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A 러브라이브! 선샤인!! 을 다시 보면서 (3) 취미

왜인지 모르지만 또 속편이 작성된 이야기, 'TV 애니메이션 러브라이브! 선샤인!! 을 다시 보면서' 입니다. 지난 시간에는 작품 속 캐릭터 언행의 숨겨진 의미와 그것이 함유한 복선에 대해 알아보았는데요. 사실 전 하나마루란 캐릭터의 실체에 대해 폭로하기보다, 시청자들이 애니메이션의 숨겨진 연출이라느니 복선이라느니 하고 유추하는 것은 모두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는 걸 조명해 보고 싶었을 뿐입니다. 여러분, 이거 모두 참말인 거 아시죠?

그래서, 지난 두 편을 가벼운 가십성 이야기로 시작하여 분위기와 운을 띄웠으니... 이제 슬슬 진지한 이야기를 해볼 때가 아닌가 합니다. 이 문장 연결에서 '그래서'가 적절한지 따지지는 마시고요.(웃음)

눈치 빠른 분들이라면 이미 아셨겠습니다만, 지난 두 편에서도 이미 숨은그림찾기처럼 중요하게 알리고 싶었던 요소는 모두 언급해 두었습니다. 굳이 그렇게 한 이유는 물론 저에게도 사정이란 게 있어서. 그러니까 아직은 이 알쏭달쏭한 숨바꼭질을 계속 해야 합니다. 하지만 곧 끝나니까 너무 답답해 하지는 마십시오. 물론 답답해 하지 않으신다면 그것도 그것대로 좋습니다.-_-ㅋ

총 13화로 구성된 선샤인 TVA에서 지금까지 가장 손이 많이 간 건 11화입니다. 물론 제가 애니메이터는 아니니까 작품 자체에 손이 간 건 아니고, 자막에요. 자막이라면 애니플러스 것도 있는데 왜 손이 가? 라고 하신다면, 저에게도 사정이란 게 있어서. 하여간 손이 많이 갔다, 기 보다 기억에 남는 포인트라고 하는 게 좀 더 맞겠습니다.

그렇다고 11화의 내용이 기억에 남는다는 건 또 미묘하게 아닌데... 이게 실시간 방송되던 당시에, 이 11화의 주요 이벤트에 대해서 (리프/아쿠아플러스의)'화이트 앨범'이 생각난다고 하신 분도 계셨던 것 같은데 그 화이트 앨범을 아주 좋아하는 제 입장에선 인정하고 싶지 않습니다. 이건 마치 학교의 허가... 가 아니고. 하여간 인정할 수 없습니다. 전 학생회장이 아니니까, 속으론 좋으면서 겉으론 아니다 하는 것도 아닙니다. 왜 그런가를 설명하는 건 이 포스트의 본질에서 많이 벗어나는 일이니까 생략하고, 어쨌거나 전 11화의 내용 때문에 이 화수가 기억에 남은 건 아닙니다.

이 화가 기억에 남은 이유는 이 두 캐릭터의 대화 때문입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이 둘의 대사를 옮기는데 있어서 경어 사용 때문에요. 전작 러브라이브! 는 '선배 금지!'라는 제목의 에피소드 이후엔 그냥 다 말 놓는 걸로 통일되어 간단한데 비해, 이번 선샤인은 적어도 1기 끝까진 캐릭터간 애매한 경어 사용과 몇몇 특정 어투 특성들이 남아 있는 편입니다.

개중 11화의 이 장면은 고3 인 왼쪽 캐릭터(마리라는 이름의)와 고2 인 오른쪽 캐릭터(요우라는 이름의. 참고로 외래어 표기법을 무시하고 '요우'로 옮겼습니다. 그러니까 뭐에다 옮겨? 라고 물으신다면, 아직은 상상에 맡기겠고요.)의 대화인데... 여기서 카운슬러 입장인 마리는 나이 상관없이 좀 장난기도 섞인 경어를 주로 써서 상관 없었습니다. 그런데 요우는 약간 고민시키더라고요.

(이 스크린샷의 자막은 애니플러스의 그것이 아닙니다.)

일단 애니플러스의 경우엔 여기서 요우의 대사에 대한 자막을 모두 경어로 옮겼습니다. '저는...' 으로 시작해서, 요소요소에 '~요'를 붙이는 것으로 호흡도 잘 끊었고요. 하지만 원 일본어 대사는 경어체가 아닙니다. 굳이 따지면 제대로 마무리하는 완결 어미는 딱 한 번 나오고 전부 ~て를 써서 애매하게 대사를 이어가며, 일련의 대화를 전부 따라가 보면 이 대화는 경어로 옮기는 게 적절하지 않습니다. 애초에 경어로 볼 부분이 어미고 뭐고 전혀 없거든요.

물론 선샤인의 캐릭터들은 상급생에 대해 소위 ~상과 ~데스마스체로 대표되는 경어를 붙이는 경향이 있었으니, 요우가 여기서 경어를 쓰는 것으로 자막에 나와도 딱히 위화감은 별로 없긴 합니다. 다만 '실제 원어에서 경어성 어미를 쓰지 않으니까 경어로 옮겨선 안 된다.'라는 교조적인 입장뿐 아니라, 이 상담성 대화의 전체적인 뉘앙스를 감안하면 여기서 요우의 대사는 한 가지 중요한 특징이 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남에게 얘기하기 좀 부끄럽고, 자기 스스로도 약간 애매한 감정이라 망설이긴 하는데, 말하고도 싶어서 결과적으로 주저주저 하는 느낌, 말이죠.

(이 스크린샷의 자막도 애니플러스의 그것이 아닙니다.)

그런 이유로 이 대화의 번역은, 애니플러스의 자막에 비해 느낌이 많이 달라져 버렸습니다. 여긴 이 애니메이션에서 나름대로 진지한 부분이라, 앞선 화수에서 몇몇 개그 뉘앙스의 의역이 달라지는 것들과는 달리 좀 부담도 있는데... 뭐, 아무래도 애니플러스가 먼저 방송했고 그에 따른 선점 효과란 게 있기도 하니까요.

하기는 일전에 이야기했던 걸즈 & 판처 극장판 BD의 자작 자막처럼 어차피 인터넷 상에 공개도 하지 않는데 무슨 문제냐? 라고 하실 수도 있는데... 아, 그렇죠. 넷에 공개하진 않습니다. 그러니까 제 판단을 밀고 나갈! ...거라는 이유가 공개되지 않기 때문이란 건 아니고(웃음), 제 나름대로의 일본어 문장과 상황 판단에 따른 것이므로 바꿀 생각은 없네요. 이것으로 요우는 상급생에게 말놓는 버릇없는 아이가... 아아, 괜히 저때문에 캐릭터 하나 이미지 깎는 건 아닌지... 아뇨, 아니예요. 원 대사부터 경어 아니라니까? 따지시려거든 이 애니의 각본가라 대사 구성도 담당했을 하나다 쥿키 씨에게 따지시길(웃음).

(이 스크린샷의 자막 역시 애니플러스의 그것이 아닙니다.)

하여간 그래서 여러분들이 불안해 하실 점은 오직 하나! 제가 럽알못이란 것뿐입니다. 이건 농담이 아닙니다. 그 증거로 전 러브라이브! 팬분들이 다들 넋을 놓고 봤다는 위 라이브도, 그저 덤덤하게 번역이나 생각할 정신으로 보고 있었다지요. 그야 저는 MIRAI TICKET를 더 좋아하니까... 아니, 이런 말을 하면 안 되지.

> 그러니까 뭘 불안해 하냐고 라고 물으신다면, 그건그것대로 좋습니다. 저의 연막전술이 완벽하게 통했다는 증거이니! > 그래, 엄청나게 불안해 라고 하신다면 그것도 뭐 당연합니다. 다만 제가 러브라이브는 몰라도 나름대로의 프라이드는 있으니까, 몇 퍼센트쯤은 불안감을 줄이셔도 될 겁니다. 그럼 짜잔~ 하고 공개할 그 날까지, 이 뭐가뭔지 알 수 없는 만담 시리즈는 계속됩니다. 쭈~욱.


덧글

  • 바토 2017/05/19 07:57 # 답글

    요우치카 이뿌다..로 머리를 비운 1人..
    말투 역시 캐릭터의 중요완성요소이니..기대가!!
  • 城島勝 2017/05/19 08:21 #

    그렇긴 한데 또 지나치게 막 나갈 순 없어서... 예를 들어 마리의 비글어(웃음) 같은 건 좀 더 재미있게 옮기고 싶... 다가 자제한 게 많네요.ㅎㅎ
  • 산타 2017/05/19 08:38 # 삭제 답글

    문득 궁금해지는군요.
    아이돌마스터, 러브라이브
    어느 쪽이신 겁니까?
    설마 둘 다이신 것은...
  • 城島勝 2017/05/19 09:59 #

    전 화이트 앨범입니다.(엄숙)
  • SCV君 2017/05/19 14:15 # 답글

    이게 그 말로만 듣던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이하략)' 의 상황인거군요(...)
  • 城島勝 2017/05/19 14:44 #

    그렇습니다. 아, 아닙니다. 그렇잖아요. 아니... 라니까?? 맞나?(웃음)
  • 건전청년 2017/05/21 22:11 # 답글

    이분 아무리 봐도 카쿠레(웃음) 러브라이버...

    그건 그렇고 11화에서 화앨이 연상된다는 건 전혀 모르겠네요 ㅠㅠ
  • 城島勝 2017/05/21 23:26 #

    그렇죠? 모르시겠죠? 그게 정상인 겁니다. 카쿠... 는 잘못 짚으셨지만.(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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