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블루레이 감상 -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 UHD-BD/BD/DVD 감상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 The Revenant(2015)]는 2013년 개봉한 버드맨으로 이름을 알렸고 아카데미 감독상 2연속 수상으로 주가를 한껏 끌어올린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의 작품으로 유명함과 동시에 그 주역을 맡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에게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안겨 준 영화로도 유명한 작품입니다.

그 한편으로 이 영화를 보신 분들은 아시겠습니다만- 156분이나 되는 러닝타임을 가진 이 영화는 제목에서 연상될 수도 있는 스릴이나 액션감을 제공하는 작품도 아니고 그렇다 해서 복잡하고 거대한 스토리를 품은 작품도 아닙니다. 그 긴 시간 동안 어떨 때는 사람을 어떨 때는 자연을 비춰가며 아주 개인적인 이야기를 대단히 광대한 배경으로 감싸서 전달하기 때문에 보는 이에 따라서는 지루하다고 여길 여지도 얼마든지 있습니다. 그래도- 어딘가 빨려들게 만드는 데가 있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때문에 개인적으로도 기대하던 이 영화의 BD를 여기서 논해보려고 합니다.

* 본 리뷰의 소스는 4월 19일(현지시각) 발매되는 북미판본입니다. 한국 정식 발매판은 5월 발매 예정.



1. 디스크 스펙

BD-ROM 듀얼 레이어(50G), 본편용량 34.6G
영상스펙 1080P24(AVC)/ 화면비 2.39:1/ 비트레이트 26.00Mbps
음성스펙 DTS-HD MA(24/48) 영어 7.1ch 외

본편의 비디오 비트레이트 등 전체적인 모양새는 평범하게 준수한(?) 스펙입니다만... 상영 버전이 돌비 앳모스 믹싱이었음에도 불구하고 DTS-HD MA(7.1ch)만이 수록되었다는 점은 그렇다치고, 제공되는 서플이 몇 개월 전 유튜브에도 공개되었던 45분 가량의 메이킹 필름 'World Unseen documentary' (유튜브 링크) 뿐이라는 점은 상당히 고개를 갸웃하게 하는 부분. 물론 이 특전 영상은 그 내용을 일감해 보시면 아시겠으나 제작 서플이자 다큐로서 꽤 의미있는 영상이긴 합니다만... 아무리 그래도 달랑 이거 하나인 건 좀...(굳이 따지면 디지털 갤러리도 있긴 합니다만 솔직히 이건 서플이라고 하기가...;)

참고로 북미에서 BD와 동시에 발매되는 UHD-BD판 레버넌트에도 별도 추가 서플 같은 건 없다는 모양이라 이건 대놓고 서플을 더 추가한 별도 판본을 차후에 또 내겠다는 예고쯤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일단 돌비 앳모스 수록 판본이 또 나올 건 거의 확실시되니 거기에서 추가가 예상되기는 하는데... 다만 이냐리투 감독의 전작 버드맨의 BD 같은 경우에도 서플을 딱히 중시하는 모양새는 아니었던 것을 감안하면 소위 이냐리투 홈미디어 시리즈(?)는 서플보다 본편으로 말한다는 지향점을 갖고 있는지도요?


2. 영상 퀄리티

레버넌트는 1800년대 미국 개척 시대의 이야기를 담아낸 내용과 어울리지 않게(?) 그 영상은 현대 디지털 촬영 기술의 총아라 불릴만한 모습입니다. 우선 ARRI에서 릴리즈 된 후 최초로 본 영화 촬영에 투입된 6.5K급 디지털 카메라 Arri Alexa 65 (단, 이 카메라를 사용한 작품 중 최초 극장 공개작은 미션 임파서블 5: 로그네이션)와 Arri Alexa XT 시리즈 그리고 일부 장면에선 레드 에픽 드래곤까지 동원된 본 작품은, 또한 4K DI로 BD 및 UHD-BD화 되어 현 시점에서 가장 이상적인 레벨의 홈 미디어 전달 루트를 채용하기까지 했습니다.

그 결과물도 역시나 스펙으로 점쳐지는 기대를 져버리지 않는 거의 모든 장면에 걸친 최상급 레벨. 우수한 카메라 + 세심한 핸들링과 함께 인공 불빛이란 것이 없다시피 한 역사적 배경의 재현을 위해 딱 한 신만 제외하고 모두 별도 조명 없이 자연광만으로 촬영한 덕도 있어서(비록 이것이 100% 메리트로만 작용하지는 않으나) 본 BD는 명암부에 걸쳐 계조적 약점을 도무지 찾기 어려우며 시간대별 광원에 따른 이른바 '공기감' 역시 극대화되는 수준입니다. 그 깔끔함이 지나쳐서 뭐랄까, 너무 인정머리 없이(웃음) '디지털 촬영스러운' 감만이 팍팍 풍긴다는 게 개인적인 (극소 수준의)감점 요소일 정도.

비록 자세히 뜯어보면 BD에서도 XT 시리즈(3.4K 해상도)와 AA65(6.5K 해상도) 촬영 장면간의 미세한 디테일 격차가 어느정도 느껴집니다만, 전체적인 레벨이 워낙 우수해서 촬영을 담당한 엠마누엘 루베즈키 씨 특유의 무브먼트 섞인 롱테이크 등 인상적인 장면들에서도 그 전달감이 보장되며 더구나 일반적으로 너무 영화 같지 않다는 인상을 줄 수도 있는 지나친 깔끔함을 배제하고자 일부러라도 넣는 그레인성 노이즈마저도 전혀 넣지 않은 꼭 증류수 같은 투명도를 보여주는지라 아날로그 필름의 그레인감에 익숙하지 않은 시청자에겐 그야말로 BD 영상의 레퍼런스감을 체험할 최상의 기회라 할 만합니다.

더불어 광대하고 아름다운 풍경들을 세심하게 잡아낸 촬영 센스는 물론이거니와 이 영화의 촬영에 쓰인 모든 카메라는 HDR 출력을 감안하여 제작되었기 때문에, 전술한대로 4K DI + HDR ready까지 가미된 그야말로 UHD-BD를 위해 준비된 소스라 할 만했으며 실제로 UHD-BD판본을 미리 접한 지인의 언급도 특히 HDR 적용 영상의 선열함이 (너무나 상투적인 표현이지만)그야말로 amazing 이라는 모양. 서플을 포기하다시피(?) 한 이유가 본편의 퀄리티를 극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였는지는 몰라도 20세기 폭스가 지금까지 출시한 UHD-BD 타이틀 중에서 딱 하나만 고르라면 무조건 이걸 고르겠다고도 할 정도이니 현 시점 UHD-BD 레퍼런스로도 별 부끄러움이 없는 타이틀이라 보입니다.

결론적으로 촬영 감독이 [트리 오브 라이프] 등에서도 보여주었던 그 때깔 + 최상급의 기재 + 감독이 의도한 웅장한 화면 + 정상급의 마스터 핸들링이 겹쳐 근 150분 동안 온통 아름답고 광대한 자연을 펼쳐주는 이 영화는, 한 마디로 BD에서도 최상급 화질 타이틀의 반열에 넣을 수 있고 UHD-BD 역시 (제가 직접 본 건 아니지만) 현 시점에서 가장 거기에 적합한 모양새를 갖춘 것으로 예상되는 타이틀입니다. 적어도 영상면에선 BD 완숙기 무렵 폭스의 대표 타이틀 & UHD-BD 태동기 무렵 가장 의미있는 한 편이 될 전망이므로 UHD-BDP를 조기에 들여놓고자 하는 분은 이 작품을 통해 BD와 UHD-BD의 공중전을 체험해 보시길 권하고 싶습니다.(이 작품의 UHD-BD도 여태까지 출시된 모든 UHD-BD와 마찬가지로 동일 작품의 BD를 포함한 2Disc 형태로 출시됩니다.)


3. 음성 퀄리티

디스크 스펙 항목에서 언급한대로 본 작품은 상영 마스터에서 앳모스 믹싱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BD는 물론 BD와 같은 날 발매되는 UHD-BD마저 최고 품질 오디오가 DTS-HD MA 7.1ch로만 수록되었습니다. 물론 이전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 BD 리뷰(링크)에서 언급한대로 DTS-HD MA는 아이맥스 관에 공급되는 12트랙 디지털 사운드의 감을 가장 유사하게 가정에 배달하는 강점이 있기는 합니다만 그래도 앳모스가 빠진 건 상당히 마뜩찮다는 입장에서 들어보기 시작했는데...

감상 결과 본 작품의 BD는 (앞서 언급한대로)영상면에서도 충분히 특출나다 싶었는데, 음성면에서는 오히려 그보다 더 점수를 주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특히 사운드의 포커싱이 정말 굉장히 좋아서 시스템에 따라서는 소리가 한올 한올 살아있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이며 기민한 이동감과 전반적인 입체감 역시 최상위권에 랭크할만한 수준. 예상하기로는 이 DTS-HD MA 트랙은 특히 이런 요소를 중점적으로 강조하여 디자인한 믹싱이라 사료될 정도로 현 시점 HD 사운드의 채점 포인트면에서 거의 빠짐없이 최고 등급을 부여할 수 있는 수준으로 울립니다.

소위 '빠질 때 제대로 빠지고 울릴 때 제대로 울리는' 풍부하지만 절도있는 모양새와, 그 유명한 사카모토 류이치 씨 등이 참여하여 서사와 서정성의 블랜딩이 잘 이루어진 BGM의 묘, 거기에 특히 종종 나오는 물가 장면 등에서 극대화되는 리어 활용도까지 겹쳐 도무지 약점을 찾기 어렵다는 것은 화질과 마찬가지이며 그 전달력의 극대화까지 포함하여 개인적인 감으로는 적어도 BD에선 영상보다 음성을 점수를 더 주고 싶을 정도로 인상적입니다.(UHD-BD에선 영상 쪽에 점수를 더 주고 싶을지도 모르지만...) 요새 별점 후하기로 이름 난 블닷컴식 평가를 빌리면 영상에선 별 6개면 음성은 한 8개쯤 줘도 손색이 없다 할 수준.

정말이지 유일한 흠은 오직 하나, 돌비 앳모스 트랙이 없다는 것. 앳모스 특유의 공간감에 상기 MA 트랙의 장점으로 논한 부분들이 부차적으로라도 가미된다면 인공적으로 조작해낸 사운드를 들을 수밖에 없는 영화 + 홈 미디어 전달품으로선 이 이상의 무언가를 들을 수가 있을까 싶을 정도이지만- 현실로 돌아오면 가정용 앳모스 트랙 같은 건 적어도 현재는 없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상영 당시 앳모스 관에서 체험해 본 바가 없어서 아쉬울 따름인데... 하여간 이번 판본에서 이미 이 정도의 클래스를 보여주니 차후 나올지도 모를 앳모스 에디션 역시 정말 기대가 됩니다.(그렇기에 이번 판본에 없는 것도 더 아쉽고)

굳이 그밖에 단점을 들자면 영화 자체가 꽝꽝 울리는 SE나 웅장한 BGM을 수시로 깔아주는 타입은 아니라서 미세함, 섬세함, 아름다움 속에서 그 퀄리티를 체험할 수 있는 부분이 많으므로 몇몇 장면만 골라서 데모용으로 쓸 타이틀은 아니라는 것 정도? 그렇다해도 본편 러닝 타임 기준 1시간 38분 경부터 울리는 사운드 등 몇몇 장면에선 어마어마한 볼륨을 깔지는 않아도 충분히 그 품질의 클래스를 느껴볼만한 부분들이 있으므로 포인트만 잘 고른다면 접객 데모용으로도 별 문제 없이 추천할 수 있습니다. 하여간 두 번 말하지만 본 BD는 영상에선 별 6개면 음성은 한 8개쯤 줘도 손색이 없다 할 수준입니다.


4. 총평

서문에도 언급했지만 본 작품은 보는 분에 따라서는 좀 지루할 수도 있고, 간혹 멍해지기도 하는 서사감(웃음;) 때문에 좀이 쑤실 수도 있는 영화입니다. 또한 이야기의 맥락 자체는 일관적으로 유지되지만 잘 생각해보면 별 것 아닌 사적인 이야기를 엄청나게 잡아 늘려 보여주는 듯한 감 때문에 혹여 질색하는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이를 담아낸 BD는 그야말로 가정에 이만큼의 압도적 영상+음성미가 전달된다는 하나만으로도 집중해서 볼 가치가 있다고 하고 싶을 정도의 퀄리티 클래스를 가지고 나왔기 때문에, 혹 이 영화 속 인간들의 이야기에는 고개를 가로젓더라도 그런 인간들을 말 없이 바라보는 자연의 모습을 즐긴다는 입장만으로도 충분히 사다 볼 가치가 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화면비까지 변형해 버린 IPTV의 허접한 화질과 손상된 전달감 따윈 곰에게나 주시고(웃음), 반드시 BD를- 혹은 여건이 되는 분께선 UHD-BD를- 통해 즐기시는 것을 강력히 권합니다.

제가 BD 리뷰를 쓰면서 이정도로 그 품질에 대해 찬탄만으로 채운 타이틀이 얼마나 있는가 저도 기억이 잘 안 나는데- 의외로 많았다고요?!- 확실하게끔 덧붙이자면 본 BD는 종합적 퀄리티 측면에서 BD 제작 핸들링의 노하우가 극한에 극한까지 완성되었음을 말하는 타이틀입니다. 지금 여기 발매되는 BD만으로도 이런 영상과 음성을, 오래오래 변형없는 디지털 데이터로, 영구히 소장하고 즐길 수 있다는 것은 적어도 현 시대를 살아가는 영화인에게만 허용된 축복이며 물리 매체가 '나는 사라지고 싶지 않다!'고 외치는 메아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동시에 이런 퀄리티를 전달하는 것이야말로 물리 매체 제작사가 추구해야 할 하나의 지향점이며, 이정도의 레벨을 담아냈기에 (후속 판본이 예상되는 일부 양적 허술함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발매되는 BD를, 혹은 UHD-BD를 돈 내고 사더라도 별달리 제작사 좋은 일만 해줬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 그런 타이틀이란 생각도 듭니다. 아무튼 2016년이 아직 1/3 정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이만한 레벨의 물리 매체가 나온다는 것은- 2016년도 베스트 디스크 상을 수여한다면 어째 치열한 한 해가 될 것 같다는 예감이 드네요. 아니, 이 BD는 (지금까지의 모든 발매작에 걸쳐)베스트 BD 상을 수여하려 한다해도 충분히 후보작에 꼽힐만한 타이틀입니다. 하여간 감탄했습니다.


<감상 시스템>

디스플레이: JVC DLA-RS35 (D-ILA 프로젝터) x Da-lite NCV 110인치 (게인 1.3)
참고용 디스플레이: 소니 VPL-VW500ES (SXRD 프로젝터) x 그랜드뷰 GLX 사운드 스크린 100인치 (게인 1.05, 4K 대응 인증)

플레이어: OPPO BDP-103 커스텀(영상 체크용) x Ayre DX-5(음성 체크용)
참고용 플레이어: DENON DVD-A1UD

셋팅: 연결 플레이어 재생 영상을 통해 계측한 6500K 표준 색역 캘리브레이션, 기타 상세 사항은 별도 문의시 추가 명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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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산타 2016/04/17 15:04 # 삭제 답글

    저런 영화에 나오는 자연 풍경을 보면 미국의 땅덩어리가 정말 크긴 크구나 싶습니다. 미국에 살며 이따끔 등산하는 과정 올린 이들의 사진과 글을 봐도 별별 환경이 다 있구나 싶네요. 어디는 사막에, 어디는 눈이 있는 등 땅이 워낙 넓어서 이런저런 생존기술 습득하고 총도 준비하고 가는 것도 당연하겠구나 싶네요. 그만큼 땅이 넓으니 캠핑하는 재미가 있어보인다는 게 또 부럽기도 하고요. 물론 그와 더불어 곰과 마주할 일도 늘어겠지만 ㅎㅎ
  • 城島勝 2016/04/17 18:52 #

    네, 뭐 쭝국과 별개의 의미로 대륙의 위엄이란 게 있겠지요. 그래서 중국은 판다, 미국은 그리즐리... 허헛.
  • 산타 2016/04/20 20:34 # 삭제 답글

    https://www.youtube.com/watch?v=jx4DLgXDvxg

    g건담 블루레이 화질 죽이네요 ㅠ_ㅠ
    역시 원본 필름이 남아 있어서 화질 개선이 대폭 되네요 ㅠ_ㅠ
    투니에서 더빙 방영했는데 정발되면 참 좋을 텐데 말이죠 ㅜㅜ
  • 城島勝 2016/04/20 21:34 #

    49화에 소비세 포함 7만엔을 넘게 받아먹으려면 저정도는 되야겠지요. 아무리 북클릿 좀 주기로서니 가격이 이건 뭐... 덧붙이자면 화질 균질도가 조금 걱정되긴 하는군요.

    정발은 뭐... 덩치가 워낙 큰 물건이라 판권을 판다고 해도 국내에서 누가 나설 것 같지가 않다는 게 문제겠습니다.
  • 씨온알도 2016/04/22 17:35 # 삭제 답글

    잘 읽었습니다.^^ 올해 정말 기대하고 있는 타이틀입니다.
    화질이 6개면 음질은 한 8개라..
    극장에서 봤었을 땐, bgm도 괜찮았지만 박력있는 총소리가 상당히 인상적이더군요.
    BD에서도 그 총격음을 느낄 수 있을 지 기대됩니다.
  • 城島勝 2016/04/22 18:00 #

    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총격음의 박력은 물론이거니와, 좀 사운드 시스템 관리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극장에선 캐치하기 어려운 미세음 등도 충실하게 수록되어 있으므로 즐겁게 즐기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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