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물 관련 몇 가지 잡담 취미

1. [설리: 허드슨 강의 기적] BD가 시네마스코프 화면비인 2.4:1로 나온다고 합니다. 이 영화는 일전에도 포스트로 언급(링크)했듯이 (95% 가량이)디지털 아이맥스 촬영작이며 화면비 1.85:1(17:9 화면 기준, 16:9 화면 기준으로는 1.78:1)이 디폴트인 작품인데 일괄적으로 시네마스코프로 트리밍해서 나온다는 것은 글쎄... 그 소스를 놔뒀다 어디다 쓸 거냐는 생각밖에 안 드는군요. 참고로 BD와 같은 날 발매되는 (북미판)설리의 UHD-BD도 화면비는 동일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2. 요새 갑자기 기동전사 Z건담(TV판)을 다시 보고 싶어졌습니다. Z건담은 제가 제일 처음 접한 건담 시리즈이고 개인적으론 기동전사 건담(79)보다 더 깊이 빠져들어 본 작품이라 지금도 몇몇 상황이나 대사는 억양까지 기억나는 정도입니다만- 늘상 희화화 되는 '선인장에 꽃이 피었군.' 같은 것도 포함-_-ㅋ-... 그 제타에서 제가 제일 좋아하는 장면은 크와트로/ 하만/ 시로코가 극장 안에서 만나 접점 없는 발언과 반박을 주고받는 그 장면입니다. 개인적으론 이 장면을 처음 봤을 때, 만화영화로 이런 게 가능하구나 하는 가벼운 패배감(?) 같은 것을 맛보았더랬죠.

3. 패트레이버의 두 번째 극장판 국내 정식 발매 BD를 수령했습니다. 전 패트레이버의 극장판 3종 중에 2편을 제일 좋아해서 오래 전에 일본판 BD로도 나름대로 감상을 끄적여 본 적이 있습니다. 물론 이 작품은 기존 TV판 패트레이버와 접점이 옅어진 본격적인 시점이고 기존 제작진인 헤드기어나 레이버 디자이너 이즈부치 씨가 오시이 감독과 설전을 주고받고 멀어졌을 정도로 오시이 스타일 + 이질적이긴 합니다만 개인적으론 기존 패트레이버 세계관의 오묘한 절제의 미덕에 오시이식 허세(웃음)가 6할 정도 가미된 기묘한 긴장감이랄지 언밸런스가 이상하게 마음에 들어서 좋아합니다. '저, 이 노래 압니다. 부를까요?'


12월 들어 이것저것 볼 만한 물리 매체 타이틀이 나오고 있는데, 정작 영화관에서 보고 싶은 작품은 별로 없는(제 기준에서) 게 아쉽다면 아쉽달까. 하기는 그래서 물리 매체를 모으고 생각나면 꺼내보고 하는 것이겠지요. 그런고로 다음에는 더 재미있는 잡담으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아, 참. 이 포스팅을 영화 밸리로 보내는 건 대체로 영화 이야기(2는 마치 영화나 연극 같은 구도에 감탄했다는 이야기이므로)라서입니다.


알폰스 무하전 - 이즈부치 유타카 사인회 취미

토요일엔 이전 포스팅에서 언급한대로 이즈부치 유타카 씨의 사인회에 다녀왔습니다.

이 사인회는 12월 3일부터 내년 3월 5일까지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 2층에서 전시되는 알폰스 무하전의 부대 행사로, 알폰스 무하의 작품들에서 영감을 얻어 이런저런 인물 디자인에 반영하게 된 이즈부치 유타카 씨의 특별 강연 + 사인회 코스로 이루어진 행사였습니다. 체코에서 태어 난 알폰스 무하 씨의 작품은 알게모르게 여기저기서 봐오긴 했는데, 그게 이 양반의 작품이었구나- 하는 식으로 알게 된 것도 꽤 많았네요. 미술에는 관심이 좀 적어서.^^;

사실 전 이즈부치 씨의 특강도 들어보고 싶었는데, 이게 오전에 잡혀 있었던 관계로 이래저래 서울까지의 이동 시간이 좀 드는 현 시점에선 좌절. 별 수 없이 2시부터 있는 사인회에 참석하기로 일찍부터 방향을 틀었는데... 문제는 무엇에 사인을 받는가 하는 거였죠. 결국 어제 패트레이버의 두 번째 극장판 정발 BD 수령에 실패했다보니.-_-ㅋ

그래서 오늘 서울에서 점심도 거르고 고민해 본 결과... 그래, 그거다. 자유롭게 남다르게(?!) 이즈부치 영감님이 설마 이걸 가져오랴 할 만한 걸 가져가 보자. 그렇다고 로도스도 화보집 같은 것은 당장 조달하기 어렵고... 그럼 비록 알폰스 무하 씨와의 연관은 좀 줄어들겠지만 이즈부치 씨의 역작들인 로보트로... 그렇다면 경찰레이버, 뉴 건달, 사자왕비 보다 좀 더 특이스페셜한 게 좋겠지... 그렇다면...! (무언가를 산다.)

그리고 보무도 당당하게 향한 한가람 미술관 2층엔 1시 30분부터 꽤 많은 분들이 줄을 서 계시더군요. 딱 보니 저만큼 신기한(!) 걸 들고 오신 분은... 아니, 꽤 계시는군. 일단 첫 타자부터 로도스도OVA LD 자켓이 등장. 으음, 역시 LD 자켓이 큼직해서 사인 받기엔 최고지... 그 다음은... 로봇혼 패트레이버! 그것도 두 분이... 저, 저건 MG 그리폰 아닌가. 그것도 다 만들어진?? 거기다 우웃, HG 즈사(쌍제타에 등장하는, 이즈부치 씨가 러프/ 디자인한 네오지온 측 기체. 양 어깨의 앙증맞은 미사일 포트가 트레이드 마크.)?! 저건 또 언제 발매했냐 반다이. 로도스도OVA DVD박스도 있네.

이렇게 이런저런 신기한 소장품들을 엿보는 사이 2시가 되어 이즈부치 씨가 등장. 직접 본 건 처음이지만 전에 사진으로 본 것(검은 천 모자에 스웨터...)과 인상착의가 똑같아서 이상하게 친숙함이... 그러니까 저 양반이 나의 인생 기체 뉴 건달을 디자인한 양반이란 말이지, 음... 하는 사이에 사인이 시작되었죠. 사인 조건은 아무 데나 다 해드립니다/ 자기 이름을 써내시면 ~에게도 써 드립니다 < 제법 호기로운 사인회잖아, 이거. 그렇다면 내 것도 무사히 받을 수 있겠군... 아니, 잠깐.

여기서 문제가 뭐였냐면 이즈부치 씨의 사인이 꽤나 복잡하고 이래저래 많이 쓰는 거였다는 것. 와, 이런. 좀 가느다란 네임 펜으로 가져오길 잘했다 싶었죠. 그게, 제가 사인을 받고 싶은 데가 좀 좁아서리...

하지만! 무사히 해냈습니다. 앞서 그리폰 날개에도 사인을 해 본 이즈부치 씨지만 과연 이 물건을 내밀자 헛웃음. 그렇습니다, 얼마 전에 발매된 RE/100 바우의 부품이올시다. 왜 이 녀석에 사인을 받을라켔냐면...

- 바우는 이즈부치 씨가 러프부터 피니쉬까지 전부 한 기체
- 주역기는 아니지만 묘하게 멋진 놈(개인적인 기준으로)
- 이놈은 (왼쪽)프런트 스커트에 떡하니 한자가 써진 놈이니 다른 곳에 사인 좀 써있다한들 별로 이상할 게 없다!

이런 논리. 하지만 (오른쪽)프런트 스커트는 너무 좁아서 다른 데 어디 좋은 데가 없나... 해서 보니 눈에 띈 건 (그나마 평면이 넓은)백팩 날개. 그래도 좁아요. 그도 그럴 것이 그리폰은 날개 면적이 꽤 널찍한 편이고... HG 즈사 가져오신 분은 박스인가 매뉴얼인가에 받으신 것 같은데... 이거는 그게... 하지만 이즈부치 씨, 좀 낑낑 대신 것 같지만 아무튼 성공. 어째 좀 민폐 같기도 했지만 그래도 '이게 무슨 기체지?' 하시더니 1초쯤 후에 '아, 바우!' 하고 유쾌한 듯 혼잣말 하는 걸 들어보자니 기분이 나쁜 것 같지는 않더라고요. 제맘대로 해석이지만.(웃음)

그리고 소소한 부수입은 바로 이거. 아까 낑낑대며 쓴 게 아무래도 답답했는지 별도로 청하지도 않았는데 바우의 박스 아트에 크게 편하게 사인을 남겨 주셨더랬습니다. 전 사실 프라모델 박스 아트 모으는 취미가 없어서- 쌍팔년도 1/100 뉴 건달 처럼 예술스런 수준의 박스 아트 몇몇 제외하고- 조립 다 하면 박스는 죄다 버려왔는데 이 RE/100 바우 박스는 이런 이유로 못 버리겠네요.-_-ㅋ

그나저나 전술한대로 직접 보는 건 처음인 이즈부치 씨, 나름대로 호인스런 인상이었습니다만... 하기는 그 다혈질 토미노 영감님도 평소엔 인자한 노인네로 보이니까 겉으로만 봐선 어떨지 알 수 없고. 중요한 건 이 분이 뉴 건달을 지금의 모양새로 정립해 주었다는 것이겠습니다. 만약에 뉴 건달이 천만에 하나라도 안노 히데아키 씨의 원안대로 채택되기라도 했다면(토미노 영감님이 그럴 리가 없었겠지만) 전 역습의 샤아란 작품을 지금보다 조금은 덜 좋아했을지도 모르기에. 커커커;

하여간 이래서 서울에 온 미션 중 하나는 원만히 달성. 더불어 이즈부치 씨 덕에 알폰스 무하 씨의 작품도 좀 둘러볼 수 있었고 하니 이래저래 알찬 하루였다고 생각합니다. 여담이지만 알폰스 무하 씨의 작품에 영감을 얻은 일러스트레이터나 디자이너가 꽤 많은 듯한데- 그렇다고 해도 클램프는 너무 자기 색이 많이 가미된 것 같기는 합디다만 이즈부치 씨의 경우엔 뭐랄까, 상당히 충실한 감명을 반영한 듯하더군요. 강연을 들어볼 수 있었다면 어떤 마음가짐으로 알폰스 씨의 작품들을 대하고 반영했는지 좀 더 알 수 있었겠습니다만 그것 하나는 아쉽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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