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망 혹은 도쿠가와 이에야스에서... 취미

우리나라에도 오래 전부터 소개 된 야마오카 소하치 씨의 작품 [도쿠가와 이에야스](국내에선 처음 출간 된 번역본 제목인 [대망]으로 더 많이 알려진)는 많은 분들이 아시는 것 처럼 일본 전국시대를 배경으로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중심으로 그 시대를 살아 간 양반들의 명멸을 다루고 있는 대하소설입니다.

개인적으론, 아버지께서 70년대 판본으로 추정되는 [대망]을 가지고 계시어 그걸로 보았습니다만.
지금 보자면, 번역 수준은 투박하지만 대충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은 어렵게어렵게 나마 유추가 가능하달까 뭐 그런 수준은 되서 가끔 생각나면 그냥저냥 보고 있습니다.
원판을 산다산다 했는 데 엔화가 더블이 되어 버린 지금은 야망을 가슴에만 묻고 은인자중해야 할 판입지요.(예스24 기준으로14880원 x 25권)


작품의 내용이나 인물에 대해선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될 듯 하고, 이 작품을 보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역시 이 말

'인생은 무거운 짐을 지고 먼 길을 가는 것과 같으니 서두르지 말지어다'

참으로 이에야스의 넉넉한 풍채가 떠오르는 좋은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울지 않는 새 옆에서 새가 울 때 까지 기다리는' 일은 현대인은 도저히 못 할 짓일 겁니다. 물론 바쁜 현대 사회에선 '울지 않는 새는 베어 버리는' 오다 노부나가 식이나 '울지 않는 새도 어떻게든 울게 온갖 재주를 부리는' 도요토미 히데요시 식이 더 각광받을 지도 모르지만 도쿠가와 나름의 이러한 철학은 현대 사회에서도 한 발짝 물러서서 자신을 돌아보는 기회와 여유를 가지게 한다는 점이 좋다는 생각이 듭니다.


초신성 노부나가의 약간 뒤에서, 그 후 나타난 혜성 히데요시의 아래에서 긴 세월을 보낸 후 마침내 마지막 승리자로 남은 이에야스가 한 말이기에 오늘날에도 무턱대고 감동하는 한 사람이 있을 지도 모릅니다만, 당시 정말 오래 산 편(75세)인 이에야스의 나이가 평균수명인 요즈음 한 번쯤 생각하면서 느긋하고 넉넉하게 세상을 관조해 봄은 어떨런지. 가져도 가진 것 같지 않게, 급해도 인내하면서 인생 마라톤을 즐기듯 살아간다면 우리의 생도 그다지 나쁘지 않을 것입니다.


PS:
개인적으로 볼 때 [도쿠가와 이에야스] 에서는 노부나가에 대한 묘사가 같은 작가의 다른 작품인 [오다 노부나가]와는 다른 구석도 꽤 있고 해서 다소 노부나가의 쾌남스러움이 억눌러진 필치? 로 나옵니다만 그래도 노부나가가 좀 더 멋지게 살다 갔다는 생각도 듭니다. 단지 개인적으론 [오다 노부나가]를 볼 때는 거의 의식적으로 마지막 권을 안 보는 데 그 최후가 너무 아쉽달까 허망하달까 뭐 그래서 그렇습니다...


덧글

  • 벨제뷔트 2009/03/20 06:07 # 답글

    음 그럼 제가 도쿠가와 이에야스 버전을 구해서 한 번 비교를 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군요.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
  • 城島勝 2009/03/20 07:59 #

    정말 재밌는 일이겠습니다. 다만 저 [대망]이 지금은 집에 있는 게 아니라서(아버지께서 지방의 사무실로 가지고 가셨습니다;) 진짜 기약을 할 수 없을 듯 합니다. 핫핫.
  • 세이코 2009/03/20 10:35 # 답글

    나는 미노의 살무사가 좋아
  • 城島勝 2009/03/20 11:46 #

    난 그 딸이 더 좋소이다.
  • 고선생 2009/03/21 20:24 # 답글

    요즘 세상살이에서는 이 세상을 등지고 살아야만 부릴 수 있는 마인드일것같은데.. 더불어 세상을 등지고도 먹고 살려면 그만큼의 부를 축적해놔야 하고.. 그럴려면 어쨋든 젊은시절엔 꿈꿀수 없는 여유의 마인드.. '살다가 한번쯤은' 여유를 부려보자가 아니라 아예 좀 느긋하게 살고싶다.
  • 城島勝 2009/03/21 20:31 #

    꼭 세상을 등지지 않아도 그렇게 생각하면 좋을 때는 많이 있다네. 예를 들면 주식이라든가...어쨋든 나도 느긋하게 살자고 투자를 하고 살긴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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