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발탄 BD, 좌우 블랙바 문제 취미

얼마 전에 한국영상자료원에서 발매한 [ 오발탄 ] 블루레이(이하 BD)가 도착하여, 간단히 언급해 봅니다.

오발탄은 1961년 개봉한 유 현목 감독의 작품입니다. 이 범선 작가의 소설 '오발탄'을 총 러닝 타임 109분 가량에 담아낸 영화로, 최 무룡 씨 등 당대 최고의 배우들이 출연하기도 했습니다. 이 영화는 원본 필름이 소실되고 붙박이 영어 자막이 입혀진 필름만이 남아 있어서 과거 출시된 물리 매체에선 당시 필름에 입혀진 자막을 그대로 봐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는데, 이번에 한국 영상 자료원(이하 영자원)에서 2년 가량의 리마스터링 과정을 거쳐 붙박이 자막을 말끔히 제거하고 잡티 소거나 유실 화면 복구 등 여러 면에서 신경 쓴 BD를 정식 발매했습니다.

오발탄 BD의 최대 장점은 1. 화면 붙박이 자막 제거, 2. 유실 화면 복구, 3. 최신 기자재를 통한 신 리마스터링입니다. 1961년 개봉작이며 열악한 필름 보존 상태를 감안했을 때, BD로 살려낸 화면 때깔은 이것이 거의 최선이라고 생각될만큼 깜빡임이나 잡티를 잘 제거했습니다. 비록 몇몇 장면에서 프레임이 살짝살짝 스킵되는 현상 + 붙박이 자막이 있던 부분을 자세히 보면 화면의 입자감(필름 그레인과 노이즈 상태를 통칭)이 주변과 아주 조금 다른 등 몇몇 작은 흠결이 있기는한데, 전체적으로 볼 때 50년 전 필름을 가지고 이만큼 살려낸 건 확실히 대단하다고 봅니다.

아울러 동봉된 북클릿도 20p 가량의 분량으로 작품 소개 및 한일 평론가의 영화 평론 + 기타 관련 내용의 영문/ 일문 번역까지 실어 상당히 알찬 편입니다.

다만 이 BD에는 본편 영상에 문제가 있습니다. 1. 좌우 블랙바가 완전한 블랙이 아니라 더 밝게 뜬다는 것, 2. 영화 후반부에는 이 블랙바 영역에 이보다 더 밝은 영역이 띠처럼 추가된다는 것. 오발탄은 필름 열화에 따라 제대로 보기 힘들어진 암부를 그나마 제대로 보여주기 위해 암부 밝기(= 브라이트니스) 값을 많이 올려서 마스터링한 것으로 보이는데, 덩달아 블랙바까지 떠버린 것은 블랙바를 포함한 16:9 화면을 가지고(BD에 수록되는 화면은 어떤 화면비이건 모두 16:9에 위아래 혹은 좌우 블랙바를 넣어 해당 화면비를 구현한 영상입니다.) 통째로 해당 화면 전체의 브라이트니스 값을 올려버리는 바람에 나온 상황이 아닐까 합니다. 2 역시도 같은 맥락에서 나온(이건 실수쪽에 더 무게가 실리는) 상황으로 짐작되고.

참고로 영자원에서 BD 출시 전 선행 상영회를 했을 당시 참석한 분의 말씀으론, 선행 상영 버전에선 이런 문제가 없었다고 하는군요.

참고로 제대로 된 좌우 블랙바 밝기는 위와 같습니다. 따라서 현 오발탄 BD는 특히 블랙을 잘 가라앉히기로 유명한 디스플레이에서 볼 경우(ex: OLED TV라든가...) 좌우 블랙바가 다른 타이틀에 비해 뜨는 것이 좀 거슬리게 됩니다. 영자원에서 오발탄 복원판 선행 상영을 보지 못해서 확신할 수는 없지만, 하여간 BD의 수록 상태는 좌우 블랙바를 어떻게든 물리적으로 가리면 몰라도(ex: 프로젝터용 스크린에서 마스킹 바를 쓴다거나) 사람과 시스템에 따라선 충분히 문제삼을 여지가 있을 듯.

한편 음성의 경우 확실히 연식을 생각할 때 거의 최선이라 생각됩니다. 영상도 그렇고 음성도 그렇고 패키지 만듦새까지 여러모로 한정된 예산 속에서 최선을 다한 것이라 생각되는데 본편의 블랙바가... 이에 대해서는 영자원의 공식 입장을 한 번 들어보고 싶습니다만, 일단 현 시점에선 끝까지 신경 써서 마무리 했어야 하는데 아쉽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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