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월 30일에 포스팅을 통해 전해드린대로 [기동전사 건담 역습의 샤아 '완전판 OST'] 앨범이 발매되었습니다. 당시 5월 21일 발매 예정이었으나 5월 초에 한 차례 연기되어 6월 11일에 발매, 제게는 오늘 도착.
여기 소개해 드리는 제품은 정가 6000엔(소비세 별도)의 한정판으로, 역습의 샤아라는 작품을 정말로 좋아하고 각별하게 여기는 저로서도 솔직히 스펙 공개 당시의 무미건조한 사양 텍스트만 봤을 때는 26년만의 추억 팔이라고는 하지만 너무 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한편으론 했더랬습니다. 물론 알고도 속아주는 것이 팬의 숙명이고 그래서 한정판으로 주문한 것인데, 상품을 받은 첫 인상을 말씀드리자면 발매한 소니 뮤직 다이렉트 측에 오히려 고마워하고 싶어지더군요. 상당히 만족스럽습니다.

배경은 함께 온 이번 완전판 OST 홍보 포스터. 포스터는 통상판 자켓의 이미지이자 26년전 발매된 초대 판본의 자켓 이미지를 그대로 고해상도 스캔한 것인데, 주문처에서 차곡차곡 접어 보내주는 바람에 처음에는 봉투 지지대 종이쯤 되는 줄 알고 훼손시킬 뻔했습니다...만 개인적인 이야기는 밀어두고.
이번 완전판OST 한정판의 특징은 Blu-spec2 Disc 총 세 장/ 투명 슬리브 케이스/ 3면 디지팩 구성으로 일러스트 자켓은 역습의 샤아 제작 당시 메카닉 작화 감독이었던 오모리 히데토시 씨가 담당했습니다.

앞면이 뉴 건담이니 당연히도 자켓 뒷면은 사자비가 장식. 참고로 겉 비닐에 부착된 트랙 리스트는 겉 비닐 개봉면과 인접하여 붙어 있어서 개봉시 주의해야 합니다. 멋모르고 겉 비닐 점착면을 확 뜯었다가는 트랙 리스트가 찢어지는 사태가 벌어지므로 이런 장식(?)을 중히 여기는 분께서는 주의하시길.
개인적으로는 이 앞뒷면 일러스트와 전체적인 상품의 묵직함만으로 이미 압도 당했지만 내용물에 이르러서는 그 감흥이 더합니다.

슬리브 내 내용물 일람. 사이코 프레임 컬러의 투명 슬리브 속에 트랙 소개 겸 라이너 노트(좌측), 별책 북클릿(우측), 그리고 본 CD 케이스(중앙). 본 CD 케이스 뒷면은 앞서 보여드렸고, 북클릿 뒷면도 물론 동일하게 사자비의 일러스트.
수록 트랙 소개를 겸한 라이너 노트는 총 12p 분량으로, 이는 당 OST 통상판(정가 2808엔)에도 동일한 것이 동봉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만 통상판에 동봉되지 않는 Disc 2, 3 수록 트랙에 대한 소개는 없는 등 몇 가지 다른 점이 있습니다.
본 책자에는 트랙 소개/ 보컬 가사 수록(BEYOND THE TIME, 네오지온 군가: 부여된 공식 제목은 我等が願い)/ 역습의 샤아 스토리 소개/ 극장판 제작 스태프, 26년 전의 초판 사운드트랙 제작 스태프, 이번 완전판 OST 제작 스태프를 명기.

이어서 본 CD들. 1번장은 통상판, 한정판이 동일하며 26년 전의 초판에 담겼던 오리지널 음원을 리마스터링 한 총 15트랙이 초판과 동일한 트랙수, 순서로 수록되었습니다.
2번장은 초판 미수록 악곡, 미발표 테이크 트랙. 앞서 언급했던 네오지온 군가: 我等が願い는 이 2번장 6번 트랙에 수록되었는데 다소 아쉽게도 인스트루멘탈(무 보컬 반주 버전) 버전입니다.(참고로 이 곡은 통상판에도 보너스 트랙으로 수록되었습니다. 통상판은 1Disc이지만 초판의 기존 15트랙과 초판 미수록 BGM 10곡을 수록하여 총 25트랙. 한정판의 경우 디스크 1은 온전히 초판과 같은 15트랙으로 한정하였고 이들 미수록 BGM은 별도 디스크에 담아 보다 배려한 기색입니다.)
3번장은 영화 싱크로 EDIT 트랙인데 이 부분은 실 감상 후에 정확한 내용을 언급해 드리겠습니다.

아울러 본 한정판 전용의 별책 북클릿이 한 멋 합니다. 총 60p에 달하는 본 북클릿에는 후쿠이 하루토시(기동전사 건담UC 원작, OVA 각본 집필)의 라이너 노트/ 뉴 건담 설정화/ 사자비 설정화/ 기타 연방 기체 설정화/ 기타 네오지온 기체 설정화/ 아무로, 샤아, 퀘스 캐릭터 설정화/ 그리고 이번 완전판 OST 수석 프로듀서로 참석한 스즈키 노리타카(SMD 소속) 씨의 편집후기가 실렸습니다.
한정판 특전 북클릿에 동봉된 설정화에는 볼만한 구석이 많으며(물론 과거 역습의 샤아 설정집 등을 보신 분에게는 재탕입니다만 음악, 특히 각 씬 사운드를 들으면서 추억 재생하기에는 최적의 동봉품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그 구성에 있어서도 나름의 센스와 편집 노하우가 엿보입니다. 특히 사진에도 잘 나옵니다만 설정화 페이지 안쪽에 노란 빛이 새어나오도록 제책 디자인을 구상한 것은 자칫 밋밋할 수 있는 그림들에 활력을 주기도 하고.
아울러 개인적으로는 스즈키 씨의 편집후기 멘트가 매우 재밌었는데 이 역시 이후 디스크 감상과 함께 언급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역습의 샤아 완전판 OST라는 제품이 갖춘 가장 큰 미덕은 뭐니뭐니 해도 1988년 역습의 샤아를 접했던 당시의 사람들이 26년이 지난 지금 원할만한 모양새가 무엇인지를 제조 단가 내에서 꽤나 근사치로 잡아냈다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Blu-spec 2라는 디스크 스펙, 구성품, 디자인 등 제품의 외형이 갖춘 이 모양새는 확실히 반다이 비주얼과 소니 뮤직이 장사를 할 줄 아는 집단이라는 것을 웅변한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일본 애니메이션에 관련된 소위 화려하거나 수많은 동봉품의 홍수를 익히 경험한 저로서도 이만한 외형적 품위와 동봉품 전달량의 밸런스를 갖춘 상품은 그리 기억에 많지 않다고 말씀드리고 싶으며, 이래서 음악도 물질 매개체를 통해 전달되고 소장될만한 가치가 있는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듭니다. 음원 파일 배포였다면 결코 이런 물품들이 따라오지는 않았을 터.
그러면 이어지는 다음 포스팅에서 되도록 조속히, 이 앨범을 산 목적이자 그 본질인 디스크, 그러니까 본 앨범이 담아낸 악곡의 품위와 그 전달량은 어떤지에 대해서도 논해 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덧글
2. 본문에 약간 수정해야 할 부분이 있는데, '한정판에 디스크를 나눠 수록한 초판 미수록 BGM 중 10곡을 수록'이란 표현은 엄밀히 말하자면 잘못된 표현입니다. '중'을 빼야하는데요,
통상판에도 수록된 10개 트랙은 10개 트랙 전체가 초판 미수록 트랙(정확히 말하자면 '영화 본편에는 수록되었지만 오리지널 사운드트랙에는 수록되지 않은' 트랙)이며, 한정판에서 DISC 2 11번 트랙부터가 미발표 테이크 트랙에 해당됩니다. 즉, 통상판과 한정판의 차이는 미발표 테이크 트랙과 영화 싱크로 EDIT 트랙에 해당되며 초판 미수록 트랙은 통상판, 한정판 양쪽에 '전 곡'이 수록됩니다. 공홈에서는 이 10개 트랙이 쓰이는 장면을 정리한 코너도 있더군요.
3. 개인적으로는 각 악곡별로 라이너 노트가 실렸으면 하는 바램이지만(실제로 아마존 저팬 리뷰에서 이점을 지적한 리뷰가 있습니다) 그것까지 바라기엔 도둑놈 심보란 생각이 들어서 넘어갔습니다(...)
4. 사실 개인적으로는 오픈 케이스하면서 깨알같은 재미를 보여준 부분이 있었는데... 이건 따로 트랙백을 해야겠습니다.
2. 아, 네. 그 부분은 수정해 두겠습니다. 사실 포스팅 작성 당시에 좀 흥분해서 이것저것 세세한 거 따질 게재가 아니었습니다. ㅎㅎ
3. 그건 도둑놈 심보까진 아닌 것 같은데요-_-ㅋ 사실 저도 그걸 바랬고, 이 제품에서 유일하게 아쉬운 부분이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뭐, 이미 나와버렸으니 어쩌겠나 싶기도 하고.
4. 악!!! 그 깨알같은 부분은 사실 본 디스크 감상 포스팅에서 쓰려고 했던 부분인데...포스팅 첫머리에 배경으로 깔았다고 언급한 포스터 최하단에 대문짝만하게 실린 문구라 그것과 함께 디스크를 찍으며 멋지게 마무리 하려고 남겨 둔...우와아앙-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