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의 연금술사 BD 정식 발매 작업 진행 현황 취미

이전 포스팅에도 몇 번인가 언급한대로, 최근에는 TV 애니메이션 ‘강철의 연금술사 FULLMETAL ALCHEMIST’ Blu-ray(이하 BD)의 국내 정식 발매 작업에 감수 및 검토인 자격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관심있는 분들께선 이미 아시겠지만 국내에서 '신강철'이라고도 칭해지는 이 2009년판 애니메이션은 그 분량이 무려 64화/ 총 러닝 타임 1500여분 이상이며 & 감수 작업 중에 세어보니 표시되는 자막 횟수만도 2만 3천회를 넘어갑니다. 비슷한 분량의 작품을 검토한 경험이 없는 것은 아니고 개인적으로 대단히 좋아하는 작품이기도 하지만, 역시 이 분량 자체가 쉽지 않은 물량이거니와 워낙 정발BD 에 기대를 거는 분들도 많으시기에, 솔직히 그 중압감으로 작업 참여 자체가 고민이 되었던 것이 사실이고요. 21세기의 첫 10년 동안 가장 볼 만한 작품 중 하나로도 꼽히는 이 애니메이션의 BD 정식 발매 작업에 대충대충 임할 수도 없으니, 만약 참여한다면 고생길이 BD 해상도만큼이나 선명해서.

그래도 슬슬 작업이 후반에 이른 지금 잠시 돌아보면, 참여하지 않았다면 훨씬 후회했을 거라고 생각되네요. 제게도 이 작품은 인생 속에서 두고두고 되새기고 싶은 소위 ‘인생 작품’ 중 하나이니. 때문에 같은 생각을 공유하는 그리고 아직 접하지는 않으셨지만 입소문에 궁금해 하시는 많은 분들께, 발매 언급으로부터 꽤 시간이 지나도록 자세한 소식이 나오지 않아서 슬슬 궁급해지는 본 정발 BD의 제작 현황에 대한 이야기를 잠시 해드리고 싶어 본 포스트를 작성해 봅니다.

* 본 애니메이션은 일본 제작진의 요청에 따라 한국(을 비롯 일본 외의 모든 국가 공통)에 ‘강철의 연금술사 BROTHERHOOD’로 표기 및 방영되었습니다. 하지만 한국 정식 발매 BD의 공식 명칭은 일본 내의 표기인 ‘강철의 연금술사 FULLMETAL ALCHEMIST’를 그대로 사용하게 되었음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다른 무엇보다 이 애니메이션은 ‘일본 애니메이션에 이해가 있는 분들’만이 아니라, ‘관심이 없거나 처음 접하시는 분들’도 제대로 접하신다면 충분히 그 주제에 공감하고 만듦새에 감탄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발 BD를 통해 더 많은 분들이 손쉽게 즐기고 이해하며 - 나아가 새로이 애니메이션에 대한 흥미와 이해를 가질 수 있으시길 바라고 있고 - 이것이 이 작품의 정식 발매 작업에 참여한 모든 이들이 가진 공통된 인식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자막 번역/ 우리말 음성 수록/ 메뉴 및 전체 디스크 구성/ 동봉 북클릿 번역/ 전체 패키지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모두 작품에 대한 이해와 자세한 검증을 바탕으로 임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상당한 시간이 소모되었고, 되고 있습니다. 개중에서 지금도 계속 진행되고 있는 본 타이틀의 번역과 감수를 포함한 일련의 작업은 아래와 같은 합의 하에 진행되었습니다.


스텝1. 참고할 수 있는 바는 최대한 참고하고, 교차 검토하여 오류를 배제한다.

정식 발매 BD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자막 번역에서 중점을 둔 것은 ‘정확한 용어 사용, 되도록 원문과 가까운 뉘앙스의 전달’입니다. 이를 위해 특히 동음이의어의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원작 코믹스의 문장 표기나 오피셜 자료와 비교 검토를 병행한 것은 물론, 고유명사 표기에서도 (주로 서양식 이름이 많은 작품 특성에 따라)공식 철자 표기 및 북미 발매된 오피셜 자료를 함께 참고하였습니다.

이 때문에 국내 정식 발매된 원작 코믹스(의 번역으)로 익숙한 표기, 예를 들면 ‘브래드레이’ 대총통이나 ‘글래먼’ 중장이 > 본 정발 BD의 자막에선 (어원과 철자를 교차 검증하여)‘브래들리’ 대총통과 ‘그루만’ 중장으로 표기됩니다. 이외에도 많은 등장인물들의 성명이나 지명, 고유명사 등이 모두 같은 과정을 거쳐 확정되었고, 이것이 자막을 비롯한 전체 동봉 인쇄물과 기타 텍스트에서도 모두 통일되어 표기되도록 세심한 검토를 거쳤습니다.


스텝2. 오역 및 오탈자는 철저하게 솎아내고, 맞춤법도 최대한 준수한다.

스텝1 과 병행하여 스텝2 는 공식 발매되는 상업 작품에 걸맞는 품위를 확보하는 것에 주력. 반복되는 검토를 통해 오역과 오탈자를 체크하는 것은 물론, 띄어쓰기를 비롯한 맞춤법도 되도록 준수하고자 노력했습니다. 이를 통해 자막 길이나 기타 사유로 불가피하게 무시된 일부를 제외하면, 띄어쓰기에서도 거의 문제가 없을 만큼 맞춤법에 맞게 잘 정돈된 자막을 보실 수 있도록 작업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제대로 신경 쓴 증거 중 하나로, 검토 도중 압존법의 사용에 대해 잠시 논의가 있었다는 게 생각납니다. 제작에 참여한 인원들이 저도 그렇거니와 아무래도 압존법이 익숙한 세대입니다만, 지금은 군대에서조차 압존법이 폐지되었음을 감안하여 본 정발BD 의 자막에서도 압존법은 고려하지 않는 걸로 정리되었습니다.(상기 이미지의 상황은 화자-소장, 청자-대총통(국가원수)이기에 압존법을 쓰면 ‘그루만 중장의 일로~’라고 해야 합니다.) 이런 식으로 좀 유별나다 싶은 부분까지 모두 주의를 기울이느라 자막 제작에만도 시간이 꽤 많이 소모되었습니다.


스텝3. 우리말 음성에 대하여

본 정발 BD에 수록되는 우리말 음성은, 대원방송에서 국내 방영 당시 더빙한 소스를 그대로 사용하였습니다. 국내 방영 당시 삭제한 부분 없이 전체 녹음된 전적이 있었기에 별도의 추가 녹음이나 대본 수정 작업은 없었습니다만, 그렇기 때문에 아쉬운 부분도 더러 있긴 합니다. 예를 들면 15화에서 주인공 에드는 (우리말 음성에서)24+19를 44라 말하는데, 당대의 천재라는 설정인 연금술사로서는 터무니없는 실수를 저지른 셈.(일본어 음성에선 제대로 43.)

아울러 이 때문에 우리말 더빙에선 몇몇 화수의 제목 번역이 현 정발 BD의 자막 번역 결과와 다른데(각자의 번역 이념과 지침이 다르기 때문), 이는 각자의 대응 자막에서 통일하지 않고 각각 표기하였습니다. 예를 들어 8화의 다음 화 예고에서...

= 정발 BD의 일본어 음성용 자막에서는 9화의 제목을 ‘만들어진 마음’으로 번역, 표기
= 대원방송의 우리말 대본(및 음성)에서는 ‘만들어진 기억’으로 번역
: 정발 BD의 우리말 음성용 자막에서는 이에 따라 ‘만들어진 기억’으로 표기

이런 식입니다. 아울러 이 손질 과정에서 실수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체크도 병행.


스텝4. 우리말 더빙 음성의 손질

대원방송의 우리말 더빙 음성 소스는 대부분 상태가 괜찮지만, 일부 배경음이 없어지는 구간이나 음성에 잡음이 심하게 끼는 구간, (분명 녹음은 되었는데)음성이 전체 소거되는 구간 등이 있어서 이 역시 전체 확인과 손질이 필요했습니다. 정발 BD 수록 시에는 이 부분에도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였으며, 현재 재차 체크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아울러 사운드 리마스터를 통해 BD 수록에 걸맞는 퀄리티를 재확보하여, 정발 BD에서는 방송 당시보다 훨씬 양호한 상태로 우리말 더빙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방영 당시의 우리말 음성은 국내 성우분들의 연기가 훌륭해서 두고두고 들어볼 가치가 있는데, 정발 BD를 통해 영원히 변함없는 우수한 퀄리티로 전해드릴 수 있어 (감수인에 불과한 저도)개인적으로 기쁩니다.

이런 일련의 과정들을 거쳐, BD 정식 발매 작업은 현재 본편과 북클릿 번역이 거의 완료되고/ 패키지 디자인 및 동봉품 확정 작업이 한창입니다. 기다리느라 감질나는 분들이 많으신 줄 알고 있습니다만, 완벽을 기하기 위한 반복되는 검토/ 일본 판권사의 컨펌이 필요하여 확정되지 않은 사안들/ 제작 여건을 감안한 일정 산정 등으로 인해, 예약 사항 발표와 실제 발매에는 아직 시간이 좀 더 필요합니다.

이 작품 속의 주 무대인 아메스트리스가 국민들을 위한 정상적인 국가로 다시 태어나기까지는, 주역인 엘릭 형제 외에도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일이 무르익는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검토 중인 제가 보기에, 이런 내용의 애니메이션을 담아내는 본 정식 발매 BD의 작업에도 숙성 시간이 좀 더 필요해 보입니다. 이 시간을 편안하고 즐겁게 기다려 주시면, 완벽하고 만족스러운 디스크와 패키지를 전달하는데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기대해 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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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산타 2017/08/30 14:44 # 삭제 답글

    흐아 대원이 그래도 무삭제 방송했기에 이번 건은 딱히 수정할 필요 없이 그대로 수록되겠지 싶더니만, 이것도 결국 손질해서 리마스터링 했군요. 이거 손보는 비용도 꽤 들어갔겠습니다. 가격은 아직 확정 안 된 걸까요? 볼륨도 그렇고 우리말 수록 비용도 그렇고 해서 그래도 원펀맨처럼 장당 3.3만x16장은 솔직히 너무 부담되서... 4월처럼 장당 3만 정도면 좋겠습니다만... 어떻게 예상가에서 더 올라가진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네요. 아무쪼록 검수하느라 수고 많으셨고, 조금 더 힘내주시길 ㅎㅎ
    그나저나 패키지는 너무 화려함을 추구하다 결국 말 나오고 하는 일 없이 원펀맨, 4월구라처럼 그렇게 해서 나와줬으면 좋겠습니다. 카우보이비밥 ufe같이 큰 건 보관도 그렇고 스폰지 고정도 그렇고 감당하기 참 힘드니까요 ㅎ
  • 城島勝 2017/08/30 16:27 #

    네, 뭐 저도 가격과 패키지 디자인 둘 다 아직 확정안은 못 들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원하시는 방향으로 되면 좋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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