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ITE ALBUM2 Original Soundtrack ~setsuna~ 음원/음반/서적 감상

[화이트앨범2 OST ~setsuna~](이하 세츠나OST)는 리프/아쿠아플러스에서 발매한 게임 [화이트앨범2](이하 WA2)의 히로인 오기소 세츠나의 보컬 앨범 형식을 취하고 있는 SACD입니다. 8월 24일 발매, 3150엔(소비세 포함). 수록 트랙 리스트는 이곳을 참조하시길.

앞서 발매된 두 OST - 인트로, 클로징 - 과 비교하여 특이점이라면 역시 SACD(하이브리드)란 점과, 8월 10일 개최된 코믹마켓82 에서 선행판매했다는 점이 있겠습니다. 이 코믹마켓 선행판매 버전에는 세츠나의 MC코멘터리를 수록한 특전CD가 함께 동봉되었는데, 제가 구입한 일반판매 버전에는 이 특전CD가 없고 대신 북클릿에 멘트가 적혀 있습니다.(이것은 선행판매 버전도 동일)

일전에 말씀드린대로 저는 WA2를 플레이 한 적이 없습니다. 대신 음악은 마음에 드는 것들이 많아서 OST CD를 구입했는데, 본 세츠나OST는 일전에 감상을 올린 클로징OST에 이어 두번째 WA2 OST입니다.

본 SACD를 듣게되어 느낀 가장 첫인상은 편안함입니다. 예리해질 수 있는 디지털 음촉, 특히 세츠나의 목소리를 저음과 배음이라는 칼집으로 잘 싸넣은 느낌.

음은 악기를 많이 쓰지 않는대신 악기 각각의 캐릭터성이 확실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음상의 정위감은 역시나 발군. 14번 트랙 '닿지않는 사랑' 발렌타인 라이브 버전의 반주 위치와 마지막 트랙 '시간의 마법' 어쿠스틱 버전의 반주 위치를 들어보면 쉽게 드러납니다. 아주 간단히 위치차를 감지하게끔 하면서도(전자는 가까운 우측 뒤/ 후자는 보컬의 지근거리 앞, 그러니까 보컬 자신) 어느 경우에도 음이 섞이거나 하지 않습니다. 음의 생생함도 괄목할만한 수준으로 그러면서도 여유와 감정이 묻어나오는 좋은 녹음입니다. 반주든 노래든 자기주장이 확실하지만 서로 싸우며 난잡한 게 아니라 확실히 서로를 지지하는 느낌.

이전 아쿠아플러스 보컬 컬렉션 vol.8도 그랬듯이 이 SACD도 DSD녹음은 아니지만 그때문에 DX-5의 SACD PCM재생과 상성도 좋았다는 생각입니다. 회사 동료의 DCS시스템에서 감상해 본 결과는, 좀 더 부드러우나 결기가 느껴지지 않아서 다소 무른 느낌. 물론 시스템 자체가 전혀 다르다는 것을 감안해야 하지만 요는 우리집에서 재생하는 쪽이 더 내 마음에 들었다는 점에서 만족스럽다는 것입니다. 제가 DX-5 특유의 'Ayre틱한' 음윤곽에 심취해있음도 감안해야 하지만...

한편 개별 트랙에 대한 감상. WA2뿐 아니라 다른 리프/아쿠아플러스 작품의 주제가 중에서 넷투표를 통해 선정된 곡등을 포함하여 여러 노래를 선보이고 있는 본 앨범의 전체적인 반주 경향은 원판 반주를 바탕으로 깔고 어레인지한 기분. 하지만 노래는 당연하다면 당연하게도 세츠나風을 바탕으로 깔고 원곡색을 가미한 기분입니다.

개인적으로 특히 마음에 드는 트랙은 3. Feeling Heart, 4. 몽상가, 15. 시간의 마법 어쿠스틱 버전. 북클릿에선 '지금의 전 조~금 우울한重たい 여자일지도 몰라요.'라고 MC코멘트를 적고 있는 세츠나지만(이 전후 MC멘트로 미루어 볼 때 마루토 씨는 세츠나와 하루키가 이어지지 않은 것을 전제로 MC코멘터리를 작성한 것도 같습니다.), 이 SACD에 담긴 모든 곡은 작중 음원을 가져온 것이 아니라 모두 새로 녹음한 것이고 그렇다면 MC코멘터리를 전제로 했을 가능성도 있는데도 원래의 밝은 감성이 담긴 목소리가 주류라서 거기에 맞는 노래가 특히 3, 4다 보니 잘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한편 15. 그러니까 시간의 마법 어쿠스틱 버전의 경우는 좀 특이한데. 클로징OST 쪽에 실린 시간의 마법이 '감성'에 호소하는 감이라면 이쪽은 음악 그 자체로 어필한다고 해야겠습니다. 굳이 제 감상을 보이는 형태로 구분하자면, 단지 시간의 마법만을 들으라면 클로징OST 쪽을 택하여 해당 트랙으로 이동한 후 듣겠는데/ 수록 '음반'을 들으라면 이 세츠나OST 쪽을 처음부터 재생하여 시간의 마법 어쿠스틱 버전까지 재생시키겠다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곡이 간결하고 극명하게 이 음반의 이념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소 24비트 녹음이 기본인 요즘 스튜디오의 녹음은 그러나, 아무리 물량 투입을 했다해도 16비트 밖에 담지 못 하는 좁은 그릇인 CD에 담기면 어떤 '벽' 즉 한계를 가지게 됩니다. 개인적으로 이전에도 적었듯 클로징OST 사운드 퀄리티에 감탄했으나 당시 감상문에 '리프/아쿠아플러스 발매CD 중에서 역대급'이라는 단서를 붙인 것은 이에 기인한 것으로, 이번 SACD에서 시모카와 씨는 자사 음악 프로듀서이자 오디오 팬이기도 한 개인취향을 유감없이 드러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특히 SACD의 고음역 뻗음이나 거기에 담긴 공기감이랄지 홀톤이 말끔하게 들어가 있는 것을 좋아한다는 시모카와 씨. 굳이 제작비는 더 들지만 더 잘 팔린다고 보기 어려운 SACD 음반 발매를 고집하는 건, 가능한 한 정보량을 결락시키지 않고 오디오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제대로 된 소리를 들려주고 싶다는 생각이 있기 때문이고 이는 오래전 앨범인 Pure부터 이어져온 면면입니다. 즉, 악기 구성을 최대한 적게 가져가면서도 '존재감'을 어필하며 또한 그런 의도를 전달하고 전달받는 측에서 해석하면서 혹은 그냥 들으면서라도 '재미'를 느낄 수 있게끔 하는 의도가 있기 때문인데 거기에 이상적으로 부합하는 게 바로 시간의 마법 어쿠스틱 버전이라 하겠습니다.

녹음에 투입된 이념, 어레인지, 트랙 배치 등 모든 것이 단지 노래에만 집중하게 해 줄 수 있는 배려. 이렇게 또 좋은 음반이 하나 나왔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아쉬운 것은 음반 자체의 낮지 않은 가격, 모두에게 갖추십사 부탁하기 어려울만큼 부담스런 SACD 재생 시스템, 마지막으로 무엇보다 세츠나 한 사람만의 노래솜씨로 '파우더 스노우'와 '사운드 오브 데스티니'와 '화이트 앨범'을 들어야 한다는 것 정도.

물론 세츠나의, 그러니까 요네자와 마도카 씨의 목소리가 나쁘다는 건 아닙니다. 특히 '화이트 앨범'은 어떤 의미에선 원곡보다 더 좋게 느껴지는 부분도 꼽을 수 있었습니다.

...다만 제가 White Album에 지나치게 감정적일 뿐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제가 WA2를 굳이 플레이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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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요르다 2012/09/07 10:01 # 답글

    즉 저는 사봤자 그냥 cd와 다를게 없는거군요(...). 화앨 서장밖에 못했지만 요네자와 마도카 노래 꽤 잘하던데 일단 거기에 기대를.
  • 城島勝 2012/09/07 10:37 #

    CD레이어로 재생해도 기본 퀄이 좋으니 요즘 나오는 우수마발 애니&게임 CD들과는 격이 틀리기는 합니다. ㅎㅎ
  • peter rabbit 2012/09/08 22:42 # 삭제 답글

    전 기대보단 좀 덜하더라고요 노랠 못부르는건 아닌데 창법이 매력이 없다고 해야할지 ..... 선곡탓인지는 몰라도 금새 질린다는
  • 城島勝 2012/09/09 12:44 #

    네. 어떤 느낌이신지 압니다. 전 조금 세츠나 편을 든 것도 있고, 순수하게 음반 퀄리티에 대해 말씀드리고픈 부분이 더 많아서 굳이 골라서 지적하지 않았습니다만 분명 그런 단점도 있긴 합니다.

    음 퀄리티에 비중을 두지 않는 분이고 세츠나든 불리는 곡들이든 별 관심이 없는 분이라면 좀 혹평할 경우 극단적으론 '가라오케 부르는 거 같다.'라고 하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 나클 2012/09/10 20:44 # 답글

    저도 일본 코믹을 가진 못해서 일반판으로 밖에 구매 못했지만,(예전에 이곳에서 어떻게 사냐고 물어본 적 있는데 결국 어케 잘 구매했음!)
    MC코멘터리는 세츠나 트루 루트로 간 이후의 이야기랍니다. 시간의 마법이란 노래가 그 증거.
    노래는 물론 대만족.
    화이트앨범2 동호회라디오에서 세츠나 성우인 요네자와 씨의 말에 의하면 모든 곡들에 정성을 다하긴 했지만 특별히 더 신경 쓴 곡이 있냐는 질문에 심애를 꼽더군요. 그 '미즈키 나나'씨가 부른 곡이니까 역시 의식이 된다고. 또 Suara의 몽상가는 전부터 좋아하던 곡이라(cd도 갖고 있다고) 기분 좋게 불렀다네요.
    제 개인적으론 I hope so...를 세츠나 버전으로 들을 수 있다는게 가장 좋았습니다.
  • 城島勝 2012/09/10 20:53 #

    아아, 네. 일단 시간의 마법은 세츠나 트루 루트, 그러니까 하루키와 세츠나의 결혼식장에서 부르는 것이라는 건 저도 알고 있습니다만 여기 수록된 어쿠스틱 버전은 반주도 그렇고 부르는 감각도 그것(클로징OST에 수록되어 있는 그 오리지널)과 좀 틀린 감이긴 합니다. 그래도 확실하게 세츠나 트루 루트 이야기란 게 공식이라면 뭐 그거 좋은 일이군요. 전 아무래도 세츠나를 더 편들고 싶다보니.(웃음;)

    한편 이 음반에 담긴 '심애'는 요네자와 씨의 정성과는 별개로 제 개인적인 감상으론 유감스럽게도 애매했습니다. 아무래도 원본 부른 사람의 존재감이 좀 크긴 했다는 생각이고...그걸 떠나서도 요네자와 씨 창법이라고 해야하나 감각과 좀 안 어울리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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