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퀘스트 드래곤플라이(AudioQuest DragonFly) 간단 소감 오디오/비디오 기기 감상

전 오디오 시스템에 DAC 내장형 액티브 스피커를 쓰는 관계로 딱히 DAC를 교체해 가며 즐긴 일이 없었습니다. 덕분에 비용 절약도 되었고 음 퀄리티 측면에서도 밸런스를 쉽게 맞출 수 있는 등 장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그대신 바꿈질의 재미(?)는 없지요.

기실 DAC은 음색에 끼치는 영향이 꽤 큰 관계로 패시브 오디오 시스템을 쓰시는 분들이라면 아마 분리형 DAC을 써 보시거나 최소한 시험 혹은 관심을 가져보신 일이 있으실 터이고, PC-Fi가 성행하는 요즈음은 더욱 주목받는 컴포넌트입니다. 개인적으로도 서브 시스템...이라고 부르긴 좀 웃기고 그냥 PC에선 이것저것 사운드 카드라든가 분리형 DAC 놀이를 해볼까 한 적은 있습니다만 온쿄제 SE-90PCI 사운드 카드를 쓰다가 방출한 이래로는 보드 내장 사운드 칩셋 정도로 그냥저냥 써 왔기에 여전히 DAC 경험은 거의 전무한 상태로 흘러 왔네요.

그러던 와중에, 지인중 한 사람이 PC-Fi란 걸 해 보고 싶다고 하면서 DAC을 좀 추천해달라길래 이것저것 추천을 했더랬습니다만 모양보고 스펙보고 음음 하다가도 사이즈나 이것저것 까탈스런 사용(굳이 집어 말하자면 케이블질), 그리고 무엇보다 가격에 난색을 표하는 바람에...거기다가 전 기본적으로 제가 안 써 본 걸 추천하는 건 생리에 잘 안 맞아서 좀 지지부진하게 흘러가다가. 어느날 이 사람이 신기한 걸 발견했다면서 한 번 시험해 달라길래 엉겁결에 위 사진의 물건을 손에 넣게 되었습니다. 오디오퀘스트라는 회사에서 나온 드래곤플라이라는 USB DAC입니다.

이 사진 어디에 DAC이 있어? 하는 분이 대부분이실 듯 한데 이 길다란 USB 스틱 비슷하게 생긴 게 드래곤플라이 DAC입니다. 아니 비슷하게 생긴 게 아니고 딱 USB 스틱이죠. 연결 단자는 USB 스틱처럼 USB A타입 Only고 출력 단자는 3.5mm 아날로그단...이른바 '이어폰 잭' 하나. 사진으로 보시듯이 딱 위에 말씀드린 단자뿐입니다. 이 외의 어떤 입출력 단자나 조절 노브도 없습니다.

제조사에서 밝히는 이 제품의 기능은 다음과 같습니다.
- 헤드폰(및 이어폰) 직결 가능
- Y케이블 등의 솔루션으로 액티브 스피커나 파워 앰프에 연결 가능
- 프리 앰프나 AV 리시버에 연결하면 고정 출력으로 사용 가능.(아날로그 볼륨 컨트롤이 자동 OFF)

즉, DAC+헤드폰 앰프 정도로 생각하면 간단한데...드라이빙 파워가 나름 쏠쏠한 편이라 꽤 뻣뻣한 헤드폰도 잘 울려준다는 모양입니다. 전 헤드폰을 쓰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젠하이저 HD25II 같은 것도 잘 울린다고 하더군요.(이게 울리기 어려운지는 잘 모르겠지만 일단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의 이어폰 잭에 연결해선 잘 구동이 안 된다는 모양입니다.)

한편 전 PC에서도 액티브 스피커를 쓰고 있는지라 거기에 Y케이블을 써서 연결해서 시험해 봤습니다. Y케이블은 같은 제조사의 미니A 라는 제품. 일단 USB 케이블이나 광/동축 케이블, 그리고 아날로그 인터 케이블 같은 것이 필요없어서 케이블링에 신경 쓰시는 분들의 소비욕구(?)를 원천 봉쇄시키는 장점이 아마 지인에게 어필한 모양입니다. Y케이블도 고급은 좀 비싸긴 하지만 앞서 적은 것들에 비하면야 뭐...

일단 매뉴얼이 끼어있긴 하지만 설치 자체는 그냥 USB 단자에 꽂으면 땡입니다. 맥OS X/ 윈XP/ 윈7 에서는 자동으로 인식하는 모양. 다른 OS에선 어떤가 모르겠지만 제가 가진 컴이 윈7 64bit 버전(제 PC)과 맥OS X & 윈XP 32bit(어머니 맥북) 뿐이라 다른 OS에서 테스트는 못 했습니다. 기타 셋팅해 줄 요소는 윈7의 경우 제어판 - 소리(Sound) 내에서 본 DAC을 선택 후 속성 - 고급에서 기본 형식의 비트 샘플링을 24bit / 44100hz로 지정해 주는 것 정도입니다. 매뉴얼에서 그리 권장하고 있더군요.

매뉴얼에 따르면 이 DAC의 장점은...
- 64단계 아날로그 볼륨 컨트롤
- 최대 24bit / 96kHz 해상도 재생 가능
- 비동기화 방식 클래스1 USB 전송
- ESS Sabre DAC칩 내장

실제로 쬐끄매도 묵직하며, 기술문서에 따르면 4겹의 기판에 107개의 부품이 집약 어쩌고 합니다만 중요한 건 음 퀄이니. 곧잘 듣곤 하는 푸바2000(ver 1.1.13)에서 WASAPI: AudioQuest DragonFly를 설정한 후에 익숙한 셋팅으로 들어 봤습니다.(참고로 이 설정에선 푸바2000 내의 플레이백 - 아웃풋 항목 내의 버퍼를 최소치인 50ms로 내려야 음이 끊기거나 하지 않습니다.) 내장 사운드 칩셋으로도 같은 Y케이블로 듣기 때문에 다른 영향은 전무하고 DAC칩만 바뀐 것이니 비교는 용이했지요. 설정은 앞서 말씀드린대로 기본 형식 비트 샘플링 24/44.1, 볼륨 컨트롤은 89(디폴트 30)로 뒀습니다.

* 참고로 이 제품의 볼륨 조정은, [64단계 아날로그 볼륨 컨트롤] 어쩌고는 광고문구고 그냥 USB 드라이버에 따른 윈도우즈 볼륨 컨트롤 0~100으로 조정하는 것뿐입니다. 향후에 오디오퀘스트가 전용 드라이버를 배포해서 구현할지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현재는 그렇습니다. 어쨋든 소프트웨어 볼륨 컨트롤이라는 말씀.


16/44.1부터 24/96 혹은 24/192 파일(192kHz 파일은 96kHz로 자동 다운샘플링 됩니다.)을 재생해서 들어 본 결과 감상은 음...내장 사운드 칩셋으로 들을 때보다 다이나믹스, 밀도감 개선은 뭐 확실하고 중저역쪽의 드라이빙 감도 확실히 좋군요. 비동기 방식 덕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노이즈 차폐력이 좋아서 (PC에서의 하드웨어: 마우스/키보드 조작이라거나.../소프트웨어: 프로그램 재생 등등 에서 발생하는 노이즈) 얻은 이득이라고 사료됩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제가 분리형DAC을 거의 체험해 보지 못 한 관계로 얼마어치 DAC 수준이다 뭐 이런 건 명시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 PC에서의 파일 재생 + DAC이니 하이파이 제조사의 CDP 내장 DAC하고 비교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하지만 예전에 온쿄90PCI 쓰던 경험을 떠올려보면 그보다는 확실히 더 좋은 퀄의 사운드를 재생해 준다고는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제조사의 업그레이드까지 마친 최종버전의 온쿄 SE-200PCI 사운드 카드와 비교하면 어떨까 모르겠습니다만, 절대적인 퀄로도 꽤 들을만한 소리를 내준다는 생각은 듭니다.

하지만 이 물건의 또 하나의 장점은 그런 사운드 퀄을 한 대의 PC가 아닌 USB 단자를 가진 어떤 PC에서나 쓸 수 있다는 점이겠습니다. 이게 이 물건의 존재 가치를 정당화시켜주는 데 한 60%쯤은 공헌하지 않나 싶네요. 말그대로 USB 스틱처럼 꽂은 다음 이어폰이든 헤드폰이든 Y케이블이든 3.5mm 잭에 연결해서 들으면 됩니다. 즉, 캐쥬얼한 감상을 선호하지만, 퀄이 너무 낮은 건 싫다, 그런데 비용도 너무 많이 들이긴 그렇고 무엇보다 PC가 많다...하면 딱 좋은 물건입니다.


개인적으론 소장하고 있는 BD에서 자주 보고 싶은 씬이나 듣고 싶은 음악이 있는 부분을 편집/인코딩 하거나 때로는 m2ts 그대로 HDD에 넣어 사무실이나 집에서 PC작업을 할 때 BGM 용도로 틀어놓거나 작은 창에서 보면서 지루함을 달래곤 합니다만(물론 사무실에선 점심 시간때나 이런 걸 시도하는 게 고작이지만^^) 사무실PC 에서 무슨 노이즈 차폐니 음에 신경쓴 부품 구성 이런 걸 기대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 그냥 소리가 나는구나...정도로 만족하고 있었는데 이 드래곤플라이 DAC을 쓰면 회사에서도 꽤 괜찮은 퀄의 음을 들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참고로 전 WASAPI를 동영상 감상시에도 적용합니다. 팟플/KM플에서 된다고 합니다만 더 안정적으로 적용되는 건 제가 애용하는 팟플쪽이니 거길 기준으로 설명드리면, 팟플 단독으론 환경설정 - 오디오 출력에서 기본 출력장치를 내장 랜더러로 하고 우측의 ... 버튼을 눌러 WASAPI를 연계시키는 것도 됩니다만 이건 단독 모드가 안 되고 뭣보다 16비트에서만 적용되는등 제한이 좀 있습니다. 그 경우 ReClock 이라는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다운 링크. 프리 프로그램) 이 프로그램에서 WASAPI 연동 및 비트 / 샘플링을 선택해서 강제 적용이 가능합니다. 기타 세세한 셋팅에 대해서는 여기를 참조해서 조정해 보십시오.

참고로 재생 동영상의 출력 음성 비트는 팟플의 설정을 따라가므로 팟플에선 24비트로 고정시켜 주시고, 샘플링의 경우는 ReClock의 샘플링을 따라가므로 팟플에선 리샘플링을 원본 그대로로 두시고 ReClock에서 청감상 좋은 샘플링으로 설정해 주시면 됩니다.

신기술은 정체되어 있고 이제는 샷시나 전원 혹은 세부적인 제진 등에 무제한의 물량 투입만이 이뤄질 뿐인 것이 하이파이 기기의 현주소입니다만 딱 하나 치열하게 기술 발전의 각축을 벌이고 있는 부분이 DAC입니다. 더구나 PC-FI 유저가 늘어남에 따라 가성비가 좋거나 기능 혹은 편의성에 강조 포인트가 있는 분리형 DAC 제품들에 관심들이 집중되고 있고요.

그런 의미에서 이 제품은 꽤 유니크하게 틈새 유저를 유혹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입출력 단자와 기능은 말씀드린대로 딱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그것만 보면 가격을 정당화 할 수 없지만, 특히 강력한 노이즈 차폐력과 음 퀄리티의 품세 그리고 범용적인 사용성을 감안하면 바로 그것이 필요한 분에게는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보입니다. 더불어 추가 비용이 거의 안 든다는 장점도 있고요.

아무튼 지인 덕에 재미있는 경험을 하게 된 것은 좋지만 저도 이 제품을 써볼까 하는 생각이 드는 건 곤란하네요. 앞서 말씀드린대로 저에게도 어필하는 포인트가 있어서. 으음. 곤란합니다. 곤란해요...아, 아무튼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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