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 블루레이 감상 - WHITE ALBUM 2 1권 UHD-BD/BD/DVD 감상

2013년 10월부터 일본내 TV 방영중인 애니메이션 WHITE ALBUM 2(이하 WA2)는 총 13화 완결의 TVA로, 2010년 PC용 게임으로 발매된 WHITE ALBUM 2 introductory chapter를 애니화 한 작품입니다. 원작 게임은 이후 2부격인 closing chapter - (유저의 선택에 따라)최종장인 coda로 이어지지만 애니메이션 쪽은 일단 1부이자 프롤로그격인 introductory chapter만을 애니화 하였습니다.

그 WHITE ALBUM 2 원작에 대해서는 그동안도 굳이 대놓고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관련 상품등을 소개하면서 간간 개인적인 감상을 말씀드린 바 있고 애초에 작품 자체도 유명해졌으니 딱히 그 내용에 대해 장황하게 언급할 생각은 없습니다. 따라서 이번 감상문에서 중점적으로 적는 것은 총 여섯 권의 블루레이(이하 BD)로 발매될 TVA WA2 미디어 타이틀의 첫번째인 제1권, 12월 25일에 발매된 정가 7140엔에 애니메이션 제 1화와 2화를 넣은 나름 전형적인 '한 권에 두 화 넣은 일본 TVA BD'인 당 타이틀이 어떤 모양새로 뽑혀 나왔는가 하는 점입니다.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지 않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마음에 드는] 원작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TVA WA2, 그 BD에 대해 논하는 일이니 이른바 '비틀린 시각이 다시 비틀렸기에' 결과적으로 꽤 중립적인 입장에서 바라볼 수 있으리라 제맘대로 생각하고도 있습니다.(웃음) 물론 평가는 읽어주시는 분들이 해주실 일이겠고, 저는 바로 익숙한 순서대로 이야기를 풀어나가 보겠습니다.


1. 디스크 스펙

BD-ROM 싱글 레이어(25G), 전체용량 16.9G/본편용량 14.8G, BD 아이콘 없음
영상스펙 1080P24(AVC)/ 화면비 16:9(1.78:1)/ 비트레이트 39Mbps
음성스펙 LPCM(16/48) 일본어 2.0ch/ 자막 없음

* 오디오 코멘터리 DTS-HD MA(16/48) 일본어 2.0ch, 제1화 수록

상당히 깔끔하고 전형적인 '한 권에 두 화 넣은 일본 TVA BD' 스펙이며 비트레이트 차트를 보여줍니다만 개중 몇몇 특이한 사항 또한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해당 항목에서 논해 보기로 하고 일단 메뉴 등 본편 외 사항에 대해서 먼저 말씀드려 봅니다.

스크린 샷은 탑 메뉴 배경. 당 타이틀의 메뉴 구성은 탑 메뉴/ 팝 업 메뉴가 디자인 및 항목이 동일하며, 항목 사항은 [본편재생/ 1화(내부 챕터: 프롤로그/A/B/C)/ 2화(내부 챕터: 프롤로그/OP/A/B/ED)/ 특전]. 그리고 당 1권의 특전 구성은 아래와 같습니다.

- 논크레딧 OP 1 & 2 : 작품을 감상하신 분은 이미 아시겠지만 두 버전의 차이는 카즈사의 페이스 OFF/ ON 버전.

- 시나리오 #1 & #2 : 1화, 2화의 대사 및 지문 등이 모두 나열된 시나리오 원고를 정지 화상/ 넘김 버튼 클릭을 통해 열람 가능.

- 콘티 #1 & #2 : 최근 일본 애니 BD에서 종종 보이는 영상 콘티집. 확대 기능이 없어 아쉽지만 모양새를 보는 데는 별 무리 없음.

- 오디오 코멘터리 : 제1화에만 수록. 당 오디오 코멘터리는 특전 메뉴에서 골라서 실행해도 되지만 본편 재생을 통해 1화를 재생하는 중에도 음성 선택을 통해 코멘터리 사운드(DTS-HD MA)를 선택하면 바로바로 본편 음성에서 체인지 가능. 다만 2화에서도 이 DTS-HD MA 사운드는 존재하지만 음성 선택을 통해 이것을 선택해도 물론 코멘터리는 없으므로 나오지 않음.

특전 중에서, 아니 조금 과장 보태서 개인적으로 이 타이틀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점이 바로 오디오 코멘터리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코멘터리가 HD사운드라니?'. 지금까지 접한 영화 & 애니 BD를 통틀어 코멘터리 사운드를 무손실 압축인 HD사운드로 넣은 건 처음이라서요. 가끔 코멘터리까지 PCM 24비트로 넣은 경우는 봤지만 그건 그냥 녹음을 거의 그대로 수록한 거고 굳이 'HD사운드화 해서', 다시 말해 해당 사운드 코덱으로 가공한 코멘터리를 넣은 건 정말 재미있는 조치입니다.

물론 코멘터리 사운드도 중요시한 것 자체는 나쁘다는 건 아니고, 코멘터리의 내용도 즐거운 대화 분위기 속에 작품과의 관련도도 높은 내용들이 나오는 상당히 들을만한 것인지라 무슨 불만이 있는 건 아니고 다만 신기해서. 특히 내용의 소위 영양가 측면에서는 최근 들어본 애니 코멘터리 중에서도 상당히 좋은 수준이며 원작을 즐긴 사람이나 안 즐긴 사람이나 듣고서 생각해볼만한 부분들이 있다는 점을 높이 사고 싶습니다. 참여자가 하루키 역의 성우 미즈시마 타카히로/ 세츠나 역의 성우 요네자와 마도카/ 안도 감독/ 각본가 마루토 후미아키/ 음악감독 시모카와 나오야 씨이니 이 구성으로 아무 상관없는 잡담만 늘어놓고 있었으면 그건 그것대로 문제겠지만서도.


2. 영상 퀄리티

당 BD의 영상 퀄리티는 TV 방영 당시에 비해 그 개선점이 상당히 눈에 띄는 것이 특징입니다. 같은 장면을 통해 비교 예시를 들면.


위가 BD, 아래가 TV. 두 영상의 해상도는 다릅니다만 이 상태에서도 비교적 손쉽게 윤곽선 선명도 및 전체 디테일 표현력, 영상의 다이나믹스, 발색 선명성 측면에서 특히 BD의 우위임을 엿볼 수 있습니다. 덕분에 메인 각본가로서 제작에 참여한 원작 시나리오 작가 마루토 후미아키 씨가 콘티 단계에서부터 '여기에 색이 입혀지고 움직이면 어떤 영상이 될까' 하고 기대했다는, '좋은 의미로 애니메이션스럽지 않은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정적인 실사영화를 보는 듯한' 1화의 느낌이 텍스트 코멘터리 말마따나 상당히 잘 전달됩니다.


다만 계조 표현력은 TV판보다 분명 우수하게 뽑긴했으나, 부족한 부분도 언뜻언뜻 있습니다. 소위 비트레이트를 때려부어도 노이즈를 다 처리하지 못 한 장면들은 여전히 있는데 물론 TV판의 경우에는 코딩시 적용 필터로 이걸 그냥 뚱땅뚱땅 눈속임식 마스킹을 하면서 덩달아 화면 전체가 트미해졌지만(물론 그러고도 처리가 안 되는 밴딩 노이즈는 여실히 드러나고), BD에서는 필터링 처리를 최소화하는 것으로 적어도 본래의 제작 디테일은 살려낼 수 있었습니다. 아울러 소소한 기타 차이점으로 BD판의 영상이 TV판보다 상하좌우 정보량이 약간 더 많다는 것도 재미있는 차이점.(상기 비교 샷을 다운로드 - 뷰어 프로그램 등으로 사이즈 고정하여 A-B 비교해 보시면 쉽게 보실 수 있습니다.)

참고로 TVA WA2 공식 트위터에 따르면 'BD에는 본편 내용이 디렉터즈 컷(감독판)으로 수록됩니다.'라고 했는데 BD 1권에 수록된 1화나 2화나 TV판에 비해 추가된 장면등은 없습니다. 작화 수정 역시 아주 미세해서 제가 놓친 게 혹 있을 수는 있으나 바꿔 말하면 쉽게 눈치챌만큼 특기할만한 건 없습니다. 현 시점에서 TV 방송판과 완전히 별도의 리뉴얼 버전이 확인된 건 7화인데, 위 트윗의 내용은 BD 2권에 대한 정보와 함께 디렉터즈 컷에 대한 언급을 하고 있었으니 2권에 수록되는 3, 4화 부터 무언가 추가되려나 싶기도 합니다만 아직은 추정단계일 뿐입니다.

하여간 전체적으로 볼 때 당 BD의 영상은 정공법으로 퀄리티를 살리는데 주력하고 있고 그 방향은 마음에 듭니다. 다만 원 소스 퀄리티가 좀 더 좋았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어서 모든 점에서 최고! 라고 지칭하기는 다소 어렵고 굳이 말하면 B+~ A- 정도의 화면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말하자면 조금만 더, 조금만 더...했으면 하는 화면들이 언뜻언뜻 있는데, 이 애니의 제작사 사테라이트에 너무 많은 걸 바라지 맙시다 라고 하면 할 말이 없기는 합니다.(웃음)


3. 음성 퀄리티

이 작품의 음악 감독을 맡은 시모카와 나오야 씨는 소위 이 업계 외에도 하이파이 업계에서도 꽤 소문난 매니아로 개인적으로도 사실 이 분의 성함을 '관심있게 인식한 건' 게임이나 게임 잡지에서가 아니라 오디오 기기 등을 다루는 잡지에서였습니다. 그래서 당 BD의 사운드 퀄리티에 대해서는 발매전부터 별 불안감이 없었는데, 실제로 들어본 감상도 좋았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음악이 주요 키워드 소재중 하나인 당 작품에서 그 음악을 전달하는 사운드 퀄리티의 중요성은 강조할 필요가 없을 정도이며 당 BD 사운드에서는 특히 피아노 소리의 뻗음이나 보컬의 다이나믹스 등이 TV판과는 시시콜콜 대조할 필요도 없을 정도이고 절대적인 관점에서도 꽤 우수하게 수록되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또다른 예로 1화 최후반부의 피아노, 기타, 노래의 울림은 TV 방영 당시에도 어떻게든 최소한이나마 그 분위기의 차이/ 녹음 품질의 우수함은 전달하고 있었는데, BD에서는 코멘터리에서 시모카와 씨가 굳이 말하지 않았어도 얼마나 추구했는지 잘 캐치할 수 있을 정도로 출력됩니다.

다만 의아한 점은 이 BD의 수록 스펙이 16비트(LPCM)라는 점. 요즘은 음악에 별 신경 안 쓴 작품도 명목상 수록 스펙은 24비트로 하는 일이 왕왕 있을 정도이니 그 시모카와 씨가 개입한 데다가 음악에 그리도 신경을 쓴 이 타이틀은 너무 당연히도 24비트일 거라 생각했건만 16비트라?

설마 SACD(하이브리드)로 발매되는 애니OST 제품 쪽에 좀 더 스페셜리티를 부여하기 위해 BD스펙을 일부러 억제했나? 혹은 SACD DSD 소스 외에는 CD 레이어 수록용 16비트 PCM 마스터만 만들어서 BD 수록시 이것만 전달 되었다? 이것도 가능성은 있지만 솔직히 좀 바보같은 이야기인데...다만 시모카와 씨는 이 작품의 음악에 대해 인터뷰하면서 "딱히 음악에 귀기울일 필요는 없다. 보고 난 뒤에 영상, 각본, 음악 소위 세가지 색의 균형과 조용한 이야기 속에서/ 모르는 사이에 빠져버리는 작품이 되는 것을 추구했다.(그런 작품이 될 것이다.)"라고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그때문에 굳이 평범한 CD 스펙(엄밀히 말하면 샘플링 레이트는 다르지만)으로 수록하는 쪽을 택하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도 해봅니다.

하여간 진상은 확실치 않으나 분명 당 BD의 사운드는 우수마발 TVA BD의 사운드 퀄리티와 선을 긋는 우월함은 간직하고 있다는 점은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다만 그것을 16비트라는 다운사이징한 그릇에 담은 것은 의문입니다. 영상 쪽이 원 소스 퀄의 아쉬움을 이해하고(= 솔직히 말하면 조금 포기하고) 지나간다면, 음성 쪽은 분명 유감없이 추구했을 원 소스가 수록면에서 아쉬워지는 형국. 하지만 A를 주는데는 별로 주저하지 않겠습니다.


4. 총평

WHITE ALBUM 2 TVA는 아직 결말까지 방영되지는 않았으나 지금까지 오면서 원작이 가진 이야기의 맛을 TVA라는 다른 포맷에서 최대한 동일하게/ 혹은 다르지만 뒤떨어지지는 않게 전달하고자 노력한 바는 충분히 좋게 생각합니다.

다만 WA2에서 펼치는 이 드라마에 대해서 제가 품고 있는 감상은 이전에도 종종 언급했지만 아주 복잡한 것입니다. 이 캐릭터들이 펼치는 가상의 연애담은 '캐릭터에 감정 이입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바라보자면 굉장히 쓰린 이야기겠지만, 완벽하게 제3자의 관조적인 입장에서 바라보자면 캐릭터들간의 유기적 연결이나 심리 교차를 나름 감탄까지 하며 볼 수 있는 것이다보니 그러합니다. 굳이 말하면 저는 후자이지만, 이역시 언젠가 말씀드렸듯이 화이트 앨범이라는 노래를 기억하고 불러 준 아이들에 대해 아주 무감정할 수 만은 또 없기 때문에 완벽히 캐릭터들을 체스 말 바라보듯 볼 수만도 없고 그러다보니 복잡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결국 제가 이 WA2의 TVA를 보고, 또 이를 수록한 BD를 보게 된 이유는 물론 화이트 앨범이라는 노래에 추억과 애틋함을 가진 사람으로서의 일종의 동질감 때문이며 위와 같이 작품 본연의 시나리오 메이킹적 측면을 긍정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래서 감상할 수 있었던 당 BD는, 각 항목에서 논했듯이 분명 칭찬할만한 구석이 있고 개인적으로 만족한 요소도 있습니다. 다만 전체를 관조하는 입장에서 냉정하게 생각해 보면 또 어딘가 슬쩍슬쩍 제작단가를 절감한 게 아니냐는 기분도 동시에 느끼게 합니다. 오픈 케이스를 통해 논한 패키지(링크)에서나 BD 수록 내용을 전체적으로 생각해 볼 때나...사운드 녹음에 돈을 너무 많이 써서(일반적인 애니에 비해 3~4배의 비용이 들었다고 하니) 예산이 남아나질 않았던 걸까요? 물론 제작과 수록에 관여한 이들은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했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다만 그 결과물은 - 그러니까 이 BD는 - 어딘가, 좀 이해할 수 없는 비유일지도 모르겠지만 '오기소 세츠나' 같은 데가 있습니다. 그게 이 BD에 대한 개인적인 결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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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라이네 2013/12/27 08:25 # 답글

    BD 2권부터는 본격적으로 작화수정이 들어가는 게로군요. 늘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 城島勝 2013/12/27 13:21 #

    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직 확실치는 않지만 2권 발매 시기까지는 작업 시간도 있고 본문중 첨부한 트윗 내용도 그렇고 해서 그러리라는 추측을 하고 있습니다. 소소하게 덧붙이면 남들 다 하는 작화 수정만을 굳이 감독판이라 지칭하지는 않으리라고 생각하고도 있고요.^^
  • 요르다 2013/12/27 09:42 # 답글

    저도 어제 받았는데 너무 피곤해서 퇴근하자마자 자버린ㅠㅠ 오늘은 꼭 감상해야겠습니다. 이 글을 보니 제가 기대한 수준은 충분히 만족시켜줄듯하네요.
  • 城島勝 2013/12/27 13:22 #

    하하, 네. 저도 그러길 바랍니다. 그리고 아마 그럴 것 같습니다.^^
  • Cruel 2013/12/27 12:23 # 답글

    헤헤, SACD 성애자 :p
  • 城島勝 2013/12/27 13:23 #

    ㅎㅎ 시모카와 씨의 흉계(?)에 빠지셨군요.
  • SCV君 2013/12/30 20:55 # 답글

    확실히 관심있는 분이라 만들때부터 그런쪽으론 제대로 투자하셨군요; 3-4배라니..
    그건 그렇고 마지막은 뭔가.. 형태로는 잡히는데 말로 표현은 안되는 느낌이네요.
  • 城島勝 2013/12/30 21:07 #

    그거면 충분합니다. 원래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바는 한계가 많으니까요.

    굳이 표절하자는 건 아니지만, 말이 모두 음악으로 이루어져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저도 들 때가 있습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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