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개츠비 음원/음반/서적 감상

이 소설에 대해서는 항상 이야기를 하려 했지만 언제나 이야기를 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유를 굳이 대자면 감상을 적을 수가 없었기 때문인데 이미 수많은 위대한 감상이 있어 제가 거기에 물 한 방울을 보탠다한들 글의 초라함이 드러날뿐이다 보니- 라는 이유가 컸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감상을 적는 이유는 최근 또 몇 번인가 다시 읽고나니 새삼 이야기를 쓸 마음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제가 이 소설을 처음 접한 건 언제인지 기억이 안 날 만큼 꽤나 오래전 이야기입니다만- 당시에는 그야말로 죽지 못 해 읽었습니다. 흔해빠진 읽어 볼만한 도서! 라는 이름에 끌려 무심코 골라 읽은 것이지만 그 생각 없음에 대한 신의 징벌이라고 여겨질 정도로 재미가 없었지요. 하지만 대충 5년 전인가부터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듣기로는 이 소설이 미국 중고교생 교과서에도 실린 추천 도서라는데 미국 교육에 대해 참견하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이 소설을 즐기기에 그 나이는 부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학습'이나 '문장술' 측면에서는 도움이 될 지도 모르겠지만, 아이들중 그 누가 이 소설을 즐겁게 읽을 수 있을지? 너무 가혹한 일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이 소설이 재미있어지는 건 적합한 나이, 인생의 경험, 그리고 무엇보다 타인을 돌아볼 수 있는 시선이 일말이라도 갖춰졌을 때라고 새삼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는 근자에 와서야 이런 것들을 정말 벼룩의 간만큼 갖췄을지도 모르겠는데, 그정도만이라도 갖춰진다 싶은 후에는 읽으면 읽을 수록 재미있습니다. 다 읽고 계속 다시 읽고 싶을 정도로.

고 피츠제럴드 씨는 이 소설을 28세 당시에 집필했는데,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어떤 경로로 이 소설을 알게 되셨건 읽으시는 것은 저 나이 이후를 권장합니다. 편차는 있겠으나 아마 그쯤이면 재미있어질 확률이 높습니다. 물론 그 전에도 한 번씩 뜨거운 목욕탕에 발가락만 살짝살짝 담궈보듯 몇 페이지만 읽어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처음 몇 페이지가 부드럽게 읽힌다면 당신도 이 소설이 받아들여질 때가 되었다는 뜻입니다.

PS: 국내 번역서 중에서는 민음사에서 발간된 김욱동 씨의 그것을 추천합니다. 특히 2010년 개정판 번역이 아주 유려하니 웬만하면 이 새 판본을 보십시오. 모 인터넷 서점에서는 51% 할인하여 판매중이네요.


덧글

  • 고선생 2013/10/31 08:40 # 답글

    명성에 비해(비슷한 이름의 만화까지 나올정도로) 이상하리만큼 한번도 읽어보지 않은것은 학창시절 이후 '소설'류에 대한 관심이 급속히 줄어든 탓도 있겠지만 요새같이 머리아픈 생활속에선 책 속에서 만든 또다른 세상 이야기를 접하는것도 좋겠다 싶어 점점 소설쪽에 관심이 가긴 하네만 한번쯤 읽어보는것도 좋겠군.
  • 城島勝 2013/10/31 09:13 #

    그런 관점에서 읽어도 좋은 소설이지. 그런 관점만 강요한다면 학습이지만, 그런 관점도 있음을 알고 읽으면 감상이 될 게야.
  • 2013/11/21 15:27 # 답글

    안 좋은 번역으로 읽어 제대로 감상하지는 못했지만ㅠㅠ 좋은 소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민음사 판으로 다시 읽어 보고 싶네요.
  • 城島勝 2013/11/21 16:10 #

    아아, 네. 저도 다른 번역 판본이나 원서도 읽어 봤습니다만, 현 시점에서는 본문에 언급한 민음사 판본이 가장 우리나라 사람이 편하게 읽기 좋은 번역이라 생각합니다. 읽어보시길 권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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