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블루레이 감상 - 로건(북미판) UHD-BD/BD/DVD 감상

제임스 맨골드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2017년 2월 28일 한국 최초 개봉을 시작으로 전 세계에 개봉된 영화 < 로건(LOGAN) >은, 울버린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이자 휴 잭맨의 마지막 울버린으로 개봉 전부터 관심을 끈 작품입니다.

사실 개인적인 울버린 시리즈에 대한 감상은, '마냥 킬링 타임용으로 만든 것 같지는 않은데, 킬링 타임용 이상으로 받아들이면 뭔가 애매해지는 작품' 이었습니다. 감독이 서로 달랐던 시리즈 1편(엑스맨 탄생: 울버린)과 2편(더 울버린)에서 공통적으로 그런 느낌을 받았다는 것은, 마냥 제가 무심했기 때문은 아닌 것 같고요. 그래서 여기 소개하는 로건도 거의 관성에 가깝게 보러 간 것이 사실입니다. 인생은 언젠가 끝난다고 했던 휴 아저씨 말마따나 시리즈도 언젠가 끝나는 거니까, 마지막이란 데 특별히 의미를 부여한 것도 아니고 말이지요.

다만 이 로건을 보고 나서는 글쎄... 킬링 타임용 이상으로 받아들여도 수긍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걸 어떤 의미로 받아들였는지는 맨 아래 총평에서 언급해 보기로 하고, 그런 이유에서 이 영화의 BD에 대해 소개해 보고픈 마음도 생겼다고 말씀드립니다.


1. 디스크 스펙

BD-ROM 듀얼 레이어(50G), 본편용량 28.9G
영상스펙 1080P24(AVC)/ 화면비 2.38:1/ 비트레이트 23.88Mbps
음성스펙 DTS-HD MA 7.1ch(24/48) 영어 외

스펙은 최고 수준은 아니지만 나름 준수한 편. 비디오 비트레이트도 20M대 중반에 버금가고, 음성 스펙도 DTS-HD MA로서 7.1채널에 24비트이니. 다만 로건의 상영용 마스터 기본 사운드 포맷은 돌비 앳모스인데, 로건의 UHD-BD판에는 돌비 앳모스가 수록되었지만 BD판에는 없는 게 흠이라면 흠입니다. 이것은 BD 2번장에 수록된 로건 느와르(흑백판)도 마찬가지.

한편 서플 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참고로 모든 영상 특전은 BD 1번장(로건 일반 개봉판)에만 수록되며, 오디오 코멘터리만 UBD/ BD 1번/ BD 2번장(로건 느와르: 흑백판)에 공통 수록됩니다.

- Deleted Scenes (1080P, 7:45): 삭제 장면 모음. 감독의 코멘트를 추가 선택할 수 있습니다.
- Making Logan (1080P, 1:16:05): 메이킹 필름. 러닝 타임도 길고 내용도 나쁘지는 않은데, 사실상 이게 영상 특전의 전부랑 다를 바 없다는 건 약간 아픈 듯.
- Theatrical Trailers (1080P, 6:32): 언제나의 트레일러.
- 오디오 코멘터리


2. 영상 퀄리티

로건의 촬영 스펙은 나름대로 준수한 편. 요샌 상당히 평범한(?) 축에 드는 3K급 디지털 카메라 Arri Alexa XT를 메인으로 하여 찍었지만, DI는 4K로 하여 구색은 갖추었습니다. 또한 전체적인 화면 톤도 다소 밝으면서 나름대로 시원스럽게 잡았기에, 칙칙하다면 칙칙하다고 할 수도 있는 내용을 유감없이(?) 볼 수 있게 배려하고 있다는 인상입니다.

아울러 전체적인 선예도 또한 준수한 편. 최근의 디지털 촬영작들 중에서 화질로 좋은 평가를 받는 BD들이 대개 그렇듯이, 정묘한 화면/ 깔끔한 디테일을 보여줍니다. BD판의 경우 드문드문 약간 과한 샤픈을 먹인 것 같은 기색도 있는데, 전체적으로 심각한 건 아니고 언뜻 봐선 UBD판의 정세함이 도리어 BD에 비해 크게 살아나지 않을 정도.

물론 아주 잘 뜯어보면 BD판(+업스케일)에 비해 UBD판의 선예도나 디테일 표현력이 더 뛰어나긴 합니다. 더불어 UBD판은 HDR 그레이딩의 효과로 인해 상기 스크린 샷에서 역광 위치에 있는 매점 내 인물의 어두운 쪽 디테일도 상대적으로 선명하게 나오는 등, BD판에 비해 기술적 수혜를 입은 편이기도 하고. 하지만 BD판 역시 오랜 시간 많은 이들에게 익숙해진 SDR/ BT.709 색역을 잘 활용했기에, 굳이 UBD를 슛 아웃해서 함께 보지 않는 한은 흠잡을 데 없는 화면을 보여주는 건 확실합니다.

전체적으로 편안한 광량의 화면을 보여주지만, 어두울 때는 충분히 잘 가라앉힌 화면도 미덕. 그러면서도 강조하는 오브젝트는 잘 뜯어 볼 수 있는 등, 암부 디테일면에서도 준수합니다. 전술한대로 굳이 UBD판을 1:1 비교하지 않는 한, BD판의 화면 다이나믹스나 디테일 표현력은 현 세대 BD로서도 충분히 납득하며 인정할 수 있는 수준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컬러 표현력 측면에선 광색역의 UBD판이 종종 좀 더 인상적인 색을 보여주기도 하는데, 이게 또 전체적으로 과한 색 강조를 걸지는 않은 느낌이라... 어떻게 보면 'UBD판이라고 대단할 거 없네.' 하고 실망하는 분도 계시지 않을까 싶네요. 물론 바꿔 말하면 BD의 컬러 표현력도 충분히 좋다는 이야기도 됩니다. 요약하면 지나치게 화사하지는 않지만, 밝고 보기 편하면서 섬세한 화면 < 시청자에게 '좋은 화질'로 인정받을만한 요소를 충분히 갖춘 BD 화질이라고 생각되네요.


3. 음성 퀄리티

로건 BD판은 1항에서 언급한대로 최고 퀄리티의 사운드 포맷이 DTS-HD MA 7.1ch입니다. 폭스가 유독 같은 작품의 UBD에는 포스트HD 포맷(앳모스, DTS:X)을 넣고/ BD에는 HD 포맷을 넣는 방식을 즐기는 것 같은데, 나름의 판매 전략이긴 하겠으나 물리 매체 소비자로서 좀 빈정 상하는 데는 있군요.

그래도 포맷을 떠나, BD판의 DTS-HD MA 사운드의 순수 실제 퀄리티는 충분히 준수한 편이긴 합니다. 영화 사운드 핸들링 노하우가 충분히 쌓인 DTS-HD MA 포맷답게, 능수능란하면서도 임팩트 있는 사운드를 시종일관 들려주는 편. 강약 확실하고, 다이나믹 레인지 충분하고, S/N도 좋고... BD판만 들었을 때 사운드에 무슨 흠을 잡을만한 데는 없기도 했습니다. 앳모스가 천장 스피커와 객체 기반 개념을 이용한 '공간감'이나 '정확한 방향성'을 추구하여, 궁극적으로 'AV에 있어 스피커 퀄리티의 격차를 디지털 기술력으로 어느정도 무마'하는 것과 달리 / HD 사운드는 사운드 자체의 총합 퀄리티를 스피커와 시스템을 통해 뽑아내야 하기 때문에, 그만큼 시스템간 격차가 커진다... 는 것이 흠이라면 흠이겠지요.

참고로 로건 UBD판의 앳모스를 감상해 본 지인의 품평에 따르자면- 2항의 UBD판 영상에 대해서도 언질해 준 분- 몇몇 액션 장면에서의 '긴장감'을 살리는 데는 앳모스 쪽이 좀 더 좋았다고 하십니다만, vs 일상 시점의 대화나 세세한 SE의 선명성 같은 건 BD판의 DTS-HD MA가 더 좋은 인상을 받았다, 고 하시더군요. 물론 양 포맷 모두 좋다 vs 더 좋다이지 나쁘다 vs 좋다가 아니므로, 시스템에 따라 충분히 즐기고 긍정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게 평가의 핵심이었고.

이는 DTS-HD MA 쪽으로만 들어 본 제 입장에서도 충분히 수긍이 가는 평이기도 했습니다. 전술했듯이 딱히 약점이란 걸 집어낼 수 없을만큼 만족스러웠으니까요. 필요할 때 저음 단단하게 때려주고, 채널 이동성 기민하고, 중고역 깔끔하게 뽑아냈고... 이런 걸 보자면 폭스 수뇌부는 장삿속으로 가득찼어도(그러니까 UBD와 BD간 포맷 차별을 그리 좋아하지), 디스크화 실행 팀들은 소비자를 위하는 것 같다(그러니까 차별받은 BD판도 이렇게 잘 수록하지)는 망상마저 듭니다. 물론 폭스가 확인해 줄 리 없으니까 망상의 레벨이지요.


4. 총평

제임스 맨골드 감독은 제가 아주 좋아하는 영화인 < 3:10 to 유마 >의 감독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로건을 보면서, 이 영화는 소재나 시대상 등 어느 하나도 (이 감독이 리메이크 한)유마행 3시 10분 발과 매칭되는 게 없지만 한 가지 심리만은 공유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중한 사람, 소중한 가치를 좀 너덜너덜해지고 꼴사나워도 어떻게든 지킨다'- 라는 부분.

여기에 이 부분을 어떤 분위기로 또한 어떤 모양새로 버무려야 좋은 요리가 되는지, 제임스 감독은 이걸 잘 알고 있는 사람 같고 때문에 로건도 개인적으로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준수한 디스크 퀄리티도 더해졌으니, 잘 모르는 분들께도 열심히 권하고 싶어지는 BD다 싶고요.

폭스는 현재까지 한국어 자막이 수록된 UBD를 단 한 장도 내놓은 적이 없고, 이것은 로건도 마찬가지라서 국내 정식 발매되는 로건은 BD로 끝일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때문에 국내에선 로건의 앳모스 사운드나 몇몇 HDR 효과가 나름 의미있는 부분들은 즐기지 못하는 분들도 많으실 것 같습니다만, 본문에서 언급했듯이 BD라고 꿀리는 물건이 아니기 때문에 지나치게 아쉬워할 일도 아니다 싶고요.

또한 이 영화는 국내 상영 당시의 자막도 상당히 좋았거니와 번역자분이 2차 매체에도 신경 쓰는 분이라, 정식 발매되는 BD가 감상에 끼치는 영향이라든가 소장 가치도 충분히 좋다고 봅니다. 굳이 더 바라는 게 있다면 서플에도 모두 (잘 번역된 한국어)자막이 곁들여졌으면 좋겠다는 것 정도? 마음에 든 영화를 깊이 맛볼 수 있다는 게 홈씨어터 물리 매체 감상의 특권이니까요. A/V적으로는 멋지게 뽑혔으니, 이런 점만 걱정하면 되는 BD라고 총평합니다.


덧글

  • 씨온알도 2017/06/11 18:51 # 삭제 답글

    하따 화질 좋네요. HD시대가 도래한지 한참이나 지나고 이제 UHD로 들어가는 시대지만, 역시 BD화질을 보고 있노라면
    '이런 HD라면 그 이상 바랄 게 없다' 싶은 생각이 듭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엑스맨 시리즈라곤 퍼스트 클래스밖에 보질 않아서 상영 당시 로건의 감성(?)을 만끽하기 어려웠나 봅니다.
    근데 하도 평이 좋아서, 다시보며 그 작품성을 느껴보고 싶은데 전작 어떤 걸 봐야할지 모르겠네요. 시간상 다 챙겨볼 순 없고 말입니다.ㅠㅠ
  • 城島勝 2017/06/11 19:16 #

    1. 울버린 시리즈 전작보단 퍼클-데오퓨까지 보신 다음 로건으로 넘어가시면 이해에는 충분하시리라 봅니다. 데오퓨에서 안 좋은 미래로 넘어간 게 로건이라... 울버린 시리즈 전작들은 도리어 잡스러워서...;

    2. 확실히 BD로 표현되는 HD화질은 완전히 무르익었습니다. 그래서 UBD에서 아직 표준합의도 다 안 된 2020이나 HDR을 들고나온 것이기도 하지요.-_-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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