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지오 미니, 간단 감상 취미

일전에 국내 공식 런칭품을 예약 주문했던 네오지오 미니가 화요일에 도착했습니다. 이에 이틀 정도 갖고 놀며 저의 호갱력을 측정해 보았습니다.

주문품은 네오지오 미니 본체(아시아판 버전), 패드(검은색) 1개, 외부 디스플레이 연결용 HDMI 케이블, 장식용 추가 스티커.

본체 케이스와 패드 케이스의 텍스트는 한국어로 번역되어 있어서 정식 발매품다운 모양새를 갖추었습니다. 다만 HDMI 케이블 케이스와 추가 스티커 케이스는 일본어 표기 그대로였는데, 이쪽은 설마 이것들도 주문할 사람은 없으리라 예상한 것일려는지-_-ㅋ
(미니 본체의 내부 설정 메뉴 언어는 한국어를 지원하지만, 게임 내부 언어에선 지원하는 게임이 없는 것과 비슷한 이치...?)

본체 박스 구성품은 사진처럼, 미니 본체 + 전원 공급용 USB-C 케이블 + 기본 제공되는 장식용 스티커 2매 + 매뉴얼입니다.

- 미니 본체는 가로x세로x높이가 (가장 긴 곳을 기준으로 잡아서)10x13x16cm 정도로 아담한 사이즈입니다. 액정 사이즈는 4:3 비율의 3.5인치, 무게는 390g. 아시아판 버전의 내장 게임 40가지는 주로 대전 액션 게임으로 구성.

- 전원 공급용 USB-C 케이블은 5v, 1a(근사치) 출력의 아답타에 꽂아 쓰라는 용도. 일반적인 휴대전화 충전기의 사양이 저정도라서, 단가도 절약할 겸 아답타는 동봉품에서 제외한 모양입니다. 같은 사양의 휴대전화 보조 배터리를 연결해도 전원은 잘 들어오고요.

- 기본 제공되는 장식용 스티커는 본체 조작판에 붙이는 용도와 액정 바로 위에 붙이는 용도(이건 2매)인데, 일반 종이 인쇄가 아니라 천 비슷한 질긴 재질의 스티커라서 붙였다 떼었다 해도 훼손될 위험이 적고 제법 고급진 느낌이 있습니다. 액정 위에 붙이는 용도의 스티커는 추가 스티커(별매)를 통해 선택폭을 늘릴 수 있는데, 수차례 떼었다 붙였다 해봐도 접착력이 제법 유지되었고 스티커 자체도 제법 튼튼하니, 심심하면 바꿔 붙여보는 것도 괜찮아 보입니다.(접착력이 약해지면 풀 같은 걸로 보강하면 될 것이고요.)

장식용 스티커를 붙여본 상태. 제법 네오지오 아케이드 시스템 케이스를 보는 느낌이 납니다. 국내 게임센터에서 이런 네오지오 전용 케이스를 본 기억은 없고 오래 전 찾았던 일본 네오지오 랜드에서 본 정도지만, 추억은 추억이네요.

본체 액정으로 구동한 게임 셀렉트 화면(= 메인 화면).

1. 부팅과 각 게임 셀렉트 후 로딩은 짧아서 쾌적. 셀렉트 로딩 이후 게임이 구동된 다음엔 일절 로딩이 없습니다.
2. 내장 게임은 롬팩 버전들. 때문에 KOF'96에서 게니츠/ 치즈루가 선택 불가능한 식으로 CD판 전용 비기가 먹히지 않습니다.
3. 코인 제한도 롬팩 기준. 좌우 각 4코인(일부 5코인)뿐이며 코인 추가가 불가능합니다.
4. 대신 세이브/ 로드 기능이 있고 게임 중 어디에서나 저장이 가능해서, 이른바 제한된 TAS 플레이는 가능.

5. 조작감은 본체와 패드가 좀 다른데...

- 본체 스틱은 조막만해서 플레이가 어려워 보이지만, 실제론 그런대로 되는 편. 레버 사이즈 관계상 엄지+검지로 잡거나 엄지만 올려서 조작하는 게 기본이며, 익숙해지면 격투 게임 커맨드 입력도 엄청나게 엇나가지는 않습니다. 다만 버튼 사이즈나 배열상 마음먹고 콤보 연습을 하는 건 정말 힘들고, KOF식의 다버튼 커맨드(당장 기모으기 A+B+C부터) 게임을 할 때는 왼손은 네 손가락으로 본체를 받치고/ 오른손은 버튼 위에 수평으로 올려 대응하는 식으로 해야하는데 역시나 불편.

- 패드는 네오지오CD 기본 패드와 모양은 똑같지만, 조작감은 다릅니다. 레버의 딸깍이는 정도부터 다른 걸로보아 내부나 부품 소재도 다른 것으로 보이며, 무엇보다 패드 레버 가동 범위가 너무 커져서 커맨드 입력이 많이 힘듭니다. 원판 패드는 아케이드 레버 기준의 범위와 구동감을 갖는데, 이놈은 PS로 유명해진 아날로그 스틱 같은 감각.(= 좋지 않은 PS 아날로그 스틱 감각...)

때문에 변태 커맨드로 유명한 아랑전설 스페셜이나 진 사무라이 스피릿츠의 비기 커맨드(ex: 천패봉신참) 등으로 비교 시험해 보니, 제 기준에선 본체 스틱으론 대충 성공하는 입력도 패드에선 영 안 나가거나 정말 어쩌다 나가는 수준이었네요. 엥간해선 이걸로 대전 격투를 즐기는 건 무리로 보입니다.

6. 미니 본체를 통해 출력되는 영상과 음성 퀄리티는 제법 괜찮은 편. 미니 본체 내장 스피커 유닛이 너무 싸구려는 아닌지, 최고 볼륨에서도 음이 찢어지거나 하는 문제는 없으며 & 영상도 액정 사이즈는 작지만 해상도가 적정해서 또렷하고 별 거슬리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또한 HDMI 케이블을 가지고 외부 디스플레이에 연결해도, FHD TV 기준으로 도트과 과하게 튀지 않는 것으로 보아 GPU의 쉐이딩/ 스케일링 처리는 준수하며 & 음성 역시 ATC2605 칩셋의 능력을 십분 발휘(솔직히 네오지오 사운드 처리하기엔 많이 과한 부품^^;)하고 있어서, HDMI 입력 가능 리시버를 거쳐 외부 스피커를 통해 좀 본격적으로 들어봐도 깔끔하게 울립니다.

간단히 말해 네오지오는 본래 기본 사운드 출력은 모노이고 이어폰 단자를 통해서만 스테레오 출력이 가능해서, 이 이어폰 단자로 가는 신호를 따서 스테레오 출력 단자를 만드는 개조도 유행했는데(저도 그런 네오지오를 썼고), 네오지오 미니는 그럴 필요도 없고 음질도 제법 좋다는 게 확실한 강점. 다만 이 미니 본체 액정이 개봉 직후 & 게임을 하다보면 액정 중앙부가 살짝 눌린 것처럼(= 패널 내부 액체가 비쳐서 마치 물방울 떨구고 말라붙은 모양새) 나오는 예가 보고되고 있으며, 제 것도 사이즈는 작지만 그런 증상이 있기는 합니다. 아무래도 액정 품질 자체는 그리 좋지 않은 것 같습니다만, 어차피 미니 본체는 전시용이고 실 게임은 외부 디스플레이에 HDMI 케이블 연결해서 하는 게 쾌적한 게 사실이라... 이걸 교환해야 하는지는 좀 애매한 문제.

액정 사이즈가 원래 작아서 이 눌린 사이즈는 정말 조막만하고(대충 쌀알 크기?), 실내등 바로 아래서 비치거나 화면 전체가 흰색으로 나오는(ex: 네오지오 최초 로고) 경우 아니면 거의 눈에 띄지 않으니... 전 그냥 쓰기로 했습니다만, 구입하신 분께선 확인해 보시고 대응을 결정하시길 권합니다.

이리저리 돌려보며 판단해본 바, 네오지오 미니 본체는 돈값을 제법 한다고 생각합니다. 게임도 정식 라이센싱으로 40가지가 들었고, 인선 자체는 좀 불만도 있지만(왜 용호의 권 2가 없고 1만 있어?! 라든가 와쿠와쿠 7도 좀 넣었으면 좋았는데... 같은.) 가볍게 한 판? 하는 느낌으로 잡을 수 있는 게임들이 즐비하니 좋고.

다만 추가 액세서리들, 중에서 크게 필요가 없는 스티커나 HDMI 케이블(시중의 동일 규격을 사면 그만. 미니HDMI to HDMI 케이블.)은 그렇다치고 패드의 조작감은 정말 불만스럽습니다. 단언컨대 싸제 스틱이건 SNK 공식 지원 스틱이건, 하여간 아케이드 수준의 조작감을 가진 스틱이 나와줘야 대전 액션들도 진지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일단 패드 한 개만 있어도 2인용은 가능(패드 조작 + 본체 레버와 버튼 조작)하지만, 이런 상태로 대전을 하면 두 사람 다 몸개그 만발일 듯.

모든 걸 종합해서 결론을 내자면, 과거 네오지오 아케이드에 향수나 추억이 있는 분/ 대전 액션 완전 이식에 목마르던 분은 글쎄, 본체 자체는 구입하셔도 크게 손해본 기분은 들지 않으실 것 같습니다. 인테리어 용도로도 괜찮고, 실 플레이도 괜찮고, TV 연결해서 봐도 좋고. HDMI 출력 1종이라 레트로 디스플레이에 연결하긴 좀 뭣해도(요샌 HDMI 입력을 컴포넌트 등으로 빼주는 컨버터가 드문 편이라), 최신 디지털 디스플레이에 연결해도 괜찮은 그림이 나오니까... 어느 정도 골수 레트로 유저분들도 그정도는 타협하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아무튼, 편리하게 켜서 바로바로 한판? 하는 느낌이니.

단지 이걸 휴대용으로 들고 다니면서 하는 건 그다지 권장하고 싶진 않네요. SNK는 일단 휴대용 플레이도 권장하려는 듯 미니 본체 액정용 필름도 팔긴 합니다만, 생김새 자체가 가지고 다니기 가뿐한 게 아니고 해서... 백팩에 달고 다니게 열쇠고리 달 수 있는 구멍이라도 있었으면 좋았겠는데, 하긴 그러기에도 좀 거추장스런 사이즈고. 얌전히 집에서, 외부 디스플레이와 연결하여, (아직 없지만)제대로 된 스틱과 함께, 90-00년대 아케이드 게임의 추억에 빠지기 위한 물건이라고 총평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제 호갱력 수치는... 이럴 수가, 스카우터가 깨지다니!


덧글

  • 김안전 2018/08/23 15:48 # 답글

    스티커라는 박스는 그 예전 네오지오에 들어가던 아케이드 카드던가, 아님 메모리던가 그 길쭉한 카드를 연상시키는 군요. 근데 UI는 뭐 짠건지 닌텐도나 여기나 왜 그런지 모르겠습니다.
  • 城島勝 2018/08/23 17:02 #

    네오지오 메모리 카드 케이스랑 비슷하긴 합니다.ㅎㅎ

    게임 셀렉트 UI는 별 생각없이 고를만한 게 저런 디자인이긴 할 것 같습니다.
  • 겜보이 2018/09/04 13:33 # 답글

    나중에 모니터나 티비에 연결 후 사용하시는것도 리뷰 부탁드리겠습니다^^
  • 城島勝 2018/09/04 13:43 #

    본문에 외부 디스플레이 연결 언급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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