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한 7대 심리에 대한 고해성사 잡담

제목은 뭔가 보편적인 사람 심리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만 같지만 실은 아마도 지극히 개인적일 이야기. 월요일 아침의 고해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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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탐욕

웹 서핑을 하다가 뭔가 사고 싶은 게 생겼는데- '뭔가'는 늘 새롭습니다만-, 카드를 가져다 놓고 결제를 하다보면 '음...이걸 꼭 사야 하나', '음...좀 더 기다리면 더 할인할 지도?', '음...집에 비슷한 거 많잖아' 하면서 차일피일 미루는 심리. 그러다 [품절]이라고 떠버리면 '아악' 하는 심리.

그리고 며칠 후면 재고가 확보된다길래 다시 카트에 넣어놓고 기다리다 잊어버리고 마는 심리. 잊어버리지 않고 들여다 봤는데 다시 재고가 채워져 있으면 '에이...역시 괜히 사서 애물단지 될 지도 몰라' 하면서 마음대로 상품을 비하(!)하는 심리.

- 식욕

회사나 집에 있는 동안은 '이것을 먹고 싶다'하고 생각하는데- '이것'은 언제나 바뀝니다만- , 정작 점심 시간이나 퇴근 시간 혹은 휴일에 그 먹고 싶었던 음식을 파는 가게 앞에 서서는 '음...너무 비싸', '음...배가 안 고파', '음...집에 먹을 거 많은데 뭘' 하면서 그냥 지나치는 심리.

그리고 나서 집에 가면 또 아까 지나친 그 가게의 그것이 먹고 싶어지는 심리. 그런데, 간혹 배달 시켜도 되는 가게일 경우도 있는데도 '에이...거기서 먹는 게 더 맛있을 거야' 하면서 말아버리는 심리. 자신도 알 수 없는 이상한 심리.


- 질투

어떤 게임을 하면서 '내가 뽑지 못한 걸 저 사람은 뽑다니', '내가 하지 못한 걸 저 사람은 하다니' 하다가 잠시 후 곧바로 '누구나 뽑으면 그게 뽑기인가', '나도 언젠가 하겠지, 아님 말고' 라고 태세 전환하는 심리.

후일담으로는 막상 내가 뽑고 내가 하고 나면 심드렁해지는 심리. 이...이게 아닌데. 그 희열, 그 기쁨, 그 성취감 이런 거 없어? 그래, 다른 걸 더 하면 느껴질려나...하면서 또 해보지만 또 똑같은 심리. 이럴 수가, 남들은 그 희열, 그 기쁨, 그 성취감을 느꼈을 텐데 난? 이러고 있다.

- 게으름

아침 5시 30분에 일어나겠다고 해놓고 알람은 6시에 맞춰 놓음. 알람이 울릴 때까지 쿨쿨 자고 나선 '어젯밤엔 11시 넘어서 잤잖아' 하면서 맘대로 합리화. 다음 날엔 '어제는 8시간을 못 잤으니 잠을 보충해야지' 하면서 밤 10시에 취침, 역시나 알람이 6시에 울릴 때 일어나고선 '요즘은 여름이니까 숙면이 잘 안 되서 이 정도는 자야 해' 하면서 다시 합리화.

포인트는 겨울이 되면 '따땃한 이불 속에 있는 게 인생의 낙이지' 하면서 또 6시에 기상.


- 분노

영화 등 창작 작품과 현실을 막론하고 다른 누군가가 화를 내는 걸 보면 '음, 저건 저래서 화가 나는 거구나', '그런데 저건 감정 표현이 서투르네. 좀 더 팍! 화를 내야지', '저건 너무 심하게 화를 내는 거 아닌가' 이러면서 마음 속으로 논평을 하는 심리.

하지만 정작 내가 화를 낼 때면 그 어떤 경우라도 세상 무엇보다 정당한 이유로, 세상 누구보다 완벽한 심리 묘사를 했다는 생각으로 뿌듯(?)하여 화를 낸 후 곧바로 잊어버리는 심리. 이쯤 되면 정상인이 아닌 것 같지만...

- 교만

'이건 내가 아니면 안 되는 일이지' 하면서 의기양양하게 다 맡겠다고 하며 시작했다가 막상 하다보면 '아, 힘들어서 돌아가시겠는데 지원이 왜 이리 없는 거야' 하는 심리. 이때 주목할 점은 '혼자 할 수 있다며?' 하고 딴지를 거는 또다른 자신에게 여러가지 변명거리를 생각해 내는 처음의 나.

그래놓고 결국 어떻게든 완료하면 '역시 내가 아니면 안 되는 일이었지' 하면서 지원하지 않은 다른 사람들에게 '힘들어서 돌아가실 뻔했수' 하고 어떻게든 알리고픈 심리. 교만이야, 멍청이야?


- 색욕

색욕? 흠...보통 검은 색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이유는 변색이나 빛깔이 바래거나 더러워져도 알아보기 어렵기 때문. 그런 이유도 있어서 유광보다 무광 블랙을 더 좋아함. 어쩌면 개인적으로 가장 아끼는 게임기 '네오지오'의 본체 색깔이 오직 이 색뿐이었기 때문일지도.

아, 이 색이 아니라고요? 거기다 이건 욕심도 아니라고요? 그 무슨 말씀. 분명 '色욕'이고 개인적으로 오디오 기기건 뭐건 블랙을 좋아하고 되도록 그런 걸 구하려고 하니까 '색慾'도 맞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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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럭저럭 세다 보니 이건...모 종교의 일곱 가지 죄의 씨앗! 하지만 워낙 독특해서 혹시나 이걸 주제로 고해성사를 하러 가도 듣는 신부님께서 과연 어떤 답을 들려주실지 궁금하네요. 물론 저는 진지하게 해당 종교를 믿어 신도가 된 일이 없으니 우선 그 점부터가 문제일지도 모르겠는데- 그 점에 있어서는 제가 포스팅 삽화로 인용한 상기 일러스트의 아이들도 포스팅 주제와 별로 관련이 없으니 긍정, 긍정.(웃음) 아, 참. 일러스트 출처는 국내에도 정식 발매된 '러브라이브! 스쿨 아이돌 다이어리'입니다.


덧글

  • 김안전 2015/07/27 15:03 # 답글

    자, 이렇게 말하면 신부는 이리 말할겁니다. 당신 불자잖아!
  • 城島勝 2015/07/27 16:12 #

    그건...신부님께 허를 찔렸군요.(웃음)
  • Cizq 2015/07/27 23:12 # 답글

    저 '탐욕' 항목은 요즘의 저하고 굉장히 많이 비슷한 것 같아요 허허허 orz
  • 城島勝 2015/07/28 07:37 #

    핫핫...하지만 다른 항목들은 다른 정상적인 분들은 상상도 못할만큼 기상천외한 사례일 것입니다.(< 교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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