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 블루레이 감상 - 극장판 꽃이 피는 첫걸음 Home Sweet Home UHD-BD/BD/DVD 감상

극장판 꽃이 피는 첫걸음 Home Sweet Home(이하 꽃이 피는 첫걸음 극장판)은 2013년 3월 9일 작품 주요 무대의 모티브가 된 일본 이시카와 현내 4개관에서 선행 개봉/ 같은해 3월 30일 일본 전국에 개봉하여 총 81개관에서 상영했고, 2013년 8월 2일 오키나와 사쿠라자카 영화관 상영을 끝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개인적으로 TV판 꽃이 피는 첫걸음 당시부터 아주 인상깊게 보았던 터라 여러모로 관심을 가지고 있던 작품입니다만, 어찌된 셈인지 올해는 통 나지 않는 일본 출장 기회에 어깨만 으쓱한지 대략 7개월여. 결국 10월 16일에 발매된 블루레이(이하 BD)를 통해서 실제 감상 및 그 소감을 말씀드릴 수 있게 되었네요.

주인공 오하나를 비롯하여 킷스이소라는 이름의 온천여관에 관련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바 있는 애니메이션 꽃이 피는 첫걸음, 그 극장판이 어떤 모양새로 등장했는지 궁금하시다면 이번 감상문과 차후 이어질 포스트를 한 번쯤 둘러보시면 재미있는 시간이 되실 수도 있겠습니다. 물론 그에 대한 책임은 지지 않는 것이 당 블로그의 모토임도 말씀드립니다.


1. 디스크 스펙

BD-ROM 싱글 레이어(25G), 전체용량 21.4G/본편용량 20.5G
영상스펙 1080P24(AVC)/ 화면비 16:9/ 비트레이트 30.92Mbps
음성스펙 LPCM(24/48) 일본어 2.0ch/ 비트레이트 2.3Mbps, 자막 없음

* 오디오 코멘터리 2종의 스펙도 모두 LPCM 2.0(24/48)
* 서플 일부 1080i/LPCM 2.0(16/48)

본편 총 러닝타임 66분에 디스크 수록 서플도 거의 없다시피 한 관계로 싱글 레이어에서도 깔끔하게 뽑았습니다. 평균 비트레이트 할당량은 TV판 당시와 대동소이하지만 차트에서 나타나듯 균질도는 훨씬 높습니다. 기타 스펙은 TV판 BD 스펙과 비등비등. 탑 메뉴, 팝 업 메뉴 및 메뉴 배치 디자인도 비슷하며 대신 챕터 분할은 22개나 되는 게 그나마 극장판 답다정도.

당 BD에서 제일 아쉬운 점은 역시 서플이 너무 없다는 점. 명색 극장판의 디스크 타이틀인데 수록된 것이 그리 길지도 않은 PV와 CM 몇 종과 오디오 코멘터리 2종으로 전부입니다. 그나마 오디오 코멘터리는 한정판 디스크에만 수록되어 있고 일반판에는 없다는 모양.

굳이 장점을 따진다면 PV, CM도 뭐 애정을 갖고 보면 와, 와...선전이다(영혼 없는 외침) 하고 볼만은 하다는 점과 코멘터리가 상당히 재밌다는 점 정도. 개인적으로는 스태프 코멘터리를 들어보시는 걸 추천합니다만 아무래도 재미는 캐스트 코멘터리가 더 있기는 합니다. 덧붙이자면 한정판 특전으로 작중 BGM을 담은 OST CD를 동봉해 주기 때문에 사실상 이 타이틀의 일반판은 본편만 보십시오~ 라는 이야기라 하겠습니다.

꽃이 피는 첫걸음의 TV판 BD는 대략 24분 정도의 TV판 한 화당 2600엔 가량이었고 당 극장판은 66분, 그러니까 TV판 2.5화 정도의 길이에 7000엔(일반판 BD 기준)이니 순전히 산술적으로만 따지면 납득을 못 할 것도 아니기는 합니다만...스펙 정보를 말씀드렸던 당시부터 계속 지적했지만 분명 극장판을 담은 미디어치고는 가성비가 썩 만족스러운 건 아닙니다. 그런고로 본편이 이를 만회하는지 어떤지 그 점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해 보도록 하지요.


2. 영상 퀄리티

당 극장판 제작에 있어 TV판에 이어 속투한 안도 마사히로 감독은 극장판 영상의 포인트를 '대화면에서 감상하게 되는 극장판의 특성상 보다 세세한 부분 예를 들면 시대상을 말해주는 소재의 배치 같은 것에 주의를 기울이는 데 둔다.'고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당금의 디지털 제작 애니메이션 시대에 이와 같은 방향성은 BD를 통해 최적의 결과물로 나타나는 것을 목표로 제작되는 것은 물론입니다.

그래서 TV판 BD를 모두 감상한 경험이 있고 지금도 생각나면 꺼내보는 입장에서 당 극장판 BD의 첫 인상은 '보다 나은 클리어런스감'이라고 요약할 수 있습니다. 극장판의 타임 테이블이 가을이라 일체의 계절별 BG효과 필터 같은 것을 적용하지 않은 이유도 물론 있지만, 앞서 적었듯 기본적으로 영화관 상영용 대화면에 맞춘 퀄리티는 비단 작화팀뿐 아니라 촬영 및 영상 수록팀에도 대응되는 이야기였다고 생각됩니다.

구체적인 화면상의 장점은 전반적인 S/N의 향상과 해상감 면에서 역시 진보를 접할 수 있다는 것. 거의 완전히 새로 제작된 극장판이지만 회상씬 등을 통해 TV판에서 그대로 가져다 쓴 영상이 간혹 있는데 덕분에 그 차이를 앉은 자리에서 손쉽게 비교해 볼 수도 있는 편입니다. 전체적인 모양새로 볼 때 이제 P.A.Works도 본격적으로 1080P 스캐닝 제작 시대에 돌입한 듯 하며(TARI TARI 당시부터 이미 그 편린은 나왔지만 당시보다 좀 더 적용 비율이 늘어난 듯) 디스크 타이틀 수록에도 비용을 쾌히 투척하는 회사답게 '본래 목표로 했던 퀄리티'에 근접한 것으로 나오지 않았나 그리 판단됩니다.

그 외에 계조 표현 측면에서도 괜찮습니다. TV판 BD 당시에도 애는 썼지만 미흡한 점이 더러 있었는데 극장판에서는 정말 약점이 드러날 수 밖에 없는 장면들, 예를 들면 집중적인 햇살 표현 등에서 살짝살짝 거슬리는 것 정도만 제외하면 괜찮은 모습을 보여줍니다. 당 극장판의 이야기 분위기 매칭상 종종 자연 배경이 꽤 넓게 화면에 펼쳐지는 컷이 있는데 이런 데서 밴딩 노이즈가 나타나면 사람에 따라서는 기분 잡친다 싶을 정도입니다만 충분히 배려가 되어 있습니다. 또한 암부 계조나 디테일 측면에서도 선전하는 편.

비록 절대적인 관점에서 전면적으로 뭐든지 최고! 라고 판정할만큼 티끌 한 점 없는 타이틀은 아니지만, 적어도 TV판 BD 당시보다 더 나은 점은 충분히 꼽을 수 있고 그런 점은 뭔가 '다소 물러서 앉은 듯한 모양새'인 당 작품의 분위기와 어떤 의미에서 매칭이 잘 된다는 생각도 듭니다. 좀 역성을 든 게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분명 당 BD 하나만을 놓고 생각해봐도 중상급~상급의 화면이라는 판정은 내릴 수 있습니다. 말하자면 '우' 정도. 수우미양가의 그 우입니다.


3. 음성 퀄리티

TV판의 연장선상 느낌으로 제작되는 대개의 TVA - 극장판화 작품의 예처럼 당 작품은 영화관 상영당시에도 스테레오 사양이었으며 BD 역시 2ch 스테레오로 수록되어 출시되었습니다. 전반적인 사운드 사조 역시 TV판의 그것을 답습하고 있는 당 극장판의 특성상 음성에 대해서는 TV판 BD와 특별나게 퀄리티적 차별점을 논할만한 것은 아니라는 감상입니다.

그런데 이런 평가가 나온 가장 큰 이유는 그 TV판 BD의 음성 퀄리티가 상당히 좋았던 덕분입니다. 이미 아홉 번 + 한 번에 걸친 TV판 BD 감상문 당시에도 말씀드렸지만 꽃이 피는 첫걸음 BD의 음성 퀄리티는 발매년도 당시에도 상급 레벨이었고 지금도 그 자리를 충분히 지키고 있습니다.(다시 말해 이보다 더 좋은 타이틀을 얼마 접하지 못 했습니다.) 그래서 스크린 샷 선정도 그 퀄리티가 징그러울 정도(グロテスク + ~い = グロい)라 놀라는 유이나 양으로! ...일 리가.

후에 이어질 포스팅에서 음악에 대해 논하겠지만, TV판에서 이어지는 BGM과 극장판용 신 BGM 그리고 주제가 '그림자 밟기影踏み(카게후미)'가 당 작품을 충실하게 견인해주는 데는 각자의 개성을 충실하게 표현해주는 음성 퀄리티에도 힘입은 바 크다고 들립니다. 이외에도 특히 인기 성우를 요소요소에 기용한 작품의 특성상 대사 수록 퀄리티 역시 전력을 다 한 느낌인데 때문에 오하나와 오하나의 어머니 사츠키의 16세 당시를 함께 연기한 이토 카나에 씨의 고충도 잘 전달됩니다.

단지 이 학생 시절의 사츠키, 그리고 그녀와 다른 성품을 가진(처한 상황으로 인한 기분 상태마저 전혀 다른) 작중 시점의 오하나를 빈번히 번갈아 가며 연기한(이 작품의 연출적 특성상으로나 애프터레코드의 기본적인 방침으로나 어느 한쪽만 먼저 전부 연기해서 녹음해 놓고 - 기분 체인지 - 다른 한쪽을 연기할 수가 없으므로) 이토 카나에 씨의 노력은 좋았지만, 아주 개인적인 감상으로는 사츠키 성우는 이토 카나에 씨와 비슷한 타입의 목소리를 가진 다른 성우를 따로 기용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물론 다르게 연기하더라도 기본 톤이 비슷한 두 캐릭터의 목소리를 통해 과거와 현재가 이어지는 기분을 한층 더 강하게 느끼라는 생각도 있었던 것 같지만 앞서 말씀드렸듯이 음성 퀄리티가 많이 좋아서 뭐랄까 연기를 좀 더 잘 했으면 좋겠다 싶달까...더 이야기하면 팬분들께 압살 당할 것 같으니 이정도로만, 하하.


4. 이야기

당 극장판 감상에 있어 개인적인 주안점은 크게 세 가지. 첫번째는 다소 짧은(66분) 러닝타임 동안, 하고 싶은 이야기를 개연성 있게 잘 했는가/ 두번째는 인상깊에 들었던 주제가 '그림자 밟기'가 그 좋은 감만큼이나 극장판의 이야기와 잘 어울리는가/ 세번째는 결국 서두에 언급했듯이 BD 스펙에 대한 아쉬움 등을 상쇄해줄 만큼의 이야기와 만듦새인가 였습니다.

개중 두번째는 이론의 여지가 없을만큼 완벽하게 좋았다고 하겠습니다. 특히 그 수록 퀄리티에도 가장 기합을 넣은 것으로 들리는 이 주제가는 깔리는 타이밍에서도, 영상과의 조화도 아주 좋았다고 단언합니다. 조용조용한 타입의 BGM이 많은 작품 특성상 그에 배치되는 감이 있어서 오히려 더 좋았습니다. 이것은 직접 보시면 아마 납득하시리라 생각되고요.

첫번째에 있어서는 그랬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두번째만큼 큰 소리로 외치기는 좀 그렇네요. 당 작품 이야기의 미덕은 선뜻 이해하기 쉽게 각 캐릭터의 이야기를 조명해주면서, 작품의 양대 메인 주제중 하나인 '가족', 중에서도 어머니의 정이라는 데 포커스를 맞추면 쉽게 연결점이 될 만한 이야기들을 잘 배치하여 까딱 잘못하면(모든 캐릭터들을 동등하게 배려하겠다거나 하는 욕심이라도 내면) 난잡하게 이도저도 아닌 내용이 되어버릴 수 있는 이야기를 '좋은 하모니의 돌림 노래'로 구현하는데 성공했다고 보입니다.

다만 문제는 진부하다면 진부한 소재를 채택한만큼 관객들이 자연스럽게 이른바 스스로 알아서 짚어가주는 걸 어느정도 기대하며 이야기를 펼친 감, 그러니까 좀 이야기 전개가 급한 면이 없지 않다는 점. 러닝타임을 더 늘리는 게 불가능했다면 작중 시점의 인물 이야기는 완벽히 오하나 한 사람, 그것도 '나레이션 혹은 중계자' 정도로 한정하고 메인으로 삼은 사츠키의 이야기를 보다 자세하게 풀어놓는 게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앞서 말씀드린대로 돌림 노래로서 하모니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다만 제가 독창이나 독주를 좀 더 좋아하기 때문에 이런 감상이 들었는지도 모릅니다.


5. 총평

TV판 당시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와 요즘은 발에 채일 정도인 흔한 미소녀풍 캐릭터라는 모양새로 조용조용히 시작했고, 풀어놓는 이야기 역시 흔한 일상물이란 껍질을 뒤집어 쓰고 있었다보니(물론 자극적인 게 없지는 않았습니다. 대표적으로 주인마님의 강력한 따귀라거나...) 크게 주목했던 것은 아니지만 우연히 본 몇 편의 이야기에 인상이 남아 관심을 가지게 된 꽃이 피는 첫걸음은, 극장판에 이르러 그 주제를 보다 세련되게 풀어놓는 법을 익혔다는 생각이 듭니다. 작게는 작화, 효과 같은 부분부터 크게는 이야기 전체의 흐름과 BD 수록 퀄리티까지 모두 이러한 생각을 뒷받침 하고 있습니다.

그 꽃이 피는 첫걸음이 TV판 당시부터 이 극장판까지 관통했던 주제는 '꿈'과 '가족'이었습니다. 이 극장판이 조명하고 있는 오하나의 어머니 사츠키를 중심으로 하는 또하나의 꿈과 가족 이야기는 앞서 말씀드린대로 '과거와 연결되지만, 나름대로의 새로운 모양새도 갖추어' 펼쳐졌고 수록 퀄리티까지 함께 생각해 볼 때 최종적으로 이 66분에 7000엔/ 9000엔(한정판) 하는 BD의 가격 정당성은 인색하게나마 인정하겠다고 말씀드릴 수도 있겠습니다.

최대한 냉정을 가장했지만 뭐 결국 결론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이 극장판 BD는 꽃이 피는 첫걸음을 좋아하셨던 분이나 그간 접한 적이 없었던 분이나 어느 쪽에도 별로 어려움 없이 어필하는 미덕(그것이 BD 수록 퀄리티건 이야기의 익숙함이건 아니면 캐릭터나 서비스 신이건)이 있으니 한 번쯤 관심을 가지고 감상해 보시길 권하고 싶네요. 그렇기에 정식발매나 북미반을 통해 더 많은 분들께 편리하게 혹은 조금이나마 더 저렴해지는 가격으로 어필하면 좋겠습니다만...뭐 이 나라 여건이란 게. 그러면 코멘터리, 북클릿이나 기타 자료 등을 참고하여 좀 더 말씀드릴 부분이 있다 싶은 '남은 이야기'가 다음 포스팅(링크)에 이어짐을 아울러 말씀드리며 일단 BD 감상문은 여기까지.



PS: TV판 BD에 대한 감상문은 이 페이지를 통해 1권부터 열람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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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SCV君 2013/10/21 22:20 # 답글

    근데 그렇게 티가 날 정도면 성우 본인도 은근 신경쓰였지 않았을까 싶군요. 본인이 제일 잘 알고 있을것도 같고 말입니다.
    아무튼 잘 봤습니다. 저도 얼른 음악앱에서만 재생해오던 nano.RIPE의 주제가를 영상과 함께 들어보고 싶네요.
  • 城島勝 2013/10/21 23:00 #

    뭐, 제 개인적인 연기 평가관이랄까 그런 게 개입되서 그런 느낌이었을 수도 있고...물론 본인과 듣는 사람들이 가장 이거다 싶은 녹음으로 갔겠습니다만 굳이 말하면 호불호의 문제라고 하겠습니다. 절대적인 연기퀄이 많이 이상했다기보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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