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 블루레이 감상 - 기동전사 건담 THE ORIGIN I: 푸른 눈의 캐스발 UHD-BD/BD/DVD 감상

2015년 2월, 제1편 푸른 눈의 캐스발을 일본내 극장에서 선행 공개하며 첫 선을 보였고 4월 24일에 디스크 타이틀로 발매된 [기동전사 건담 THE ORIGIN OVA](이하 오리진 OVA)는 야스히코 요시카즈 씨가 그린 동명의 원작 코믹스(국내 정발명: 모빌 슈트 건담 디 오리진)를 기반으로 제작된 애니메이션입니다.

특별편 포함 총 24권으로 완결된 오리진 코믹스는, 70년대 말 방송되어 현재까지도 인구에 회자되는 TVA '기동전사 건담'을 당시 제작에 참여했던 야스히코 씨가 새롭게 재해석 및 가필하여 그려낸 코믹스로, 특히 이번 OVA는 이 오리진 코믹스에서 가필된 '샤아 아즈나블의 과거 이야기'(원작 코믹스 제9, 10권) 및 '루움 전역'까지(원작 코믹스 제11~14권)를 총 4편의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 선보일 예정입니다.

개중 이번에 소개하는 오리진 OVA 1편은 원작 코믹스 제9권을 온전히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낸 작품. 따라서 이 글에서는 이 OVA와 이를 담아낸 블루레이(이하 BD)가 어떤 모양새로 이 '새로운 퍼스트 건담 이야기'를 그려냈는지 그에 대해서 말씀드려볼까 합니다.


1. 디스크 스펙

BD-ROM 듀얼 레이어(50G), 전체용량 24.3G/본편용량 19.4G, BD아이콘 있음
영상스펙 1080P24(AVC)/ 화면비 16:9/ 비트레이트 32.12Mbps
음성스펙
1. DTS-HD MA(24/48) 일본어 5.1ch & LPCM(16/48) 일본어 2.0ch
2. DTS-HD MA(16/48) 영어 5.1ch & DTS(640kb) 영어 2.0ch
3. 오디오 코멘터리 DTS 2.0ch(448kb)
자막: 한국어 외 일본어, 영어, 프랑스어 및 중국어 3종 (본편만, On/Off 가능)

오리진 OVA 1편 BD의 스펙상 특이점은 풍부한 자막, 빈약한 서플, 아슬아슬하게 싱글을 넘긴 전체 용량 정도를 꼽을 수 있습니다. 후술하겠지만 어차피 빈약한 서플을 조금만 줄이거나 아니면 본편 비트레이트 할당량을 조금 줄이거나 했다면 싱글 레이어로도 낼 수 있었을 것인데 어떤 의미에서는 '굳이' 듀얼 레이어가 되버린 셈.


2. 서플 사항

본 BD의 수록 서플은 영상 특전: 2편 예고, 1편 공개전 예고 및 PV & CM집/ 음성 특전: 오디오 코멘터리 1종입니다. 생색내기 용도로라도 넣곤 하는 논크레딧 ED 영상조차도 없는 아주 단촐한 구성이 돋보이는데, 본편 제작에 진을 다 뺐는지는 몰라도 꽤 아쉬운 부분. 그나마 한정판/ 일반판에 관계없이 동봉 책자로 딸려준 코믹 드래프트 가이드가 볼만한데 원작자 야스히코 씨가 코믹스 집필시 구상한 컷과 이에 해당하는 애니메이션 컷을 대비시켜 가며 추가 혹은 변경점이나 감상 등을 전달하여 아쉬운대로 빈약한 디스크내 서플을 보강합니다. 드래프트 가이드에 대한 별도 언급은 후술.

한편 코멘터리도 보통은 캐스트/ 스태프 코멘터리 2종을 수록하는데 비해 본 오리진 OVA BD의 코멘터리는 1종의 코멘터리를 전반은 캐스트가 후반은 스태프가 진행하는 형식. 전반 출연진은 캐스발 역을 맡은 다나카 마유미 씨와 샤아 역을 맡은 이케다 슈이치 씨, 아르테이시아 역을 맡은 한 메구미(潘 めぐみ) 씨이며 후반 출연진은 총감독 야스히코 요시카즈 씨/ 총작화감독 니시무라 히로유키 씨/ 메카닉 총작화감독 스즈키 타쿠야 씨/ 현장 프로듀서 타니구치 오사무 씨.

코멘터리의 경우 전반(러닝타임 41분경 까지)은 영상과의 관련도는 높지 않고 뭐랄까 주빈 이케다 씨를 모신 (일본식)좌담회 분위기. 그나마 오랜 샤아 전속 성우답게 이케다 씨가 하는 이야기는 건담 팬이라면 건질만한 이야기들이 있고, 성우들 각자가 인상 깊은 캐릭터나 자신이 연기한 캐릭터에 대한 감상이나 연기 포인트에 대해 말하는 부분도 있는 등 듣는 게 시간낭비인 수준은 아닙니다만...보통 제작에 관련된 비화를 말해주거나 해서 영양가 높은 스태프 코멘터리가 후반(41분~종료되는 63분까지)에만 있어서 그나마 언급이 되는 최초 전투씬을 제외한 전반부의 주요 제작 포인트에 대한 사항은 알 수가 없고, 시간에 비해 많은 출연자가 전/ 후반으로 나뉘니 이야기의 호흡이 좀 빨리 끊기는 듯한 문제도 있고해서 결국 이 코멘터리마저도 그다지 만족스럽지는 않습니다.

결론적으로 서플에 대해서는 기대 이하였다고 정리가 가능합니다. 2편 이후에는 일전의 건담 유니콘OVA BD 처럼 등장 기체 활약 영상 다이제스트나 줄거리 요약 영상 같은 게 추가될 수도 있겠으나 골자는 1편의 것들을 유지할 전망이니만큼 본 오리진OVA BD는 앞으로도 디스크내 서플에 대한 기대도는 좀 줄이는 게 좋겠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3. 영상과 음성

이미 PV에서 어느정도 그 맛을 먼저 보여줬지만, HD 해상도 디지털 제작 애니메이션인 본 OVA는 물론 BD를 통해서만 그 완전한 모습을 담아낼 수 있고 실제 영상 퀄리티도 그에 화답합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일본 제작의 2D + 3DCG 애니메이션 BD로서 충분히 상위권을 다투는 화질.

최근 애니메이션의 디스크 수록 제작 영역에도 폭넓게 관여하는 일본내 최상급 HD영상 핸들링 회사인 큐텍이 그간 보여주었던 노하우나 좋은 모습들을 모두 담아낸 본 BD는 말그대로 '제작된 퀄리티'를 '시청자가 그대로' 볼 수 있게끔 최선을 다한 모습으로, 특히 2D 표현의 발군의 선명도와 주로 CG로 제작된 배경이나 사물의 조화가 특기할만 합니다.

특히 좋은 건 높은 투명도와 해상감에 힘입어, 일반적으로 화면내 광원 및 발색감에 따라 얻을 수 있는 시간대나 조명 연출 효과의 캐치 외에도 CG를 통해 최대한 구현하고자 한 '공간감' 역시 잘 전달된다는 것. 2D + 3D CG라 해도 제작과 수록력에 따라 인물과 배경이 완전히 따로 놀거나 평판위에 함께 있다는 느낌 밖에 나지 않는 경우와 비교하면 상당히 인상적인 부분입니다. 이러한 장점이 본 오리진OVA 에서 의도한 연출과 맞물려 본 BD는 최상의 감상 환경을 제공한다 하겠습니다.

소소하게 아쉬운 점이 있다면 CG파트의 해상력이 2D 파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아 보이는데, 고의로 영상 편의적 연출(촬영시 배경보다 사람에게 포커스를 더 선명하게 맞추어 강조하는 식)을 넣은 부분들이 아닌 풀CG 파트나 배경뿐인 장면에서도 예외없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아 별도의 해상력에 대한 배려(제작 목표 해상도건, 후보정이건)를 하지 않은 것으로 짐작된다는 것이고 이때문에 본 BD의 영상 수준 및 일본의 3DCG 기술력 한계와 맞물려 '(3DCG인 게)너무 티가 나서 시청자의 인식 조화를 깨는' 부분들이 많다는 점 정도?

하지만 이것도 암명부에 걸친 높은 다이나믹스와 좋은 계조 표현, 적절한 비트레이트 할당의 수혜를 입은 화질의 일관성/ 빠른 움직임에서의 노이즈 등 화면 에러가 없는 모양새를 감안하면 적어도 화질적인 문제로 돌리기에는 아무래도 이 BD의 영상이 많이 훌륭합니다. 이른바 평균 이상의 장점이 많아서 소소하게 눈에 밟히는 부분들을 잊을 수 있는 그런 퀄리티라고 할 수 있으며, 개중에서 특히 좋은 점은 앞서도 언급했지만 이 작품에 걸맞도록 표현된 여러 영상 터치와 연출의 경향이 유감없이 잘 발휘된다는 점입니다. 즉, 이미 이전의 유니콘OVA BD에서도 보여준 그 높은 퀄리티가 본 오리진OVA BD에서도 발군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한편 사운드 면에서는 DTS-HD MA로 수록된 멀티채널이 메인 사운드로서 그 전달감을 책임지는 인상. 24비트라는 스펙도 그렇거니와 영화적 뽕을 좀 넣은 사운드 디자인이라 얼마 안 되는 사운드 강조 부분에서 좀 더 과장이다 싶을 정도의 사운드가 특징입니다. 예를 들면 발포음이나 모빌 슈트 기동음 같이, '영화적'으로 강조할 수 있는 부분들은 예외없이 이런 특징이 도드라지며 이런 부분들은 2채널 LPCM과 비교해서 들어보면 그 감의 차이가 특히 와닿을 수 있습니다.

이번 오리진OVA 1편은 이런 소위 신나는 사운드를 들려줄 부분이 많지 않기는 합니다만, 큐텍이 자랑하는 FORS EX 사운드 처리를 거친 본 BD의 사운드 퀄리티는 생활 효과음이나 발소리의 이동 같은 부분에서 채널 이동의 빠릿함과 사운드의 입체감을 캐치할 수 있는 수준을 충분히 제공하며/ 대사의 명징함 같은 디테일함을 요하는 부분부터 폭음 같은 힘으로 승부하는 부분들까지 예외없이 깔끔한 전달감을 충족시킵니다. 멀티 채널 시스템을 갖추신 분들이라면 사운드의 흥이란 측면에서 DTS-HD MA 멀티 채널로 감상하실 것을 꼭 권합니다.

아쉬운 점을 굳이 꼽자면 2채널 LPCM 포맷은 어째 16비트로만 수록했다는 것. 메인 멀티 채널 사운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얌전하지만 깔끔한 디테일감은 좋기는 합니다만, 보통 사운드 스펙은 2채널 쪽을 더 우수하게 잡는 경우가 많음을 고려하면 일반적이지 않다 싶은 감은 있습니다. 영어 더빙 사운드도 2채널의 경우 640kb의 반쪽짜리 DTS로 넣는 등 이 OVA는 전반적으로 2채널에 그다지 열성적이지 않은 편으로 보이며 따라서 웬만하면 멀티 채널로 보세요라는 디스크라고 할 수도 있겠는데, 정작 이번 1편은 상술한대로 멀티 채널이 크게 존재감을 피로하지 못하는만큼 사운드의 퀄리티와 쾌감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것은 향후 본격적인 개전 스토리를 다룰 OVA 3, 4편을 기대해야 할 듯합니다.


4. 연출과 이야기들

오리진 OVA에서 초반 시청자 시선을 사로잡는 초반 전투씬은 그 유명한 이타노 이치로 씨가 상당한 열의를 갖고 관여했으며 본 OVA의 감독을 맡은 이마니시 씨가 밀리터리 매니아/ 3DCG를 효과적으로 사용해본 노하우를 갖고 있다는 점도 복합되어 멋진 모양새로 나옵니다. 총감독 야스히코 씨가 전투씬은 완전히 이들에게 일임했기도 해서 본 오리진 OVA의 비주얼적인 최대 특징이자 특장점은 바로 이러한 액션씬에서 나올 전망이며 OVA 1편에서는 초반 외에도 후반 건탱크 교전씬 등에서 짧으나마 그 편린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풀 3DCG로 제작된 메카닉들이나 마치 게임을 방불케하는 파일럿 컷인이 끼어드는 연출 등 호불호를 논할 사항이 있으나, 한정된 시간과 비용 안에서 박진감 있는 액션씬을 상대적으로 긴 시간 동안 보여주려면 결국 좋건싫건 3DCG로 갈 수 밖에 없다는 결론이 그 일본에서조차 나온 상태이므로 이는 제작자들이 그 퀄리티를 더 높여 과거 2D 손그림에 익숙한 시청자들을 만족시켜야 하는 문제라 봅니다. 2015년에 공개된 오리진 OVA는 특히 작중 건물이나 차량, 일부 군중씬의 군중 등도 3DCG로 제작하였고 3DCG이기에 2D 손그림에서 표현하기 어렵거나 할 수 없던 연출들- 예를 들면 건탱크의 무한궤도 서스펜션의 리얼한 움직임 같은- 을 넣어 보다 실감나게 보여줄 수 있다는 장점을 갖기도 합니다. 다만 아직 CG스러운 감을 영 지우지 못하는 게 문제인데 이는 지속적으로 개선해나가야 하는 점이라 하겠습니다.

한편 드라마 파트에서 드러나는 이 OVA의 서술상 특징은 원작 코믹스를 충실히 영상화 하는 데 주력했다는 인상. 본래 원작 코믹스의 이 어린 샤아 파트는 상당히 방대하고 긴 이야기를 한정된 분량 안에 넣고자 특정 이벤트만 집중하다 보니 이벤트간 연결고리가 헐거운 것이 특징인데- 마치 징검다리를 건너는 느낌- 본 OVA는 이러한 연결고리를 보강하거나 하는 식으로 서술적 오리지널리티를 추구한 부분은 없다시피 합니다. 말그대로 원작의 텔링 노선을 완전히 긍정한 상태로 '움직이는 그림'을 보여주는 애니화에만 충실한 인상.

그대신 각 씬(혹은 컷)마다 세세한 연출이나 표정 변화등 애니 터치에 주목하여 원작 코믹스에서 나열된 징검다리식 이벤트를 보다 강조해서 보여주는 것에 집중한 것이 특징. 이는 앞서도 언급한 코믹 드래프트 가이드라는 본 BD의 별책부록에서 잘 드러나는데 그 설명이 모두 일본어로만 적힌 것이 한국 구매자분들께는 장벽이 될 수도 있으나 정발된 원작 만화책을 보면서 본 OVA를 감상하시는 것으로도 충분히 그 차이나 의도를 짐작할만 하니 크게 문제되지는 않겠다는 생각은 듭니다.(그럼 이 동봉책자의 의의가 없어지지만)

말하자면 이 OVA는 어떻게 보면 아주 전형적인 '코믹스의 애니화'입니다. 물론 러닝타임을 감안해야 한다는 점, 애초에 건담 애니메이션 제작에 관여했던 원작 만화가 야스히코 씨가 오리진 코믹스에서 추구한 점이 그대로 애니화 해도 문제가 없어 제작에 편하다는 점 등 여러 장점이 있어서 이런 노선이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만 뭐랄까, 지나치게 얌전하다는 인상은 있습니다. 사실 이 애니메이션은 표정의 변화라는 점에서는 충실한데 인물들의 끊임없는 움직임(행동 묘사)이라는 점에서는 또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고 코믹스의 정지 컷 느낌이 나오는 게 많다는 점에서도 아주 얌전하고.

뭐, 물론 이건 이것대로 원작의 어떤 무게감을 그대로 전달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 것인지도 모르겠으나 다양하고 세세한 움직임을 통해 '감정선을 언행으로 보여주는' 영상화의 잇점을 최대한 취하는 작품들과 비교해 보면 역시 아쉬운 점으로 꼽겠습니다. 기타 소소한 부분들을 보자면 음...코믹스 후반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도노반 씨가 일찍부터 얼굴을 내민다는 점 같이 코믹스를 모두 본 이들에게 반가운 요소를 넣은 건 좋습니다만...그러고보니 이 OVA에서는 원작 코믹스 특유의 '야스히코풍 사이사이 개그컷'이 줄었다는 것도 좀 아쉽네요. 개인적으로 오리진 원작 코믹스는 이런 사이사이 개그컷이 서사&극화 느낌의 이 코믹스를 중간중간 환기시켜 주는 느낌이라 아주 재미있게 보는 데 일조했는데 애니메이션 제작진은 굳이 살리기 어려운 이런 요소에 연연하지 않기로 한 모양입니다. 애니메이션 오리지널 개그씬을 넣기는 했는데 이건 뭐랄까 '그냥 개그'라...코멘터리에 따르면 이런 것으로 원작의 분위기 환기 요소를 대체하려 한 것으로 언급됩니다만 개인적으로는 그다지.(웃음;)


5. 자막

본 오리진 OVA는 제작사 반다이 비주얼이 공식적으로 본편에 한해서라지만 여러 국가의 자막을 넣었고 개중 한국어 자막이 있어 한국의 건담 팬을 배려하였습니다. 이 한국어 자막은 국내에 공식적으로 병행 판매되는 한정판뿐 아니라 일본내에서만 판매되는 일반판에도 똑같이 수록되기 때문에(애초에 두 판본은 같은 디스크입니다.) 한정판 구입 시기를 놓치신 분이라도 일반판을 구입하시면 충분히 한국어 자막으로 본 작품을 즐길 수 있습니다.

오리진 OVA BD에 수록된 한국어 자막의 퀄리티는 대체로 괜찮습니다. 다만 미국인과 일본인 두 사람의 감수진까지 붙인 영어(더빙과 자막 모두 해당) 쪽에 비하면 떨어지는 부분들은 있습니다. 예를 들면

- 14분 35초의 'あれ'는 '아까(의 일)'가 아니라 '전에 (그 일)'로 번역해야 합니다. 한국어에서 '아까'의 쓰임을 생각하고 해당 상황을 보시면 자연스럽게 자막이 잘못되었다는 느낌을 받으실 수 있는 부분이며 영어 자막은 ~went too far로 번역하여 원 대사의 뜻 전달에 충실했습니다.
- 20분 18초의 '腹芸'가 한국어 자막에서 람바 랄의 좋은 점이라고 번역되는데, 이는 데긴이 기렌에게 정치가로서 마음가짐(일본어 腹芸는 이럴 경우 뱃심, 배짱 등으로 번역 가능)을 따로 설명하는 부분이지 바로 앞선 람바 랄 건과 연결되는 이야기가 아니므로 잘못 번역된 부분입니다. 영어 자막은 이 단어를 상기 스크린 샷대로 적절하게 원래 뜻대로 번역했습니다.
- 27분 10초에 나오는 한국어 자막에서는 다이쿤 일가가 살 집 얘기를 하다가 갑자기 땅을 준비했다로 말이 바뀌는데 이때 일본어 원문은 屋敷 / 邸를 말하는 やしき이며 이 단어는 땅이나 부지라는 뜻도 있으나 '저택'이라는 뜻이 좀 더 일반적이고 이 상황에서도 이것으로 번역하는 게 옳은 단어입니다. 영어 자막은 'mansion'으로 번역.
- 35분 28초의 やれやれ는 이런이런 혹은 아이구야 같이 일종의 감동사입니다만 한국어 자막에서는 뜬금없이 '해보세요'라고 번역되어 역시 어색함을 전달합니다. 영어 자막은 '맙소사'를 뜻하는 Good grief로 잘 옮겼건만.

이외에도 CASVAL이라는 영문 표기에서 연상되는 발음과 인연이 없는 '캬스발'이란 일본어 글자 그대로(キャスバル) 표기, 간혹 띄어쓰기가 지켜지지 않은 부분들, 조사와 맞춤법 오타 두 군데, 잘못 들어간 부호가 두 군데...이런 점들이 본 OVA가 담은 한국어 자막에서 아쉬운 부분들입니다. 2편 이후에는 반다이 비주얼 측에서 한국어 자막에 보다 열의를 기울여 이러한 소소한 문제가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는데, 뭐 지금 한국어 자막도 아주 크게 감상에 방해나 심각하게 뜻을 잘못 전달하는 건 아니니까- 라고 넘어가기 보다는 웬만하면 좀 더 노력해 주었으면 합니다.


6. 총평

원작자이자 본 OVA의 총감독을 맡은 야스히코 씨는 타이틀 동봉 북클릿이나 코멘터리 등에서 이 OVA에 대해 충분히 만족스럽다는 평을 남겼으며, 제 개인적으로 볼 때도 앞서 언급한대로 이 OVA는 애니메이션으로서의 장점도 분명 많고 상당히 안전한 코믹스 > 애니화의 길을 택하기도 한만큼 쉽게 불만을 표하거나 할 수 있는 물건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역시나 앞서 몇 번인가 피력한대로 이 OVA는 아직 1편만 볼 수 있기는 합니다만 전체적으로 '좋지만 이거다! 싶은 특출난 감은 별로 없는' 애니메이션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그야말로 살아있는 사람들이다 싶을만큼 배우의 연기를 방불케하는 느낌으로 캐릭터를 살려 원작을 시종일관 감탄이 나올만큼 멋지게 애니화 한 것도 아니고, 영상과 음성도 분명 좋으나 요즘 시대&BD라는 점을 생각하면 혼자 튈 수준의 임팩트가 있는 건 아니고, 작화와 연출도 세밀한데 집중한 건 좋으나 스케일감이랄까 인상적인 부분들이 드물고. 종합하면 코믹스의 그림자를 벗어나지 못하는 느낌이면서 전투씬 같은 부분만 멋지게 늘리는 '전형적 애니화'랄까.

물론 제가 간혹 언급하는대로 잘 통하니까 흔히 쓰이는 거고 흔히 쓰이니까 진부한 느낌이 들어 본 OVA에 대한 개인적인 인상이 좀 박해졌을 수도 있으며, 이런 '호불호'로 논할 수 있는 '재현 방향성'이란 점이 아니라 '양불량'으로 논할 수 있는 '담아 낸 이야기의 서술이나 힘'이란 점에서는 원작 코믹스나 그 원작 코믹스의 또 베이스가 되는 기동전사 건담이라는 작품이 가진 힘이란 게 있기에 적어도 현 시점에서 특별나게 문제를 제기하고픈 건 아닙니다.

말하자면 일개 시청자로서 저는 이 OVA가 원작 코믹스에 비해 다소 많은 새로운 맛을 보여주는 것을 기대했으나 먹어보니 레시피대로 잘 계량해서 만든 요리라 비록 이전에 먹어본 맛이라도 나쁘지 않았다 그리고 그 요리 기술에 대한 채점을 한다면 충분히 좋은 점수를 줄 수 있다는 감상을 받았습니다. 이러한 인상이 앞으로 남은 세 편의 OVA에서도 그대로 이어질지 아니면 변화가 있을지 그 점은 한국어 자막도 있는만큼 우리나라의 다른 많은 분들께서도 직접 함께 확인하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감상 시스템>

디스플레이: JVC DLA-RS35 (D-ILA 프로젝터) x Da-lite NCV 110인치 (게인 1.3)/ 파나소닉 TC-P55VT50 (PDP)
참고용 디스플레이: 소니 KDL-46EX700(엣지형 LED 백라이트 LCD)

플레이어: OPPO BDP-103 커스텀(영상 체크용) x Ayre DX-5(음성 체크용) x PlayStation 3(일반 범용 체크용)

셋팅: 연결 플레이어 재생 영상을 통해 계측한 6500K 표준 색역 캘리브레이션, 기타 상세 사항은 별도 문의시 추가 명기



* 본 감상문의 원본 스크린샷은 모두 1920x1080 사이즈이며, 일부 1280x720 사이즈는 자막이나 메뉴 캡처용으로 생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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