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9일의 SCEJA 컨퍼런스에서 PS VITA TV(이하 비타TV)가 발표되었습니다. 컨퍼런스 발표 내용중 아마 가장 충격적(?)인 내용이라 이미 알만한 분들은 다 아시는 이야기일 터, 바로 본론으로 들어 가 보면...

11월 14일 발매, 일단 일본에서만 선행 발매, 가격은 베이직 단품 9954엔(세포함). 이외에도 비타TV 본체와 듀얼쇼크3 컨트롤러, 8GB 용량의 전용 메모리카드로 구성한 밸류팩이 14,994엔(세금 포함).
이 기기의 발매 목적은 이름대로 비타 게임(및 비타에서 실행되는 PSP다운로드 소프트나 PS소프트 등. 단, 모든 게임은 아니고 일단 대응 타이틀이 따로 있으며 순차적으로 그 범위가 넓어질 예정. 1차 대응 소프트 리스트 링크)을 TV에서 즐길 수 있게끔 하는 것이며 그것을 위해 유무선 LAN과 HDMI 출력 단자(최대 해상도 1080i, 최대 사운드 채널 2ch)를 갖추고 있습니다.
이 비타TV의 용도에 대해 소니는 단순히 휴대용 게임의 TV 출력 외에 영화를 비롯한 비디오 스트리밍, 네트워크 서비스, 노래방, e북, IPTV를 보고 즐길 수 있다고 하는바 말하자면 '생활 엔터테인먼트 셋탑 박스'를 지향한 것으로 보입니다만, 스펙은 확실히 '비타 컨텐츠의 TV 출력'에 맞춘 것입니다. 960x544의 기존 휴대용 비타 화면 해상도 및 최대 2채널인 사운드 출력을 감안하면, 본격적인 영상 특히 멀티채널을 담은 영상물 같은 걸 즐기라고 나온 셋탑은 아니라고 하겠습니다. 사실상 SCE의 의도는 '비타의 TV 출력이 주, 부가 기능은 부'이고 비타TV 기능은 딱 (예상 사용자층의) 필요한만큼만 갖춰놓은 것을 확실히 알 수 있습니다.
그럼 이 기기의 예상 사용자층은? 물론 기본은 게이머, 중에서도 1. 비타 게임에 관심이 있는 사람. 2. 하지만 딱히 휴대용 게임기를 들고 할 생각은 없는 사람(스마트폰 게임을 더 좋아하건, 아니면 아예 게임기를 휴대할 필요성을 못 느끼건). 3. (1의 성향이지만) 기존의 휴대용인 PS 비타 가격에 부담을 느끼는 사람. 4. 부가기능에 관심이 있는 사람 정도인데 SCE의 타겟팅은 아마 1+2(&3)에 포커스를 맞췄을 것으로 사료됩니다.
말하자면 기존 휴대용 비타에서 TV 출력이 되는 것을 염원해온 휴대용 비타 소유자분들에게 이 비타 TV는 상당히 마음에 안 드는 존재겠습니다만, SCE라는 기업 입장에서 휴대용 비타에 TV 출력 기능을 부여하는 것은 수지타산이 안 맞다. 라는 결론을 내린 것입니다. 기존 발매된 제품의 이른바 '의문의 단자'에 TV 출력 기능을 부여한다면, 이번 컨퍼런스에서 발표한 신버전 휴대용 비타에도 같은 기능이 부여되어야 하는데 이것은 당연히 단가 상승을 낳게 되고 앞서 타겟팅 고객중 3을 완전히 버리는 결과입니다. 그리고 당연히 2도 버리게 되고. 말하자면 (이미 잡은 물고기인) 기존 유저에게 서비스하는 것 정도에 그치고, (기존 유저와 완전히 같은 성향= 휴대용 게임기를 선호하지만, 혹시나 TV 출력 기능 추가 될까봐) 기다리던 소수의 유저 정도나 고객 풀에 추가되는 셈이지요.
하지만 비타 TV는 앞서 말씀드린대로 1+2(&3), 그러니까 아직 신규 유입될 가능성이 많은 소비자풀에 손짓할 수가 있습니다. TV 없는 집은 거의 없고, 가격도 휴대용 비타의 절반정도이고, 기타 부가기능도 쓸모가 있건없건 따라오고.(그리고 이건 좀 치사한 이야기지만, 기존 휴대용 비타 유저중에 TV 출력 기능을 정말 원하는 유저도 울며겨자먹기 심정으로 구입하게 되어있습니다.) 아주 냉정하게 기업논리의 입장에서 판단하면 비타 TV 발매 발상은 적어도 현시점에서 충분히 논리적인 계산아래 이루어진 작업입니다. 판매량 추이가 그네들이 원하는만큼 나올지는 두고봐야 겠습니다만.
하드웨어 보급대수가 곧 소프트웨어 제작사를 손짓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며, 이것이 또한 신규 유저를 손짓하는 요소임은 고래로부터의 진리이며 SCE가 이번에 놓은 수는 보급대수를 늘리기 위해 '그네들이 현재 생각해낸 중에서 (자신들이 생각할때) 가장 능동적인 방법'입니다. 비타 TV의 앞날에 대해 단언하는 거야 제가 앞날을 보는 수정구슬 같은 게 없으니 할 수도 없고 그럴 생각도 없습니다. 하지만 비타TV 에 대해서 실패작이라거나 판단 미스라고 하는 것은 전자의 경우 아직 판매량 추이도 안 나왔으니 근거가 없고, 판단 미스라는 부분은 '도의적'으로라면 그럴지 몰라도 '기업논리'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혹시나 휴대용 비타 전용의 TV아웃 컨버터 같은 기기를 발표했다면 '도의적'으로도 거시기하고(기존 유저들에게 추가 비용을 아무튼 요구해야하니까) '기업논리'에서도 거시기합니다.(추가 유저를 모집하기 어려우니까) 그리고 비타의 기존 소위 '의문의 단자'에 TV 출력 기능을 추가했다면 '도의적'으로는 완벽하지만 '기업논리'에서는 가장 실익이 적습니다. SCE의 선택은 애초에 한 가지 밖에 없었습니다.
제가 가끔 하는 이야기지만, 재화가 적어도 지금보다는 잘 회전되던 2천년대 초반부터 2008년까지의 시대는 그전의 '거품 경제'보다야 덜했을지 몰라도 나름대로 소비자들에게 인정이 있는 시대였습니다. 특히 선행투자 비용이 드는 대량 생산 디스플레이 사업은 눈부시게 발전했고, 이익을 깎아먹는 제품까지 심심찮게 등장할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2008년 이후, 소비자에게 그런 인정은 없고 당연히 제작사들 역시 약간의 이익 낭비도 곧바로 사활에 직결된 문제가 되었습니다.
좋은 제품, (그때까지 아무도 생각 못 한) 혁신적인 제품을 통해 정공법으로 소비자의 지갑을 여는 것이 가장 좋은 일임은 누구나 아는 일입니다. 하지만 이런 달리 말하면 이런 제품이 심심찮게, 수많은 제작사에서 등장한다는 건 불가능합니다. 항상 혁신을 생각하는 인물은 소수이고, 그 인물이 집단에서 의견을 관철시키는 경우는 더 소수이기 때문. 그렇다면 차선책은 시스템을 이용하여, 지금까지 해왔던 일을 개량한, 실패와 리스크를 줄이는 것일테고 비타 TV는 이런 논리에 잘 맞는 제품이라 하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앞으로의 판매 추이도 지켜보고 싶습니다.





덧글
이미 비타유저인 저도 구매를 고려하고 있는데, TV아웃이라던가 그런 부가적인 기능보다 비타가 멀티계정이 안되는것 때문에 일본계정용 기기로 쓸까싶은ㅎㅎ
물론 어디까지나 게임이 '주'인 기기인만큼 어느정도의 업스케일 성능이 있을지가 관건이군요. 뭐 도트가 좀 보인다거나 하는건 감안할수 있지만 PSP때처럼 입력딜레이같은게 있으면 난감한...
다만 입력 딜레이 쪽은 글쎄, 예측 불가군요.-_-ㅋ 이쪽은 엄밀히 따지면 연결하는 TV쪽(특히 LCD패널계)의 문제이지만 아무튼 TV 출력 기기를 만드는 거니까 만드는 쪽에서 신경을 써야하긴 하겠는데...두고볼 일입니다.
그나저나 소니에서 micro SDHC 규격을 사용할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0-;;
아, 그리고 제가 알기로 PS비타는 물론 비타 TV 역시 micro SDHC 규격은 지원하지 않습니다. 슬롯이 비슷하게 생겼지만 어디까지나 비타 전용 메모리 카드를 위한 슬롯일 뿐입니다.(PSP에서는 별도 잭을 통해서 쓸 수는 있었다고 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