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A WHITE ALBUM 2, 6화까지의 이야기 개봉영화/TV,A/공연 감상

오늘 새벽에 6화가 방영된 White Album 2(이하 간혹 WA2), 일전에 말씀드린대로 감상은 굳이 열심히 올리지 않습니다만 어떤 식으로건 챙겨는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단순히 여기까지면 그다지 포스팅을 할 마음까지는 안 났겠지만, 본 포스팅을 작성하게 된 것은 오래전부터 그렇게나 원작(게임)은 하지 않고 버텼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면서 같은 내용을 다루는 애니메이션은 별말 없이 보고 있는 것에 대해 이쯤에서 굳이 변명을 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여기까지면 언제나 그렇듯이 블로그와 일기장을 혼동하는 주인장 성향상 그냥 무시하셔도 무방하겠습니다만, 그나마 약간의 자각은 있는(척하는)지라 작품에 관련된 음악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인 감상도 양념으로 살살 쳐서 완성한 글이오니 주말에 정말 심심하신 분이라면 읽어 보셔도 뭐 심심풀이는 되시지 않을까 그렇게 맘대로 생각합니다.

제가 WA2 원작인 게임을 하지 않은 것은 오래전부터 적었듯이 유키가 보이지 않는데도 끊임없이 유키에 대한 이야기 - 그러니까 바로 그 노래 - 를 하기 때문이었습니다. 더 자세하게 말하자면 그 노래를 기억하는 아이들을 내가 직접 아침 드라마의 여주인공들처럼 만들기는 뭣하다는 배려랄까 감상이랄까 그런 것 때문이었다고 해야겠습니다. 아무런 선택기도 없이 클릭만 하는 I.C.라도 그런 기분은 어쩔 수 없는 겁니다. 개인적으로도 피곤한 성격이라고 생각하지만 뭐, 그러지 않았으면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지도 않았겠고.

그러니까 자연스레 연결되는 이야기지만 제가 WA2 애니를 보는 것은 내가 이 아이들을 그렇게 - 아침 드라마의 여주인공들처럼 - 만들지는 않는다는 일종의 (마음대로 정한)허용 영역입니다. 이런 유치한 변명을 하면서도 보는 것은 물론 유키의 노래를 기억하고 부른 아이들에 대한 일종의 동질감 때문이며 아울러 그 화이트 앨범을 정말로 좋아한다는 각본가 마루토 후미아키 씨에 대한 동질감이기도 합니다. 예전부터 몇 번인가 말씀드렸지만 시나리오를 잘 썼다고 생각하기에 바로 그 점을 인정하고 보는 것에는 이의가 없습니다.

그래서 그 맘대로 허용의 경계 안에 넣어 보고 있는 WA2 애니판의 스토리 전개는, 비교적 명쾌하게 흘러가는 기분이 강하다고 생각합니다. 구체적으로는 아예 원작을 모르는 사람도 쉽게 이해가 가게끔(= 종국에 찾아올 결말에 대해 수긍하게끔) 조곤조곤 필요한 면은 부각시켜 가면서 잘 풀어놓고 있고 여기에 동화가 지원되는 애니메이션의 특징까지 합쳐져서 상당히 이해하기 쉬운 물건이 되었습니다. 따라서 이제 절반 가까이(총 13화 완결 예정) 왔지만 원작에 이어 애니 각본도 담당하는 마루토 씨가 포인트를 어디에 두고 있는지 얼추 견적은 다 나온 듯.

그리고 여기에 개인적인 심증이라고 덧붙이고 싶은 것이 또한 이 애니판의 노래들입니다. 기존곡의 편곡과 분위기의 차이, 애니판 오리지널인 엔딩 등은 확실히 각본 집필과 호흡을 맞춘 느낌인데 둘을 간단하게 비교하자면

원작판...심각한 표정으로, 여러가지 생각을 하다, 간신히 긍정하고 그것으로 마음을 정함
애니판...놀랐다가, 쓴 웃음을 지으며, 긍정하지만 실상은 포기

이런 느낌? 역시 원작에 이어 애니판 음악에도 깊이 관여한 시모카와 씨는 인터뷰에서 이 애니판 WA2 음악에 대해 ['WHITE ALBUM 2'라는 작품 자체가 결코 화려하지 않은 고요한 분위기이므로 거기에 맞게 얼마나 '오라'를 낼 수 있나- 하는 부분에 포인트를 두었다.]고 한 적이 있는데, 애니판 보컬들을 처음 들었을 때는 이 견해와 완전히 반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었습니다만 '애니판'이라는 포맷, 그리고 전개 방식 등과 종합해서 생각하니 참으로 그런 생각을 하고 만들었다고 긍정하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면 오프닝 곡인 닿지 않는 사랑'13을 순수하게 노래로만 처음 들었을 때는 단순히 '뭐지? 이 부산스런 노래는...'이라고 생각했다가 오프닝 영상과 합쳐 봤을 때 긍정했던 이유를 몇 번인가 계속해서 돌려 들으면서 알 것 같다는 기분이 들었네요.

하지만 음악의 맛이 다르다고 해서 WA2 애니가 원작 I.C.와 다른 결말을 보여줄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이것은 말하자면, 정해진 결말까지 어떤 길을 택하여 가느냐 같은 문제로, 원작이 덤불을 헤치고 나가는 것이었다면 애니는 친절하게 앞사람이 눕혀놓은 덤불길을 뒤따라 걸어가는 느낌이 되리라고 생각하는 것뿐입니다. 하지도 않은(체험판이라면 해봤습니다만) 원작에 대해 어떻게 그리 미주알고주알 늘어놓느냐고요? 저에게는 아주 우수한 수신 안테나가 있어서 온갖 이야기가 다 들어오는 덕분이라고 해두겠습니다.

하지만 보통은 그렇게 들어온 이야기라도 흥미가 간다면 꼭 직접 확인하는 게 주의입니다만 WA2 같은 경우에는 앞서도 밝힌 바 때문에 그러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노래만은 열심히 듣고 있습니다. 특히 닿지 않는 사랑은 애니판의 경우 운동할 때 피로를 잊고자 듣고 원작판의 경우에는 운동 끝나고 씻고 자기 직전에 듣습니다. 그렇게 하는 게 이 아이들에 대한 가장 올바른 대우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물론 제 맘대로 생각입니다.(웃음)

PS:

그리고 이 샷은 정말 올려야 하나 말아야 하나 참으로 고민했는데 - 맨날 유키유키 하니까 지겨우실 것 같아서 - 하지만 역시 올릴 수 밖에 없군요.

아마 일반적인 충실한 시청자라면 여기에 관심이 있는 게 아니라 - 지하철내 모든 사람들처럼 어떤 남녀가 으쌰으쌰 하는 것에 더 눈을 앗기시겠지요. 그러니 저라도 이 샷을 주목할 수밖에 없습니다. 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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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有錢生樂 無錢生苦 : TVA WHITE ALBUM 2에 대하여 2014-06-17 21:23:16 #

    ... 생각하기 때문이었고 실제로도 최종화에 이를 때까지 이 애니메이션은 별달리 새로운 감흥을 품게 한 건 아니었습니다. 다만 당시에, 그러니까 6화까지의 감상을 적은 포스팅(링크)에서 중점적으로 다룬 건 내용 그 자체보다는 음악 혹은 음악과 관련된 것들이라는 기분도 드는데 그건 제가 원작의 내용을 모두 알기 때문(에 그와 똑같이 나갈 애 ... more

덧글

  • 링고 2013/11/10 18:02 # 답글

    이 애니메이션은 원작 게임을 반드시 접해봐야 즐길 수 있는 작품인가 싶어서 여태까지 감상을 피하고 있었는데요.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습니다. 다만, 아직 피도 안 마른 주인공들이 나도 못해본 연애랑 밴드질을 하는 걸 보고 초염장이라고 생각되어 지는건 어쩔 수 없는듯 합니다.(크리스마스 염장데이 D-46)
  • 城島勝 2013/12/27 15:09 #

    이 애니메이션은 그렇게 불친절한 물건이 아닙니다. 오히려 애니메이션(아예 실사 드라마였으면 좀 더 좋았을지도?)에서 더 적합하게 잘 표현해낼 수 있는 요소마저 있기도 하고, 제작사인 사테라이트도 나름대로 불내주고 있어서 추천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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