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비 앳모스(애트모스, atmos)의 홈씨어터 구현, 그 현황과 전망 취미

최근 상영 영화나 그 기술에 어느정도 관심이 있으시다면 한 번 이상은 들어 보셨을 돌비의 사운드 컨트롤 기술 '돌비 앳모스(Dolby atmos, 이하 앳모스로 통일)'가 블루레이 디스크(이하 BD)를 통해 홈씨어터에 구현된다는 소식이 돌비의 공식 발표와 함께 드디어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발표 시점은 2014/6/27)

돌비 앳모스에 대한 돌비의 공식 기술 설명은 한국 돌비의 관련 페이지(링크)를 참조. 이미 DTS가 영화 사운드 개발 부문인 DTS Cinema 사업부를 영국의 DATASAT에 매각하면서 탄생한 회사 '데이터샛 시네마 사운드'에서 Auro 3D 포맷을 홈씨어터에 진출시켰지만 아직 관련 기기가 해당 회사의 RS 제품군에 머물러 있는 관계로 크게 부상하지 못했고(* RS 제품군에 대한 관련 포스팅은 여기) Auro 3D 자체의 세간 인식도 돌비 앳모스보다 인지도가 낮은 관계로 올해 초 런칭 당시부터 별달리 주목받지 못한 것과 달리 앳모스의 홈씨어터 적용 소식은 발표가 되자마자 기존의 홈씨어터 향유군은 물론 관심이 없던 이들도 흥미를 표하는 게 사실입니다.


1. 돌비 앳모스의 장단점

앳모스의 홈씨어터 진출 계획은 이미 올해 중순부터 알음알음 알려져 있었고 공식 발표가 나는 게 늦었던 것입니다만, 사실 미리 좀 김새는 이야기를 하자면 앳모스는 무슨 꿈의 사운드나 기존의 모든 것을 뒤엎을 그런 포맷이 아닙니다.

이전에도 한 번 동일한 주제를 논한 적이 있습니다만, 돌비 앳모스 믹싱이 된 영화들을 통해 들어본 앳모스는 돌비가 밝히는 것처럼 장점만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고 개인적으로 지적하고 싶은 부분도 많은 '애매한' 포맷이었습니다. 다른 무엇보다 특히 전방 채널 사운드가 스크린에 붙어서 나는 느낌을 추구하는 기존의 사운드 포맷들과 달리 앳모스는 스크린에서 좀 더 앞까지 전진하는 것을 미덕으로 삼고 있는데, 이때문에 스크린에서 말하고 소리가 나는 것이 아니라 이른바 화자와 말소리의 위치가 다르게 들리는 식으로 위화감을 조성하기 때문입니다. BGM의 경우에도 말그대로 '백그라운드'여야 하는 것이 '프론트그라운드'같은 느낌으로 들리는 경우도 왕왕 있는 지라 마치 프런트 음장이 건물의 '처마'처럼 형성된다고 하고 싶을 정도다보니 어떨 때는 감상에 방해가 된다 싶을 정도기도 했고.

하지만 이 앳모스의 사운드적 특질은 그 특질상 콘서트 장르에서라면 긍정적으로 평가할만한 특성이 있었고 개인적으로는 [메탈리카 스루 더 네버]를 통해 그 가능성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물론 그것은 이 작품이 앳모스 믹싱을 염두하고 녹음이 되었기 때문이며, 공연의 특질상 궁합이 좋기 때문입니다. 우선 앞서 말씀드린 단점이 오히려 장점으로 바뀌는데 이는 콘서트의 특성을 (눈앞의 평면으로만 봐야하는 영화관이라는 환경에서)앳모스라는 포맷의 특성을 통해 적어도 소리라는 측면에서는 콘서트 홀과 유사하게 재현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른바 실내 전체를 감싸는 소리, 기존보다 강력하게 표현할 수 있는 음압, 그리고 소위 많은 채널 구성과 사운드 포맷 고유의 특징을 통해 '태생적으로 디테일 재현보다 음압에 특화된 극장 환경에서 포맷 자체의 특성을 통해 구현해낸 정위감과 디테일'이라는 측면까지 더해져 헤비메탈이라는 장르도 그냥 시끄럽게 울려대는 게 아니라 어떤 식으로 연주되고 어떤 위치에서 음이 나오는지를 선명하게 전달한다는 긍정적인 측면을 갖게 되었습니다.

2. 홈 씨어터에 돌비 앳모스를 구현할 때의 난점

개인적으로 홈 씨어터 환경에 있어 사운드 포맷과 채널의 발전은 BD 시대가 끝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가지고 있었고 앳모스가 BD에서도 구현된다는 소식이 나온 이상 이는 거의 확정적이라고 봅니다.(기존의 영화 중에 마스터 소스에 앳모스 트랙이 있는 영화들의 재발매를 고려할 경우 이런 타이틀은 4K 타이틀 시대에야 앳모스가 구현될 수도 있지만)

사실 포맷 자체가 담는 소리의 퀄리티 측면에서는 이미 무손실 압축을 표방한 HD 사운드와 기존의 LPCM에서 더 나아갈 것이 없으며, 남은 것은 채널 디자인과 그 조정에 미치는 영향력 싸움일 뿐입니다. 그러나 DVD 시대에 확립된 5.1채널이 얼추 15년이 넘어가는 상황에서도 그보다 한끝 더 발전한 7.1채널 조차 그다지 활성화 되지 않고 있는 것은 '물리적으로' 소비자들에게 권장하기 어렵다는 이유가 가장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스피커를 덕지덕지 붙이는데 비용, 설치의 어려움도 있지만 무엇보다 공간에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 큽니다. 종종 잘못 생각되는 부분이지만 극장에서 많은 채널(그것이 디스크리트이건 매트릭스이건)과 스피커가 필요한 것은 공간이 커서보다는 청자의 위치가 다양하기 때문입니다. 극장 좌석은 프런트와 면담하다시피 하는 A열부터 리어 스피커와 친구 먹는 끄트머리 열까지 수많은 열이 있으며 사이드 스피커가 가족보다 더 가깝게 느껴지는 구석 자리도 있습니다. 하지만 모두 같은 돈을 내고 들어오는 이상 자리에 따라 너무 층이 지는 사운드를 들려주면 곤란하기 때문에- 적어도 어느 자리라도 어느 채널이건 '장점'은 있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채널이 많아집니다.(물론 그렇지 않은 설계의 극장도 있습니다. 아이맥스 관의 경우 5채널 혹은 7채널 정도로 끝을 내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관 특성탓도 있으나 애초에 아이맥스 관의 어필 포인트는 대화면이지 소리가 아니다보니.)

하지만 가정에서는 많아봐야 5명? 최대로 잡아도 10명? 거기다 감상하는 자리도 대개 사운드 포인트가 '맺히는 자리'로 정해져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소리가 맺히는 공간이 극장 상영관과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축소됩니다. 바로 이 점 때문에 가정에서는 앳모스를 재현한다 해도 극단적으로는 5.1채널보다 더 난잡하게 들릴 공산이 커집니다. 앞서 말씀드린 '스크린보다 더 전진하는 프런트'에다 '채널 이동을 통해 빈번히 이동하여 맺히는 음 포커스'의 특성은 공간 면적이 좁은 홈 씨어터 환경상으로는 음 포커스가 마치 반 발 건너 맺히고 또 반 발 건너 맺히고 이런 식이 됩니다. 도화지가 좁아질 수록 점찍을 공간이 줄어들고 점간의 간격이 좁아지는 것으로 비유할 수 있겠습니다. 그렇다고 공간이 일반 가정보다 넓어지면 돌비 앳모스를 받아들일만 하냐면 또 그것도 아닙니다. 스피커 설치와 운용에 드는 비용은 여전히 턱밑에 걸려 있으며 이때문에라도 앳모스가 가정에 보급되는 포맷으로서 가지고 있는 한계는 많을 수 밖에 없습니다. 거기다 AV는 하이파이와 달라서 아무튼 사용 유저가 많지 않은 포맷은 타이틀에 담기 어려운 제약이 많습니다.

3. 돌비측의 대응

물론 돌비도 이런 제약을 익히 알고 있으며 일단 다음과 같은 로드맵을 가지고 있습니다.

- 앳모스 대응 BD를 최대한 빠르게 시장에 투입, 최대한 숫자를 늘려나간다: 이에 대해서는 올 하반기 [고질라] BD를 통해 개시할 거라는 이야기가 있고.(* 주: 작성후 추가 - 고질라 BD에는 확인 결과 돌비 앳모스 포맷은 포함되지 않습니다.)

- 기존 BDP에서 신호 출력이 가능한, 다시 말해 HDMI 1.3 & 1.4 출력 대응 신호로 전송: 이는 돌비 발표 사항. 단, 앳모스의 LPCM 디코딩을 기존 BDP들이 지원할 가능성은 낮거나 없다고 보이며 때문에 HDMI 1.1 & 1.2 대응 리시버와 연결하는 시스템(이들은 HD사운드를 BDP에서 LPCM 디코딩 출력하는 방법으로 HD사운드 까지는 제 퀄리티로 즐길 수 있습니다.)은 앳모스만은 제 포맷으로 즐길 수 없을 것입니다.

- 홈씨어터 리시버 제조사와 협력을 통해 앳모스 디코딩 가능 리시버를 되도록 빠르게 출시: 아직 주요 리시버 회사들의 리시버는 앳모스 디코딩 기능이 없습니다. 9.2~11.2ch 등의 매트릭스 분할 기능을 가진 리시버가 이미 앳모스 대응이라는 식으로 오인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들은 엄연히 앳모스 디코딩 기능이 '아직' 없습니다.

하지만 기존의 BD에서 대응 가능한 범용 포맷으로 등장하는만큼 리시버 업계의 대응도 상대적으로 편하여 일례로 파이오니어에서는 이미 2014 모델인 SC-85 ($1600), SC-87 ($2000), and SC-89 ($3000)에 대해 올해 말 펌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돌비 앳모스 대응 기능이 가능하게끔 하겠다 천명했으며 다른 제조사들도 속속 이에 발맞추거나 새로운 모델을 시장에 투입할 예정입니다.

단, 이들은 어디까지나 9.2ch~11.2ch(대개 야마하 제품군) 파워앰프를 내장한 리시버들이며 따라서 이들 리시버로 앳모스 최대 권장 스펙인 32ch를 구동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외부 파워앰프를 물려 구현하려 해도 프리 아웃 기능이 없으면 불가, 있다해도 32ch 아웃 대응까지 펌웨어로 가능해질지는 불명입니다. 따라서 앳모스 최대 스펙 지원은 어디까지나 2015년 이후 발매 모델에 한할 것이며 이들조차도 기존에 익숙한 11.2ch 이상은 선택 옵션으로(ex: 별매하는 외부 파워 모듈 등으로) 판매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 소비자들의 스피커 구입 및 설치 부담의 경감: 돌비 앳모스의 권장 최대 스피커는 총 34개(바닥 24 + 천장 10)이며 구현 채널수는 총 32ch 입니다. 하지만 본래 앳모스는 5.1/7.1 다운 믹싱 시에도 그 퀄리티를 유지하는 것으로 설계되었으며, 이번에 BD를 통해 홈씨어터에 구현하는 앳모스 역시 기존 5.1/7.1ch 시스템에 4개 가량의 스피커를 추가하거나 기존 스피커에 별도 대응 유닛을 추가하는 식으로 유연하게 구현이 가능함을 천명하였습니다.

이는 앞서 거론한 앳모스의 단점중 하나인 공간을 염두하지 않은 지나치게 많은 채널을 지양한 것이기도 하고 이미 발표된 Auro 3D가 앳모스만큼의 스피커를 필요로 하지 않음을 감안하면 경쟁 전략이기도 합니다. 다만 문제는 역으로 말하면 이 채널 다운 믹스는 앳모스 자체의 장점을 죽이는 거랑 별반 다를 것이 없다는 것입니다. 앳모스가 내세울 수 있는 장점은 앞서 말씀드린대로 1. (정밀한 계산을 통해 동시에 컨트롤 되는)더 많은 채널을 통해 2. 음압이나 세기로만 특화된 영화관 및 영화관 배급 소스의 사운드를 3. (인위적으로나마) 정위감과 디테일을 부여하자는 것이니까요. 일단 유닛 위치에 따른 서로 다른 출력 방향이나 사운드 바에서 시도되던 반사 사운드를 이용하는 계획을 이미 발표되었으니 이 부분은 실제 구현된 후 그 퀄리티를 논하는 게 적합하겠습니다.

4. 결론

일단 돌비측은 Datasat 보다 영악한 영업 전략을 채택한 것으로 보이며 때문에 Auro 3D 포맷과의 가정내 보급 경쟁에서 앞서 갈 것이라 전망되기는 합니다만, 어쩌면 Auro 3D도 돌비 앳모스도 그저 그런 게 있다 정도로만 그치고 소비자들은 5.1ch가 최대최고라고 알고 갈 공산마저 있습니다. 일반 가정에서 리어 스피커 설치조차도 눈치를 보는 홈 씨어터 수요자가 많음을 감안하면 별달리 대단히 어려운 예상도 아닙니다.

거기다 앳모스 최대 구현 채널 사양이라면 천장 10개 정도야 설치만 하면 얼마든지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바이폴라 스피커등 가볍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프리즌스 전용 스피커 등이 이미 시중에 여럿 출시되어 있습니다.) 바닥 20개 이상의 스피커는 전용 룸 아니면 거의 불가능한 일입니다. 물론 주요 채널 외에는 바닥에 감추거나 하는 방식을 생각해 볼 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설치한 자신조차 이러한 많은 스피커에 질릴 가능성이 큰데 홈씨어터에 익숙치 않은 일반인(ex: 대부분의 아내분들)의 반응은 상상에 맡깁니다.

하지만 새 포맷, 더 많은 채널 도전은 무의미한 일이 아닙니다. 알맞는 환경과 소스가 갖춰진다면 충분한 장점을 보여줄 수 있는 장점도 있으며 소위 문화를 즐기는 사람의 꿈의 공장인 영화관에 새로운 시도가 이리저리 구현되는 건 물론 좋은 일이라 하겠습니다. 단지 앳모스의 경우 특히 가정에서 즐기고자 할 때는 그 환경과 소스에 따라 개인의 적절한 선택이 중요하며 무조건 신기술, 신포맷에 휩쓸리기 보다 소위 '즐기는 주관'을 가지고 임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게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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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로리 2014/07/03 20:21 # 답글

    꽤 기대 중인 기술이긴 합니다.
  • 城島勝 2014/07/03 20:24 #

    저도 그렇습니다. 다만 홈씨어터 적용을 위해 원래 가진 잇점마저 무시하고 다운 컨버팅 하는 건 아닐까 좀 우려가 되기도 합니다. 가격이나 설치 부담을 줄이려는 세일즈 상의 포인트와 퀄리티 간의 밸런스를 어떻게 맞출지 빠른 체험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 로리 2014/07/03 20:32 #

    앳모스의 경우에는 채널방식이 아닌 믹싱(?)이랄까 그런 쪽이니 홈시어터 장비에 룸 레코딩 캘리브레이션을 잘 적용하면 장점이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 城島勝 2014/07/03 20:39 #

    네, 앳모스의 주력 포인트는 그 믹싱(?)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고 특히나 머리 위 사운드의 구현을 신경쓰리라 예상됩니다만 이거는 또 Auro 3D에서 헤드 스피커로 좀 더 확실하게 구현하는 포인트기도 해서 글쎄...일단 현용 AV 리시버들이 대개 장비하고 있는 룸 캘리 기능과 조합하여 시너지를 노릴 것이라는 쪽을 저도 예상하기는 합니다만 잘못하면 완전히 이도저도 아닌 그냥 다중 사운드바(?) 같은 느낌이 될 지도 모르기 때문에 돌비 기술진이 어찌 요리를 할지 자못 흥미진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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