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말씀드린 TFT 스마트 배터리의 개략적인 테스트가 끝나서 나름대로 감상을 적어 봅니다.
이전에도 말씀드렸습니다만 제가 사용하고 있는 170i 커스텀은 제품 기본 동봉 어댑터가 아니라 특주한 전원부를 사용해 왔습니다. 본 전원부는 일본 발주 제품이며 전압 변경도 불가능한 고정 100v 입력이라 그동안 개인적으로 제작한 220v - 100v 전용 강압기를 사용하여 구동했습니다.
벽체 - 강압기간 파워 케이블과 강압기 - 전원부까지의 파워 케이블 등 여러가지 사항을 고려하여 듣기에 적절한 제품이나 액세서리를 매칭해서 들어왔는데, 근래에 들어 전혀 다른 식으로 변화를 줘볼까 하다가 배터리 구동에 생각이 미쳐서 한 번 테스트 해 보게 된 것입니다. 이에 170i 본체는 12v(2A)의 입력 전압을 요구하기 때문에, 해당 전압 대응이 마련되어 있어서 특별한 손질없이 바로 사용 가능하다는 TFT 스마트 배터리를 선택하여 시험해 보게 되었습니다.

설치샷. 전원부 교체 외 다른 요소는 이전 특주 전원부 때와 동일합니다.(특주 전원부 - 170i 본체간 연결선도 그대로 배터리 쪽에 적용했습니다.) 다만 다른 점은 Finite 레조네이터를 170i 본체가 아닌 스마트 배터리에 올려 두었다는 것인데 물론 170i에 본체에 올린 테스트도 병행해 보았습니다.
입수후 제반 부품이 모두 마련되고서 지금까지 대략 5일 가량, 하루에 서너시간 가량을 들여 늘상 듣던 곡과 테스트용 레퍼런스 트랙 등으로 열심히 들어 보았는데 사실 차이에 대한 견적은 이틀째쯤엔 이미 그려져 있었습니다만, 최적이라 여겨지는 상태를 추구해 보고자 액세서리들을 조금씩 바꿔보느라(레조네이터 위치 변경등 포함) 감상을 적는 건 늦어졌습니다.
일단 배터리 적용후 곡을 들으면서 가장 처음으로 한 일은 특주 전원부 사용시보다 볼륨을 1 줄인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딱 적절하다.'싶은 음량은 정해져 있기 때문에 제가 듣기에 적당하다 싶은 음량을 맞추려니 볼륨을 줄일 필요가 있었습니다. 이 상태에서 음의 전반적인 느낌은 '부드럽다.'인데 고역을 롤오프 시킨다거나 하여 정보량을 줄여서 부드러워진 것은 아니라서 첫 인상은 괜찮았습니다.
다만 계속 들어본 바 이 '부드럽다.'라는 점이 다소 과해서 타악기의 타격감도 부드러워지고 덩달아 몇몇 곡의 인상적 강조 포인트가 엷어지는 점이 드러났습니다. 혹시나 볼륨을 이리저리 조절해 가며 시험해 보아도 이 점은 변함이 없네요. 말하자면 이전 특주 전원부가 H, HB, B 연필 모두를 써서 소묘를 하고 있었다면 이 배터리는 HB 혹은 B연필(굳이 단순화 하면 B연필만)만으로 소묘를 한 음입니다. 한마디로 '확' 인상이 오지는 않습니다.
한편 리듬감이란 점에서 특주 전원부를 사용했을 때와는 장르별로 좀 다른 강점을 갖는데, 특주 전원부 사용시 '원래 차분한 보컬임에도' 다소 산만함이 언뜻언뜻 들던 곡이 몇몇 있는데 배터리 사용시에 이런 곡들이 차분하고 우아한 리듬으로 들리는 점은 강점이나...반대로 '원래 신나는 곡임에도' 그 흥을 다 못 살리는 감이 된 것은 단점입니다.(* 여기서 '원래'라는 것의 기준은 해당 곡의 실연/ 라이너 노트 혹은 기타 외적 설명/ 몇몇 레퍼런스급 재생 시스템에서의 공통된 인상 등입니다.) 음의 피치 변화는 감지할 수 없었으므로 이 부분에서 아주 조금만 더 '강조 포인트'를 살려주면 꽤 저중심 밸런스의 좋은 음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170i에 아무런 액세서리를 적용하지 않았을 때에도, 그리고 특주 전원부와 배터리 사용시 동일하게 적용했을 때에도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비슷한 결과로 나타났기 때문에...170i 커스텀 적용 액세서리의 적용점을 이리저리 변경하게 된 것은 이러한 점들 때문입니다.
170i 커스텀에 적용한 액세서리는 음핑고 스파이크 슈즈, 사일런트 플러그(x2. 컴포넌트 단자 x3중 x2에만 적용), 쿼츠 레조네이터 QR-8(기기 내부에 x2. 내측 전원부, 주요칩), Finite 레조네이터가 핵심인데 이 중 가장 변화가 심한 건 Finite 레조네이터의 위치와 사일런트 플러그의 적용 갯수입니다. 최종적으로 결정한 것은 맨 위 샷대로 Finite 레조네이터는 배터리 위에, 사일런트 플러그는 x3인데 이 상태가 밸런스 감이 좋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이 상태의 음 퀄리티를 비유하면 대략 좋은 HB연필 하나를 써서 꼼꼼한 솜씨로 이리저리 소묘한 느낌? 앞서보다 확실히 느낌이 좋습니다. 다만, 여전히 HB 한 자루만을 사용하고 있어서 특주 전원부가 보여준 보다 확실한 나뉨에 따른 입체적 사운드 보다는 다소 평면적인 인상입니다.
덧붙여 두자면 이러한 결과는 사실 다소 의외입니다. 개인적으로 배터리 전원의 만듦새와 다른 기기 사용자 평가를 듣고 예상했을 때에는 외려 특주 전원부보다 음이 더 앞에서 형성되고 드라이브 하는 맛이 더 크지 않을까 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느낌은 어째 정반대. 이건 흠...일단 각각의 특성차가 드러난다는 점에선 좀 더 운용의 묘를 살려보면서 양쪽 다 최적 포인트를 찾아봐야 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장기전이 될 듯도.

한편 170i는 본체에 24시간은 전기를 먹여야 제 품위가 나오는 기기라 음을 들을 때 외에도 노트북이나 휴대폰 배터리 처럼 배터리를 쓰면 도저히 배겨날 수가 없습니다. TFT 스마트 배터리는 배터리에 연결하는 유선 어댑터를 통하여 배터리를 계속 충전하며 순환시키는 구조를 채택하고 있습니다만 개인적으로 배터리를 사용하는 이상 최대한 간섭 요인을 배제한 가장 퓨어한 상태 - 배터리 온니 - 를 고수할까 하는 바 아답터 연결 없이 자체 배터리로만 듣고 - 다 들은 후에는 170i는 170i 아답터로 전원상시대기 상태 & 배터리는 따로 충전하는 식으로 운용할까 합니다.
170i 커스텀 테스트 시의 경험상 한쪽 채널의 배터리가 모두 소모되기까지는 대략 7시간 혹은 그 이상 정도 걸리는 것으로 보이는데(4시간 사용시 배터리 잔량 눈금이 절반 이하로 내려갔습니다.), 이 제품은 배터리의 잔량이 너무 떨어질 경우 위험하다하므로 한 채널당 여유잡고 5~6시간 정도가 최적이라 볼 때 총 두 채널이기에 x2이니 이 정도면 배터리 온니의 연속 재생에 크게 무리는 없어 보입니다.
여담이지만 오늘 이 감상문을 적기 전에 끝으로 DX-5(HDMI 오디오 포트를 통한 HDMI 출력)에서 170i 커스텀에서 재생했던 곡의 CD를 돌려가며 들어 본 바로는 DX-5 쪽이 '리듬감'이란 측면에서 확실히 좋습니다. 여타 평가 요소를 시시콜콜 따질 때 170i 커스텀 쪽이 선전하는 쪽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닙니다만 이 리듬감(다이나믹 레인지감을 포함하여)이란 측면에선 특주 전원부든 스마트 배터리든 170i 커스텀 쪽이 밀리는 기색이 꽤 있습니다.
이론상 CD를 픽업이 읽어들여 재생하는 DX-5 보다 파일 플레이인 170i 커스텀 쪽이 입력 소스 경로는 보다 클린&퓨어입니다만...170i 쪽의 지터 발생이 심한 핸디탓인지 프로세서 - 스피커까지의 신호 전송 선과 방식 차이탓인지 하여간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앞으로 좀 더 궁구해 보는 것이 필요할 거 같습니다.
덧글
제프롤랜드를 쓸 때는 정말 정숙한 전원이 들어왔을 때 그런 느낌을 종종 받곤 했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