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블루레이 감상 - 말러 교항곡 제2번 부활/ RCO & 얀손스 UHD-BD/BD/OTT 감상

오랜만의 음악 블루레이 감상문. 이번에 말씀드릴 타이틀은 [말러 교향곡 제2번 부활]입니다.

본 연주는 로열 콘체르토 헤보우 오케스트라(이하 RCO)와, RCO의 상임 지휘자를 역임하고 있는 마리스 얀손스 씨가 2007년부터 시작한 '말러 사이클'중 2번에 해당하는 연주로 이미 2010년 SACD 2장 + 영상 DVD 1장 사양의 스페셜 에디션이 발매된 적이 있습니다. 이중 SACD는 2009년 12월 3, 4, 6일 각 일의 연주를 모두 녹음하여 편집/수록하였고 DVD에는 3일 실황만을 고스란히 담았는데 본 BD는 DVD와 동일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C Major 발매 BD는 국내 클래식BD 팬들께는 이미 인지도를 굳히고 있는 데 이는 타이틀 자체의 퀄리티도 좋으며 덤으로 한글 자막이 포함된다는 점입니다. 물론 음악만으로 이루어진 타이틀의 경우에는 한글 자막이 크게 필요없지만 오페라라든가 혹은 다큐멘터리 서플 영상 등이 있을 경우 자막 유무에 따른 이해도와 와닿는 정도는 당연히 다를 것입니다.

RCO의 홈 그라운드인 콘체르토 헤보우는 일전에 언급해드린 적이 있습니다만(링크) 말러 선생의 교향곡을 연주하는데 정말 좋은 조건을 가진 장소입니다. 본 연주는 이러한 장점 외에도, 14종의 악보를 비교하여 400여개의 오류를 교정하여 2006년 발표된 최신 수정 악보를 사용하였고, 지휘자와 오케스트라의 호흡 등의 요소에서도 흠잡을 데가 없다는 장점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실 클래식 BD에 관심을 가지고 계신 분이라면 어떤 경로로든 이미 입수/감상하셨거나 적어도 관련 리뷰를 보셨을 듯 합니다만 개인적으로도 감명깊게 감상한 타이틀이기도 해서 기록 일기 비슷한 용도로 한 번 감상문을 남겨둘까 합니다.


1. 디스크 스펙


BD-ROM 듀얼 레이어(50G), 전체용량 38.7G/본편용량 24.4G, 영상스펙 1080i(AVC)/ 화면비 16:9
음성스펙 본편: DTS-HD MA(24/48) 5.0 독일어/ PCM 2.0(24/48) 독일어 & 서플: PCM 2.0(16/48) 독일어
자막: 영어, 독일어(본편만 지원), 프랑스어, 스페인어, 중국어, 한국어 (본편&서플 모두 지원)

스펙은 일반적인 클래식 BD와 대동소이합니다만 90분에 걸친 연주 본편과 함께 52분에 이르는 서플이 특징적.

한글 자막의 경우 4, 5악장의 가사에도 물론 지원되기 때문에 이를 음미하며 감상할 수 있습니다. 클래식, 특히 말러에 깊은 애정을 가진 분이라면 별로 자막이 필요없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입문하는 분들께서 즐기기에 매우 좋은 배려라 생각합니다.


2. 연주/수록 퀄리티

사실 말러 2번은 이미 고래로부터 수많은 훌륭한 연주와 CD/SACD/DVD 및 BD도 발매된, 이른바 '치열한' 곡입니다. 개중 얀손스/RCO에 의해 연주된 2번은 한마디로 '부드럽다.'로 종합할 수 있는 연주인데 이때문에 밋밋하다는 평가도 많습니다.

특히 서문에 언급한 SACD/DVD로 감상했을 경우 이 느낌이 두드러지는 편인데 이때문에 SACD 발매 당시에는 RCO의 명성에 비해서는 그리 높은 평가를 받지는 못 했습니다. 그렇지만 이 BD는 다릅니다.

본 BD에서 들려주는 말러 2번은 다이내믹스나 박력은 과하지 않고 부족하지도 않게 적절하며 그러면서 곡 전체에 걸친 섬세함과 미려함이 감탄스럽습니다. 이른바 콘체르토 헤보우 특유의 부드러우면서 감싸는 듯한 사운드의 질감이 잘 살아나면서 또한 선명성 역시 기준선을 클리어 하기 때문에 과거 특히 DVD에서 들었던 '퍼지는' 느낌이 아닌 이상적인 밸런스를 맛볼 수 있습니다.

즉, SACD에조차 제대로 담지 못 했던 당시의 연주가 BD에 와서 완전하게 살아난 느낌으로 아마도 이 음이 콘체르토 헤보우에서 직접 감상하는 것과 가장 가깝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연주 자체의 집중력과 밀도감이 높다는 점이나 끊어지지 않고 유려하게 이어지는 멜로디의 아름다움 등 이미 명연의 요건을 갖추고 있는 연주였으되 포맷에 가려 있던 마지막 몇% 정도가 BD에 와서 살아난 느낌. 연주해낸 단원들이나 울려준 장소, 포착해낸 녹음 모두가 정당하게 보상받았다고 생각합니다.

앞서 말씀드린대로 말러 2번은 수많은 명연주가 존재합니다만 본 BD에서는 또 하나의 충분한 명연주를 감상하실 수 있다고 단언합니다. 꼭 BD로 즐기실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습니다.

상찬을 아낌없이 늘어놓을 기분이 들게 하는 음과 달리 화면은 그냥저냥 무난한 수준. 투명도는 괜찮은 수준이고 색감도 표준적인 느낌입니다만 군데군데 선명도가 저하되고 가끔 특정 부분에서 포커싱이 불안정한 점은 아쉽습니다. 전반적인 영상 S/N이 그저그래서 'DVD보단 낫다.'로 위안삼는 수준.

개인적으론 이제 음악 블루레이라 해도 1080P 수록을 한 번 생각해 볼 때가 되지 않았나 합니다. 물론 1080i 에서도 충분히 치밀한 영상을 보여주는 역작들도 가끔 존재합니다만 평균을 내보면 그다지라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보니. 특히나 오페라/발레 등의 타이틀에선 더욱 좋은 영상이 주는 감동이 상당하기도 한 바 발매사들이 한 번 진지하게 생각해 주었으면 합니다.


3. 서플

본 타이틀의 서플은 영상 사양 1080i / 음성사양 PCM 스테레오이며 얀손스 씨의 음악에 대한 술회 등 다큐멘터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총 52분에 걸친 이 서플의 내용이 또한 수준 높으며 앞서 말씀드린대로 한글 자막도 지원되기 때문에 본편 못지 않은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다큐는 얀손스 씨 개인적인 술회 - 심경, 가족사 등 - 를 주로 담고 있으며 연주에 대한 멘트나 개인적인 활동 모습도 담고 있는 등 대략 [인간 극장] 같은 분위기의 영상입니다. 노회한 지휘자를 가까이에서 음미하는 듯한 느낌이며 이 분의 실력 외에도 감성 등이 어떻게 지휘에서 발현되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는 등 단순하지만 좋은 서플이라고 말씀드리기에 충분합니다.

다만 서플의 영상은 그다지. 본편에 비해 콘트라스트가 좀 높게 잡혀 있는데 군데군데 나오는 흑백 필름이나 기타 저화질 영상을 보기 편하게 하려는 배려라고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만 제작 시점에 촬영한 영상들도 S/N 같은 요소는 본편보다 좀 더 나쁘기도 하는등 '그다지'의 범주에서 도통 벗어나지 않습니다.


4. 마치며

개인적으로 많은 호감을 가지고 있는 오케스트라 & 곡의 조합이다보니 다분히 팬심이 느껴지는 글이 된 듯도 합니다만 냉정하게 평가해도 본 타이틀은 충분히 클래식을 사랑하는 만인께 권할만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는 판정이 날 것이라 감히 생각합니다.

다만 정가 자체가 그리 저렴한 타이틀은 아니라서 그 점은 다소 아픕니다만 그렇다해도 말러 선생과 그 분의 교향곡 2번을 좋아하는 분께서는 필히 한 번쯤은 보실만한 가치가 있는 타이틀입니다. 기실 RCO 연주 말러 교향곡은, BD 11장 박스로 2009년 말~2011년 초까지 연주 된 '말러 사이클'을 총 발매하는 것이 확정되어 있습니다만 해당 BD에도 서플 등의 요소가 있는지는 확실치 않기도 하고 특히 반드시 박스를 필요로 하는 분이 아니시라면 이 타이틀을 구입하신데 후회는 없으실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2번 외에 8번, 9번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타이틀의 Disc 인식 Title(PC 등에서 나타나는 디스크 디폴트 네임)은 MARISS JANSONS 입니다.

BD 발매일: 2012년 4월 6일/ 142분(본편 90분 + 서플 52분)/ 공연일시: 2009년 12월 3일/ 제작: C Maj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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