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판 마마마 신편: 반역의 이야기 감상 (스포 없음) 개봉영화/TV,A/공연 감상

오늘은 일전에 그 파란만장한 사유(링크) 를 말씀드린대로 애니플러스가 주최한 극장판 마법소녀 마도카/마기카(이하 마마마) 신편: 반역의 이야기 감상회에 다녀왔습니다.

이 작품에 대한 이야기는 어째 할 때마다 대화형식이 되었는데 - 물론 대화할 상대가 있었기 때문이지만 - 나름대로 재미있어서 이번에도 대화형식으로 해보려 합니다. 물론 이번에도 대화할 상대가 있었기 때문이지만 그보다는 다른 분들은 하나도 웃기지 않은 이 대화가 저는 재미있어...서가 아니라 혹시나 스며나올 수 있는 스포일러를 감추는데 최적이기 때문입니다. 대화 내용 떠올리기에도 바쁘니까요. 하여간 이번에도 화자는 저와 예의 '그' 친구입니다.

(친): 어때? 직접 본 감상은.
(나): 기분 나쁜데.
(친): 무엇이 그 방탄유리 같은 기분에 금이 가게 했을까. 설마 네 옆자리에 앉아있다 호무라 때문에 울먹였다는 여자분 때문인가.
(나): 관객도 극장의 일부야. 그런 걸로 기분 나빠하지 않는다. 고성방가라도 지르면 모를까.
(친): 그럼 역시 수전노 마인드에 영화 한 편 보느라 7만원 낸 건(주: 3.5만원 x 2...) 용납 못 하겠다는 건가? 내가 너에게 베푼 은혜는...
(나): 그건 물론 용납하기 어렵지만 이미 한 달 전에 쓴 돈을 어쩌겠냐. 맞지도 않는 넘겨짚기 그만하고 내 이야기나 들어.

전에 메신저로 이 작품에 대해 이야기(링크) 했을 때, 내가 반역의 이야기는 잘 만들어진 거라고 생각하냐고 물었더니 그정도는 아니라고 했었지. 그리고 덧붙인 바는 기억하고 있을테지?

확실히 네 말대로야. 어디까지나 답잖게, 그리고 온전히 '극장판'이라는 틀이 주어져서 선전할 수 있었던 부분이 있는 것이지 마마마란 물건을 만든 집단의 그 버릇 - 예의 산만함 - 이 어디 간 건 아니야. 다만 그 치부들을 이번에도 예의 우로부치의 각본으로 들었다 놨다 하는 것을 시작으로 해서 연출, 구성을 통해 전보다 더 '아무렇지 않게' 가리고 있다는 것도 그래. 그렇지만 각본은 순기능으로 가렸지만 연출, 구성은 역방향으로 가리더군. 한마디로 각본은 흠잡을 데가 없었지만 연출, 구성은 극장판/ 더 정확히 말하면 극장에 상영하기에 걸맞는 게 아니었어.

(친): 하지만 몇몇 씬은 영화다웠잖아. 본편 시작 전에 나온 주연 성우 메세지 영상에서 마미 성우가 말했듯이 헐리우드틱한 마미vs호무라 라던가. 배경을 이누카레 디자인으로 많이 밀어버린 거나 TV판을 연상케 하는 장면들이 많은 것도 정직한 수고를 들이지 않았다는 측면에선 마뜩치 않을지 몰라도 각본과 연동되는 느낌을 내는 장치로서는 좋았다고 생각하는데. 상업적으로도 역시 샤프트! 라고 혀를 내두를만 하지. 꼭 순수한 의미만은 아니지만.

(나): 내가 말하고 싶은 건 그 나머지 다야.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이건 극장판이 아니라 TV판을 큰 화면에서 보는 느낌이었다고.

그러니까 집에서 프로젝터랑 스크린으로 TV판 마마마를 보는 거랑 똑같은 감이었어. 장면 컷, 클로즈 업, 기타 연출부들 다. 이건 영화관에서, 대화면으로 상영하는 걸 상정하고 그린 게 아니라 TV판 제작감하고 똑같아. 제작 라인이 극장판이 뭔지 모르는 건지 아니면 알고도 TV판의 후광을 노린 건지까지는 모르겠지만 이건 감이 TV판이야.

네 말마따나 작화는 극장판이라니까 좀 그래도 더 그리고 잘 그렸어. 능력밖의 부분은 신기한 걸로 때우는 버릇은 여전해도 그게 꼭 나쁜 것만도 아니지. 하지만 그런 것을 떠나서 이건 시종일관 TV판 마마마 보는 기분이었다니까. 차라리 화면비가 2.35:1이었으면(실제 화면비는 상영 해상비 17:9 기준 비스타 사이즈) 억지로라도 속아줬을지도 모르겠는데.

(친): 시간은 한정되어 있는데 화면 구성은 각본의 응집력만큼 집중하지 않는다, 지엽적인 데 집착해서 전체상 파악을 방해한다, 대화면 시청 관객을 배려하지 않고 장면 전환이 지나치게 빠르고 자극적이라는 것 말인가. 하긴 그건 나도 마뜩치 않았지. 그래서 버릇이 어디 안 간 거라고 한 거지만.

그렇지만 이 상태로 화면비를 2.35:1로 만들었으면 그건 정말 볼만했을걸? 물론 나쁜 의미지만. TV판이랑 같은 화면비라도 얼마든지 극장판다운 감을 제공했던 TV판 베이스 극장판 애니도 많으니까, 난 솔직히 걔네의 한계 폭로라고 생각했는데 네 말마따나 TV판의 후광을 노렸을지도 모르겠군. 아무튼 TV판 마마마건 편집판 마마마건 아예 안 보고 이걸 보러 온 사람은 거의 없을 테니까.

(나): 그래도 확실히 우로부치가 역량을 발휘한 건 인정할 수 밖에 없겠더라. 시나리오를 정말 잘 짰어. 얼개도 틀이 잡혔고 아귀가 딱 맞게 돌아가는 이야기야. 쓸데없이 지적하기 좋아하는 나조차도 이야기로는 뭐라 할 수가 없어. 연속성이나 정합성 측면에서.

내용을 알고 보지 않았다면 순수하게 그 시나리오 실타래 풀어나가는 것에 감탄하다 그걸로 가린 치부들 - 아까 성토한 - 을 깜빡 잊어버렸을지도 모르지. 시나리오가 쓰여진 동기는 탐탁치 않아도 시나리오 자체는 흠잡을 데가 없다고 생각한다.

(친): 그건 나도 완전히 동감. 다만 극장판 전편에서 시간 없어서 미처 보여주지 않고 지나간 듯한 사야카나 마미의 캐릭터성을 마스킹하려는 건지 반역에서 사야카나 마미를 너무 속보이게 평면적인 체스말로 써먹은 건 좀 거슬리는데...전, 후편 편집하던 당시에 우로부치의 반역 시나리오 안이 완성되어 있었을까? 그랬다면 의도한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하지만 의도가 어쨌거나 결과론적이지만 덕분에 아무도 소외받은 캐릭터는 없으니 그걸로 만만세일지도 모르지. 사야카도 꽤 멋지게 나와주고...우로부치가 사야카 불쌍해서 게임에선 희한한 시나리오도 하나 만들어 줬다며. 숨겨진 팬일지도 모르지.

(나): 하지만 이 작품 각본은 어디까지나 호무라의 호무라에 의한 호무라를 위한 물건이야. 네게 시나리오 이야기를 들었을 때도 어느정도 캐치했던 거지만 직접 보니 정말 호무라라는 캐릭터를 극한의 극한까지 뽑아낸 수준이더만. 페이트 제로 때도 그랬지만 이런 타입의 캐릭터 - 목적을 위해 수단 방법 안 가리는,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따듯하겠지 - 를 우로부치는 정말 섬세하게 다루는 것 같다. 무슨 로망 같은 걸 품고 있는 걸까.

덤으로 호무라 성우가 롤러코스터 같은 감정폭을 꽤 알기 쉽게 전달해주는 타입이라 아주 잘 어울렸어. 키리츠구 성우와는 좀 다른 의미로 능수능란해. 좀 뻥 보태서 다른 여섯 사람(마도카, 마미, 사야카, 쿄코, 큐베, 나기사) 성우 출연료만큼 사이토 치와 씨한테 몰아줘도 될 것 같은데.

(친): 카지우라도 분전했잖아. TV판 보다 훨씬 장면이랑 BGM 밸런스가 맞아. 특히 엔딩곡은 어떻게 생각하면 천연덕스러울 정도야.

그리고 내가 제일 높이 치는 건 누구보다도 신보다. 참으로 감탄스럽게도 '총감독' 직함으로 적당히 물러앉아 있잖나. 극장판의 단점들은 다 미야모토 감독한테 돌릴 수 있고 상찬받을 수 있는 부분은 모두 누릴 수 있는 위치라고. 정말로 좋은 데만 그가 열심히 감수하고 나쁜 데는 감독 이하 제작진 탓인지까지야 모르겠지만.

(나): 전에 나한테 에바Q 랑 이거랑 비교된다는 얘기 했었지. 후속 시나리오 예상 떡밥 같은 건 아무래도 좋다는 게 내 일관된 입장이지만 그런 걸 떠나서 그 둘을 비교하고 싶어지긴 하네.

에바 Q는 정말 극장판 같은 화면을 보여주었지만 그 영상으로 하는 이야기는 시작도 끝도 없어서 꼭 TV판을 중간에 뚝 잘라서 보는 느낌의 물건이었지. 처음부터 연작 극장판이었으니까 이해는 한다만 그래도 마뜩찮은 부분이 많아. 그에 비해 반역 이거는 극히 TV판 같은 화면이지만 그 화면의 거슬림이 신경쓰이지 않거나 익숙해진다면 거슬리지 않을만큼 이야기는 좋았어. 스탭롤 다음 나오는 장면들은 사족 같아서 그건 우로부치가 안 쓰고 딴 양반들이 적당히 끼워넣은 것 같지만.

(친): 속편 계획은 백지라느니 어쩌니 하지만 아무리 승승장구 샤프트라도 마마마쯤 되는 아이템을 손놓을 수는 없고 애초에 반역 이야기 동기부터가 뻔히 속이 보이는지라 그런 사족정도는 오히려 당연한 조미료쯤 되는 거지.

이 물건 - 반역의 이야기는 어차피 엄청 정신건강에 나쁜 초초 인스턴트 작품이야. 애시당초 독기를 주입한 작품인 걸 알고 보는데 조미료쯤 한 스푼이건 한 사발이건 부어지면 어떠냐. 그러나 몸과 마음 모두 웰빙족인 난 이걸 굳이 BD로까지 사다가 집에서 꼬옥꼬옥 씹어가며 더 볼 생각은 없다. 너야 스펙이 어떻다 비트레이트가 어떻다 미주알고주알 떠들어대는 취미가 있으니까 사겠지만.

(나): 넌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난 마마마가 그렇게 훌륭하고 칭찬받아야 할 작품인지 의심스러워 하는 사람들을 긍정하는 쪽이야. 그 사람들이 의심하는 원인은 많겠지만 개중 하나는 마마마란 물건이 끝까지 클리셰를 때려 부수기만 하고 아무런 새로운 걸 낳지 못 했기 때문이겠지.

반역도 거기 편승한 건 마찬가지야. 하지만 나로서는 정교한 유리 세공품을 본 기분은 들더군. 보석은 아니지만 정교한 데는 있어서 나름대로 감탄하고 있어. 굳이 미주알고주알 떠들 목적 아니라도 BD로도 사다 볼 생각이다. 그때도 또 할 이야기가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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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 그런데, 결국 네가 왜 기분이 나쁜지를 모르겠군. 7만원이나 내고 영화관 와서 116분짜리 TV판 마마마를 본 게 그리도 마뜩찮아?
(나): 아니야.
(친): 그럼 뭐냐?
(나): 네가 마도카 일러스트를 뽑고 싱글벙글 하고 있어서다. 전에 받은 거랑 똑같은 그림이야!!! 하고 멘붕하는 걸 보고 싶었거든.
(친): 푸하하하. 그럼 내가 위로차 치즈라도 사주랴? 마스카포네~ 마스카포네~ (주: 감상 하신 분만 아실 듯한 이야기...)
(나): 이너어어어어어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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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2013/11/30 22:20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3/12/01 07:30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SCV君 2013/12/01 01:31 # 답글

    카지우라 담당 곡들은 나름 극장에서 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지라..(많이 본건 아닙니다만, 일단 마마마는)
    먼저 봤는데도 또 본건 일본에서의 감상이 100%에 가까운 이해도를 갖지 못했다 생각했기도 했지만
    카지우라 담당 BGM & 주제가(ED, 삽입곡) 들을 극장에서 들을 수 있다는 이유도 한 35% 정도는 있었네요.

    결국 먼저 보고 이해 못한건 또 보고도 이해 못하고 끝났습니다만.. orz
    전/후편은 아직도 아마존 카트에서 잠자고 있는데 이건 좀 사서 봐야할 것 같습니다.
  • 城島勝 2013/12/01 08:04 #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그 극장판 전/후편은 아직(= 반역을 보고 난 후에도) 구입하지 않으셨다면 굳이 구입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그 총집편은 TV판에서 빼고 더한 부분들로 인해 반역과 캐릭터 연결성이 좋은 건 맞으나, 이해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는 건 아닙니다. 물론 OP/ED랑 BGM은 괜찮습니다만 그것 때문에 구입하시는 건 글쎄...-_-ㅋ

    뭐, 언제 또 들러주실 때가 있으시면 직접 그 전/후편을 보고 판단하실 수도 있겠고 이어서 반역에 대해 시시콜콜한 내용을 대화주제로 삼을 수도 있겠죠. 스포 안 하려다보니 본문이건 댓글이건 공공 일기장에는 쓸 수 없는 이야기가 너무 많군요. 껄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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