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레이드 러너 2049 UHD-BD 소개 UHD-BD/BD/DVD 감상

일전에 [블레이드 러너 UHD-BD : 드디어 나온 UBD의 홈런]이라는 포스트(링크)에서 말씀드린대로, 블레이드 러너 (파이널 컷) UHD-BD(이하 UBD)는 퀄리티로나 시장저변으로나 뭐하나 확실하게 시원한 맛이 없던 UBD계에 시원한 홈런을 터뜨려준 타이틀이었습니다.

그래서 전작으로부터 35년만에 나온 속편 '블레이드 러너 2049'는 그 내용으로나 디스크 퀄리티로나 일찍부터 관심이 있었는데... 정작 2049 UBD/ BD를 제가 오랫동안 구하지 못 해서 디스크 퀄리티에 대해 논하는 것은 계속 미루다가- UBD 일반판은 주문하는데, 얘는 22일 이후에나 발송된다고 하니-, 결국 지인의 도움을 받아 시청한 결과를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 좌측이 워너 발매 북미반/ 우측이 소니 발매 한국반. 표지를 둘 다 올린 이유는 본문 참조)

- 디스크 스펙

UHD-BD 트리플 레이어(100G), 2160/24P(HEVC), 화면비 2.40:1, HDR10 (* 북미반)
UHD-BD 듀얼 레이어(66G), 2160/24P(HEVC), 화면비 2.40:1, HDR10 (* 일본반)
(* 같은 소니 발매인 영국/ 한국반의 용량은 제품 입수 전이라 아직 확인하지 못함)
최고 품질 사운드: 돌비 앳모스 (워너, 소니 발매반 공통)
* 워너 발매판 패키지(북미)에 동봉된 2D BD는 앳모스, 3D BD는 DTS-HD MA 5.1ch가 최고 품질 오디오
* 소니 발매판 패키지(유럽, 한국, 일본)에 동봉된 2D BD는 DTS-HD MA 5.1ch, 3D BD는 DD 5.1ch


- 영상 퀄리티

블레이드 러너 2049는 Arri Alexa XT를 주축으로 한 3.4K(및 2.8K 혼합) 해상도의 소스를 4K DI하여 UBD로 제작했습니다. 전작이 35mm에 아나몰픽 렌즈를 대어 촬영한 것에 비해, 2049는 풀 디지털 + 단초점 렌즈로 촬영한 관계로 전체 화각은 1.55:1인 것이 특징.(2049도 아나몰픽 렌즈를 댔다는 일부 매체 보도가 있지만 그것은 오보.)

결국 2049는 진짜 4K 소스라곤 할 수 없지만, 두 가지 장점이 있는데 a. VFX 처리도 3.4K, b. 덕택에 촬영/ CG 모두 동일한 1.2배 업컨버트만으로 구현 했단 점입니다. 물론 단점도 있는데, a. 3414 x 2198의 RAW 해상도를 4K DCP 작성을 위해 업컨버트하니 4096 x 2636으로 조정되었고, b. 때문에 시네마스코프 상영비로 맞춘 DCP 상태에서 이미 상하 트리밍 처리(4096 x 1713화)로 화질이 약간 저하, c. UBD화는 이 DCP 상태에서 재차 트리밍(3840x1600화) 했다는 것입니다.(단, 러닝타임 전체는 아니고 일부는 DCP 이전 RAW 상태에서 바로 UBD용 트리밍했다고 합니다만.)

이런 이유로 블레이드 러너 2049 UBD의 디테일상 우수성은 솔직히 100점을 주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그야 UBD 자체로 보기에는 BD + 업스케일보다 나아 보이는 점도 분명 있으며 상당히 깔끔한 해상력을 보여주는 건 맞습니다만, 3.4K라는 촬영 해상도의 한계와 더블 트리밍 처리를 거친 이 그림이 진짜 UBD의 4K에 100% 적합한 그림인지는 의문부호가 붙습니다. 그래도 이중 윤곽선 같은 업스케일 부작용은 거의 눈에 띄지 않으니, 아마 이런 점들을 종합하여 Hi-def 리뷰어는 이 UBD의 화질에 4.5/5를 부여한 것 같고 제가 보기에도 이 해상력이 2049 UBD의 첫번째 아쉬움입니다.

한편 HDR과 색 재현력 측면에서는 상당히 훌륭합니다. 단, 이것도 아주 흥미로운 편차가 있는데...

- 북미반(워너 발매반): 최대 181니트/ 평균 73니트
- 일본반(소니 발매반): 최대 457니트/ 평균 179니트

이렇게 서로 HDR10 휘도 스펙이 다릅니다. 이런 식으로 아예 마스터에 손을 댄 '완전 상이 판본'은 UBD에서는 처음 접하는 것이라, 북미반은 조급증으로/ 일본반은 순전히 총(한정판의 그거) 때문에 동시 구입한 지인으로서도 알게 된 후엔 저와 함께 잠깐 벙쪘던 대목.

이때문에, 2049 UBD는 2D BD의 사운드 스펙뿐 아니라 HDR 재현력 때문에도 북미반과 일본반을 따로 취급할 필요가 있습니다. 일단 북미반은 대부분의 프로젝터에서 HDR이 (상대적으로 더 밝게 나와서)더 유리하며, 2015~2016년 시점의 HDR 휘도가 충분히 나오지 않는 4K HDR TV에서도 위력을 발휘합니다. 아울러 평균 비트레이트 수치도 일본반에 비해 높아서(평균 56M대) 특히 일부 CGI의 디테일 재현력이 전반적으로 더 우수해 보이는 특성이 있습니다.(이는 HDR 휘도 재현성과도 맞물린 좀 복합적인 문제입니다. 다만, hevc 코덱의 특성상 비트레이트 수치가 높은 것이 디테일 재현성이 뛰어난 것은 사실이므로 반드시 HDR로 특히 암부 디테일이 먹혔다거나 한 이유 때문만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일본반은 HDR 휘도가 충분히 나오는 TV들에서 HDR 어필력이 좋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지인의 OLED B7과 소니 550으로 비교해본 결과, 일본반은 명확히 B7(HDR 피크 휘도는 화면 10% 면적 기준으로 약 800니트까지 구현 가능)에서 HDR의 어필도가 뛰어나게 나옵니다. 때문에 2017년 시점의, HDR 휘도가 높은 대기업 TV들로 본다고 가정했을 땐 분명 일본반의 영상이 확실한 어필점을 가질 것으로 사료됩니다. 비록 평균 비트레이트 수치가 50M 이하로 보이는 관계로 해상력면에서 신뢰도를 갖기는 어렵지만, 상대적으로 눈에 덜 띄는 해상력보다는 눈에 확 띄는 소위 펀치력이 뛰어난 하이 다이나믹 영상 어필력이 좋기 때문에 일본반의 그림도 나쁘지는 않습니다.(특히 BD와 차이 = UBD를 산 보람으로 느끼는 분이라면 일본반의 그림이 더 와닿을 겁니다. 일본반은 BD 사운드가 DTS-HD로 제한되어 더더욱.)

문제는 북미나 일본이나 2049 UBD의 그림에 대해서 100%라고 평할 수 없는 부분이 또 있는데, 바로 VUDU나 애플 TV에 공급된 2049 UHD판은 돌비 비전 그레이딩 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이 돌비 비전 그레이딩판에 대해서는 (북미반 HDR10과 비교한 Hi-def 리뷰어가 언급하듯) 특히 암부의 표현력이 HDR10 그레이딩 상태보다 뛰어났다고 하니까... 결과적으로 2049 UBD는, 첫 눈에는 괜찮아 보이지만 파고들 수록 뭔가 미묘한 부분이 보이는 디스크라고 말씀드리겠습니다.


- 음성 퀄리티

뭔가 애매한 데가 있던 영상에 비해, 블레이드 러너 2049 UBD의 돌비 앳모스 사운드는 흠잡을 데가 없는 마스터 피스라고 사료됩니다.

가장 좋다고 생각했던 것은 1. BG의 디테일과 스케일을 모두 완벽하다 싶을만큼 잘 전달, 2. 대사 선명성이 뛰어났다는 점. 전작 블레이드 러너 UBD는 대사 선명성면에서 가끔 약간 먹힌다 싶게 탁한 부분이 없는 건 아니었는데, 2049는 현 세대 최신작답게 아주 깔끔하게 갈아놨습니다. 이를 통해, 한스 짐머가 참여한 스코어의 소위 '간지'와 결합하여 극중 긴장감을 아주 극적으로 고양시켜 줍니다.

더불어 Hi-def 리뷰어가 언급한대로, 저역의 핀포인트 강성도 주목할만한 부분. 서브 우퍼를 제대로 쓰지 못하는 시스템에선 이 UBD 보기가 좀 아깝다 싶을 정도로 필요할 땐 제대로 멋지게 떨어져 줍니다. 그나마 흠을 잡자면, 이 모든 강점이 돌비 트루HD로 재생해도 비등하게 느껴져서 굳이 천장 스피커를 낑낑 설치한 보람이 좀 줄어든다 정도인데... 그래도 종종 들려주는 입체감과 그로 인한 공간감을 무시할 수는 없으니, 결국 앳모스 사운드로만 한정해도 충분히 잘 만든 사운드임은 틀림없습니다.

문제는 소니 발매반(예를 들면 한국 정발반)에선 UBD 패키지 내의 BD가 DTS-HD MA 5.1ch로 포맷이 제한되어 이 감각을 BD로는 느낄 수 없다는 것. DTS-HD MA로 들어도 충분히 훌륭한 건 맞는데, 돌비 앳모스로 듣다가 이쪽을 들으면 뭔가 간이 덜 된 김치를 먹는 듯한 느낌입니다. UBD 용량 제한도 껄끄러운데 BD도 스펙을 억눌러 놓는다라... 소니는 대체 무슨 생각일까요?


- 결론

2049 UBD는 정발 한정판 UBD등을 통해 이미 접한 분들 사이에서 상당히 상찬받은 타이틀이고, 실제로 퀄리티는 상당히 좋은 축에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다만 본 감상문의 톤은 어딘가 상당히 냉정한데, 이건 개인적으론 기대치를 꽤나 높였다가 흠결이 슬쩍슬쩍 보이니 좀 평이 짜진 측면도 있는 것 같네요.

단지 문제는 비단 이뿐만이 아닌데... 이 2049 UBD는 발매 전부터 판본별 돌비 비전 적용 여부(워너 발매 북미판에는 케이스에 돌비 비전 마크가 없고, 소니 발매 영국판에는 케이스에 돌비 비전 마크가 있어서 생긴 해프닝. 발매 후 확인 결과 둘 다 적용되지 않았습니다.)와 판본별 디스크 용량 차등 건으로 한바탕 의구심이 있었고... 개중 디스크 용량 문제는 북미/ 일본을 비교해 본 결과 실제로 그렇다고 판정이 나서 더 애매해진 상황. 거기에다 절대휘도 대응방식이라 안 그래도 TV 성능에 따른 영상 편차가 심한 HDR10이, 수록 휘도부터 차이 나는 판본이 존재한다니 이 영화의 '제작진 의도를 그대로 재현한' 마스터는 도대체 어느 쪽인지 모르겠습니다.

결과적으로 본문에도 언급했듯이, 그냥 척 보기엔 불만없이 볼 수 있는데 파고들면 애매한... 2049 UBD는 이런 느낌입니다. 대충 큼지막한 2루타를 친 건 맞는데, 혹시 압축 배트 쓴 게 아닌가 하는 찝찝함이랄지? 그런 의미에서 개인적으로는, DV와 Auro 3D 사운드(DCP에선 이 버전도 존재)까지 포함한 '완전판'이 새로 나오는 것을 기대하고 싶습니다. 물론 이때는 전 세계가 다 한 회사에서 마스터링 한 판본을 쓰고/ 기왕이면 한국어 자막 넣은 판본도 만들어 주면 좋겠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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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dennis 2018/03/21 18:05 # 답글

    전 아이튠서 4k로 엑스트라 컨텐츠 다포함 $7.95에 나왔길래 고걸로 덥섞 ㅎ
  • 城島勝 2018/03/21 19:31 #

    하하, 네. 그것도 좋은 선택이십니다.
  • 로그온티어 2018/03/21 18:41 # 답글

    S급 영화를 B급 영화처럼 보이게 만드는 타이틀 퀄리티...
  • 城島勝 2018/03/21 19:32 #

    네, 굉장히 아쉽습니다.-_-;
  • 씨온알도 2018/03/21 21:32 # 삭제 답글

    S급 영화를 B급 영화로 보이게 만드는 퀄리티라...
    웟분 말씀처럼 정말 그정도인가요?
    본문에서 상당히 좋은 축에 속한다고 하신 거랑 상반된 반응이네요. 다른 유저들도 상당히 칭찬한 타이틀이라고 보는데요.;

    P.s 정보에 의하면 정발판이 100G로 추정되는데, 사실이라면 일본판과 어떤 차이가 있을지 북미판과 또 어떤 차이가 있을지도 궁금하네요.
  • 城島勝 2018/03/21 21:41 #

    (로그온티어 님의 의도는 또다른 것일지도 모르겠으나)제가 볼 때 이 UBD는 타이틀 자체로선(= 그냥 보기엔) 상당히 좋지만, 제작자 의도의 정확한 전달 관점에선 B가 아니라 솔직히 C 이하입니다. 본문의 논조도 이것이고요.

    정발반 스펙은 아직 못 받아서 모르겠으나, 차이가 또 있으면 대체 어떤 판본의 그림이 감독이 원한 그림일런지. 솔직히 약간 짜증나는 상태입니다. 상당히 억눌러 표현했더니, 마냥 들판 위를 뛰노는 칭찬 같아 보였나 보네요.-_-ㅋ
  • 씨온알도 2018/03/23 11:05 # 삭제 답글

    아시다시피 워너와 소니가 각각 따로 마스터를 취한 게 감독의 의도를 알 수 없는 이유인 것 같습니다.
    서로 동일 가이드로 맞춘 것이 아니라서 참 애매하게 되었네요.
    그리고 촬영감독인 로저 디킨스가 이 영화를 HDR이나 돌비 비전으로 보는 걸 권유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4K + SDR + 시네마스코프 비율 화이트 스크린으로 볼 것을 권유했다고 하네요.
  • 城島勝 2018/03/23 12:13 #

    네. 디킨스 옹의 이야기는 저도 2049 리뷰 작성 후에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DV 버전도 한 번 보고 나서 총괄해서 언급할 생각이었는데, 하여간 조만간 이에 대해 따로 포스트를 하나 작성 해볼 생각입니다.

    그건그렇고 북미와 글로벌 발매반을 서로 다른 제작사에서 손대는 경우는 DVD 시절부터 왕왕 있어왔지만, BD까지는 동일 기준에서 비트레이트 외에는 손대지 않았던 반면/ UBD에선 이번 2049 처럼 앞으로 HDR까지 따로 손을 대기 시작한다면, 향후 상당히 ㅈㄹ맞을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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