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빗: 스마우그의 폐허 개봉영화/TV,A/공연 감상

이번 포스팅에서는 전편에서 눈만 끔벅인(엄밀히 말하면 초장에 열심히 날고 불도 뿜고 한껏 난동도 부렸지만 그 땐 개발살 난 난쟁이들이나 보고 있던 관객들이나 제대로 모습을 볼 수가 없었으므로 논외고) 가운데땅 최후의 용가리 스마우그가 본격 등장하는 것으로 관심을 모은 호빗 실사영화 시리즈 제 2탄, [호빗: 스마우그의 폐허]에 대해 개인적인 감상을 말씀드려 볼까 합니다.

호빗 실사영화 시리즈의 서막을 연 [호빗: 뜻밖의 여정]에 대한 감상도 포스팅(링크)한 바 있습니다만 당시에는 개봉 나흘차만에 포스팅을 올렸는데 이번에는 개봉한지 족히 한 달은 되어가는 시점에 포스팅하는데 대해 이 사람이 이른바 '반지 세상'에 대한 열의가 식었나 하는 분도 계실 듯 합니다만 - 나름대로 국내 판타지의 초기 세대로서 국내에 최초로 정식 서적으로 소개된 '반지전쟁(전 3권, 예문)'도 가지고 있고 이런저런 관련 자료를 모으는 데도 게을리 하지 않았고 영화도 열심히 보고 BD도 사 본 사람으로서 - 제 입으로 말씀드리기 뭣하지만 그래도 감히 말씀드리자면 저는 이번 호빗 실사영화 시리즈에서도 비록 반지의 제왕처럼 편당 3회 감상은 아니라도 편당 2회는 보려고 마음먹었고 마침 피터 작송 감독이 HFR 3D라는 기술적 흥미가 가는 부분까지 마련해준 덕분에 어엿한 복수 감상의 명분까지 얻어 좋아하고 있었기에 저의 열의는 여전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헌데 이번 스마우그의 폐허는 관심 있으신 분들께선 아시겠습니다만 서울에서 HFR 3D 상영을 하네마네로 마찰도 빚었는데 아무튼 우여곡절 끝에 HFR 3D/ 일반 2D 양방에 대한 경험을 얻을 수 있었고 이역시 저의 열의를 상징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만 쓸데없는 열타령은 집어치우고 우선 개인적인 감상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대충 이러합니다.

스마우그의 폐허는 아마 많은 분들이 지적하셨을 것 같습니다만 그 풀어놓는 내용면에서 원작과 엇나가는 점이 상당히 많습니다. 원작 소설을 교조적으로 여기는 팬들이나 그게 아니더라도 원본 텍스트의 가치를 중히 여기는 분께는 마뜩치 않은 점이 많고 개인적으로도 한 60 정도는 이쪽으로 기울었음도 인정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각색점에 대해서 미주알고주알, 어쩔 수 없이 불평적인 뉘앙스를 풍기며 늘어놓는 것은 또한 제가 40 정도는 동조하는 '영화를 영화로서 즐기는, 혹은 원작을 영화로만 접한' 분들에 대한 예의랄지 배려랄지 하는 이유로 삼가할 생각입니다. 다만 짧게 말씀드리면 이 영화는 '시각적으로 우월한' 쪽(그러니까 원작 텍스트에서 주인공이자 영웅적 행동을 한 빌보나 아무튼 중심 인물인 난쟁이들이 아닌 요정과 인간)에 영웅적인 풍모와 이야기 주도권을 부여하는 쪽으로 방향을 확실히 잡은 것으로 보이며 이 점은 위 포스터 샷에서도 어느정도 웅변이 되고 있다고 사료됩니다.

그러나 또한편으로 영화가 보여줄 수 있는 장기인 소위 화면빨은 액션의 확대와 강조(그리고 변조...)를 통해 잘 보여주었고 특히 스마우그가 눈을 뜬 이후의 장면들은 아마 호빗이니 반지니에 전혀 관심없는 분들께도 클립이나 해당 챕터로만 보여주면 몰입할 수 있을만큼의 눈요기를 충분히 제공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리즈 전작인 [뜻밖의 여정]은 솔직히 관심 없는 분들께는 BD 시연용으로 보여줄 장면조차 얼른 떠오르지 않습니다만 이번에는 소위 챕터 선택식 시연에서 분위기 띄울 부분은 충분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한편 호빗 시리즈는 일반 24프레임 2D뿐 아니라 HFR(3D) 방식으로도 상영되는데 HFR 3D에 대한 개인적인 감상과 기술적 논조는 이전에 말씀드린 바(링크) 있습니다. 당시에도 언급했지만 HFR이라는 기술은 소비자에게 셀렉트권을 늘려주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이 견해는 지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다만 개인적으로 이 호빗 시리즈가 반드시 48프레임이라는 출력 환경을 통해서만 감독이 보여주고 싶은 바를 그대로 보여주느냐 하는 데는 의문부호를 붙이고 싶습니다. 뜻밖의 여정 BD를 통해 논하려다가 차일피일 미루다보니 결국 스마우그의 폐허 포스팅에서 말씀드리게 되었습니다만 이 두 편의 호빗 시리즈 영화를 HFR과 일반 24프레임 상영을 비교해보면 굳이 HFR이어야 제작자의 생각이 웅변이 되는 장면은 없다고 생각됩니다. 제가 놓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지만.

분명 출력 환경에 있어 HFR이 가져다 주는 장점이 없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그것이 영화 자체의 이해와 감상에 도움이 되느냐는 별개이고 꼭 48프레임이어야만(혹은 48프레임이라야) 이 영화에 담아낸 생각, 보여주고 싶은 바를 다 보여주느냐는 부분에 대해서는 적어도 저는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하자면 48에 맞춘 영화가 아니라 24를 x2 한 것 뿐이라는 점. 이전에는 긍정적인 부분만 말씀드렸다면 이번에는 다소 부정적인 견해가 섞였습니다만 이 두 가지 어느정도 상반되는 논점을 통해 종합하고 싶은 것은 개인적으로 HFR이라는 기술이 영화 현장에 보급이 될지 여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는 것입니다. 솔직히 저로서는 HFR이 영화의 대세가 되는 것은 고사하고 명맥이나 이어갈지 의심된다고 말씀드리고 싶을 정도라고 견해를 종합하고 싶습니다. 적어도 48프레임이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대부분의 사람들이 쉽게 이해하고 인정하는 컨텐츠(그것이 영화이건 뭐건)가 나오지 않는 한은.

자칫 이야기가 제목과 별로 상관없는 방향으로 죽죽 뻗어나가기 전에 뇌에 다시 중력의 영향을 주어 말씀드리자면, 스마우그의 폐허라는 영화는 이 일련의 판타지 원작 실사영화 시리즈가 톨킨 교수의 작품이라기 보다 작송 감독의 영화가 되었음을 상당히 웅변적으로 보여주었고 이것은 내용적으로나 기술적으로나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말하자면 원작 소설을 깊이 즐겼던 분이나 가볍게 접하려는 분이나 혹은 아무런 관심이 없다가 순전히 액션 판타지 영화라길래 보려는 분에게나 의미가 있는 부분이 있고 대중적인 부분에 포커스를 맞춘 미덕도 있어 흥행도 순조로운 등 장사 이론면에서도 충분히 긍정할만합니다. 별 내용이 없는 부분을 부풀리느라 무던히 애썼다는 점에서(각색과 변형도 들어갔지만) 전편에 이어 고생했다고 말하고도 싶고 순전히 개인적인 관점에서 말하라면 저는 컨텐츠에 따른 각색과 변형은 충분히 이해하는 입장이며 원작을 악의적으로 망치거나 원작에서 말하려는 바를 반대로 혹은 전혀 뚱딴지 같은 방향으로 끌어가는 게 아닌한 긍정하는 부분을 찾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기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올해 말에 개봉되는 호빗 실사영화 시리즈 최종작 [호빗: 또 다른 시작]은 나는 불이다! 나는 죽음이다! 고래고래 외치는 용가리에다 다섯 군대가 모여드는 등 볼거리 하나는 원작에서도 빠방하게 깔아주었고 스케일도 작중 최대로 부풀어 오르는만큼 영화에서 내용적으로 부풀리느라 고심할 거리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단지 스마우그의 폐허까지 감독이 원작과 다르게 만들어놓은 내용, 캐릭터 배치에 따라 세부 드라마가 바뀌는 부분이 많을 것은 어느정도 예상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영화로만 이 시리즈를 접한 분들의 캐릭터 들에 대한 최종적인 평가는 아마 원작 소설과는 많이 달라질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나름대로의 의미라면 의미, 그런 이유에서 작품 내용에 대한 최종적인 서술 역시 올해 말로 미뤄둘까 합니다.

PS:
스마우그의 폐허 BD는 4월께에 국내 정발된다 합니다. 물론 전편처럼 극장판이 먼저 라인업 될 것이고 확장판은 시간을 두고 나올 듯.


덧글

  • 김안전 2014/01/09 08:46 # 답글

    누가 그러더군요! 엘프는 왜 궁수와 도적밖에 없는가? 중기사나 기병은 왜 안키우냐고 말이죠!
  • 城島勝 2014/01/09 08:55 #

    이...있는데 전투력과 활약이 부각이 안 됩니다. 특히 영화에서는 열심히 갑옷 차려입은 경비병들이 픽픽 죽어나가는 통에 더 그런...(펑)
  • ins 2014/01/09 13:34 # 삭제 답글

    호빗을 반지의 제왕마냥 괜히 비장하게 만들어서 호빗이 갖고 있던 유머가 다 죽어버렸는데, 뭐 이거야 영화의 개변이라 이해는 못해줘도 그냥 그러려니 할 수는 있는 부분인 것 같기도 하고, 각색으로 끼워넣은 요정 여캐가 빨간머리니 뭐니는 그야말로 진성 설정덕후들이 따질 부분이니 차치하고, 요정이 난쟁이와 썸씽이 있는 전개가 김리와 레골라스의 우정에 크나큰 상처를 안기는 것도 분명하지만 역시 이걸 지적하면 톨킨덕후 소리나 들을테니 넘어간다 쳐도 그 썸씽 장면들이 하나같이 유치하고 오글댄다는 건 원작과 관계없이 영화에 대한 악평으로도 충분한 수준이라 하겠지요.
    하지만 결국 톨킨 소설을 읽었던 입장에서 이 영화의 가장 큰 비판점은 별로 '호빗' 답지 못하다는 게 큽니다. 1편은 그래도 호빗다운 씬이 많았다고 생각해서 지지했는데 이번 작품은 영 아니었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 城島勝 2014/01/09 15:19 #

    말씀하신대로 이 영화 스마우그의 폐허는 호빗의 원작 텍스트와는 많이 달라진 그 무엇입니다. 손쉽게 말하면 블록버스터를 표방한 판타지 영화인데 단지 그것만은 아니고 잭슨 감독 작 영상 소설이 되어 버렸다고 해야하나...헌데 저도 톨킨 교수님의 원작 지지파로서 마땅히 들고 일어나야 할 부분도 있을 터이나(인지도 하고있고, 그에 대한 불만도 본문에서 약간이나마 새어 나오지만) 그래도 60:40 정도로 영화에 대한 두둔을 포함하며 마무리하고 있는 건 아마 호빗이라는 컨텐츠에 특별히 애정을 쏟는 캐릭터가 없고 스토리 및 세계관이라는 인지 스케일이 다소 큰 존재들에 대한 애정만이 있어서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뭐, 좋은 게 좋다는 경향이 있는 저도 양쪽 다 애정이 있는 어떤 컨텐츠의 경우 그 컨텐츠의 모든 것을 뒤틀어버린 관련 애니메이션에 대해서는 존재부터 언급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극력 부정하니까요.-_-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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