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란 UBD 박스 시리즈 감상 1 - 프레스티지 UHD-BD/BD/DVD 감상

2017년이 다 가기 전에 일단 시작해 놓는 시리즈, '놀란 UBD 박스 감상'. 그 첫 번째는 프레스티지입니다.

프레스티지를 시작으로 고른 건, 이 박스 구성 작품 중 배트맨 비긴즈를 제외하고 가장 먼저 상영되었기 때문입니다. 상영 순서대로 하면 배트맨 비긴즈 > 프레스티지 > 다크나이트 > 인셉션 > 다크나이트 라이즈... 이렇게 넘어가야 하는데, 뭔가 다크나이트 트릴로지는 반드시 함께해야 깔끔한 느낌이라. (이 박스에 메멘토가 있었으면 이런 부연 설명 없이 그냥 시작해도 다들 납득하시겠습니다만^^;)

다만 비단 이 점 외에도 이 프레스티지 UBD 패키지는 스타트를 끊을만한 이슈를 가지고 있기도 하니, 서열정리는 이쯤하고 바로 감상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1. 디스크 구성

국내 정식 발매된 놀란 UBD 박스 내 프레스티지 UBD 패키지는 (다른 모든 놀란 UBD 박스 내 패키지와 마찬가지로)3Disc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본편 UBD + 본편 BD + 서플 전용 BD. (이것은 같은 날 국내 정식 발매된 프레스티지 단품 UBD 패키지: 정가 4만 4천원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든 디스크에 한국어 자막 지원)
본편 UBD... UHD-BD 듀얼 레이어(66G), 2160/24P(hevc), 2.35:1, HDR10, DTS-HD MA 5.1ch
본편 BD... BD 듀얼 레이어(50G), 1080/24P(AVC), 2.35:1, DTS-HD MA 5.1ch 외
서플 BD... 수록 내용 하기 참조

2. (본편)BD에 대하여

프레스티지 UBD 패키지 내 BD는 다음의 특징이 있습니다. (밑줄로 강조한 이유는 후술.)

- 영상 코덱 AVC, 영상 비트레이트 29.81Mbps
: 07년 발매된 구판 프레스티지 BD는, 디즈니 발매권역인 북미반에서만 AVC 코덱으로 수록되었으며 이 판본의 비트레이트는 23.04Mbps. 즉, UBD 패키지 내 BD는 새로 만든 것은 확실합니다. 단, 스크린샷 비교 등을 통해 검토해 본 바로는 새로이 트랜스퍼를 거친 리마스터 소스를 사용한 것은 아닌, 구판 BD에 사용한 마스터를 리인코딩하는 정도에서 그친 것으로 추정됩니다.

때문에 이 BD의 영상 특성은 북미반과 대동소이. 35mm 필름과 카메라 특성(파나 밀레니엄 XL2 + 아나몰픽 렌즈)을 탄 노이즈 그윽(그득이라고 할 수도 있는)한 화면이 특징이며, 전체적으로 건조하고 어두운 화면이면서 칙칙한 색감- 요약하면 놀란 감독 특유의 화면빨- 이 잘 드러난 BD입니다. 따라서 구판 BD 소지자의 경우 구판에 비해 더 높아진 비트레이트에 따른 동영상 노이즈 저감 메리트 정도는 유리할 수 있으나, 제가 북미반 구판 프레스티지 BD를 소지하고 있지 않아서 이 부분에 대해선 확언하기 어렵습니다. 단, 이 비디오 빗렛 29.81M은 UBD 패키지 내 BD에서만 확인된 사항입니다.

- DTS-HD MA(24/48) 5.1ch 수록
: 07년 발매된 구판 프레스티지 BD는, 역시 디즈니가 손을 댄 북미반만 LPCM 5.1ch(24/48)이 수록되었으며 워너가 발매한 기타 글로벌반은 모두 DD 5.1ch가 최고 품질 사운드였습니다.(단, 08년 발매된 일본 로컬반은 LPCM 16/48 영어와 돌비트루HD 16/48 영어를 동시 수록) 역시 제가 북미반이 없어서 품위있는 사운드로 평가된 북미 LPCM 5.1ch 트랙과 비교는 불가하나, 이번 신판 BD의 DTS-HD MA 5.1ch도 그 퀄리티는 상당히 좋습니다. 제가 과거 소지했던 DD 5.1ch 영국반 사운드따윈 말끔히 기억에서 지울만큼 특히 S/N면의 진보와 이로 인한 깔끔함의 증강이 인상적으로 들립니다.

다만 UBD에 수록된 동 포맷(DTS-HD MA 5.1ch)의 사운드 퀄리티가, 이 신판 BD보다도 (일반적인 시스템에서도, 명확히)좀 더 좋게 들리는 게 프레스티지 UBD 패키지의 특징이라면 특징. 동 타이틀 동 포맷 사운드임에도 (평범한 시스템에서도 인지할만큼)UBD의 사운드가 좀 더 좋게 들리는 타이틀이 종종 있으나, 프레스티지의 경우엔 개인적으로 좀 마구다지로 쓰는 사운드바에서도 차이가 느껴질만큼 UBD쪽이 좀 더 좋게 들립니다. 워너는 이미 배트맨 v 슈퍼맨 UBD와 동 패키지 내 BD에서도 (동 포맷 재생 시)이정도의 사운드 차이를 내는 등의 전적이 있었지만, 슬슬 노골적이 되어가는 듯.

참고로 사운드 포맷은 UBD 패키지 내 신판 BD와, 같은 날 정식 발매된 프레스티지 단품 BD(1Disc 일반판, 정가 27500원)가 동일합니다. 단, 사운드 비트레이트 비교는 하지 못했으며 이 두 BD간의 퀄리티 비교 역시 제가 단품 BD가 없는 관계로 불명입니다.

- 자막 폰트 이슈
: 이 건은 국내 정식발매된 적이 없는 구판 BD가 아니라, 12월 28일에 동시 발매된 프레스티지 UBD 패키지 내 BD와/ 프레스티지 BD 1Disc 일반판 간의 비교입니다. 자세한 사항은 DVD프라임에 게재한, 따로 정리된 게시물(링크)을 참조해 주십시오.

간단히 요약하면 양자는 같은 날 발매된 신판 BD임에도, 수록 한국어 자막의 폰트와 사이즈가 다릅니다. 또한 바로 이 문제 때문에, UBD 패키지 내 동봉 BD와/ 단품 BD(1Dsic) 간의 화음질 퀄리티 마저도 100% 동일하다고는 직접 보기 전엔 확신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단순 수치상으로는 그렇게 만드는데 문제는 없습니다. 이번 신판 프레스티지 BD의 본편 용량은 35.6G이며 서플은 3.02G에 불과해서, 듀얼 레이어 BD에 수록한다면 아무 문제없이 1Disc에 넣을 수 있습니다. 오히려 서플 디스크를 따로 나눠 굳이 3Disc 사양으로 만든 게 제조 단가를 올린 요인이라고 생각됩니다.

한편 수록 자막의 번역과 퀄리티는 무난한 느낌. 문장 길이에 치여 건너뛰는 의역이 심한 편이나, 영화의 내용이해 자체에는 크게 문제 없는 기분입니다. 오탈자에 신경쓰기 보다는 BD, UBD간 화/음질에 신경쓰다보니 좀 주마간산 지나가서 100% 오탈자가 없는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서플먼트 자막도 제대로 달려있는 등 성의 자체는 있는 느낌.

* 본문 중 의혹 부분들은, 단품 BD와 직접 비교/ 확인할 일이 있다면 수정하거나 제외할 예정입니다.


3. UBD에 대하여

프레스티지 UBD를 요약평가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영상 퀄리티
: 이 UBD는 네거에서 확실하게 4K 트랜스퍼를 한 듯, 해상감과 디테일면에서 (신판)BD + 업스케일에 비해 더 정세한 맛이 분명 있으며 & 4K 스캐닝한 필름에서 보여주는 특성을 보여줍니다. 때문에 BD에선 특히 그레인과 결합하고 포커싱까지 멍해져서 디테일이 날아간 몇몇 장면에서도, UBD는 좀 더 또렷한 맛이 있습니다.

정확한 HDR 기준 밝기는 측정 장비가 없어 불명이나, 프로젝터/ TV 출력 화면을 비교해 본 바로는 적어도 평균 그레이딩 휘도가 크게 높은 것 같지는 않다고 추정됩니다. 주로 암부에 신경을 쓴 듯, 꽤 깊이 떨어지는 암부와 + 10비트 컬러 뎁스 수록 덕에 (BD에서 종종 보이는)암부의 밴딩이 일소된 것도 장점. 때문에 암부 표현력에 장점이 있는 디스플레이(OLED 등)로 감상 시엔, 디테일은 캐치할 수 있으면서도 정세한 블랙에 상당히 만족할 수 있습니다. BD의 경우엔 (UBD HDR 화면과 비교하면)암부가 대개 좀 뜨거나, 아니면 그냥 확 묻혀서 아무것도 안 보이거나로 처리되었기 때문에 더더욱.

다만 색역 변경에 따른 색감 차는 거의 인지하기 어려우며, HDR 펀치력이 인상적인 장면도 일부 스파크 튀는 신 정도라서(특히 T모 선생이 관여하는 이들 신은, 출력 디스플레이에 따라선 무슨 애니메이션 처리된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일반적인 감상 관점에서 볼 때 UBD의 장점이 그다지 도드라지지는 않습니다. 또한 HDR 그레이딩 때문에 노이즈화 되어버린 그레인도 문제. 일부 암부에서 그레인과 발색 잔상이 뒤섞이는 장면에선 상당히 지저분한 인상마저 풍기므로, 이런 신은 차라리 그냥 BD에서 약간 흐릿하게 뭉개놓은 쪽이 더 좋게 보입니다. 특히 무대에서 마술을 피로하는 장면들에서 나오는, 무대와 객석간의 조명차 대비가 심한 장면들에서 쉽게 눈에 띄는 경향이란 것도 흠.

요약하면 프레스티지 UBD는, FHD 디스플레이나 비HDR UHD 디스플레이에선 그냥 (패키지 내 동봉된)BD를 트는 게 더 나아 보이고 그렇게 여길 분도 많으리라 예상됩니다. HDR 디스플레이라도 해상감이나 밝기보단 암부 표현력에 장점이 있는 디스플레이에서 더 개선감을 느끼기 쉽기 때문에, 재생 허들이 상당히 높은 UBD라 총평하겠습니다.

- 음성 퀄리티
: BD에 대해 기술할 때도 언급했지만, 프레스티지 UBD에 수록된 DTS-HD MA 5.1ch 사운드는 겉보기 포맷과 스펙은 (동봉된 신판)BD와 동일함에도 퀄리티와 품위는 좀 명확하게 좀 더 좋게 들리는 것이 특징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음의 확장성과 다이나믹스 측면에서 더 좋게 들리는데... 단순히 수록 비트레이트 차등(UBD쪽은 PC 프로그램을 통한 정확한 측정이 안 되지만, 플레이어 인포 등으로 어림잡아 대략 4Mbps대로 보입니다. 한편 BD는 3.6M대)만으로 이런 차이가 난다기보단, 아예 사운드 디자인 시점부터 마스터링 퀄리티를 다르게 잡은 것 같습니다.

때문에 동일한 플레이어에서 재생한다면, 평범한 시스템의 사용자라도 UBD를 트는 게 좀 더 낫다고 여길 공산이 큽니다. 다만 이 차이란 게 손실 압축 > 무손실 압축 수준의 체감차를 내는 건 아니고, 사운드갑이라고 평가된 북미반 구판 BD의 LPCM 5.1ch (24/48)과 비교할 땐 또 어떨지 몰라서... 또한 절대적인 관점으로 볼 때는 UBD조차도 전면적인 상찬까진 약간 망설이게 되는 수준이니, 사운드 퀄을 중시하시는 분이라도 꼭 프레스티지 UBD를 강권하진 않습니다.


4. 총평

프레스티지는 06년 개봉작이고/ 35mm 판형이며/ 필름도 비교적 양호한 상태로 남아 있을 것임에도, (과거 트랜스퍼를 그대로 유용한 것으로 보이는)BD와 (새로 스캔/리마스터를 거쳤을 것으로 추정되는)UBD간 격차가 무슨 DVD > BD 수준으로는 나지 않습니다. 시시콜콜 뜯어보면 영상면에서 구구절절 장점을 논할 수도 있지만, 이 UBD를 비HDR UHD 모니터에서 본 지인은 간결하게 '진짜 차이가 있어?'라고 반문할 정도이니.

이것은 놀란 감독의 연출 제작(된 소스 자체의 특성) 및 4K화 감수 성향(에 따른 UBD화의 특성)의 영향이 다대하다고 판단되지만, 아무튼 (특히 35mm 이하 판형의 필름 촬영된, 10년 이상의 연식을 가진 구작의)UBD화에 지나친 기대를 품기 어렵다는 수많은 사례에 물 한 방울 더해진 것 정도입니다. 다만 국내에선 어차피 프레스티지 BD가 정발된 적이 없기 때문에, 개봉 10년이 넘어 동시 정발되었으니 기왕이면 다홍치마... 라는 심정이라면야 UBD도 얼마간 잇점이 있다 싶고.

더불어 정발 BD 1Disc는 요상하게도 UBD 패키지 내 동봉 BD와 자막 폰트가 다르고 단품 BD쪽이 더 별로인지라... 이런 것들을 종합하면 글쎄, 한국 팬이라면 프레스티지는 정발 UBD로 갖추시는 것도 좋다고 봅니다. 프레스티지 단품 UBD만도 4.4만 vs 단품 BD는 27500원... 이라는 가격차가 맘에 걸립니다만, 아무튼 UBD가 더 딸려오기도 하고 세세하게 뜯어보면 개선점도 있으니까요. 결국 요약하면 (한국 팬은)시스템과 성향에 상관없이, '프레스티지는 UBD 패키지를 사세요.'로 끝맺고 싶습니다.


다음 시리즈는 배트맨 비긴즈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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