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대로, 슈퍼로봇대전Z 완결편을 클리어했습니다. 4월 1일에 수령해서 어제 클리어했으니 연옥편 15화 + 천옥편 62화를 클리어하는데 2주 걸렸네요. 가이던스 시나리오도 한 화로 친다면 총 78화를 했으니 무조건 하루에 5~6화쯤 진행한 셈이고 정신적으로는 시옥편 이상으로 열심히 한 듯도.
다만 이번 슈로대Z 완결편...그러니까 천옥편은 발매 직후부터 대체로 악평이 많았고 어느정도 모양새가 거의 다 나온 발매 2주후에도 그 평가는 별로 달라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만, 개인적으로는 모든 게 마음에 드는 거야 물론 아니지만 적어도 모든 게 나쁘지만도 않았습니다...라고 하고도 싶은데 어째 감상을 모두 정리해보니까 저도 악평쪽으로 눈금이 좀 기우는 인상이? 하여간 항목별로 간략하게나마 언급하면서 감상도 곁들여 말씀드려 보지요.
시스테마틱한 사항들...
1. Z크리스탈의 경우 활용도가 좀 분분하지만 대체로 초반(10화 이전)에는 2단계까지만 개방해 놓고 대략 20화 정도까지 3단계를, 이후 50화 넘어가서 4, 5단계를 개방하는 게 효율이 좋은 듯 합니다. 특히 2단계까지는 강화파츠 구매보다도 더 먼저 개방하는 것을 권장하는 이유가 SR포인트 조건에 택티컬 콤보가 걸리는 스테이지가 몇몇 있는데 초반 자금 부족과 시옥편에 비해 강한 적들이 어우러져 콤보 게이지 올리기가 쉽지가 않아서.
2. 아예 1주차에는 SR포인트를 완전히 무시하고 오로지 클리어만을 향해 달린 후에 2주차 이후 SR포인트 전부 취득을 고려하는 것도 진지하게 권합니다. 1주차에 SR포인트를 전부 얻어 난이도를 하드로 올려두면 안그래도 자금 부족 & 시옥편보다 강한 적들이 어우러진 천옥편 초중반까지는 상당히 진행이 빡빡한 편이고, SR포인트까지 얻으려면 꽤 골치아픈 스테이지도 몇몇 있다보니.
3. 클리어 후 자금/ Z칩/ PP/ 파츠 연동은 2주차 50%, 3주차 75%, 4주차 이후 100%이며 4주차에 15단 개조가 해금되는 것 모두 시옥편과 동일합니다. 각 주차당 x5개의 파츠 연동 요소도 동일.
4. 강화 파츠 중 시옥의 문장은 ~주차 클리어 보너스로 무조건 1개가 들어오고 연옥의 문장도 ~주차를 개시한 시점에 아무때나 연동을 걸면 입수되므로 클리어 연동시 선택할 필요성이 낮은 편입니다. 연옥의 문장은 그렇다치고 시옥의 문장은 효과가 괜찮아서(크리티컬률+30 & A어댑터 효과) 복수로 가지고 있으면 더 좋을 수도 있겠지만 다른 좋은 파츠 넘겨주기도 바쁜 1, 2주차 즈음에 굳이 넘겨줄 필요는 없는 듯.
5. 참고로 전 1주차 클리어 후 D익스트럭터, 리바이브 셀(레벨 10마다 공격력 +100 & 장갑 +50), 텐션 레이저, SP겟터, 하로를 넘겼습니다. 시옥편에서는 텐션 레이저와 SP겟터가 하도 사기라 2주차 클리어 이후에 넘겼으나 이번 천옥편에서는 적들이 강해서 텐션 레이저 효과 보기가 그리 쉽지가 않은 관계로 SP겟터와 덩달아 그 사기성도 낮아진 편이라 말하자면 시옥편에선 이 둘이 있으면 사기였지만 천옥편에서는 있으면 쾌적 정도입니다. 따라서 웬만하면 필수로 넘겨주는 걸 권합니다.
연출과 난이도...
일단 몇몇 해상도가 들쑥날쑥한 무기 연출들, 소위 대갈 맵이라 불리는 기체 머리(혹은 상박 일부까지)만 나오는 맵 표시, 증명 사진창만 함께하는 대화창에 대해서는 이전의 첫 감상 당시와 마찬가지로 편들어줄 여지가 없습니다. 특히 대화창의 경우 주요 캐릭터들은 표정도 좀 많이 넣고 몇몇 이벤트 씬에서는 얼굴 사진뿐 아니라 어떤 행동을 하는 건지 알 수 있는 씬(ex: 손을 잡는다면 잡은 손을 보여주는 등)을 넣기도 했지만 모두 다 조막만한 창 크기 때문에 그다지...솔직히 말해 그 조그만 증명사진 창에서 포옹하는 씬 같은 걸 넣어봤자 웃기기만 하기도 하고...물론 알파 시절로 대표되는 상반신 대화창은 이런 걸 재현하기야 어렵겠지만 애초에 캐릭터들이 커다랗게 시원시원하게 나오는지라 평소에 만족감이 크니 도리어 저런 자질구레한 연출이 필요없다는 인상이라 하여간 증명사진 대화창은 개인적으로 끝내 아쉬운 편입니다.
게임 난이도 측면은 간단히 비유하면 초중반까지는 엄청 답답하고 후반에는 조금 답답하다 이정도.(난이도 HARD 기준) 중반 이후 자금도 그럭저럭 숨통이 트이고 Z칩이나 PP도 부지런히 모으면 그리 아쉽지는 않게 디자인되어 있지만, 적들이 전체적으로 시옥편보다 강한데다 특히 후반에는 아예 아군기의 최소 5단계 커스텀 개조는 기본 상정하고 적 기체 밸런스를 잡은 인상(+ 숫자도 징글징글하게 많이 나오는 경우도 있고)이라 56화 이후 이벤트 파워업(모든 파일럿 SP 및 기력 상한 +50, 모든 기체 무기 공격력 +2000)을 거쳐도 체감은 그 이전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사실 중후반 몇몇 보스급 혹은 중요 적 기체의 경우 격추 조건 등이 아예 아군의 고화력 무기들을 15단 개조 한 시점에 맞춰 만들어놓은 인상이라 더더욱.
슈로대라는 게임은 일단 시뮬레이션 게임이라도 그 특성상 애초에 철저한 워 게임 같은 것이 되기 어려운만큼 아예 작정하고 마음에 드는 로봇들로 시원시원하게 적을 때려부수는 난이도가 적정하다고 개인적으로는 생각합니다만, 최근 전반적으로 너무 쉽다는 원성이 자자해서 그랬는지 몰라도 이번 천옥편은 적어도 1주차 난이도만 따질 때는 전반적으로 답답합니다. EX 하드 클리어 트로피 같은 게 없기를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할 정도. 이런 답답함을 조금이라도 덜기 위해 특히 추천하는 기체는 건담 DX와 턴에이인데 둘 다 맵병기도 범위 굉장한데다 강하고 또한 최강 무기의 단일 공격력도 강한 전천후 화력 기체들이라 천옥편을 헤쳐나가는데 필수라 하겠습니다.(가로드와 로랑 둘 다 정신기 혼 보유자이기도 하고)
스토리...
천옥편은 서두부터 말씀드린대로 Z > Z 스페셜 디스크 > 2차 Z 파계 & 재세 > 3차 Z 시옥편으로 이어진 슈퍼로봇대전 Z 시리즈의 종지부를 찍는 완결편입니다. 따라서 시리즈 중의 모든 의문점이 해소되고 모든 캐릭터들이 나름의 결말을 맞는 것이 기대되었고 그랬어야 할 터입니다만...
일단 모든 의문점이 해소되었느냐고 한다면 그렇다고도 할 수 있겠는데, 세부적으로는 좀 대충대충 기미가 느껴지는 게 흠. Z 시나리오 전체를 아주 거칠고 간략하게 요약하면 '천원돌파 그렌라간'의 스토리에다가 몇몇 의뭉스러운 인물을 더 늘리면 거의 똑같은 모양새가 아닐까 합니다. 진화하는 인류 vs 진화하면 망하니까 그냥 현상 유지만 하자 간의 싸움인 건 동일한데, 그렌라간의 경우 분명 요는 기합과 사랑! 이라며 대충 넘어간 부분들이 있음에도 작품의 분위기가 그것을 용인하고 오히려 유쾌하게 만들었던 반면 Z 시리즈의 경우 의뭉스러운 인물이나 떡밥 등으로 인해 그렇게 호쾌하게 넘어갈 수 없는 분위기를 스스로 조성해 왔으면서도 좀 대충 넘어간 부분들(연결 고리가 부실하거나, 결말은 결말인데 사람들이 예상하거나 원하던 바가 아닌 경우들)이 있어서 아쉬움을 산다고 봅니다.
거기다 온갖 서로 다른 작품의 기체와 캐릭터들이 모이는데 당연히 왜 모이는지, 모여서 뭘 하는지에 대해 해설해야 하고 이런저런 중요하다 싶은 이야기를 해야하는 것은 당연하므로 시나리오 라이팅에 과부하가 걸리는 것도 이해하겠지만, 그렇다해도 각 작품들의 주요 조연급 인물이 거의 다 아주 한정적인 이벤트 대화창 혹은 무기 연출에만 나오는 수준으로 격하되고 그야말로 주역 파일럿들끼리의 토론장만이 되어버린 것도 호의를 사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그대신 시나리오에 큰 비중을 차지한 건 Z 시리즈를 관통하는 소재이기도 하며 또한 각 편의 주인공들이 소지하기도 한 '스피어'와 해당 스피어의 소지자들인데 이때문에 각 판권작 주역들이 좀 덤으로 밀려나는 기색.
따라서 큰 줄기로 볼 때 이러한 특성이 있기에 '오리지널 주인공과 인물에 감정 이입을 하며, 그들이 이야기와 전투 양상을 끌고나가는' 것에 만족한다면 나름대로 긍정을 깔고 볼 수 있지만 '각 판권작 캐릭터에 애정이 큰' 이들에게는 별로 마땅찮아 보일 수도 있습니다. 여기에 시옥편에서 나름대로 환기 역할을 톡톡히 한 개그 요소도 줄어들고, 초중반 시나리오 전개도 전투 양상과 동일하게 답답하고, 거기다 뭐랄까 소위 '뜨거워지는 전개' 같은 건 중후반 그것도 일부에서나 잠시 나올 뿐(이조차도 건담UC 를 재현한 콜로니 레이저 방어 외에는 거의 오리지널 캐릭터들이 주도하는 전개라 역시 판권작 팬들의 불만을 살 여지가 있고) 웬만하면 플레이어 텐션을 올리는 시도도 별로 없어서 여러모로 호평받기 어려운 여지를 골고루 갖추었다 하겠습니다.
그러니까 전반적으로 긴장감 있는 하드보일드 느낌의 전개를 좋아하며 오리지널 주인공과 캐릭터들에게 감정 이입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면 쉽게 뜨거워지기 어려운 스토리- 라는 게 이번 천옥편 스토리에 대한 종합 감상입니다. 여기에 하드보일드라고 하기도 좀 뭣한 듬성듬성함이 추가되어 결국에는 오리지널 주인공들에게 이입하지 못하면 시나리오적으로 호평이 나올 입지를 스스로 좁혔다고 생각될 정도. 결국 '오리지널 주인공이, 판권작의 유명 인사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때로는 격려받고 때로는 도움을 주면서 이야기를 끌어가는 입장'인 것을 최대한 즐기지 않는다면 천옥편과 Z 시리즈 시나리오는 그다지 멋진 감상을 전달해줄 것 같지는 않습니다.
...(1주차, 1루트 전개에 따른)결론
일단 현재까지 제가 진행한 건 어디까지나 1주차, 1루트(거의 모두 MS계 루트만 탄)이고 공통 루트를 제외한 개별 루트의 전개에 대해서는 아직 접하지 못했으므로 그 평가가 좀 더 박하거나 빠진 부분도 있을 수 있습니다. 시스템이나 기타 조언들 역시 아직 완전공략집 같은 게 발매되지 않은 상태라 실 플레이 경험 이외의 조언을 드릴만한 부분도 많지 않아서 본 포스팅 자체가 내용이 좀 부실하다고 할 수도 있겠고.
순 개인적으로는 슈로대 시리즈의 총괄 프로듀서인 테라다 씨의 사내 입지가 흔들흔들 하여 새로운 판권작 슈로대, 그것도 Z 같이 시리즈로 이어지는 물건이 다시 나올지는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번 천옥편은 나름대로 그 가치를 가지고 있다는 생각은 합니다. 다만 그 가치를 좀 더 빛나게 할 수도 있을법한 부분들이 많이 소실된 것은 슈퍼로봇대전이란 게임 시리즈의 오랜 팬으로서 아쉽다면 아쉽다고 하겠습니다. 대체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앞서 이미 논했으므로 끝으로 소소하게 불만스러운 부분들만 덧붙여서 논거를 강화하면서 맺어볼까 합니다.

예를 들면 이런 거. 이런 식으로 캐릭터들의 행보에 대해 결론을 지을 거면 도대체 에반게리온 신극장판 Q는 뭐하러 넣었는지? 가르간티아처럼 판권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이유로 출연시키고, 뭔가 작품 이해나 분석이 완전하지 않았는지 몰라도 연출과 대사도 원작에 비해 종종 동떨어진 부분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더라도, 최소한 결말에 있어서는 원작 이상으로 밝은 부분도 가미해준 케이스와 달리 이쪽은 정말 의미불명입니다. 시나리오 개입도도 초반 니어 서드 임팩트 이외에는 거의 전무하고 캐릭터들도 이질적이라 잘 어울리지도 못 하고- 시옥편의 마리보다는 그나마 모두들 비중들이 좀 더 있지만-...그냥 단쿠가 다시 나와 백열의 종장 진행해주고 덤으로 노바 팀들과 합체기도 넣어주고 엔딩에서 둘이 엮어 개그도 했으면 판권작 팬들의 평이 아주 조금은 호감쪽으로 눈금이 쏠리지 않았을까 뭐 그런 생각이 드네요.
하지만 무조건 모든 가능성을 부정하는 것은 제 모토가 아니기도 하니- 2주차부터 아직 진행하지 않은 다른 루트를 전개해가며 각 판권작들에 대한 아쉬움을 덜어줄만한 다른 전개들이 나온다면 조금은 다른 분위기로 관련 포스팅을 써볼 수도 있겠지요. 저도 가급적 그러기를 바랍니다.
덧글
어떻게 엔딩 냈다 쳐도 에바 : 결(?) 에서 삐딱선 타면 애매해져버리니까요
솔까 인기보정(...)때문에 억지로 낸 한계인거 같습니다.
Og에서 어찌써먹을라나(먼산)
더구나 개별 강화파츠 중에서 활용성이 뛰어난 파츠들은 또 비싸기도 한데다 개조없이 파츠빨로 버텨야하는 기체들도 많아서 적어도 제 운용상으로는 이런 개별 파츠 사날르느라 중반까지는 Z크리스탈 5단계까지 올릴만큼 칩에 여유가 나질 않더군요. 물론 2주차 이후에는 Z칩이 상대적으로 넉넉하니 초반부터 Z크리스탈 개방후에 그 편리도를 시험해 볼 수 있겠습니다.
(믿으면 시오니)
이 작품에서 텐션이 최대로 상승하는 에피소드는 톱을 노려라 2가 아닌가 싶더군요.
예를들면 노노가 설득하다 건버스터가 막아주고, 이후 버스터머신이 폭주하나 이번엔 노노가 막아준다거나 하는 식으로 연결한 뒤에 디스누프 각성...이런 식의 오리지널 전개였으면 어땠을까 한다는 것입니다. 톱2 원작 전개와 다르게되긴 하지만 슈로대라는 작품에선 충분히 허용범위고 톱1과 2를 모두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좀 더 불타게할 수도 있었을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