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 UHD-BD 소개 UHD-BD/BD/DVD 감상

때때로 생각나거나 요청이 들어 온 UBD에 대한 몇몇 해외 사이트의 공식 리뷰 요약에, 개인 감상을 첨가하여 버무리는 UHD-BD 소개 시리즈. 본 시리즈도 어느덧 서른 여덟 번째를 맞는 가운데, 늘 똑같은 문구로 시작해서 식상하다는 청원이 들어온 관계로 이번에는 조금 다르게 시작을 해볼까 합니다. 마침 이번 시간에 소개해 드리는 UHD-BD(이하 UBD)는 특이한 사랑의 모습을 다룬 영화 The Shape of Water(한국 개봉명 -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이니, 자못 궁합이 맞는 것 같습니다.

이 영화를 만든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은 세간에 '성공한 마니아' 정도로 불리는 사람으로, 이번 영화도 그가 커리어를 시작했던 특수분장/ 특수촬영업의 장기를 십분 발휘한 작품이면서 & 동시에 아카데미 4개 부문 수상에 빛나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주제 자체는 단순하다면 단순하지만, 그 단순한- 순수하고 차별없는 호의와 사랑- 것을 아름답고 정겨운 영상과 음악으로 버무려 내놓은 이 영화는 충분히 대접받고 음미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되네요.

그러한 영화의 UBD가 어떤 모양으로 나왔는지, The Shape of UBD를 언급해 보겠습니다.

- 카탈로그 스펙

UHD-BD 듀얼 레이어(66G), 2160/24P(HEVC), 화면비 1.85:1, HDR10
최고 품질 사운드: DTS-HD MA 5.1ch(영어)


- 영상 퀄리티 평가

블루레이 닷컴 : 4.5/5
High-Def Digest : 4.5/5

Arri Alexa XT(3.4K/ 오픈 게이트, 1.55:1 수록)와 AA mini(2.8K/ 4:3 센서 모드) 카메라를 가지고 촬영 & DI 해상도는 2K인 이 영화는, 더구나 평균 비트레이트 51.8Mbps 정도의 수록 스펙에도 불구하고 일단 제법 그럴싸한 업컨버트감을 보여줍니다. 다만 그걸 캐치하는 게 쉬운 건 아닙니다.

양 사이트 리뷰어의 언급도 그렇거니와 개인적인 경험으로 볼 때도, 이 UBD는 이것만 단독으로 봐서는 그다지 특출난 해상감을 보여주지는 않습니다. BD(+ 업스케일)과 동시에 띄워놓고 보면 '아하' 싶은 정도가 있을까말까? 말그대로 옷감의 질감이라든가 피부의 주름 같은 극히 세밀한 부분에서 꽤 섬세하게 컨버트 작업을 다룬 것은 사실이지만, 보는 사람 입장에선 '그래? 그런가...' 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 다만 몇몇 영상, 특히 CG 사용부분은 오히려 BD를 FHD 디스플레이에 띄워보는 게 더 자연스러워 보이기도 했습니다. 업컨버트 파라메터의 적용 나름이겠지만, UBD의 경우 기본적으로 샤픈을 좀 강하게 먹인 감이 있어서 실사 촬영신에선 얼마간 이득을 볼지언정 간혹 이런 문제점을 노출하긴 합니다.)

때문에 이 UBD가 단순히 이 정도에 그쳤으면 굳이 권할 생각이 나지 않았겠는데, 이 UBD의 진가는 HDR10 그레이딩빨에 있습니다. 대부분의 신을 스튜디오에서 촬영한 이 영화는, 그래서 인공 조명 광원을 상당히 엄격하게 통제하였고 때문에 HDR 수록시에 통제된 기준에 따른 점잖고 정형화된 느낌을 제대로 수록한 것으로 보입니다. 덕택에 광원의 발광/ 반사감/ 온도감 같은 것이 상당히 인상적으로 다가오면서도, 적절히 제어되고 있는 묘하게 따스한 화면이 나옵니다.

특히 강점은 확장된 색역에 따른 녹색의 생동감이 + 적절하게 컨트롤된 HDR 그레이딩과 함께 상당히 살아난다는 점. BD SDR에선 그냥 다 '녹색'으로 보인다면, UBD HDR10에선 연한/ 중간/ 진한 녹색의 세밀한 구별이 보인다는 게 흥미롭습니다. 아울러 1960년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의 (이 뭔가 옛스런)'분위기'가 UBD 화면에서 더 잘 살아난다는 것도 재미있고.

굳이 단점을 꼽는다면 한두군데 암부 표현에서 밴딩이 좀 거슬린다는 것, 그리고 제가 서술한 HDR10 효과가 모든 TV에서 동일하게 나타나리라/ 느껴지리라 장담할 수 없다는 것 정도겠는데... 그래도 재현해 낼 수만 있다면 상당히 괜찮은 감이라서, 어떻게든 이 느낌을 재현해 보십사 강권하고 싶기도 합니다. 제가 작성한 UBD 리뷰 소개 시리즈를 함께 해오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제가 HDR10에 이 정도로 역성을 들어주는 일은 극히 드뭅니다.


- 음성 퀄리티 평가

블루레이 닷컴 : 5/5
High-Def Digest : 4/5

이 영화는 돌비 앳모스나 DTS:X 같은 화려한 사운드 스펙으로 수록되진 않았기에 아쉬워하실 분도 계실 듯한데, DCP 부터 그런 신나는(?) 포맷과 거리가 먼 사운드 믹스(D-Cinema 48kHz 5.1)였고 UBD에 수록된 사운드 역시 그러한 DCP의 감각을 상당히 훌륭하게 홈시네마에 전달하고 있습니다.

개중 가장 인상적인 건 깔끔하고 깨끗한 대사 음성, 디테일이 상당히 좋은 효과음을 꼽고 싶네요. 대개의 홈시네마 타이틀은 BG의 힘(강력하게 내지르는 한방이건, 청자를 감동시키는 우아함이건)으로 분위기를 휘어잡게 마련인데, 이 UBD의 사운드는 BG보단 대사와 SE를 중심으로 차곡차곡 음을 쌓아서 몰입감을 형성합니다.

다만 이것은 바꿔말하면 인상에 확 남지는 않는다는 말도 됩니다. 웰빙 유기농 식단이 혀와 뇌에 오랜 기억의 발자국을 새기지는 않듯이, 이 UBD의 사운드도 귀와 뇌를 간지럽히는 것은 능하지만 콱 박히는 감은 크지 않습니다. 말하자면 깨끗하고 명확하지만, 듣는 사람과 시스템에 따라선 그저 그뿐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영화 속 특이한 사랑의 모습처럼 이 UBD가 들려주는 사운드의 잔잔함과 말끔함에 주목한다면, 편안하면서도 의미있는 체험을 하게 되시리라 봅니다.


- 첨언

전 어떤 컨텐츠에 대한 감상문을 작성할 때 그 컨텐츠의 분위기라든가 문체 혹은 연출 등에 영향을 받는 일이 제법 있는데, 이 영화도 그만한 감정을 선사해 주었습니다. 때문에 이 UBD에 대한 감상도 요즘 즐겨쓰는 무자르듯 단언하는 어투가 아니라 (어디까지나 제 기준에서)물 속에서 둥둥 떠다니는 듯한 문장이 되었는데- 냉정한 리뷰에는 그다지 어울리지 않겠지만 이 영화를 보신 분들이라면 이해해 주시리라 마음대로 믿겠습니다.

그래도 끝으로나마 정신을 좀 차려서 이 UBD에 대한 냉정한 평을 해보자면, 이 UBD를 통해 UBD의 대단스런 가치를 추구하시는 건 어렵다고 봅니다. 본문에선 HDR에 대해 제법 상찬했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정교한 미니어처를 다루는 듯한 섬세함을 높게 친 것이지 눈에 확 띄는 펀치력을 말한 게 아니고요. 사운드 역시 상술한대로 귓전을 계속 때리는 한 방 같은 건 없습니다. 다만 잔잔한 물과 같이, 이야기의 내용과도 어울리는 영상/ 음성을 홈시네마에 잘 전달한다, 는 관점에서 보자면 이 UBD는 제법 괜찮은 느낌이라고 총평하겠습니다.

문제는 상당히 질좋은 번역을 보여주었던 국내 상영 당시의 자막을, 사용자가 (오포의 외부 자막 같이)특수한 방법을 동원하지 않는 한 영상과 함께 띄울 수 없다는 것이겠는데... 이게 아까우시다면 뭐, (아직 국내 정발 소식은 못 들었지만, 홍콩판 BD에 한국어 자막이 있으니 아마 곧 이야기가 나올) 정식 발매 BD의 화면빨을 통해 보신다 해도 크게 아깝지는 않으시리라 봅니다. 이 영화의 힘은 특이한 기교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정론에 가까운 (심심할 수도 있는)주제를 가지고 아름답게 다듬은 것이고 그것을 올곧게 보여준 것이라 생각하므로.

(* 더불어 이 영화의 서플은 모두 BD에만 있으며, 양이 그리 많지는 않지만 제법 볼만합니다. 때문에도 서플 한국어 자막이 기대되는 정발(할 수도 있는) BD가 더 영화 내용의 음미에는 더 좋을 수도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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