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란 UBD 박스 시리즈 감상 5 - 인셉션 UHD-BD/BD/DVD 감상

아쉽게도 이젠 세 편밖에 안 남은 '놀란 UBD 박스 감상'. 그 다섯 번째는 인셉션입니다.

'다크 나이트'의 대성공 이후 헐리우드/ 평단/ 관객 모두의 기대치가 집중된 놀란 감독이 2년 만에 내놓은 오리지널 영화 '인셉션'은, (다크 나이트 이전부터 그를 주목했던 사람들은 다들 이미 인정하던 사실이지만)다크 나이트가 결코 우연히 운이 좋아 나온 영화가 아님을 증명했습니다. 동시에 현재의 '놀란 (감독)'이란 브랜드와 명성을 흔들리지 않는 것으로 만들어준 작품이기도 하고. 굳이 덧붙이자면, 제가 놀란 감독이 천재라고 생각하게 된 것도 이 '인셉션'에서였습니다.


1. 디스크 구성

국내 정식 발매된 놀란 UBD 박스 내 인셉션 UBD 패키지는 (다른 모든 놀란 UBD 박스 내 패키지와 마찬가지로)3Disc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본편 UBD + 본편 BD + 서플 전용 BD. (이것은 같은 날 국내 정식 발매된 인셉션 단품 UBD 패키지: 정가 4만 4천원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든 디스크에 한국어 자막 지원)
본편 UBD... UHD-BD 트리플 레이어(100G), 2160/24P(hevc), 2.35:1, HDR10, DTS-HD MA 5.1ch
본편 BD... BD 듀얼 레이어(50G), 1080/24P(VC-1), 2.35:1, DTS-HD MA 5.1ch 외
(* 구판 인셉션(2010년 발매)의 본편 디스크와 동일한 디스크)
서플 BD... 구판 인셉션(2010년 발매)의 서플 디스크와 동일한 디스크

인셉션 UBD 패키지 내 본편 BD와 서플 BD는, 2010년에 발매된 구판과 100% 똑같은 내용의 디스크입니다. 따라서 모든 서플도 더도덜도 없이 100% 똑같이 수록되었습니다.


2. (본편)BD에 대하여

인셉션 UBD 패키지 내 본편 BD는 상술한대로 2010년 발매 초판과 100% 똑같은 디스크입니다.(디스크 라벨 이미지만 다름) 때문에 본편 BD의 'EXTRACTION MODE'나 기타 서플도 모두 수록되었습니다.

완전 동일 디스크이므로, 자막도 동일. 예를 들어 그 유명한 '아버지'는 여기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건 역자도 이미 인정한 문제이고, OCN 등의 TV 방영판에선 '아버님'으로 슬쩍 잘 고쳐놨는데 디스크에선 뭐... 하여간, 본편 및 서플 BD에 대해 더 자세하게 알고 싶으시다면 관련 동호회의 공식 리뷰 하나를 링크하오니, 관심있으신 분께선 이쪽을 참고하시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Blu-ray] <인셉션> 블루레이(DP 리뷰)


3. UBD에 대하여

- 영상 퀄리티
: 인셉션 UBD는 148분작 본편의 실 용량이 85G나 될 정도로, 비트레이트 측면에선 다크 나이트 라이즈보다 더 부어놨습니다. 문제는, '비트레이트는 어디까지나 마스터를 최대한 그대로 수록하기 위한 보조 장치'라는 명제만 떠올리게 만든다는 것.

이 UBD 영상 최대의 문제는, 이미 BD 당시에도 지적되던 링잉을 비롯한 화면 노이즈가 일소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35mm와 65mm를 혼용하여 촬영한 이 영화는 이를 좀 자연스럽게 보이게끔 하려고 여러 필터가 동원되었는데, 때문에 일반적인 밝기의 화면에선 그럴싸해도 특히 밝은 화면들에서 (그 부작용인)노이즈가 쉽게 노출되는 단점을 낳았습니다. 그런데 이 문제가 UBD에서도 똑같이 보입니다.

(실제로 실내 신 등 광원이 억제된 장면에선)해상도 향상의 순 기능이 더 도드라지므로 이런 데 집중한다면 UBD의 향상이 없는 것은 아닌데, 전체적으로 보면 그 폭이 좀 미약해 보이는 데다가 & 전술한 노이즈 문제가 눈에 띄므로 이게 눈에 걸리기 시작하면 상당히 곤란한 경험이 될 수도 있습니다. HDR로 닦아놓은 명부가 BD보다 더 밝아지면서, 이 문제가 더 눈에 잘 띄니 설상가상. 여기에 설산 신을 비롯하여 높은 화면 밝기가 집중적으로 요구되는 신들은, HDR 표현력이 좋은 디스플레이에선 오히려 미세 디테일이 안 보이는(= 상대적으로 낮은 주변 광량에 비해 특정 오브젝트의 밝기가 지나치게 높아서, 상대적으로 잘 안 보이게 되는)경향마저 보입니다.

그나마 암부는 잘 닦아 놓아서, 암부 디테일 표현이나 몇몇 심각한 밴딩은 없어졌기 때문에 이 점에선 좋습니다. 다만 여기서도 (극히 일부지만)미세하게나마 (BD에선 일괄적으로 묻혔던 암부의 깊이가, HDR 그레이딩으로 인해 단계별로 잘 분리되다보니)밴딩이 오히려 보이게 된 경향도 있어서 가끔 애매. 그래도 이 UBD에서 가장 쳐줄만한 부분인 광색역의 잇점은, 특히 판타지스러운 꿈 속 일부 시퀀스를 상당히 그럴싸하고 싱싱하게 만들어 놨으며 주역들의 피부 톤 질감도 더 생생해졌지만/ 이 피부 톤도 간혹 너무 과장되어 (마치 술취한듯)불그스레한 부분이 보여서 또 눈에 밟히는 편입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게, '높은 비트레이트' 덕에 충실히 구현되었다는 것이 아이러니. 다크 나이트 라이즈 UBD 감상에서 언급한대로, hevc 코덱의 특성에 따라 고 비트레이트 hevc = 미세 정보를 충실히 수록 < 이런 상황이라... 샤픈 링잉 같은 것도 유감없이 잘 보이게 된 것이니 할 말이 없습니다. 결론적으로 인셉션 UBD는 '어느 부분에 중점을 두느냐'에 따라서, 화질 평이 하늘과 땅 차이로 날 수 있다고 봅니다. 어느정도 나아진 해상도 & 색감 & 암부에 중점을 둔다면 충분히(최소한 '그럭저럭'이라도) 좋은 화질 vs 마스터링 파라메터도 안 바꾼 듯한 무성의 & 명부 & 과장감에 중점을 둔다면 (UBD치곤 영)골치아픈 화질.

- 음성 퀄리티
: 장단점이 팽팽하게 맞서는 화질에 비해, 음질에선 별로 불만사항이랄 게 없습니다.

포맷은 BD와 동일하지만, 인셉션 UBD의 DTS-HD MA(24/48) 5.1ch 트랙이 더 깊이감이 있습니다. 특히 한스 짐머 최고의 곡으로도 자주 회자되는 'Time'을 가지고 비교하려고 두 디스크 다 '그 장면'부터 틀어봤는데, 어떤 의미에선 다크 나이트 1챕터 유리창 박살 씬보다 더 차이가 선열하게 와닿는 편.

SE 역시 훨씬 직접적이고 입체적이라, 예를 들어 다리에서 낙하하여 입수하는 신 등으로 비교해보면 웬만한 시스템에서도 바로 UBD의 강점을 캐치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비록 모든 장면/ 모든 신에서 일괄적으로 체감되는 정도로 업그레이드 된 건 아니지만(이런 건 설령 포스트 HD 포맷으로 변환했다해도 무리이니), 아무튼 사운드 면에선 BD에 비해 UBD 쪽의 성취가 (시스템과 청자의 집중 사항에 따라 다르나)반 발짝이라도 앞선 것으로 들립니다.


4. 총평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놀란 감독의 컨텐츠들은 VUDU 등 스트리밍판에선 이미 돌비 비전판을 제공하거나 & 제공할 예정입니다. 비록 VUDU판을 제가 직접 보지 못해서 비교는 무리이고, 프레스티지 > 다크 나이트 트릴로지까지는 HDR10의 그레이딩에 크게 불만을 제기하진 못하겠다는 생각인데... 당연하지만 DV판과 1:1로 비교하면 언제든지 이 생각은 뒤바뀔 수도 있는 것이고, UBD에선 모조리 제외란 건 상당히 아쉬운 일.

특히 인셉션 UBD의 경우, 화질면에서 상술한대로 UBD치고 아쉬운 부분들이 눈에 밟히는 편이라... 그리고 이 문제들이란 게 프로젝터에선 화면이 커서 보이고 & TV에선 화면 밝기가 높아서 보이고 이래서 진퇴양난. 인셉션은 BD 당시에도 이미 (시시콜콜 따지고 들자면)화질상의 문제 몇 가지를 지적받은 적이 있는데, 워너가 UBD에서도 이걸 그리 개선하지 않은 것은 능력이 안 되는 건지 태만인 건지 알 수가 없습니다. BD용 마스터를 그냥 업컨버트(HDR 그레이딩은 먹였지만) 해서 수록한 것으로 보이는 배트맨 비긴즈 UBD의 경우보다, 어떤 의미에선 (최소한 저는)이쪽이 좀 더 열받는 편이네요.

결론적으로 제 입장에선 (이 UBD 박스는)다크 나이트 > 다크 나이트 라이즈에서 좀 후해진 점수를 인셉션이 도로 깎아먹은 상태. 말하자면 프레스티지: So So > 배트맨 비긴즈: 이건 좀... > 다크 나이트: 끄덕끄덕 > 다크 나이트 라이즈: 오오오 > 인셉션: ??? ... 하지만, 어차피 인셉션 하나 제외하고 다른 걸 다 낱권으로 사도 박스보다 비싸니까... BD보다 그래도 좋아진 부분에 집중하면서, 단품보다 저렴하다는 관점에서 보자면 긍정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아무튼 제가 인셉션의 새로운 디스크에 기대한 바가 너무 높았을 수도 있는 것이니, 평도 상대적으로 그 배신감을 반영한 것일 수도 있겠고.


이제 다음 차례는 '인터스텔라'입니다. 여담이지만, 얘는 나름 치열한 예약 전쟁을 뚫고 초판 한정판을 샀는데 > 케이스 파손 & 디스크 상처 크리로 교환을 요청하자 > 재고 없으니 환불해 드릴게요 소리 들은 이후, 뭔가 빈정 상해서 여지껏 정발 BD를 안 샀던 작품이라 더 기대가 됩니다.(?)


덧글

  • eggry 2018/01/13 18:24 # 답글

    놀란 작품 중 제일 좋아하는데 아쉽군요
  • 城島勝 2018/01/14 09:59 #

    배트맨 비긴즈와 함께 UBD화에 대한 환상을 버리란 예시만 보여줬습니다. 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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