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1월 02일
나의 블루레이 감상기 (1) - 300
FHD당 입성과 함께 새로이 시작하는 시리즈물, 그것은 이름하여 '나의 블루레이 감상기'가 되겠습니다.
애초에 저는 PS3를 '게임도 되는' 블루레이 플레이어로 구매한 터이기도 했으나, FHD로 보는 블루레이의 영상이란 것에 심히 감동받은 나머지 블루레이 타이틀 구비에 나름 열정비슷한 게 생겼습니다.
쇠뿔도 단김에...라기보단 서울시민으로서 허락된 한정된 시간때문에 일요일 오전에 바로 테크노마트로 출동, 건져 온 것이 바로 이번 감상기의 주제 '300'입니다.
이 300이란 영화의 개봉당시, 사람들과 언론은 주로 '복근'이란 테마에 상당한 관심을 표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당시엔 슬슬 몸짱바람이란 것의 태동기로 기억되며 남자의 복근이란 몸짱의 제1요소쯤으로 여겨지는 터에 스토리, 포스터 기타 등등 모든 것이 마쵸스런 이 영화의 최대 강조 포인트(사람들이 멋대로 그렇게 생각한 것인지도 모르겠지만)도 복근에 있었기에 영화 내용과는 별 상관없이 조명받은 부분도 있었습니다. 요새처럼 초콜릿 복근이 어쩌고 하는 시절에 개봉했으면 좀 더 각광(?)받았을지도 모르겠고.
이런 이상한 스포트라이트에도 영향을 받았을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저는 개봉당시 이 영화를 한 번 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시간도 안 맞고 기회도 없고 해서 어영부영 시간을 끄는 사이 영화는 간판을 내렸지요. 그래서 제 뇌리의 한 0.1% 가량의 공간에 레오니다스 왕의 복근과 부실한 군복 이미지를 남긴 채 기회는 사라졌더랬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테크노마트 8층의 어떤 블루레이 타이틀 판매코너에 진열된 수많은 블루레이들 사이에서 제라드 버틀러 씨 - 레오니다스 역 - 가 다시 제 뇌리를 뚫고 나온 것이 이 감상기의 시초가 되겠습니다...
1. 외관
레오니다스 왕의 강렬한 눈빛과 저 뒤로 보이는 이모탈 군단들의 탈이 심히 멋진 대비를 이루고 있는 본 블루레이 타이틀은 속내용물은 정말로 단촐하게 달랑 디스크 한 장이 들어있을 뿐입니다. 광고지니 속지니 뭐 이런 것은 일체 허용하지 않는, 참으로 가식을 제거 한 스파르타 스런 내용구성이라 하겠습니다. 2만 5천원을 지불하고 얻은 것 치곤 외형상으론 실망스러웠으나 내용에서 만회하길 기대해 봐야 했지요.
2. 재생상의 애로
부모님도 참관하신 본 타이틀 감상. 먼저 디스크를 넣고 타이틀 메뉴를 기다리던 저는 그러나, 타이틀 메뉴마저 뜨지 않고 바로 본편 재생으로 들어 가 버리는 바람에 다시 한 번 당황. 거기에 자막이 안 떠서 더 당황했습니다. 브라비아 싱크를 이용한 Z5600 리모콘 기능으로는 자막을 불러내기도 불가능. 결국 부랴부랴 PS3 패드를 눌러 중도에 자막을 추가해서 상황 무마.
3. 본편 감상
스토리는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언급할 필요가 없을만큼 간단합니다. 스파르타 전사 300명+꼽사리 그리스 군(숫자는 더 많다고 하지만) vs 무지막지하게 많은 페르시아 병사 의 단순 대결구도는 달리 어떤 상상력을 제공하지도 않습니다. 적군과 결탁한 제사장들과 의회의 바람잡이 때문에 본군 출병을 금지당한 레오니다스 왕은 300명의 최정예 병사를 이끌고 페르시아 군을 저지하기 위해 나섭니다. 스파르타 군은 지형의 잇점과 개인의 용력/용기/용맹을 바탕으로 '말도 안 되는' 이 싸움에서 우위를 점합니다만...그 이후는 직접 감상 혹은 검색을.
스파르타 전사들의 무신경할 정도의 용맹함, 그러나 형제/친구/특히 자식의 죽음 앞에서는 인간미를 발산하는 면, 그러한 것들을 최대한 부각시킨 이 영화는 당연하지만 그 상대인 페르시아 군과 크세르크세스 왕은 '이상한 장신구나 주렁주렁 걸친' '이상스럽고 괴상한 괴물들을 앞세우는' 그런 집단으로 묘사됩니다. 그때문에 영화 개봉 당시 평에서도 '동양 비하' 비슷한 이야기가 있었던 걸로 기억되는 데, 글쎄 주인공 부각을 위해 그 상대를 깔아뭉개는 거야 자연스러운 게 아닐까 싶습니다. 딱히 원작자가 미국 만화가이기 때문이거나 스파르타 관점에서 썰 푼 이야기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기 보다는 말이지요.
화질에 대해서는 솔직히 제 눈으론 '블루레이 표준 타이틀'이라는 다크 나이트나 '평가를 알 수 없는' 300 이나 매우매우 좋기로는 매한가지였습니다. 특히 초반의 어두운 배경/눈 위에서 늑대와의 결투 신이라든지 춤추는 무녀의 베일과 연기의 움직임 등은 화질에 별로 신경쓰지 않는 부모님도 감탄하셨던 표현으로 과연 이것이 FHD군, 하게끔 하는 위력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 밖에 Z5600의 블랙이나 명암 표현력 상 그리 딸리지 않게 표현할 수 있었던 어두운 분위기, 많지 않은 색표현/그레이 혹은 흑백조가 많은 영상은 충분히 멋졌고, 빠르고 느린 움직임이 교차되는 전투신이나 그 밖의 움직임 표현에서도 240Hz 모션플로우(표준으로 놓고 봤습니다. 나중엔 모션 플로우 해제로 한 번 볼 생각)는 충분히 괜찮았다고 생각합니다.
4. 총평
매장의 수많은 블루레이 타이틀 중에서 제가 이 녀석을 뽑은 것은 앞서도 밝혔듯이 '영화관에서 못 봤던, 한 번쯤 보고 싶었던 타이틀'이란 점이었습니다. 하지만 영화관 방문이 1년에 한 손을 꼽는 제 패턴상 이런 타이틀은 많은 데 300으로 시작한 것은 아마도 같이 나들이에 나서신 아버지의 취향에 가장 맞을 듯한 영화를 골랐기 때문일 겁니다. 예상대로 만족해 하시면서 보시기도 했고.
완전히 마쵸스런 이야기를 들려 준 본 영화에 대해서 특별히 덧붙일만한 평은 없습니다. 나올만한 이야기는 이미 모두 나와 있고, 다들 알 만 하시기 때문에 제가 뭐 덧붙일만한 게 없기 때문이지요. 그렇다고 화질에 대해서 평론하기에는 제 지식이 일천해서.
다만 '볼 만한' 영화를 잘 골랐다는 만족감은 있습니다. 내용, 화질 기타등등 다 해서.
아울러 300의 엔딩 크레딧은 참 멋있습니다. 당시 영화관에서 봤다면, 엔딩 크레딧 중도에 화면을 꺼 버리는 영화관이 많았던 당시 사정상 아쉬웠을 수도 있었을 듯.
앞으로도 이렇게 점수나 별 같은 걸 메기는 것도 아닌 순전히 개인적인 넋두리를 늘어 놓을 예정인 감상기이기 때문에 어떤 의의가 있다면 '내가 거쳐 간 블루레이 타이틀' 기록판 정도가 아닐까 생각되지만 기왕 시작한 이상 조금씩 발전시켜볼 생각은 있습니다. 예전에 '이달의 책'시리즈가 흐지부지 된 전례도 있어서 이 시리즈도 언제까지 열정적으로 쓸 지는 잘 모르겠으나 아마 블루레이의 영상이 감명을 안겨 주는 그 순간까지는 계속되리라 생각합니다.
잭 스나이더 감독/ 제라드 버틀러 주연/ 2007년 개봉작/ 러닝타임 116분
# by | 2009/11/02 14:59 | 취미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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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모든 게 블루 스크린이라니....
깜놀~
해외판도 비슷한 상황이니 실망할 필요는 없어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