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동전사 건담 역습의 샤아 UHD-BD화의 의미 취미

일전에 포스팅한 '기동전사 건담 역습의 샤아, UBD 발매 예정'(링크)를 통해서 '기동전사 건담 역습의 샤아' UHD-BD(이하 UBD) 발매 예정 소식을 전해드렸습니다. 해당 게시글은 정보 전달용이었으니 발표된 사실쪽을 주로 기술하였으므로, 이번 게시글에는 간단하나마 UBD화에 대한 예상과 의의에 대해 개인 견해를 언급해 볼까 합니다.


1. 4K 리마스터

상기 링크 게시글에도 언급된대로, 이번에 발매되는 역습의 샤아 UBD는 본편 35mm 네거에서 4K 리마스터하여 UBD화 마스터가 제작됩니다. 이에 대해서는 작년 9월경, 토미노 감독 감수로 작업이 진행되고 있음이 언급된 적이 있고.

본래 화소수가 결정되어 있는 작금의 디지털 제작 애니메이션에서 제작 해상도를 크게 넘어서는 해상도는 별 의미가 없고, 그 실례도 많습니다. 예를 들어 SD 해상도로 제작된 '전투요정 유키카제'의 DVD와 BD는, BD가 DVD(+ 가정용 업스케일)에 비해 약간의 색감 보정 정도나 감지될랑 말랑하는 수준이었고요.

다만 아날로그 필름, 개중에서도 35mm 판형의 컨텐츠는 2K 해상도에서 아직 거기에 담긴 디테일을 100% 다 긁어냈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16mm나 8mm 필름의 경우엔 2K에서도 이미 충분하게 긁어낸 상황이라, 추가로 디지털 보정을 좀 걸어서 그럴싸하게 보이게 할 수는 있어도 거기에 담긴 진짜 맥을 되살려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이건 일본의 2D 애니메이션이라도 동일한 명제로, 특히 극장의 대화면을 전제로 제작되는 애니메이션은 TV판에 비해 선 하나라도 더 그려넣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이를 속속들이 긁어낸다는 목표나 이론적 의미 자체는 가볍지 않습니다.(비록 2D 재패니메이션 특성 상 그래봤자 BD에서 이미 사람 눈에 보일만큼은 다 긁어냈다 라고 해도, 팬심에 따른 '아카이브' 용도로서의 의미까지 따진다면야.)


2. 문제는 필름 보존, 그리고 HDR

다만 문제는 두 가지로, 첫째는 필름의 보존 상태/ 그리고 두 번째는 HDR 그레이딩의 향방입니다.

- 보존 상태 이슈

우선 필름 보존 상태의 경우, 기존 역습의 샤아 BD가 발매된 2008년 당시는 아직 (일반적으로 잘 보존된 경우를 기준으로)'필름이 거기에 전사된 내용을 100%에 가깝게 간직했을 내구 연한'인 25년이 넘어가기 전이었습니다. 비록 리마스터 해상도는 2K/ FHD에 약간 못 미치는 수준이긴 했습니다만.

이에 비해 이번 UBD의 경우, 25년을 넘긴 네거를 가지고 리마스터 작업을 하는 셈이라 이 점에선 좀 불리하긴 합니다. 대신 35mm 애니의 4K 리마스터 노하우 자체는 2013년부터 '자이언트 로보'와 '초시공요새 마크로스'의 BD화를 시작으로, 일본내에서도 이미 잘 축적된 상태이니 일장일단은 있겠습니다.

일단 역습의 샤아 BD의 영상에서 문제라 지적되었던 건 1. 상하좌우 블랙바(소위 '액자식') 화면, 2. 윤곽선의 균일도가 종종 어긋나고, 2중 레이어 마스킹이 안 됨, 3. (특히 전투 신에서)컬러 밸런스가 왔다갔다하며, 네거의 거스러미가 제대로 처리되지 않아 거슬리거나 함 같은 것들입니다. 반다이 비주얼측에서 이를 인지하고 있다면, 그에 합당한 거스러미/ 잡티 처리와 디테일 보정 프로세스를 거칠 것이라 봅니다. 따라서 이 점은 일단, 희망이 더 많기는 한데...

- HDR 이슈

문제는 HDR 그레이딩쪽. 현재 반다이 비주얼이 발매한 HDR 그레이딩 재패니메이션, 중에서도 HDR 그레이딩의 방향성을 엿볼 수 있는 건 '기동전사 건담 썬더볼트' 극장판 UBD 쪽입니다. 개중에서도 첫 발매작인 디셈버 스카이 UBD에 영상특전으로 수록된 건담 구작들의 HDR 클립이 가장 직접적인 판단 가능한 소재이고.

이전에 '건담 썬더볼트 UHD-BD로 보는 일본 애니메이션의 4K/HDR화'(링크)라는 포스트에서 이 썬더볼트 UBD의 HDR에 대해서 언급한 적이 있는데, 그 골자는 광원 표현을 '힘있고 밝게' 보이는데 주력 & (주로 우주 배경의)암부는 더욱 어둡게 죄어 전체적인 화면의 입체감을 살리고자 하는 것이었습니다. 덤으로 필름 셀 애니의 경우, 필름 자체의 다이나믹스를 살려서 원래 셀이 가진 밝은 화면을 최대한 전달하는 게 목적이라고 언급한 적도 있고.

이것은 HDR10을 통한 실사 영상의 지향점과도 맥락이 닿고, 이론적으론 나무랄데 없기는 합니다. 다만 이론은 이론이고 실제 결과물에 대해서 말하라면 글쎄, 상기 링크 게시물에 자세히 언급했지만 간단히 요약하면 '너무 나대서, 종종 걸려 넘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특히 필름 셀 HDR인 건담 W 엔왈이나 0083(영상 특전으로 수록된, 짧은 분량이었지만)의 경우엔 화려는 해도 언밸런스한 느낌이 상당했고요.

단지 저건 2016년 말의 이야기니까(올해 3월에 나온 더블오 극장판 UBD는 아직 못 봐서 판단 불가), 역습의 샤아는 '그냥 필름 다이나믹스를 살리는' 방향에서 조심스레 접근한다면 BD보다 좀 더 화사하면서 밸런스는 깨지 않는 그림을 만들지도 모른다는 희망은 있다고 봅니다. 다만 이것 역시 '(무조건, 절대적으로)BD/SDR 영상보다 더 우수하다.'라기 보다는 (사람에 따라서는)'보기 좋다고 느낄 여지가 있다' 정도로 정리될 수도 있으니까, 지나친 기대는 금물일 터이고.


3. 사운드 사항

역습의 샤아 UBD에는 기존 PCM 2.0ch 음성 외에, DTS-HD MA 4.1ch이 추가 수록됩니다. 이 4.1ch은 PCM 2.0ch로 가공하기 전의 원 디지털 사운드 스캔 데이터인 돌비 프로로직(을 통한 서라운드 플래그) 데이터에서, 그 음성 성분을 재배치 + 저음 성분을 추가하는 식으로 만들어낸 멀티 채널이라 공표되었습니다.

일단 역습의 샤아는 BD에서도 북미판의 경우 5.1ch(로 미국 발매사측에서 독자적으로 분할한) 일본어 음성이 수록된 전례가 있습니다. 이 음성은 기존 2채널에서 거의 SE만을 골라 리어로 보내는 식의 배치였는데, 분리도가 그리 선명하지는 않았지만 그럭저럭 확산감이 좀 더 느껴지는 정도의 차이는 있었다는 감상이었고요. 단지 .1에 해당하는 저음역은 기본 PCM 2.0과 비교해서 더해졌다는 기미가 전혀 없었으니까... 이번 UBD에 실리는 DTS-HD MA 4.1ch에서는 주로 분리도의 명확함/ 저음역의 어필치가 관전 포인트라 하겠습니다.

(* 개인적으론 북미판 BD의 5.1ch 영어 음성이 서라운드 면에서 꽤 인상 깊긴 했습니다. 특히 일본판에 없는 SE를 좀 더 가공해서 가미하여, MS 백병전의 치찰음 같은 것도 상당히 신선했고요. 다만 새로 수록된 SE가 기존 일본판 BG를 재탕한 부분들과 비교하면 좀 언밸런스하다는 단점은 있었습니다.)


4. 기타

역습의 샤아 UBD에선 소소하지만 그나름 신경쓰였던 게 영상특전 부분입니다. 사실 이것도 북미판 BD 때문인데, 북미판 BD에는 일본판 BD에 있던 특보/ 예고편 외에도 일본 방송국에서 영화 소개 프로그램 같은 것에 사용했던 프로모션 영상(약 10분 분량)이 수록되어 있었다보니.

이 프로모션 영상의 장점은, 누락시킨 컷이나 SE 및 연출 처리가 다른 컷 같은 게 짬뽕되어 방송사에 제공된 덕에 상영판(및 BD 수록 본편)에서는 볼 수 없었던 부분들을 엿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헌데 이번에 발표된 역습의 샤아 UBD 스펙 사항에 따르면, 서플은 기존 일본판 BD와 마찬가지로 예고/ 특보 1, 2만 있더군요.

비록 UBD에는 100p 분량의 북클릿이 첨부되어 기존 BD의 빈약한 텍스트 물량(16p 분량의 해설서로 끝)을 보완한다고는 합니다만... 아카이브 용도로서 북미판 BD의 가치가 여전하다는 게 좀 우습기는 합니다. 이 역습의 샤아 UBD의 9200엔이나 하는 가격에는 리마스터 및 UBD화 비용과 기존 자료를 취합해서 만든 북클릿 제작비 같은 게 다 포함된 것이겠지만, 하는 김에 (30년 된 극장 애니를 UBD화 구실로 신품 BD보다 더 비싼 값에 팔아먹으면) 특전으로 제공할 건 몽땅 닥닥 긁어왔어야 맞지 않나 싶은데 말이죠.


요약하면 이번 역습의 샤아 UBD는 기대 반, 불안 반입니다. 굳이 말하면 기대가 51 정도지만, (서플면에서)불만 요소도 조금 있어서 애매하긴 하네요.

참고로 UBD 패키지에 동봉된 BD에도 DTS-HD MA 4.1ch 음성이 수록된다는 것으로 보아, 영상도 UBD화용 4K 리마스터판을 전용할 가능성이 점쳐지기는 합니다. 다만 자막 사항은 UBD/ BD 둘 다 일본어 자막 1종(On/ Off 가능)만 있다고 발표되었습니다.(08년 발매된 BD와 동일) 관심 있으신 분께선 참고되시길.


덧글

  • 로리 2018/03/14 17:38 # 답글

    그런데 필름 보전 내구연한 생각한 적이 없었네요...
  • 城島勝 2018/03/14 21:03 #

    일반적으론 생각할 필요가 없기는 합니다. 결과를 필름 생각 안 나게 잘 뽑아준다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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