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QA 음원의 실체를 맛보다 : Meridian Explorer 2로 보는 MQA 음원/음반/서적 감상

* 본 게시물은 MQA 및 Meridian Explorer 2의 제조사 Meridian 혹은 해당 제품 공식 수입사에서 의뢰받은 것이 아니며 모든 관련 기자재는 정식 판매처와 책정 가격 지불을 통해 조달되었습니다.

영국의 오디오 메이커 메리디언(Meridian)은 오디오 기기 제조 이외에도 자사의 디지털 프로세싱 기기 컨트롤 경험을 살린 여러 관련 포맷과 핸들링 루트 개발에 힘쓰는 재미있는 회사입니다. 개중에서 가장 대중적으로 알려진 것은 DVD-Audio 수록 포맷인 MLP(메리디언 로스리스 패킹) 테크닉으로, 메리디언이 제시한 이 디지털 무손실 압축 기술은 현재 HD 오디오의 한 축인 돌비트루HD 포맷의 모태가 되어 현재도 많은 미디어에 수록되고 있습니다.

그런 메리디언이 2014년 말에 내놓은 새로운 오디오 포맷인 MQA(Master Quality Authenticated)에 대해서, 개인적으로 과거 몇 번인가의 포스팅으로 다루면서 이론적인 접근을 해보았으며 그 골자는 1. 마스터 녹음시 최상의 해상도 그대로 인코딩, 2. 인코딩 된 오디오를 무손실 상태로 포개어 스트림도 가능한 수준으로 묶되 해상도를 유지 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인간 지각을 넘어서는 수준의 다이나믹 레인지만을 계속 높여 용량을 늘리는 방식이 아니라 마스터 음원에 맞는 다이나믹 레인지와 서브샘플링을 유지하면서(16~32비트, 1~384kHz) 더 인간이 '인식하기 쉬운 고음질'을 '더 저용량'으로 구현화 하는 코딩 기술이라고 메리디언은 소개해 왔습니다.

이후 메리디언을 비롯, 새로운 테크닉에 관심을 보인 여타 음원 제조사들을 통해 제작 등 준비 기간을 거쳐 2016년 초에 이르러 Tidal, 7 Digital 및 Onkyo 등의 협력 파트너를 통해 서서히 공급되는 MQA 음원을, 작년 말 그 메리디언이 발매한 USB DAC 'Meridian Explorer 2'를 통해 감상해 볼 수 있었기에 그에 대한 감상과 전망을 간단히 서술해 보고자 합니다.


1. Meridian Explorer 2

2015년 9월 경에 발매된 USB DAC 메리디언 익스플로러 2는 전작인 익스플로러를 개선한 모델로 주요 기능 및 DAC칩은 PCM5102로 동일하나 음질 요소를 좀 더 손본 것과 동시에 MQA 디코딩 칩을 추가한 것이 가장 큰 변화 포인트입니다. 가격은 영국 199파운드/ 미국 299달러이며 국내 정발 가격은 대개 40만원 언저리.

개인적으로 PC 연결용 서브 시스템에는 좀 가벼운 연결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특히 USB DAC(과 액티브 스피커 연결)을 선호하는 편이고 때문에 그간 오디오퀘스트 드래곤플라이(1.0, 1.2)와 Geek Out 1000 등 몇 종의 USB DAC을 사용해 왔습니다. 따라서 청취 환경에 있어서 심대한 변화는 없었던 셈. 물론 각 USB DAC마다 특성 차이는 있으나 그 점은 제품별 비교나 상세한 리뷰에서 논할 일이고 이번 게시글은 어디까지나 MQA의 활용 통로로서 Meridian Explorer 2를 소개/ 사용하는 것이므로 제품 자체만의 특성 같은 부분은 과감히 생략합니다.

청취를 위한 연결은 Win7 64비트 PC(USB 출력 가능 기기) > USB 미니(타입 B) 케이블 > Explorer 2 DAC > Line out 출력단에 Y케이블을 연결 > 칼라스 REX 액티브 스피커. 익스플로러 2의 드라이버는 현 시점 최신인 1.68_19 이며 MQA 재생을 위해 최신 펌웨어 적용을 완료했습니다.


2. 감상 준비

현재 MQA 음원을 구입 혹은 청취 가능한 판매처는 크게 스트리밍 사이트 타이달(Tidal)과 음원 다운로드 판매 사이트 e-onkyo가 있으며, 이외에는 메리디언의 전용 네트워크 플레이어 Sooloos(솔루스 혹은 술루스라 읽는) 전용 음원 사이트에서 서비스되고 있습니다. 여기서는 e-onkyo를 통해 공개된 하이파이 계통 음원의 녹음 및 수록 전문 메이커 2L에서 제작한 MQA 스튜디오 음원을 사용.

참고로 e-onkyo에 올라온 MQA 음원은 flac 컨테이너에 MQA를 실은 구조로, 이때문에 PC 파일 구분상 flac로 분류됩니다. 따라서 동일한 파일명의 flac와 MQA는 PC에서 같은 파일명/ 확장자로 분류하여 같은 저장 장소 지정시 덮어 씌울 것을 묻거나 다운로드가 거부(e-onkyo 전용 다운로더의 경우)되므로, (비교를 위해서라든가 하는 이유로)동일 음원의 flac와 MQA를 동시에 받을 때는 주의할 필요는 있습니다.(물론 후술하겠지만 용량차가 워낙 나서 헷갈릴 염려는 없습니다만)

그리고 이런 이유가 있어 MQA 음원이라도 그냥 소리만 내는 것은 flac 재생이 가능한 플레이어 혹은 프로그램이라면 어떤 것이라도 상관 없습니다만, MQA 퀄리티 그대로를 살리기 위해서(= 격납된 MQA 데이터의 해석을 위해서)는 MQA 칩을 장비한 DAC 혹은 관련 하드웨어가 필요합니다. 전술한대로 이 청취에 준비한 익스플로러 2는 대표적인 MQA 칩 내장 장비이며 이외 다수의 메리디언 제품에 실장되어 있고, 메리디언 이외의 제조사 제품으로는 온쿄의 DAP DP-X1이나 파이오니어의 XDP-100R-K/ 거치형 하이파이 제품으로는 Mytek Digital의 Brooklyn DAC/PREAMP이 이를 채용했습니다.(향후 삼성의 스마트 디바이스인 갤럭시 시리즈에도 내장된다는 이야기는 있습니다만 아직 채용 장비는 발매되지 않은 상태.)

덧붙이면 이번 청취에 사용한 재생 프로그램은 개인적으로도 귀에 익은 프로그램이기도 하고 커스터마이즈 설명이나 핸들링도 쉽다는 이유도 있어 대중적인 푸바2000. 별도의 DSP 매니저는 없으며 출력 설정은 ASIO 입니다.


3. 실제 감상

e-onkyo에 현재 올라온 MQA 음원은 노르웨이에 근거한 음원 제작사 2L에서 발매한 총 92개 타이틀뿐입니다. 개중에서 고른 건 이런 류의 비교 청취에 가장 이상적인 레퍼토리와 녹음 및 핸들링 상태를 자랑하는 2L Audiophile Reference Recordings (링크). 판매 페이지를 보시면 아시겠습니다만 이 음반은 2L의 각종 레퍼런스 음반에서 특히 퀄리티 평가가 높은 트랙을 모은 컴필레이션 음반으로 서비스 포맷도 굉장히 다양합니다. 중에서 선택한 건 24/192 WAV(기 소지 음원), 24/192 flac(비교차 새로 구입), 그리고 MQA 스튜디오.(flac와 동일)

: 이 음반의 1번 트랙인 MOZART Violin Concerto no. 4 in D major KV 218는 개인적으로 하이파이 기기 청취회나 음반 비교용으로 굉장히 많이 들어 본 음이라 농담 조금 보태서 어느 부분에서 바이올린을 어떻게 긁는지까지 기억날 정도인데... MQA 음원을 듣고선 좀 깜짝 놀랐습니다.

A. 제 데스크 파이 청취 환경은 장소나 청취 특성상 간소함을 중시하다보니 무대가 크게 펼쳐지기 어렵고 때문에 되도록 정교하게- 마치 SD 미니어처 같이- 그려지는 바를 추구해왔습니다만, 이때문에 웬만큼 음원의 녹음과 수록 해상도가 좋지 않으면 그 디테일은 또렷하게 느끼기 어렵게 됩니다. 이는 마치 작은 화면에서 높은 해상도를 더 체감하기 어려운 것과 비슷한데, 이런 환경에서도 MQA 음원의 퀄리티적 우수성은 마치 빛이 쬐어 들어오듯 드러나는 느낌으로 화사하게 재현되더군요.

B. 이 트랙은 9분이 넘는 연주 시간 때문에 24/192 파일은 flac 기준으로도 330MB에 달하는데, MQA는 1/4에 가까운 91MB. 그러면서도 디테일 재현력과 다이나믹스 표현에서 밀림을 인지할 수 없었으며 이들을 모두 포괄한 소위 '공기감의 전달'(= 뉘앙스의 재현이라고도 할 수 있는)에서는 MQA 음원 쪽이 더 와닿는 데가 있었습니다. 굉장히 신기해서 한 번 MQA 디코딩이 불가능한 다른 USB DAC으로 바꿔 MQA 음원을 단순 flac로 재생하여 비교했을 때는 확실하게 24/192 flac에 비해서 밀리는 게 감지될 정도인데- 참고로 MQA 음원을 MQA 디코딩 불가능 시스템에서 재생할 경우 그 스펙은 16/44.1 혹은 16/48 PCM 전송입니다. 다시 말해 CD 언저리의 스펙- 대단히 불가사의한 느낌.

: 다음으로 특히 비교 대상으로 반복 청취한 건 HAYDN:String Quartet In D, Op. 76, No. 5 - Finale -. 이 역시 현악 4중주 곡 중에서 특히 많이 들어본 곡이라 좋아하기도 하고 2L의 녹음 중에서도 특히 손에 꼽는 퀄리티란 인상이라 비교차 일감.

C. 이 곡은 WAV 24/192 의 품위가 특히 잘 드러나서 연주자의 위치를 눈에 보듯 그려내는 정위감과 소리의 입체감이 특히 뛰어납니다만 MQA에서도 이와 대등한 수준을 들려줍니다. 헌데 블라인드 테스트로 '더 좋다'고 느껴진 쪽을 골랐더니 MQA 였다는 게 또 신기할 점으로, 반복된 청취를 통해 느껴진 바를 굳이 '영상스럽게' 비유하자면 WAV 24/192보다 MQA가 보다 모델링이 매끈하게 잘 된 3D CG를 보는 느낌이랄까?

D. 그리고 이쪽은 3분 30초 가량의 길이라 WAV 24/192로도 224MB 밖에(?) 안 됩니다만 MQA는 덜렁 34MB. flac 24/192 기준 1/4 가량인 것이 WAV 동 스펙 대비로는 1/7 까지 축소됩니다. 다시 말해서 이런 퀄리티를 가진 음원이 스트리밍으로도 가능할만큼의 용량과 전송 효율을 가지게 된다는 것이 MQA의 또 하나의 핵심 포인트입니다.(일단 스트리밍용은 'MQA', 다운로드 음원으로는 'MQA 스튜디오'로 구분하여 공급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4. 총평

이런 이유로, 비록 그 기자재 및 음원의 다양성이 보장된 것은 아니었으나 실제 MQA 음원 청취를 통해 가늠해 본 MQA의 퀄리티와 효율성은 아무래도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판단됩니다. 다시 말해 메리디언에서 밝혔던 MQA의 두 가지 잇점 ㄱ. 스튜디오 마스터 수준의, 클리닝한 음원을 ㄴ. 보다 효율적인 용량으로 전달 하는 목표는 MQA란 포맷을 통해 실제로 구현된 것으로 들립니다.

하지만 MLP가 적용된 DVD-Audio가 퀄리티에 문제가 있어 사장된 게 아니듯(MLP 자체는 돌비트루HD 로 전용되었음을 상기하면 더더욱) 관건은 역시나 상업적인 전망인데, 일단 MQA는 A. MQA 인코드 처리된 파일과 B. 전용 디코더가 필요합니다. 물론 인코드 소스는 아날로그 마스터를 비롯해서 44.1부터 768까지 모든 디지털 마스터 음원에 적용 가능하며 ALAC나 flac 혹은 WAV 같이 기존 모든 데이터 컨테이너에 수납이 가능하다고 하고(일단은 e-onkyo의 사례처럼 flac 컨테이너가 일반적일 듯), 디코드 역시 메리디언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향후 기존 하드웨어를 활용한 소프트웨어적인 처리를 지원할 수도 있습니다만- 일단 현 시점에선 MQA 전용 디코드 칩을 장비한 하드웨어를 통해서만 재현이 가능하며 & MQA 코딩 제작 핸들링 노하우에 대한 광범위한 이해도 충분하지 못한 상황이라 수요와 공급 모든 면에서 저변이 좁습니다.

때문에 아주 극단적으론 메리디언의 컴포넌트(DSP 스피커를 비롯하여 각종 메리디언 전용 DAC)와 극소수 포터블 DAP 정도에나 채택되는 마이너 포맷으로 남을 가능성도 엿보입니다. 물론 그 퀄리티로 볼 땐 비록 마이너로 남더라도 최소한 재생 가능한 기기의 퀄리티나 인지도 클래스를 올려주는 데 충분하리라 생각하지만, 더 많은 사람이 들을 수 없어서야 그저 찻잔 속의 태풍에 불과하겠지요. 뭐, SACD나 DSD 보다야 자유로운 재생을 보장하는 것 같기는 합니다만... 때문에 디지털 오디오 파일 재생에 익숙한 (상대적으로)젊은 음악 감상 세대를 공략하는 전략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디지털 프로세싱 사운드를 선도해온 회사 중 하나인 메리디언도 이를 충분히 염두해 두리라고 생각합니다만.

결국 관건은 다양한 음악과 다양한 제작사를 통한 원활하고 광범위한 공급이며 이러한 부단한 노력과 저변 확대를 통해 만약 MQA가 일반적인 포맷으로 자리잡는다면 퀄리티 추구 유저도 만족시키고 & 혹여 그 퀄리티는 못 느끼더라도 최소한 하이 레졸루션 클래스의 재생을 원하는 유저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저장 공간에 대한 압박은 줄여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무엇보다 스트리밍 전송 서비스의 질적 강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고. 이런 이유들로 인해 개인적으로는 HD사운드를 처음 들었을 때만큼 놀란 건 아니지만- 끝장을 다 봤다고 생각했던 디지털 오디오 수록과 전송에 아직 이런 여지가 남아있다는 점이 굉장히 신선했고 때문에 앞으로 MQA 음원 수집과 재생이 또하나의 낙으로 자리잡을 것 같네요.

PS: 본문에 언급한 2L에서 MQA를 비롯하여 여러 포맷으로 비교 청취가 가능한 무료 다운로드 페이지를 공개중입니다.

http://www.2l.no/hi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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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nkyo의 MQA 음원 릴리즈 이후 추가되었는지 어떤지 몰라도)에 결국 넘어가 버리고 말았지요.(MQA 포맷이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과거 이 블로그에 적어 둔 관련 포스트(링크)를 참조하시면 되겠습니다. 여기선 이게 본 주제가 아니니 생략.) 치사하게 내가 관심을 두고있는 새로운 포맷으로 유혹하다니 란티스 넘들은 하여간 놀랍게 약 ... more

  • 無錢生苦 有錢生樂 : LG V20 + Meridian Explorer2 DAC 2017-08-06 23:06:53 #

    ... 활용성 제한 아니냐...' 이런 논리. 여기서 말한 '제가 가진 '마음에 드는 외장 DAC'은 언젠가 포스팅으로 소개했던 '메리디언 익스플로러2 DAC'입니다.(관련 포스팅 링크) 당시엔 소소한 PC-fi 환경 정비를 위해, 그리고 메리디언이 제시한 새로운 디지털 음원 포맷인 MQA 재생을 해보고자 구입한 것이었는데... 이 제품 ... more

덧글

  • SCV君 2016/05/14 00:52 # 답글

    그 운영 목적을 생각하면 e-onkyo에 들어온건 그리 놀랍지 않았지만 그와는 별개로 왠지 좀 반가운(?) 느낌도 받았는데,
    개인적으로는 현재의 애니메이션 관련 음원들이 하는 판매행태에 끼어들 수 있을 정도로 널리 퍼졌으면 싶네요.
    바라는게 좀 큰가 싶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근래 적으셨던 4K 미디어 관련 글들도(완벽히 관련이 있는건 아니지만) 새삼 떠오르고;

    한편으론 아직까진 이어폰을 주로 써서 이런 제한적인 감상환경에서도 차이가 느껴질까 싶기도 하구요.
    이어폰을 안쓰시니 이건 마음 기울면 직접 확인해보던가 해야겠습니다 ㅋㅋㅋ
    아무튼 재미있네요. 잘 읽었습니다.
  • 城島勝 2016/05/14 06:08 #

    확실히 그만큼 널리 퍼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어폰 감상으로도 촉이 오리라 봅니다만, 아직 음원이나 하드웨어나 강권해드리기 어려울만큼 적으니 좀 더 보편화된 이후에 시험해 보시라 정도로만 말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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