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께 밤엔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를 오랜만에 다시 봤습니다. 영화 내용에 대해서는 뭐, 언급할 필요가 있나 싶으니 생략하고...(혹시나 필요하신 분이라면 백문이 불여일견, 영화를 보시길 권합니다. 단, 주민등록증 발급된 성인 분들만.)
제목의 대사는 작품 주역의 한 사람인 해리 하트 씨의 대사로, 이 대사가 나오는 장면은 영화 개봉 당시에 봤을 때도 양아치 제압하면서 저렇게 바보 같지만 멋있는 양반은 손으로 꼽겠다 싶었지만 다시 봤을 때도 여전히 카타르시스 비스무레한 것이 느껴집니다. 어떻게 보자면 너무 힘 센 양반이 힘 없는 나쁜 넘들을 마구 괴롭히는(!) 장면 같기도 한데- 뭐, 감독과 각본의 적절한 이야기 조율과 새끈한 연출이 합쳐 관객들이 '저렇게 팰 수밖에 없다.'고 결론을 내리게 만들고 있으니 문제 없고.(웃음)
그런데 영화를 보다가, 이미 다 아는 내용이니까 뇌를 여기저기 굴려가며 보고 있다가 이 장면을 좀 다른 시각으로 생각해보자니... 저렇게 매너를 가르쳐줄 수 있는 상태는 차라리 상당히 편한 상황이 아닐까도 싶습니다. 다시 말해 오프라인에서 얼굴 맞대고 이야기하다가 실력으로 매너를 주입시키는 것은, 교육 측면에서 반드시 옳은 거야 아니지만 적어도 이 가르친(=실력 행사한) 측에선 남는 앙금은 없거든요. 물론 교육 받는 측(= 실력 행사를 당한 측)에선 의견이 다를 수 있겠지만, 아무튼 대화에 관계한 A/ B 양자 중에 어느 한 쪽은 개운해진다 이것이죠.
헌데 요즘 세상에 보편화된 온라인 대화에선, 도무지 매너를 가르치기 어려운 경우가 비일비재한 거 같습니다. 아니, 이쪽은 매너 교육에 앞서 Manners, Maketh, Man. 이라고 하면 Maketh 아니죠 Make 입니다 뭔 소리야 Makes지 다들 틀렸소 makes로 써야지 식으로 이야기가 퇴행하는 건 애교고, 어찌어찌 이 지엽적인(그리고 논점상 옳지도 않은) 논의가 수습되어봐야 정작 본 목적인 매너 교육은 키보드로 수 시간에 걸쳐 아무리 글자의 산을 쌓아도 안 되는 게 거의 일상다반사라, 결국 둘 다 앙금만 쌓이게 되는 경우로 이어지고.
물론 저는 폭력, 체벌 지상주의자가 아니며 되도록 모든 일은 말로 해결하자는 주의를 가진 사람입니다만- 간혹 정말 답답하달까 어이없달까 하는 경우가 눈에 들어오는 때는 있어서 마침 킹스맨을 다시 본 김에 군소리를 한 번 해보았습니다. 그러고 보면 영화는 참 좋은 예술입니다. 대리만족과 나름의 교훈을 동시에 주니까요. 영화(= 영상물) 없던 시절엔 활자와 문장으로만 느껴야 했던 것인데- 세상이 참 좋아진 것 같습니다. 매너 수준은 점점 하락하는 것 같지만.
- 2016/01/27 11:01
- knousang.egloos.com/3537922
- 덧글수 : 8





덧글
뭐 말씀도 하셨지만 자꾸 엉뚱한 쪽으로 빠져서 말이 안통하는 부류는
개인적으론 적당히 대응해버리면 되니까 오히려 편한 감도 드네요(...)
마지막의 그 대사(?)만 아니었다면 15세 정도의 영화가 됐을려나요?
(스웨덴에서 어떤 반응이 나왔을지가 매우 궁금합니다. 킥킥...)
스웨덴은 음... 듣기로는 성에 대해 지극히 개방적이고 관대하다하니... 상대가 상대였어도 웃어 넘기지 않았을까요. 커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