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음원 재생 프로그램 : BHE (버그 헤드 엠페러) 취미

PC-Fi가 여러모로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점차 PC 음원 재생에 있어 재생 프로그램의 중요성이 크다는 것 또한 서서히 그 인식 저변이 확대되는 듯합니다. MP3 대중화를 이끈 윈앰프(지금은 사라졌지만) 당시에는 그저 음원 파일을 원활하고 빠르게 재생하는 게 최대의 미덕이었다면, 지금은 보다 음질에 배려한 이런저런 셋팅이나 기능을 제공하는 프로그램- 예를 들면 '푸바(foobar)2000' 같은 프로그램에 이런저런 음질을 배려한 셋팅을 하는 법부터 시작해서 '아마라(Amarra)' 같은 본격적인 하이파이 클래스임을 표방하는 고가 유료 프로그램(국내 판매가 85만원) 등등 다양한 선택지가 제공되는 시대입니다.

개중에서도 일본은 나름대로 하이파이 오디오계에서 일정한 지분을 가지고, 예나 지금이나 감성이 별로 없긴 해도 아무튼 기술자의 입장에서 이런저런 스토익한 이론을 추구하여 뭔가뭔가 열심히(만) 만들기로 유명한데 그런 이유로 개인 개발이 어느정도 가능한 음원 재생 프로그램 측면에서도 꽤 활발하게 이런저런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는 모양입니다. 본 포스팅에서 말씀 드리는 BHE 혹은 Bug head 라는 이름을 단 음원 재생 프로그램도 그와 같은 시대적 호응에 의해 탄생한 프로그램으로, 개발자는 일본인/ 홈페이지는 여기. 일단 영어와 러시아어로 소개나 설명도 적혀 있습니다만 아무래도 일본어가 가능하신 분께서 둘러 보시는 게 편합니다.

이 프로그램에 대해서 처음 들어본 곳은 개인적으로 활동하는 동호회에서였는데, 마침 해당 동호회의 소개글에 이런저런 셋팅이나 자세한 사항에 대한 조언이 있으니 흥미가 생기신 분들께선 먼저 이곳을 참조해 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아래에 적는 감상은 어디까지나 상당히 개인적인 환경 + 셋팅의 산물이고, 또한 이 프로그램이 꽤나 복잡미묘한 물건이라서 익숙해지려면 시간이 꽤 걸리는지라.


- 구성 환경

1. 개인 PC-Fi(라고 하기도 뭣할만큼 아주아주 캐주얼한) 환경의 소스 기기는 노트북(DELL ​XPS L502X, HDD > SSD 교체)이므로 이걸 테스트용 소스 기기로 사용. 마침 쓸만한 ASIO가 뭔가 보던 차에 프로그램 개발자가 친절하게 노트북에서 사용하는 사람은 이걸 쓰세요 하고 추천한 ASIO가 있더군요.('노트 퍼스컴에서 Bug Head를 쓰시는 분께'란 안내서에) 뭐, 비록 이 ASIO를 이용한 초기 셋팅은 CD음원(16/44.1) 재생 전용인 모양입니다만 일단 CD음원에서 어느 정도 실력을 내는지 봐야 하니 그대로 설치 해서 셋팅.

2. 사용한 플레이어는 인피니티 블레이드SQ인데, 개발자의 말에 따르면 가장 정확한 음을 내려면 이걸 쓰라길래.('여자라도 알 수있다, Bug Head 사용법'이란 안내서에) 참고로 이 BHE라는 프로그램은 네 가지의 세부 별도 플레이어로 구성되어 있는데 Bug Head가 가장 부정확한 음(저음역이 좀 많은 버전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이고 위에 언급한 IB SQ가 저음역이 정확해서 가장 정확한 음이라는 모양입니다. 뭐, PC-fi 환경이 보통 북쉘프에 간이 재생 환경이 많은 것을 감안해서 나눠놓은 분류인 것 같은데, 하여간 일단 능력을 보려면 별도 손질이 없는 게 좋으니 IB SQ로.

3. 기타 시스템 환경은 앞서 말씀드린 노트북에 오디오 퀘스트 드래곤 플라이 DAC(v1.2) + 오디오 퀘스트 Y케이블 + 브릿츠 BR1000A 입니다. 전 PC-Fi를 딱히 진지하게 하는 것이 아니고 PC를 음악 재생용 소스기기로 쓰는 경우는 어디까지나 글을 쓰거나 기타 작업하면서 음을 듣는 경우에 한하므로 음질보다는 아주 편하고 막 써도 문제없는 데 초점을 맞춘 기기 구성이라 가격대나 입수 난이도도 아마 대부분 '이 정도는 가족 눈치 안 보고 해볼 수 있겠지' 정도로 생각하실 수 있을 듯.(웃음)

- 사용 감상

이 환경에서 음원은 모두 개인 소장 CD에서 리핑한 WAV 파일을 통해, 장르를 막론한 개인적인 여러 테스트 음원과 자주 듣는 곡을 중심으로 들어본 결과는 흠, 솔직히 말해 좀 놀랐습니다.

일단 막 듣는 환경이라 해도 나름 (돈 안 들고 수고만 들이면 되니까)푸바에다 이런저런 최적의 셋팅을 해서 써오긴 했습니다만, 이런 환경에서 단지 플레이 프로그램만 바꿔 들어 보아도 악곡의 입체감이나 풍성함 같은- 출력음의 품위나 퀄리티라 할만한 부분들의 개선이 인지되는 부분들이 있다는 건 확실히 재미있는 일입니다. 아주 엄밀히 말하자면 IB SQ라 해도 개인적인 푸바 셋팅 환경에 비해 저역의 볼륨감이 강해지는 것은 플레이어의 특성(일본식으로 말하면 쿠세, 라고 할 수 있는)인지 아니면 이 플레이어가 찾아 준 (이 시스템에서 낼 수 있는)음원 최대한의 품위인지는 확신하기 어려우나(같은 음원을 들어볼 수 있는 다른 환경- 개인 메인 시스템-은 아무래도 급이 달라서 비교 평가할 수가 없는 관계로) '왜' 변화했는지를 따지기 이전에 음 자체가 좀 더 기분 좋아지고 그러면서도 불필요한 군더더기감이 빠진 느낌이란 건 상당히 재밌었습니다.

말하자면 음이 전반적으로 슬림해졌는데 볼륨감은 더 좋다고 해야하나. 이런 말을 하면 여성 비하라고 할 수도 있겠으나 굳이 남자분들께 직관적인 이야기로 옮기자면 이전 푸바로 재생한 음이 좀 전체적으로 통통한 아가씨였다면 지금 이 IB SQ에 상기 ASIO 셋팅으로 재생한 음은 나올 데 나왔지만 들어가면 보기 좋은 곳의 지방은 걷어 낸 그런 아가씨입니다. 이는 대개의 노이즈 차단이 충실한 기기나 플레이어에서 볼 수 있는 변화인데- 예를 들면 MAC용의 7만엔쯤 하는 플레이어 프로그램 같은 것이나, 아예 소스 플레이어 급수를 올렸을 때 드는 변화감- 이런 이유로 솔직히 좀 놀랐다고 감상을 종합할 수 있겠습니다.

- 기타

...이 프로그램의 대개의 프리셋 설정에서 권장되는 Stardust 모드를 택하면 플레이 리스트 제일 처음의 음원 재생 전에 메모리 초기화를 아주 빡빡하게 실행하는데, 개발자의 말에 따르면 미사용 메모리도 전부 초기화하기 때문에 이렇게 한 번 빨아낸(?) 다음 다른 음악 재생 플레이어나 동영상 감상 심지어 MMORPG 같은 걸 플레이해도 영상이나 음악의 퀄리티가 좋아진 인상을 받을 수 있을 거라고 하는군요. 흥미가 동하시는 분들께선 한 번 시험해 보십시오.

...만약 이 프로그램의 음이 나빠! 라고 생각하시는 분께선 그렇게 단정짓기 전에 이 프로그램이 '에이징'이 필요한 프로그램이라는 걸 알아 주셨으면 한다는 모양입니다. 개발자는 아주 친절(?)하게 에이징용 음원까지 추천해 주었는데 뭐 직접 옮겨 쓰면 광고가 될 거 같으니 저어하므로...앞서 언급해드린 '노트 퍼스컴에서 Bug Head를 사용하는 분께'란 매뉴얼의 맨 끝을 보시면 되겠습니다. ノートパソコンで、Bug head を試用する方へ 라고 적힌 매뉴얼입니다.

뭐, 이건 테스트해 볼 환경이 아니라 순수하게 개발자의 말만 옮기자면 이 에이징 음원을 통한 에이징 영향 범위는 CPU, 메모리, 메인보드, USB카드, USB케이블, USB-DAC, 앰프, 헤드폰까지라 하니 뭔가 대단합니다. 에이징 권장 시간이 15시간 + 20시간이나 되는지라 헤드폰 끼워서 밖으로 음이 안 들리게 해놓고 잠잘 때만 골라서 한 5일(7시간 x 5) 틀어놓으면 될 듯도?

...일본어 가능한 분이라면 우선 매뉴얼부터 먼저 읽어보시면 여러가지 팁이나 상세한 설명이 있어서 좋기는 합니다. 아무래도 일본인이 독자 개발한 플레이어니 이 사람의 길잡이를 가장 축으로 해서 시도해 보는 게 제일 좋을 듯.


끝으로 여러모로 재미있다면 재미있는 프로그램이지만, 아무래도 음질에 워낙 신경을 쓴다는 물건이라 복잡한 셋팅은 물론 고스펙 음원의 능력을 최대한 끌어내는 재생을 위해서는 요구 사양도 굉장히 높은 데다 각 플레이 리스트의 최초 재생 시작 직전 메모리 클리어 같은 절차도 긴 등등 뭔가 가볍고 쉽게 다룰만한 물건 또한 아닙니다. 그래도 프리웨어라는 (최대의)장점이 있으니 PC-Fi 혹은 PC를 소스 기기로 하는 헤드파이 재생에 관심이 있으신 분께서는 한 번 시간 내시어 시도해 보시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합니다.


덧글

  • 직장인 2015/06/29 14:25 # 답글

    저는 피오당에서 이 프로그램에 대한 소개를 봤는데 흥미롭긴 했습니다. 사용성에서 너무 불편할 거 같아 실제 테스트해보진 않았지만요. 솔직히 각종 DSP가 개입하지 않은 상태의 비트퍼펙트 재생에서 PC플레이어 S/W에 따른 음질변화라는건 기술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데 S/W 엔지니어를 업으로 삼는 입장에선 더욱 그렇습니다. 더구나 요즘은 곡 전체 메모리 플레이나 WASAPI, ASIO 등을 이용한 믹서 바이패스 등 플레이어에 따른 음질차가 날 여지가 점점 더 없어지고 있고 지터 이슈는 플레이어와는 조금 다른 얘기고...

    그렇다곤 해도 개인적으로 오디오 자체를 하나의 '도락'으로 여기는지라 바가지에 의한 상술만 아니라면 이런 시도도 꽤 흥미롭게 보는 편인데, IT 커뮤니티에서 간혹 이런 류의 얘기가 나오면 온갖 비웃음과 바보취급을 당하게 되는지라 그냥 꾹 입다물고 있는 편입니다. ^^
  • 城島勝 2015/06/29 15:24 #

    네, 예상하신대로 이 녀석의 사용자 편의성은 굉장히 별로입니다. 돈 받고 이런 걸 팔았다면 음질차를 내고말고를 떠나 먼저 사용하기 불편해서 불평이 나왔을 것 같습니다.

    또한 말씀하신대로 IT 이론적으로 볼 때 무슨 논리를 댄다해도 디지털 음원 재생 프로그램이 음질의 차이를 낸다는 것 자체가 플라시보니 미신의 영역으로 취급받는 것도 별 수 없는 일입니다만-(몇몇 커스텀 플러그인이나 이퀄라이저를 이용한 음'색'차이를 낼 수야 있지만) 어쨌든 공짜이고 상술이 개입할 여지는 적어도 현재로선 없으니까 약간의 여유와 넘치는 흥미로 무장했다면 한 번 써보고 별 차이 못 느끼면 무시해라...저로서는 뭐 이런 정도의 논조입니다. 아무튼 경험이란 게 쌓이면 사기와 사기 아닌 것을 구별할만한 능력도 생길 터이고 뭣보다 공짜로 할 수 있는 경험이니, 껄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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