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판)신세기 에반게리온 제14권(한정판) 음원/음반/서적 감상

흔히 작가의 이름을 따서 사다모토 에바라고도 지칭되는 사다모토 요시유키 씨의 작품인 (만화판)신세기 에반게리온 그 14권 한정판은, 휴재와 비정기 연재를 되풀이하며 개시 시점인 95년(단행본 1권 9월 1일 발행)으로부터 18년이 지나 영 에이스 2013년 8월호에 마지막 화가 연재된 본 작품의 마지막 단행본으로 2014년 11월 20일에 발간된 프리미엄 한정판입니다. 정가는 소비세 포함 1382엔. 참고로 일반판은 11월 26일에 뒤이어 발매되었으며 국내 정식 발매판도 이 시점에 서점에 배부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에반게리온이라는 TV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하는 컨텐츠에 어떤 굉장한 애정이나 열의를 가진 것은 아닙니다만 좋은 의미건 나쁜 의미건 서브 컬처 계에 한 획을 그은 작품임은 분명한 것 같고, 또한 의도 되었거나 그렇다고 생각되곤 하는 여러가지 내포한 바보다는 그 오랫동안 회자되는 생명력 자체에 더 흥미가 간 것이 사실이었기는 해도 아스카가 예뻐서 본 분들이나 에바 초호기가 멋있어서 본 분들이나 에바가 품(었다고 생각되는 것 같)은 바에 대한 해독에 매달리는 분들과 마찬가지로 근 20년 간 바라보는 각도는 달라도 아무튼 이 컨텐츠를 보아 온 사람으로서 나름대로 감개까진 아니어도 무언가가 무량한 것 같습니다. 14권 한정판 전용 표지나 뭔가 겉으로 볼 때 두터운 두께도 한몫 한 것 같지만.(웃음)

이 한정판은 크게 1) '여행旅立ち'이라는 부제를 단 단행본 14권 본책과 2) 작가 사다모토 요시유키 씨가 작업을 하면서 듣곤 했다는 음악을 모은 貞本義行Working Music CD + 작가가 직접 내부 일러스트를 그리고 내용을 감수한 동봉 북클릿 3) 코믹스 전 권(1~14권)을 수납할 수 있는 조립식 북 엔드 세 가지로 이루어졌습니다. 개중에 먼저 소개하는 이 사진은 2)의 그것들로...

이 CD의 수록 곡은 보컬로이드 곡 작곡가인 古畑ミケ(후루하타 미케) 씨가 작곡했고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이의 편곡을 거쳐 완성된 곡으로 총 네 트랙의 본 CD 수록 곡들에 대해 사다모토 씨는 긍정적으로 생각한 모양이며 사진 속 라이너 노트 성격의 멘트에도 그런 생각들이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개인적인 평은 듣는 분에 따라 호불호는 있겠으나 꼭 이것 때문에 한정판을 구하는 것은 그렇게 권하지는 않는다 이 정도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CD쪽 보다는 몇 컷 안 되지만 이 북클릿에 수록된 오리지널 일러스트 쪽이 구매자들에게는 더 긍정적으로 생각되지 않을까 싶기도. 이 북클릿 일러스트는 단행본 14권에만 실린 오리지널 챕터 EXTRA STAGE 여름색 에덴夏色のエデン 과 함께 사다모토 씨가 꽤 성의를 기울인 듯 싶으며- 물론 여름색 에덴은 일반판 단행본으로도 볼 수 있지만- 그 수가 많지 않기는 해도 그걸 핑계로 아주 어이없는 가격을 제시하는 건 아니므로 나름대로 기념삼아 소장하는 것도 좋겠다 정도의 구매 유인력은 가진 것도 같습니다.

이 한정판에서 가장 부피가 큰 동봉품은 이 조립식 북엔드(간이 책꽂이)입니다. 단행본 1~14권 전부를 꽂을 수 있는 플라스틱제 책꽂이로 양 사이드에는 역대 표지 일러스트가 다수의 육각형 틀 속에 그려진 것이 특징. 다만 전체 모양새는 사진 속 조립도를 통해 유추가 가능하시겠습니다만 유감스럽게도 제가 이 책꽂이가 별 쓸모가 없어서 그냥 밀봉 상태로 두는 바람에 상세한 속살을 보여드릴 수가 없는 점은 양해를.

사다모토 에바는 쓸데없어 보일 정도의 암시나 연출 같은 것을 배제하고 코믹스라는 그릇에 딱 맞는 부분만 재배치함과 동시에 스토리적으로도 온건한 해석에 집중하는 흐름을 가져갔으며 그 경향은 이 마지막 권에서 잘 드러났다고 보입니다. 개인적으로는 TV판 전 26화에서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까지 이어지는 구 애니메이션 원판보다 이쪽이 훨씬 편안하게 에바라는 컨텐츠를 둘러볼 수 있는 여지를 제공했다고 생각되는지라 2015년에 나온다는 에반게리온 애니메이션 BD박스(TVA + 구 극장판 등 신 극장판 이전의 모든 작품 망라)보다 이쪽을 더 탐탁하게 여길 정도로 이 만화판을 긍정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기동전사 건담 디 오리진]처럼 인물의 구도와 집중점을 다른 식으로 본다거나 하여 그것 자체로 완전한 생명력을 얻은 작품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이 에바 코믹스는 애니메이션을 보지 않았다면 중간중간 얼개가 느슨하게 여겨지는 바도 산재하기 때문에 이것만으로 완전하다고 생각하기는 어려우며 따라서 이쪽은 신 극장판 이전의 에바 원작을 모두 본 사람이, 다시 곱씹어보고픈 생각이 들 때 지나친 자극 없이 적당한 선에서 추억해 볼 매체로서 적합하다는 생각입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건 서문에서도 언급한 바입니다만, 캐릭터에 대단한 변형이 가해진 것도 아니고, 무슨 심대한 영향을 끼치는 신 캐릭터도 없이, 건담처럼 시리즈 소속 작을 늘려가지도 않은 원 소스 멀티 유즈가 십몇 년이 지나 리부트 한 신 극장판까지 계속 세간의 관심을 끄는 에바라는 컨텐츠의 생명력은 자못 놀랍습니다. 이 코믹스 역시 발매전에는 발매일 당일에 입수하는 건 예약자에게만 한정시킨 관계로 품절 광풍 & 그 결과 초판만 30만 7천부가 판매되어 여전한 영향력을 입증했으며 지금은 예약 외 물량도 풀려서 다시 쉽게 구할 수 있는 바- 저도 집 앞 서점에 보이길래 무심코 산 것- 계속 모아오신 분이라면 한 번 한정판 구입을 생각해 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정발판도 정발판 나름대로 이런저런 동봉품을 딸려준 모양입니다만 이 일본산 한정판 정도는 아니니만큼.


덧글

  • 무희 2014/12/05 08:00 # 답글

    진짜 나름 취미쪽 하나의 역사가 끝났다는 느낌입니다.
  • 城島勝 2014/12/05 09:29 #

    하하, 네. 그러고보면 이 만화의 완결도 뭔가 역사가 끝나고 일상이 시작된다 뭐 그런 느낌이니 그에 걸맞는 것도 같습니다.
  • amitys 2014/12/08 15:04 # 삭제 답글

    저를 이 길로 빠뜨린 게 에바였는데...드디어 완결 안 날 것 같던 코믹도 끝나는군요.
    해외, 아니 일본쪽에서 구매를 시작하면서 에바 코믹도 몇 번 샀었는데,
    한정판이 제 기대를 채워주지 못해서(+국내 정발판도 크게 차이나지 않아서) 이번 권은 넘겼었지요.
    지금 일러스트를 보니 살 걸 그랬나 싶기도 합니다만.

    안노 감독도 에바를 건담처럼 굴리고 싶었지만 실패한 것 같죠.
    말씀하신 대로 원 소스에서 유지되는 생명력은 10여년 동안 에바를 가장 좋아했었던 팬인 제가 봐도 조금은 놀랍습니다.
    개인적으로 신극장판이 끝나도 더 오래 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는데, 그리 될 수 있을지...
  • 城島勝 2014/12/08 16:23 #

    뭐, 계속 기억해주는 팬들이 있다면 안노 감독이나 스튜디오 카라도 에바를 더 밀고나갈 생각이 들지도요. 근데 그 전에 일단 신 극장판부터 잘 끝내고 논해봐야 할 듯.-_-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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