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싫어도 좋아하는 다른 사람이 많은 경우 - buy! 투자

제 집 근처에는 신세계 백화점이 있습니다. 퇴근 할 때 라든가 지나가다 자연스럽게 들르게 되는 코스에 있어서 장사하는 것도 자주 둘러 볼 수 있지요.

사실 전 신세계 백화점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지하층 식품값이 비싸다던가 (이곳은 오후 7시 이후 '묶음 세일'이라고 파는 가격이 정상가에 그나마 가깝습니다.) 이곳의 입점 매장들이 지속적으로 시식 인심이 박해지고 있다든가 하는 건 지엽적인 문제고.
좀 근본적인 것은, 이 친구들이 지하도에서 외부로 올라가는 계단형 출입구와 그 앞의 분수대를 헐어 버리고 지하 푸드코트를 만들어 버리는 바람에 나름대로 운치있던 그 반지하 통로가 재미없는 푸드코트가 되버렸다는 것이죠. 거기다 이 푸드코트에서 옆으로 50m쯤 떨어진 곳에 대략 2년 전부터 있던 또다른 푸드코트가 있으니 말그대로 대기업의 기존상권 죽이기 선례랄까.

어째 먹는 걸로 원한(?)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만 사실이 그러니까 뭐라 할 수가 없군요. 사람 사는 데 먹는 건 중요합니다.
하여간 전 이런저런 이유로 신세계 백화점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습니다만, 우리 동네 사람들은 모두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위에 언급 한 신세계 푸드코트엔 그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하루종일 사람이 바글거리며 지하식품 코너에선 굉장히 비싼 유기농 신선야채를 십몇만원 어치씩 사 가는 젊은 주부들이 있고 가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윗층들로 올라가면 도대체 사람이 끊기는 층이 없어요. 구경만 하고 있느냐면 물론 아니고 여기저기서 카드 긁는 소리와 수표 싸인 소리가 들립니다. 아, 물론 상품권 매장도 미어터지고.


싫어하면 그냥 안 보고 신경 끄고 살면 그만이지 뭘 그러냐고 하시겠습니다만, 문제는 제가 신세계를 완전 안 보고 살 수가 없다는 데 있습니다. 지나가며 보이는 것 말고, 제가 신세계 주식을 좀 갖고 있다보니.
그렇다고 이 덩치 큰 주식의 주가를 하루하루 쳐다보며 일희일비 할 일은 없고 최근 관심이 가게 된 것은 두 가지 때문입니다. 개중 더 중요한 한 가지가 백화점 주식과 이마트 주식을 분할 할 거란 이야기를 들어서지요.

간단히 말하면 지금 신세계 주주는 백화점과 이마트 양쪽을 모두 지배하는 데 이걸 백화점 주주와 이마트 주주로 나누겠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현재 신세계 주식 보유자에게는 선택권이 주어지게 될 테지요. 그리고 전 고르라면 백화점 쪽입니다.
이유는 간단. 집 앞의 신세계 백화점이 너무 번창하거든요. 요샌 명동 롯데 본점보다 여기가 더 잘 나가는 게 아닌가 싶더군요.

그렇지만 이마트도 잘 나가는데? 라고 하신다면.
제 편협한 생각이지만 '돈이 쉽게 벌리는 쪽'은 [비싼 물건을 돈 많은 사람에게 파는 곳]입니다. 돈 많은 사람들에겐 파는 쪽이 이문을 상당히 붙여도 다 너그럽게(?) 넘어가며 지불해 주거든요. 뭐 거기다 중국이니 일본이니 관광객도 상당히 시끌벅적 몰려오고요. 배낭여행족 아니면 대개 관광지에서 돈 쓰는 건 굉장히 넉넉해 지게 마련이죠.


저는 투자에 대해 생각하는 것 보다 취미에 대해 생각하고 논하기를 더 좋아합니다만, 투자라는 것은 아주 신경을 끄면 또 좋지 않은 것이기도 합니다. 제 취향이랄지 기호랄지 하는 점에서 신세계는 낙제점입니다만 투자대상으로선 그렇지 않다는 게 이 포스팅의 골자이고 좀 더 속되게 말하자면 '남들 주머니에서 돈 잘 빼내는 그 솜씨만은 인정하겠다.'는 게 되겠습니다. 그러는 회사를 통해 저도 이득을 얻고 있으니까.

...아니, 이거 뭔가 호무라가 던져주는 마수처리 찌꺼기를 받아먹는 12화 마지막 부분의 큐베 같잖아?! 뭐 하지만 큐베는 귀여우니까 상관없습니다.(뚝)


덧글

  • Janet 2011/04/27 23:12 # 답글

    제 편협한 생각이지만 '돈이 쉽게 벌리는 쪽'은 [비싼 물건을 돈 많은 사람에게 파는 곳]입니다. <- 이 말 공감합니다.

    덧붙이면, 이런 사람들에게는 물건 뿐만이 아니라 그에 따르는 서비스에도 각별히 신경써야 하겠지요. 그렇지 않으면 물건 못팔아요.
    반대로, 우리같은 서민들에게는 서비스는 필요 없고, 오직 물건 품질 확실하고 [값이 싸면] 됩니다. ^^;
  • 城島勝 2011/04/27 23:29 #

    하하, 예. 맞는 말씀입니다.

    그러고보면 비싼 물건은 대개 소량이 돈 많은 사람한테 팔리는데, 소량을 파는 것 부터가 서비스를 더 쉽게 하는 지름길이기도 하더군요. 예를 들면 어느 오디오 수입사는 대당 1억에 육박하는 분리형 CDP를 국내에 딱 6대 팔고 완전히 전담관리 서비스를 해 주고 있더랍니다. 허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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