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는 지인분께서 오랜 숙원이셨던 룸씨어터 완공 후에 초대를 해주셔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이 룸씨어터는 그리 크지 않은 공간에 여러 가지 안배와 고안이 깃든 게 특징이고 개중 비주얼면의 주안점이 소니의 4K 프로젝터 VPL-VW500ES- 개인적으로도 진지하게 요모조모 볼 기회가 영 닿지 않아서 상당히 흥미를 가진 디스플레이- 라는 점도 있어 단순한 체험이 아니라 귀한 경험의 시간이 될 수 있었다고도 생각합니다. 때문에 이번 포스팅에서는 그 VW500에 대한 개인적인 이런저런 감상을 정리하여 언급해 볼까 합니다.
2013년에 발매된 소니의 4K 프로젝터 VW500ES는 아마 아시는 분은 아시겠습니다만, 소니 최초의 4K 프로젝터이자 플래그쉽을 표방한 VW1000ES(관련 리뷰 링크)의 딱 절반 값인 84만 엔에 리얼 4K 패널을 장착하여 발매한 것으로 화제가 된 제품. 말하자면 소니는 VW500에 4K 보급의 첨병 같은 역할을 맡기고자 했으리라 짐작할 수 있습니다. 84만 엔짜리가 보급기?? 라고 하실 수도 있겠습니다만 2013년 당시는 물론 지금도 리얼 4K 패널 프로젝터가 가지는 클래스와 그 제조 단가, 그리고 이 제품이 품은 각종 기능을 감안하면 퀄리티와 기능은 충분히 하이 엔드에 근접하지만 가격 허들을 훨씬 완화했다는 의미에서 '보급'의 명찰을 부여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니까 좀 더 자세히 언급하자면 VW1000이라는 기기는 2012년에 소니가 동원 가능한 자사의 모든 홈씨어터용 프로젝터 제작 능력을 동원하여 '리얼 4K를 구현 가능 한 디스플레이'를 (간신히)홈씨어터 체급이라 할만한 사이즈의 프로젝터 안에 압축시켜 넣은 어떤 의미에서 프로토 타입 기체(테스터 기체라기보다는 일본 창작물에서 특히 좋아하는 원 오프 형태의 강력한 기체라는 의미의) 같은 제품으로, 그 선구자적 입장이나 절대적인 퀄리티에는 지금 기준으로도 충분히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지만, 홈씨어터 프로젝터로서는 특히 주로 편의성 측면에서 몇 가지 무리함이랄까 부족한 부분을 안고 있었던 게 사실입니다. 그에 비하면 VW500이라는 기기는 이후 근 2년이란 시간을 들여 보다 홈씨어터 친화적(?)인 모양새를 갖추고 이런저런 배려를 덧붙이면서도 퀄리티에 크게 저하를 가져오지 않는다는 목표 하에 제조원가 절감도 추구하여 안정된 양산기 느낌의 기체를 추구하여 앞서 언급한대로 보급의 첨병을 맡기고자 했다는 인상이 짙습니다. 라는 이야기가 되겠습니다.
뭐,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 다른 걸 다 떠나서 그 가격대가 보급이라 하기는 뭔가 애매한 것이 사실이기에 얼마 후에 소니는 조금 더 저렴하면서 약간 사양을 덜어낸(최대 밝기를 1500 정도로 내렸다든지...) 진짜(?) 보급용 기기를 표방한 VW300을 내놓음으로써 이른바 4K 프로젝터의 상중하 트리오 라인업을 완료하는데 이때문에 VW500이라는 기기의 포지션이 좀 애매해지는 결과를 낳아 세간에 알려진 VW500이라는 프로젝터의 이미지는 '큰 형님이자 소니 최고급기 VW1100(1000의 마이너 업그레이드 모델)과 일반적인(?) 입문기 VW300 사이에 끼어서 기능과 가격 둘 다 애매한 내놓은 자식(?)쯤 되는 것이었기는 합니다. 그래서 소니의 홍보나 제품 판매 로드 맵도 어째 VW500은 발매 초창기에만 잠깐 반짝하고 영 빛을 안 비쳐줘서 그 능력을 제대로 체감해볼 기회를 잡기도 힘들었는데- 이번에 진지하게 살펴볼 수 있었네요.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서 우선 이번에 본 프로젝터를 체험한 룸씨어터의 환경은 이러합니다.
* 시청 거리: 1.8m
* 사용 스크린: 그랜드뷰 GLX 액자형 4K 대응 사운드 스크린(게인 1.05) 100인치
* 소스 플레이어: 데논 A1UD 블루레이 플레이어
* 기타 사항: 전반사 거울 有
- 이 환경에서 VW500의 2D 영상은 이런 장점이 있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1. VW1000 & 1100에 비해 더 짧아진 세로 길이를 통해 보다 홈씨어터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 가능한 사이즈로 진화
2. 리얼 4K 패널을 통해 구현되는 無 픽셀감, 현존 최상의 필름 라이크 구현 & 여러 안배를 갖춘 우수한 업스케일 퀄리티
=> FHD 최고의 소스인 BD를 향상된 해상감으로 볼 수 있는 적절한 선택
3. 어드밴스 아이리스를 통한 좋은 블랙 레벨과 충분한 화이트의 공존
=> 홈씨어터 사용자의 구미에 보다 유연하게 대응하는 넓은 다이나믹 레인지의 부여가 가능
4. 오토 캘리브레이션 기능 탑재 & 개별 셋팅 항목 역시 최상급기와 동일한 수준의 세밀함을 부여
=> 일반적인 사용자 레벨이라도 각 항목을 정확히 인지하고 셋팅하면 충분히 90~95% 가량의 정확한 영상을 추구하는 것이 가능
5. HDMI 2.0 단자를 채택하여 리얼 4K 소스 입력 가능(4K/60, 4:2:0), 리얼 4K 패널을 통해 진정한 4K - 4K 입출력 준비도 만반
- 개인적으로 챙겨 간 영상 체크 전용 패턴이나 테스트용 타이틀을 통해 특히 4 > 3 > 2 순으로 검증해본 결과를 언급하면...
4. 오토 캘리 기능의 장점은 아무튼 완벽히 정확하지는 않더라도 '그 나름의 기준점'이란 게 만들어지고, 시간이 지날 수록 점차 광량이 줄어드는 램프로 인한 화면 틀어짐을 언제든지 '저 나름의 기준점'으로 쉽게 되돌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거기다 물론 별도의 외부 계측기 없이 내장 센서를 이용하여 화이트 밸런스나 색역의 조정이 가능한 오토 캘리브레이션 기능은 물론 그 정확도는 진지한 전문적 수동 캘리브레이션에 비하면 감마 셋팅을 비롯해 아주 세밀한 부분에서 완벽을 기할 수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는 해도 이 기능만을 이용하여 셋팅해둔 VW500의 화면은 이른바 '정확한 화면'(D65/ BT.709 기준)에 익숙한 개인 체감이나 몇 가지 이를 확인하기 위한 테스트 패턴을 통해 살펴봤을 때 크게 무리가 없어서 어떤 의미에서는 놀랍기도 했습니다. 과거 일부 플래그쉽급 프로젝터에만 제한적으로 채용되던 오토 캘리브레이션 기능도 있으나마나 했던 것을 감안하면 장족의 발전.
덧붙이면 셋팅에 있어서도 과거 VW1000에서 발생한 아이리스 셋팅에 따른 화이트 다이나믹 레인지 버그(아이리스 동작을 '자동'으로 선택할 경우 무조건 RGB 화이트 레인지가 255로 고정되어 비디오 RGB 기준 100% 이상의 화이트가 표현되는 문제)가 수정되어 소니의 자랑인 기민한 오토 아이리스 기능을 이용하면서도 보다 정확한 RGB 레인지의 화면을 볼 수 있게 되었다는 점도 장점.
3. 오토 아이리스를 이용해 구현한 VW500의 On/Off 명암비 20만 대 1은 VW1000 & 1100의 명암비 100만 대 1보다는 줄어든 것이 사실이지만 높은 광량이면서도 오토 아이리스가 엄중히 금지되어 결과적으로 상당히 뜨는 블랙을 보여주는 극장 프로젝터에 비해 아주 '정확한 화면'에 구애받지 않는다면 캐주얼하게 명암비 높은 화면의 장점을 즐길 수 있는 것은 마찬가지이고,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관점을 긍정한다면 20만 대 1이나 100만 대 1이나 까다롭고 엄중한 눈 혹은 체감 패턴을 띄우지 않는다면 아주 거슬릴 정도로 티나게 그 우열이 드러나는 수준도 아닙니다.
VW500이 최대 1700루멘의 밝기를 가진 프로젝터라는 점, 때문에 100인치~120인치 정도에서 구현하여 적당한 밝기로도 임팩트 있는 최종 출력 화면을 만드는데 주안점을 두는 이용자에 적합하게 설계되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적어도 이 룸씨어터의 100인치(1.05게인)에서 여기에 적당하게 명암부를 셋팅 한 화면을 보자면 110인치(1.3게인) & VW1000을 통한 개인적인 경험과 비교해 봐도 글쎄...스크린 면적과 게인만 적절히 잡아준다면 충분히 긍정할만한 명암부 레벨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개인적으로 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ANSI 명암비 측면에서도 비록 계측기를 들이댄 것은 아니지만 LCD 디바이스에 비해 같은 뿌리를 가졌으되 보다 개선을 추구해 온 SXRD 디바이스의 잇점도 있어 같은 혹은 더 높은 On/Off 카탈로그 명암비를 말하는 LCD 프로젝터에 비해서도 체감으로는 좀 더 나은 수준의 블랙을 보여주는 것도 사실.
2. 리얼 4K 패널은 4K 소스를 제대로 구현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요소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JVC나 엡손 등이 4K 프로젝터를 표방하면서 사실 그 패널은 그냥 FHD를 달고 대신 자체 패널 업스케일 기술(소스 업스케일이 아니라 패널 해상도를 마치 더 높은 것처럼 보이게 하는 기술을 의미)을 통해 4K 소스를 그대로 구현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아주 엄밀한 의미에선 기만(!)이라고 표현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며 실제 그러한 '유사 4K' 프로젝터를 본 경험 상으로도 이건 FHD 소스를 좀 재미있게 즐기는 데나 의미가 있지 4K 소스를 넣어서 보는 용도의 기기가 아니라는 감상뿐입니다. FHD 패널을 쓰면서 4K 소스를 입력하면 4K 영상을 구현한다! 는 소리를 하는 TV가 없는 게 무슨 이유겠습니까?
물론 VW500도 이 진정으로 일치하는 패널 해상도 이외에는 곧 열릴 4K 영상 시대의 최첨단 UHD-BD에서 구현되는 요소들: 리얼 10비트 컬러 뎁스나 HDR, 현 표준 색역보다 더 넓은 색역의 완전한 구현을 전부 투영해낼 수 없는 것은 아쉬운 일입니다만 이들이 프로젝터에서 구현하기 쉽지 않은 기능이며 구현되더라도 당분간은 VW500 가격대의 프로젝터에서 구현될 가능성이 별로 없어보인다는 점을 감안하면 VW500의 잇점은 자명합니다. 최소한 해상도라도 리얼한 4K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은 또한 반사형 디스플레이인 프로젝터에서는 무시 못할 잇점인데 앞서 말한대로 격자감을 눈치채기 어렵다는 점이나 포커스감을 자체 해상도로 상쇄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는 점 등이 그렇습니다.
또한 아무튼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이야 아니지만, VW1000에서 탑재하여 그 능력을 입증한 업스케일러 RC(리얼리티 크리에이션)을 그대로 얹고 거기에 추가로 소니 독자의 스케일링 핸들링 'Mastered in 4K' 파라메터를 더해 리얼 4K 소스 발매 이후에도 여전히 수적 우위를 점할 BD를 비롯한 FHD 소스를 보다 보기 좋게 꾸며주는 것도 발군. VW500의 업스케일 화면은 적어도 다른 요소를 떠나 업스케일의 품위에서는 VW1000과 차이를 발견하기 어려웠습니다. M4K 타이틀을 틀어보지 않아서 M4K 파라메터 적용값의 장점을 테스트할 수 없었던 것은 아쉽지만서도.
이번 경험을 통해서 요약해본 VW500라는 기기에 대한 채점과 감상을 말하자면 1. 100~120인치 정도의 화면에서 2. 어느정도 너무 까탈스럽게 영상을 따지지 않는 심적 여유(?)를 가진 사용자가, 3. 그래도 어느정도 지식을 갖고 적당히 엄중한 셋팅을 하여, 4. 그 결과 현 시점에서 상당히 높은 비율의 홈씨어터 사용자가 만족할만한 영상을 구현한다는 것이 장점인 기기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 1. 저 정도 화면에서 3D를 보기에도 괜찮은 광량인 1700루멘 정도의 밝기, 2. 보통 저정도 사이즈의 스크린을 놓는 일반적인 룸씨어터 사이즈를 고려한 좀 더 짧아진 기기 세로 사이즈(46.4cm. 참고로 VW1000은 64cm), 3. 오토 캘리 기능 및 수동 셋팅 면에서도 어느정도 세밀함을 제공, 4. 앞서 언급한 영상 특성을 통해 구현되는 충분히 납득할만한 영상을 가진 기기라는 설명을 덧붙일 수 있습니다.
반면 굳이 단점을 꼽자면 1. VW1000의 반액이라고 해도 정가 80만 엔에 달하는 고가의 기기임은 여전하고, 2. 최대 4천 시간(램프 밝기 Low 기준)이라고는 하지만 일반적으로 3천 시간 버티면 잘 버텼다 할만한 전용 고압 수은 램프의 교체 비용이 약 5만 엔이나 되며, 3. 무엇보다 앞서 장점으로 든 바를 뒤집어 말하면 어디까지나 '저 정도 화면 사이즈에서 그 능력이 최대한 발휘되고 그 이상은 점점 버거워지는 감이 들 수밖에 없는' 여러 화질적 요소를 들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특히 일본이나 한국의 일반적인 가정 환경을 고려할 때 100~120인치는 마음 먹고 구현할 수 있는 최대급 화면인 것도 사실이고 절대적인 가격이 낮지 않기는 해도 마음 먹고 홈씨어터를 꾸미려는 유저가 생각해 볼만한 가격에서 & 앞서 언급한 퀄리티를 구현한다는 것은 이른바 '가성비'의 영역에서도 다뤄볼 수 있다 생각할 정도로 괜찮은 모양새기도 하므로 이러한 단점이 크게 부각되는 건 아니라는 생각도 듭니다.
말하자면 VW500 이라는 기기는 '적당한 환경에서' '캐주얼하지만' '결코 마구다지이거나 가볍지 않은 퀄리티도 제공하는' 말하자면 편의와 퀄리티의 적절한 합의점을 구현하고자 노력한 기기이고, 이러한 특성을 충분히 이해하고 적절한 셋팅이나 핸들링을 할만한 성의를 갖춘 사용자가, 적절하게 그 능력을 끌어내어 사용할 경우 적합한 만족감을 주는 프로젝터라는 게 최종적으로 요약할 수 있는 감상이었습니다.





덧글
램프쪽은 기술 발전에 한계가 있는건가 싶기도 하구요.
아무튼 잘 봤습니다.
2015/08/24 13:06 #
비공개 답글입니다.그래도 최근 나온 레이저 광원 램프의 경우 수명이 몇만 시간대로 늘어나긴 했습니다. 이런 류로는 엡손 LS10000 같이 3만 시간 보장을 내세우는 제품도 있는데 장래 디지털 프로젝터 시장에선 LED 프로젝터 등 이런 류의 수명 긴 소자를 쓰는 램프가 주류가 될 공산도 있습니다. 단점은 고압 수은 램프에 비해 프로젝터 출력광의 최대 밝기 상승 및 발색 조정이 쉽지 않은 모양이고(제조사와 사용자 둘 다) 또한 사용자가 램프를 교체할 수 없는데, 전자는 그렇다 치고 후자는 뭐 디지털 TV의 패널 내구 연한이 보통 6만 시간이니까 프로젝터가 3만 시간이면 램프 타임 및 교체 걱정은 실질적으로 별로 없는 게 아닐까 그리 보이니 뭐 큰 단점이라고 하긴 어렵겠습니다.
PS: 램프 밝기 건은 수정했습니다.
보면 이런저런 이야기가 나오게 되서 재밌네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프로젝터 구매에 고민하고 있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