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렌라간 BD 박스의 오디오 코멘터리에 대한 잡상 취미

뜬금없지만, 천원돌파 그렌라간 BD 박스에 수록된 오디오 코멘터리를 들은 김에 개인적인 감상을 적어 둡니다.


...카키하라(시몬 역 성우) 놀리기의 선봉장인 나카시마 씨(그렌라간, 킬라킬 등의 각본을 집필한 나카시마 카즈키)는 녹음 당시 거의 신인 성우 시절이었던 카키하라가 연기 중 발음으로 애먹은 부분들을 공개하면서 마구 웃지만, 정작 코멘터리를 듣는 입장에선 나카시마 씨 당신 발음이 부정확해서 괴롭다! TV판 후반 코멘터리에서 카키하라가 '카즈키!' 하고 부르며 마구 맞먹으려 드는데, 듣던 나도 무심코 '카즈키! 당신 발음이야말로 무지 나쁘다고!' 라고 (카키하라의 심정으로)외쳤다...

...후쿠이 유카리는 누가 일부러 말을 시키지 않으면 거의 발언이 없는 데다가 하는 발언들도 대개 에...아...그러니까...로 시작하며 머릿속에서 말을 마치 PS1이 SNK 게임 로딩하는 듯한 느림보과라 인상적이지만, 본인의 평소 목소리와 작중 담당 역(니아 텟페린) 목소리가 빼다 박은 수준이라 캐스트 코멘터리인지 캐릭터 코멘터리인지 헷갈리게 할 정도라는 것도 인상적. 물론 본편에서 니아 연기 자체는 충분히 좋았으니 성우로서 할 일은 충분히 했...

...이토 시즈카는 자신이 맡은 두 역할(다리 아다이/ 부타) 중에서 부타에 훨씬 애정이 깊어 보이는데, 그러다보니 다리 연기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안 해서 다리가 은근히 마음에 든 본인은 시무룩. 제작 스태프 중에서는 다리에 대한 애정을 과시하는 양반들도 있던데 정작 연기자 본인은 이런...뭐, 부타가 그렌라간의 진짜 주역(!) 이니까 그럴만하다 싶기도 하지만...

...카미카와 타카야 씨(안티 스파이럴 역)가 코멘터리에 나왔으면 정말 좋았을텐데 안 나오심. 캐스트, 스태프 가리지 않고 다들 카미카와 씨의 연기에 대해 극찬하는데 나도 완전히 동감하기 때문. 개인적으로 이 분을 결정적으로 인상 깊게 접한 건 NHK 대하(공명의 갈림길, 2006년 방영)였지만 호감도 자체는 안스파 때문에 올랐을 정도라. 그래도 카미카와 씨의 연기에 대해선 다들 뭐가 어때서 좋았는지 재잘재잘 이야기 하는데 이 감상이 내가 코멘터리 듣기 전 순수하게 일본어 음성의 본편만 보았던 당시 품은 생각과 완전히 같아서 새삼 고개를 끄덕임...

...스태프 코멘터리 중에는 스시오(톱을 노려라2!, 그렌라간의 작화감독과 원화 등을 담당), 니시고리(그렌라간, 애니메이션 아이돌 마스터 등의 캐릭터 디자이너) 두 사람이 의외로 말도 잘 하고 분위기도 잘 맞춰서 재미있는 토크가 되는데 일조하는 게 특이. 실력상 모두의 아이돌 취급을 받는 요시나리(그렌라간 메카 디자인 등 다수의 작품을 섭렵한 유명 애니메이터) 선생도 TV판 코멘터리에선 별 말 없이 뚜 하니 있다가 낮은 목소리로 몇 마디 하는데 그쳤으나 극장판 코멘터리에선 쌓인 게 많았는지(?) 좀 말이 많아지는 게 재밌다면 재밌고...


총평:
오디오 코멘터리를 들어보면 제작에 참여한 사람들이 해당 작품에 대해 품는 열성을 알 수 있다던데, 그렌라간은 그게 아주 지나칠 정도인 것 같습니다. 거 왜 국내 영화들 디스크에 배우들 코멘터리 포함된 거 들어보면 1분 지나 한 마디 하고... 힘도 없고... 이건 뭐, 억지로 끌려나온 소들 같은 코멘터리가 왜 이리 많은지. 글글.


덧글

  • SCV君 2016/01/29 11:32 # 답글

    저는 들은게 있다 보니 이제와서 언급하시는게 뜬금없어 보이지만은 않네요;

    뭐 아무튼 말주변 없는(딱히 할말 없는?) 사람을 앉혀다 놓고 중간중간 침묵이 흐르는 오디오 코멘터리 듣는것만큼 지루한 일도 없지요.
    저도 과거에 그런 스탭/성우 오디오 코멘터리를 들은적이 있다 보니, 이럴거면 차라리 하지 말던가 싶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하는쪽도 나중에 물건 나와보면 좀 뻘쭘하지 않을지(...) 그런게 미디어로 찍혀서 영원히 남을테니까요.
  • 城島勝 2016/01/29 11:44 #

    ㅎㅎ, 네. 그런 케이스도 입금만 되면 얼마든지 말이 많아질텐데... 일반적으로 특히 우리나라는 2차 매체 코멘터리 제작시에 따로 비용 지불을 하지 않는 모양이라 다들 의무감... 이 있으면 다행이고 그냥 끌려나오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더군요.
  • 산타 2016/01/29 11:58 # 삭제 답글

    당초 발매계획에선 없었던? 음성 해설을, 그냥 빼고 했으면 발매했다면 연기도 덜 되고 했을 텐데 이것을 넣느라 사서? 고생했구나 싶더군요.
    다른 타이틀들 음성 해설들 보면 조용조용 지루한? 느낌까지 들 때가 있었는데
    그렌라간은 이건 뭐... 뭐가 이렇게 말들이 많아? 물에 빠져도 입은 뜨는 거 아냐? 싶을 정도로 말이 많아서 이걸 다 자막 넣은 게 참 용하다 싶었습니다ㅎㅎ 덕분에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었네요 ㅎ 자막작업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 城島勝 2016/01/29 13:56 #

    미라지의 의향까진 물어본 적 없지만, 음성해설 자막은 처음부터 넣을 계획이었을 겁니다. 애초에 있는 음성 트랙을 빼는 것도 뭣하고, 그렇다고 자막도 없이 덜렁 넣어놓을 수도 없었을 거라.

    자막 작업이야 뭐, 전 골밑 슛 할 때 왼손의 역할이었을 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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