 커맨드는 상당히 잘 나가는데, 반바퀴 2회 같이 빠르게 비비는 류의 커맨드는 이 스틱 특유의 좀 좁은 입력 범위까지 겹쳐서 a. 이 레버가 손에 완전히 익든가 b. 단축 커맨드 같은 꼼수를 써야 잘 되는 편입니다.

4. 천패봉신참(↘←↙↓↘→←↓↙)이나 레이징 스톰(↙→↘↓↙←↘)같은 변태 커맨드 입력은, 제 기준에선 오리지널 네오지오 스틱이 조금 더 잘 되는 편입니다. 네오지오X 스틱 기반이라도 완전 오리지널 네오지오 스틱하고는 레버 딸깍이는 감도 그렇고 미묘하게 감이 다른 맛이 있기 때문인지, 오래 써서 레버 가이드가 좀 마모되어야 하는 건지 확정지을 수는 없는데... 이 부분은 좀 더 오래 써봐야 알 수 있겠습니다.

5. 외형은 전술한대로 오리지널 네오지오 스틱과 거의 똑같지만, 스틱의 무게는 오리지널 네오지오 스틱보다 약간 가벼운 편입니다. 때문에 스틱 몸체 고정성이 오리지널보다 약간 나빠서, 4항에서 언급한 변태 커맨드들의 입력 미스에도 영향을 끼치는 편. 이건 밑바닥이나 내부에 철판이라도 추가하여 무게를 늘리든지, 어딘가 이런저런 방법으로 고정해서 쓰든지, 아니면 알아서 익숙해지든지 해야 할 것 같네요.

이리저리 시험해 본 결과, 이 스틱은 제법 괜찮은 물건이라 판단됩니다. 가격도 6만 9천원 정도라서 요즘 스틱 가격치곤 싼 축에 속하면서도 & 외형도 추억돋고 조작감도 추억돋고(이건 반드시 좋다는 의미만은 아닙니다. 오리지널 네오지오 스틱조차도 조작감 면에서 누구에게나 맞는 초1류 스틱 같은 건 아니었습니다.) 기능성도 가격 대비 준수하고 & 네오지오 미니 외에 네오지오 게임이 서비스되는 타 게임기(ex: 스위치의 네오지오 아카이브 등)에 전용해서 쓸 수 있단 점도 좋고요.

단점은 글쎄... (안 그래도 애매한)네오지오 미니의 휴대 성향을 완전히 죽이는 점, A/S가 편치 않겠다 싶은 점 정도? 굳이 따지면 네오지오 게임 특성상 두 개 갖춰야 하는데- 한 사람은 이 스틱 쓰고, 다른 한 사람은 SNK 공식 판매하는 별매 미니 패드 쓰든가 or 미니 본체의 레버+버튼으로 조작하든가 해도 대전이야 잘 되긴 됩니다. 한 쪽이 지나친 핸디캡 플레이라는 도의적인 문제만 감수하면야.- 두 개 갖추면 네오지오 미니 본체 가격이란 점도 단점이라고 하자면 할 수도 있겠네요.

그래도 네오지오에 추억을 가진 분이라면, 이 스틱까지 있어야 비로소 추억의 퍼즐을 완성하는 기분... 은 들겠다 싶긴 합니다. 별로 좋지 않은 조작감을 자랑하는 SNK 공식 네오지오 미니 패드를 쓰다가 이걸 쓰면, 확실히 오랜 네오지오 유저 아니라도 그런 기분이 들 거라 생각되네요. 참고로 네오지오 미니엔 일반 PC용 스틱(USB-C 연결 단자를 가진 스틱도 동일)은 쓸 수 없다고 하니 더더욱.


덧글

  • 신우 2018/09/02 07:49 # 삭제 답글

    혹시 이거 어디서 구매할 수 있나요?

    링크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ㅠ.ㅠ
  • 城島勝 2018/09/02 12:44 #

    지금은 오프라인 일부 매장(용산에 두 군데)에서만 구입 가능합니다. 9월 둘째주 즈음 인증 절차가 완료된 후 정식 판매가 개시되면 각종 오픈마켓 사이트에도 풀린다하니 기다려 보시지요.^^
  • 스와티 2018/09/02 13:18 # 답글

    네오지오 미니는 마메같은 에뮬레이터처럼 컨티뉴 횟수도 자기 맘대로 조절이 가능한가요?
  • 城島勝 2018/09/02 13:22 #

    불가능합니다. AES 롬팩 기반 시스템이라, 1p/ 2p 각 4코인(일부 게임은 5코인) 제한입니다.

    대신 모든 게임이 세이브/로드는 아무 데서나 할 수 있어서, 제한적인 TAS플레이는 할 수 있습니다.
  • 네오지오 2018/09/04 00:30 # 삭제 답글

    안녕하세요. 포스트 덕에 저도 용산에 가서 하나 구입했습니다.ㅎㅎ 헌데... 네오지오 미니는 조이스틱이 잘 구동을 하는데 pc 네네오지오 에뮬은 버튼은 먹히는데 레버가 조작이 안되네요 ㅠㅠ 혹시 pc로도 조작해봤나요? 왜 안될까여?? 예전에 사놨던 싸구려 pc용 패드는 잘 작동이 되는데 유독 네오지오 스틱은 pc용 네오지오 에뮬에 작동이 안되니....ㅠㅠ
  • 城島勝 2018/09/04 10:28 #

    전 PC 게임을 안 해서(스팀, 에뮬, 기타 어떤 류도 없습니다.) PC에선 조작 테스트를 하지 못했습니다.

    제조사인 IOLAB 쪽에 문의해 보시는 게 어떨까 합니다. TEL : 070-4090-1032 입니다.
  • 겜보이 2018/09/04 13:29 # 답글

    네오지오 스틱의 삐걱거림까지 재현되었다니 참 재밌네요 ㄷㄷ
    네오지오 게임은 네오지오 스틱으로 해야 비로소 완성되는 느낌이라고 생각합니다.....
  • 城島勝 2018/09/04 13:42 #

    네, 말씀하신대로입니다.^^
  • 신우 2018/09/10 00:34 # 삭제 답글

    음 스틱이 이번 9월 둘째주즘에 정식으로 풀리게되면 지마켓이나 11번가같은 온라인에서 구매할수 있는건가요?
  • 城島勝 2018/09/10 06:34 #

    일단은 그렇게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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