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D냐 BD냐, 러빙 빈센트 북미판BD 주의보 취미

북미에서 1월 16일에 발매된 '러빙 빈센트' 북미판 블루레이에 대해 우울한 사항이 있어 언급해 봅니다.

당 작품은 국내에서도 상영 당시 조용한 반향을 일으켰으며, 그 근저에는 다른 무엇보다 '손으로 그린 장편 유화 애니메이션'이라는 특징이 있습니다. 무려 5년의 시간 동안, 107명의 화가들이 빈센트 반 고흐의 화풍을 그대로 재현(때문에 실제 영화 제작 기간은 10년에 육박한다고)하여 영상에서 살아 움직이게 한 장인정신이 돋보이는 작품.

때문에 이 작품의 BD, 더 나아가 UBD가 기대되는 바였으나 일단 UBD는 이탈리아 외에는 발매 국가가 확인되지 않는 상황.(2/7 발매) 때문에 우선 북미판 BD로 맛을 보았는데... 그 맛이 깍두기의 맛이더군요.


말그대로, 러닝 타임 전체에 걸쳐 블록 노이즈가 화면에 꽤 빈발합니다. 처음엔 플레이어나 디스플레이에 무슨 이상이 있나하고 지인과 함께 케이블 뺐다낀다 셋팅 조정한다 이리저리 살펴봤을 정도. 아무 이상이 없어서 대체 왜 이런가 했더니, 이 BD는 (싱글 레이어 디스크에 담긴)본편 용량이 꼴랑 12G이고 비트레이트가 13.5Mbps(AVC 코덱)에 불과합니다. 10년 전에 나왔어도 뭐? 할 스펙이 2018년에 나온 것에 대해 우선 경악.

(주: 일본 하이비전 방송 WOWOW의 현행 비트레이트가 평균 20Mbps이며, 한국 HD 방송도 셋탑이나 공중파 사정에 따라 좀 다르지만 5~10Mbps는 나옵니다.)

이 북미판 러빙 빈센트 BD에 대해선 (그 후하디 후한)블닷컴 공식 리뷰에서도 별점을 3/5 밖에 안 줄 정도이며, 그걸 떠나서 전체적으로 볼 때 이 BD는 화질면에선 (과장 좀 보태서)우리나라 공중파 HD 방송을 생각하시는 게 좋습니다. 무엇보다 깍두기부터 빈정 상하지만, 전체적인 영상 디테일이나 질감의 표현도 상당히 실망스럽습니다.

(주: 이 영화는 그린 스크린 배경으로 실사 촬영 + 배경이나 기타 부가 요소는 CG 합성 + 각 신의 주체인 '그림'은 유화로 그림(& 로토스코핑 기법으로) 전체 합성 = 완성했습니다. 때문에 영상에서 가장 중요한 게 그 '유화의 질감'을 표현하는 것인데, 이게 실망스럽습니다. 블닷컴에선 그 부분에서 좀 커버를 치고 있지만, 제가 볼 때는 추가로 쓸데없이 샤프니스를 걸어서 그럴싸해 보일 뿐 전체적으론 상당히 떨어지는 그림입니다.)

그나마 사운드(DTS-HD MA 5.1ch)는 그럭저럭 선명함 면에선 선전해서 낫다 싶지만, 솔직히 이쪽도 도토리 키재기. 북미 로컬 출시사(Cinedigm)가 대체 (이 비주얼이 최대 어필 포인트이자 간판이고, 그걸 최대한 살려야 빛나는 작품을 가지고)무슨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그저 황당할 뿐. 아니, 비주얼 펀치력으로 먹고 들어가는 영화이기에 앞서 만든 이들의 수고에 대한 예의로라도 물리 매체를 통해 제대로 된 화면을 뿌려주는 게 지당하리라 봅니다만, 이건 자국에서 만든 영화가 아니라고 너무 막나간 듯도?


하여간 보면서 얼마나 짜증이 났는지 빌려다 스샷을 찍어 게재할 생각조차 나지 않아서 죄송한데, 어차피 이 북미제 BD의 슈퍼 저퀄리티 진가(?)는 직접 영상을 봐야 이해와 탄식이 동시에 갑니다. 아니, 그렇다고 굳이 사지는 마시고요. 시간 낭비, 돈 낭빕니다.

참고로 이 러빙 빈센트 BD는 더 블루를 통해 국내 정식 발매가 예고되어 있는데, 제발 상태 좋은 마스터를 가져다 최대한 잘 수록해 주길 바라마지 않습니다. 안 그래도 요즘은 많은 분들에게 생소한 1.37:1 화면비의 작품(상영 화면비/ 디스크 화면비 동일. 디스크에서도 현재 출시된 모든 국가의 디스크가 다 동일한 1.37:1로 수록)이므로, 영상이 북미판 수준이면 (국내에서 오소링하다)뭐가 잘못된 거 아니냔 애먼 소리 들을 가능성이 농후합니다.-_-;


PS:
추가로 덧붙이면, IMDB에선 본 영화의 마스터에 대하여 바이퍼 필름 카메라 촬영 + 6K 스틸, 4K DI로 기재되어 있는데... 이건 '유화'의 로토스코핑용 촬영에 한정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실사 배경과 CG는 35mm 촬영/ 2K DI 스펙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덧글

  • JOSH 2018/02/20 16:34 # 답글

    와... 작화를 죽여버리면 어쩌라는거죠.
    이 대단한 작품을 받쳐주지를 못하네요.
    안타깝습니다.

    다른나라 판들 중에서는 멀쩡한게 있을지 없을지 걱정되네요.
    북미판과 같은 소스 밖에 없는건 아니겠죠?
  • 城島勝 2018/02/20 19:02 #

    러빙 빈센트는 영국/ 폴란드 합작회사가 마스터를 소유하고 있으며, 따라서 영국 외 국가에선 각국의 로컬 BD 발매사에서 받아 오소링하는 구조를 취할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비압축 마스터에 대한 압축 등 영상 핸들링 기술을 가진 발매사라면, 상영용 DCP나 혹은 그 이전의 DI 단계 데이터를 받아다 쓸 수 있습니다. 북미 로컬 발매사도 아마 이런 식으로 DI 데이터를 받아다 자기들 나름대로 고 손실 압축한 것일 테고요. 따라서 각국마다 해당 국가 로컬 발매사가 DI 데이터를 어떤 스펙으로 핸들링/ 오소링 했느냐에 따라 BD 퀄리티는 천차만별일 것으로 사료됩니다.
  • JOSH 2018/02/20 19:30 #

    희망은 있는거군요 ^^;
  • eggry 2018/02/20 17:27 # 답글

    북미판이 이러면 믿을데가...
  • 城島勝 2018/02/20 19:06 #

    북미 로컬 발매사가 과거에 일본 애니메이션의 북미 BD 발매도 꽤 했었는데, 이 과정에서 비트레이트 재압축을 행한 전례가 있다하니... 러빙 빈센트도 애니메이션이라 도맷금 취급해 버렸을지도 모르겠습니다.-_-ㅋ

    개인적으론 이 영화의 본진인 영국 발매판 BD 쪽이나, 이탈리아 UBD판(유니버설이 제작 담당)이 어떤가 흥미가 갑니다. 영국에서는 예술 영화를 곧잘 좋은 퀄로 내놓았던 ALTITUDE FILM DISTRIBUTION이 제작, 발매를 맡았고... 이탈리아는 유니버설이 손을 댄 (명색이)UBD라.
  • 밴엔제리 2018/07/15 23:34 # 삭제 답글

    반고흐를 너무 사랑해서 러빙빈센트의 블루레이만 손꼽아 기다리다가 들리게 되었습니다 ^^
    글을 읽고 너무나도 전문적이며 , 세세하신 글에 감동먹어 덧글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 저또한 해당 영화의 오랜 제작기간과 이 영화의 특색인 반고흐의 붓터치하나하나 색감하나하나를 재대로 느끼기 위해 블루레이판만 기다리고 있는데...너무 안나오네요 ㅠㅠㅠ
    저번달에 DVD는 출시되었던데...아쉬운대로 구매해여하나 고민할 정도입니다 ㅠㅠ
    혹시 블루레이판의 추가소식은 아직인가요?? ㅠㅠ 하...기다리다가 정말 목 빠지겠습니다 ....
  • 城島勝 2018/07/16 06:07 #

    안녕하세요. 포스트에 관심 보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국내 정식 발매 BD에 대해선 더블루에서 발매에 대한 티저 예고를 하긴 했는데, 구체적인 소식은 아직 없습니다. 다만 서플 추가나 판권상으로 뭔가 특이한 추가 사항이 없는 한은, 일반적으론 DVD 발매 후 2 - 3개월의 텀을 두고 BD 발매 일정이 나오곤 하니 조금 더 기다려 보시는 걸 권하고 싶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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