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A 러브라이브! 선샤인!! 을 다시 보면서 (5) 취미

TVA 러브라이브! 선샤인!! 은 전작 러브라이브! TVA에서도 그랬듯이, 일본식 2D 미소녀 페이스의 획일성(?)을 타파... 하기 위해서가 아닐 것이고 작중 스토리 전개나 분위기 환기의 윤활유로 삼고자 다양한 표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그에 대해 고찰해 보면서 동시에 이 루즈한 포스트 시리즈(웃음)도 다시 한 번 띄워보도록 하지요.

표정 시리즈하면 역시 시작은 이 아이, 리코. 본래 청초하고 기품있는 아가씨(로 보인다)라는 셋팅이었고 담당 성우도 북클릿에서 (이런 첫인상을)좋아하는 점으로 꼽은 캐릭터지만, 작중 실상은 이런 아이. TVA에서 추가된 '개를 무서워한다'는 컨셉 덕에 연출된 상황이라고는 하는데... 솔직히 이 스크린샷에 있는 사이즈의 개라면 저도 약간은 위축될 것 같긴 합니다.

아무래도 상관없는 여담이지만, 이 개의 이름은 '시이타케'라고 하는데 제가 손 댄 자막에선 '시이타케'라고 나옵니다. 대신 처음 나올 때 딱 한 번, (※ 일본어 시이타케 = 표고버섯)< 라는 각주를 달았습니다. 고유명사에 이정도 설명은 불필요한 것도 같습니다만, 이 개가 표고버섯 모양의 목줄을 달고 있는 것에 대해 한 번은 환기해 주는 것도 좋을 것 같아서요.

다음은 어째 이 포스트 시리즈에 자주 나오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키는 아이, 하나마루. 그런데 잘 뜯어보면 은근히 재미있는 얼굴을 많이 하고 있는 아이라 빠지면 섭하긴 하죠. 체구에 걸맞지 않게 먹순이 프레임이 씌워진 아이라, 우물우물 얼굴이 자주 나오는 편인데... 물론 다음 스크린 샷에서 파헤치겠지만 이건 모두 가면입니다.(웃음)

그리고 역시나 어찌되었건 좋을 여담이지만, 여기 좌측의 여자아이가 들고 있는 개- 뒷 모습만 나와서 개인지 알게 뭐야- 는 '와타아메'란 이름을 갖고 있습니다. 굳이 번역을 시도하면 '솜사탕'이란 뜻의 단어이고, 여기서는 또 일본식 약칭인 '와타 쨩'이라고 부르기 때문에... 애니플러스에선 '솜'이라고 적어주었는데, 저는 그대로 '와타아메'라고 써주었습니다. 얘는 솜사탕을 떠올릴 특별한 무언가도 없는데다, 작중에 풀 네임이 한 번도 안 불리기 때문에 어째 적어 주는 게 좋을 것 같아서요. 저도 참 동물을 사랑하는 것 같습니다.(정말 사랑했으면 리코 코 핥는 스크린 샷을 뽑았을텐데? 라고 하셔도 리코는 이미 위에 써먹었으니...)

자, 약속한대로 하나마루가 평소에 짓는 표정이 모두 가면임을 보여주는 강력한 증거. 일전에 이 포스트 시리즈 2편(링크)에서 논했듯이, 이 애는 마피아 간부도 울고갈만한 계책이 돋보이는 아이고 여기 이 장면에서도 이 표정을 통해 유감없이 발휘됩니다. 3학년 교실에 난입해서 학생회장 + 이사장 + 동네 언니까지 포함된 3학년 3인방에게 고래고래 소리치는 악역을 자기네 보스에게 맡기고, 자기는 뒤에서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는 이 (음흉한)표정. 주변 아이들의 그저 놀라는 순진한 표정과 확연하게 대비되잖습니까?

헌데 평소의 자막 위치대로 무심하게 자막을 배치하여 이 표정을 가리면, 저의 투철한 진실 탐구 정신(웃음)이 바래겠지요. 그래서 위와 같이 해드렸습니다. 이런 식의 위치 변경은 이외에도 두어 번 있긴 한데 역시 이 부분이 제일 보기 좋더군요. 정말이지 마루의 이 표정을 보자면, 치카가 아키하바라에서 뮤즈의 (옛)라이브 영상을 본 것도, 리코가 우치우라에 와서 하필 치카가 거길 지나가는 시간에 바다로 뛰어든 것도, 다이아가 해변에 Aq 어쩌고를 쓴 것도 모두 이 아이가 한 공작 결과의 일부임이 틀림없습니다. 아, 하나마루야! 그대는 전능한 악당(??!)으로 선샤인 역사에 우뚝 솟으리.(이 문장이 어떤 소설의 문장을 패러디한 것인지 맞추는 분은, 틀림없이 마루를 귀여워할 삼촌 팬입니다.)

너무 철없는 저학년들 이야기만 하면 심심하니까, 이번엔 산전수전공중전 다 겪은 3학년 언니들이 다 나온 이 장면을 골라봤습니다. ...라고 해도 이땐 아직 이 언니들이 젊었던 1학년 시절 모습이긴 하군요. 전 이 장면을 처음 봤을 때 '저 학교 교복 길이는 정말 수정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강력하게 들었는데, 작중의 일본에선 아무도 그에 대해 뭐라카지 않는 것을 보면 뭐라 논할 길이 없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교복 길이 같은 게 아니고, 왼쪽의 금발 아가씨의 표정이겠죠. 이런 표정을 하고 날려주는 대사가 자막의 저것인데, 솔직히 처음엔 저도 'very hot'이냐 'very hard'냐 잠깐 헷갈리긴 해습니다. 이 아가씨가 미국쪽 피가 섞였다곤 해도 작중 쓰는 영어 대사들은 거의가 의미가 약간 불분명해서. 그래도 이 장면은 그럭저럭 상황에 맞게 쓴 것입니다. '숨이 거칠다'(= 息が荒い. 상황에 맞게 옮기면 '숨 넘어가겠다' 정도인데, 유머러스 뉘앙스를 살리고자 저렇게 처리해 두기로.)라는 의미를 저렇게 표현해 준 거라. 덩달아 이 비글 같은 아가씨도 1학년 때는 조금은 진지했다는 반증일 수도 있겠지요.(단지 이 애니의 공식 영어 자막에선 늘 아주 유려한 영어 문장들로 표시해 주고 있어서, 이 아가씨의 영어 실력이 언제나 굉장히 좋아 보입니다만...)

두런두런 써내려갔지만, 끝까지 읽어보시면 어째 완전히 날로 먹은 것 같은 이 포스팅. 그걸 눈치채신 당신은 천재입니다. 실은 제가 어제오늘 몸 컨디션이 안 좋아서 이번 포스트는 휴식이라고 써붙여 놓을까 하다가, 조금 시원해진 아침에는 이 스크린 샷 속 세 아이들의 기분이 되어서. 물론 이제 해가 중천에 솟으면 저 뒤에서 '바람이 전혀 안 오는데??'하고 불평하는 언니 같은 표정이 되겠지만 그땐 또 그때 쓸 수가 생길 겁니다.

그럼 이제 저는 막바지 작업에 또 열을 올리러... 아, 근데 정말 컨디션이 좋지 않군요. 그러고보면 여름 방학에도 땡볕 쬐는 옥상에서 안무니 노래 연습을 하는 (이 애니에 나오는 아홉 명이나 되는)여고생들이란 대단한 것 같습니다. 저같으면 썬 크림으로 몸을 코팅해도 살이 탈 것 같은데, 얘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백옥같은 피부더만요. 아, 저기 저 금발 아가씨가 차려 준 초호화 보양식을 물처럼 들이켜서 가능한 거였을까요?(웃음)


TVA 러브라이브! 선샤인!! 을 다시 보면서 (4) 취미

벌써 네 번째인 영문을 알 수 없는 만담 포스트 시리즈, 'TVA 러브라이브! 선샤인!! 을 다시 보면서'입니다. 오늘은 주말도 돌아왔으니 다시 가벼운 이야기로 돌아가 보죠. 가벼운 이야기하면... 우리의 깃털 같은 학생회장- 의미는 각자 상상해 주시길(웃음)- 쿠로사와 다이아 님을 앞세울 수밖에 없으리라 봅니다. 마침 이전까지 1학년 대표(하나마루) - 2학년 대표(요우)를 이야기했으니 3학년 대표를 이야기할 때도 되었고. 여러모로 좋은 순서라 하겠습니다.

다이아 님은 여러모로 신나는 캐릭터성을 보유한 학생회장님이고, 번역자 입장에서도 나름대로 편한 캐릭터입니다. 이유는 모든 상대에게 ~상, ~데스마스를 붙이는 경어 상용 캐릭터라서요. 가끔 '~데스노' 라든가 '~데스와' 같이 경어라 하기 어려운 어미를 혼용하긴 해도, 결국 번역 시엔 ~요 정도로 마무리해도 문제가 없기 때문에 역시 편하다고 할 수 있겠네요. 애니플러스의 번역자분도 같은 생각인지, 다이아 님의 대사는 대개 경어체입니다.

다만 제가 손을 봐서 소소하게 달라진 게 있다면, 애니플러스에선 다이아 님과 같은 학년인 마리/ 카난에게 ~상을 붙인 대사가 나올 때(다이아 님은 늘 마리/ 카난에게도 ~상을 붙입니다.) 이걸 무시하고 마리/ 카난이라고 옮겼지만 > 제쪽은 마리 양, 카난 양으로 옮기기로 했습니다. 때문에 어떻게 보면 좀 거리감이 생기긴 했는데, 다르게 보면 일관된 말투가 되었으니까 그 나름의 캐릭터성을 쫓아가기도 편하리라 생각합니다. 누가 편하냐고요? 그것도 상상해 주시길.(웃음)

이외엔 글쎄, 다이아 님의 대사는 크게 골치 아팠던 기억은 없었고... 다만 영상 외에서 기억에 남는 부분이 하나 있어서, 오늘의 포스트는 이걸 중점적으로 조명해 볼까 합니다. 조명한다고 해도 중요한 건 전혀 아니지만, 다음 포스트 전까지의 안주거리로는 충분하니.

위 사진은 러브라이브! 선샤인!! BD 5권의 첨부 북클릿에 기재된 다이아 님의 프로필입니다. 그리고 여기서 논해보고 싶은 건 (개인적으론 관심없지만)나름 신나는(?) 가십거리인 듯한 스리 사이즈 같은 게 아니라, 특기 항목이 되겠습니다. 다이아 님의 특기란에 적힌 건 보시는대로... 인데, 여기서 논하고 싶은 건 和琴입니다. '와곤'이라고 읽는 악기.

와곤의 가장 좁으면서, 정확한 의미는 이 사진의 오른쪽에서 두 번째 악기입니다. 현이 6줄이고, '코토사키'라는 발(현을 튕길 때 쓰는 도구의 일종. 가늘고 긴 얇은 판 모양)을 써서 소리를 내는 악기로... 우리나라 악기 중에 가장 비슷한 건 거문고입니다. 둘 다 6현금이라고도 불리고요.

헌데... (저는 아니지만)러브라이브! 선샤인!! 애니메이션에서 다이아 님에 주목한 분이라면, 어딘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드실 겝니다. 다이아 님이 현을 뜯는 악기를 연주하는 장면이 딱 한 번 나오는데, 그게 짧지만 나름 인상 깊어서 다이아 님 팬에게는 다들 뇌리에 남으실 것 같거든요. 그야 러브라이브! 가 먹는 건지 보는 건지도 모르는 저도 기억날 정도니까 확실합니다.

바로 이겁니다. 비록 소리는 나... 려다가 말고 현이 끊어져 버려서, 정말 다이아 님이 특기라 할 만큼 잘 연주하는 악기인지를 모르겠는데. 일단 이건 뒤로 밀어놓고 이 악기 모양, 어딘가 다르지 않습니까? 줄이 왜 이리 많아? 코토사키는 어디?

잘 보면 이 악기... 앞서 나온 악기 사진 중에 가장 오른쪽에 있는 악기랑 비슷하지 않습니까? 그렇습니다. 이 그림 속 악기는 (가장 좁은 의미의)와곤이 아니라, 箏 혹은 箏の琴이라고 불리는 악기입니다. '소우'(소우노 코토) 혹은 그냥 '코토'라고 발음하지요. 같은 '거문고 금(琴)'이 들어가는 '와곤'과 구분하기 위해 학술적으로 아주 엄밀한 의미로 지칭할 땐 반드시 箏이라고만 적습니다. 아니면 琴이라고만 적을 경우 와곤(和琴)과 뭉뚱그려지기도 하는데, 다이아 님의 프로필엔 명백히 와곤(和琴)이라 특정되어 적혀있다 이 말입네다.

이 箏은 와곤에 비해 현이 더 많고, '츠네'라고 불리는 인조손톱을 끼고 튕긴다는 게 가장 큰 차이입니다. 앞서 스크린 샷 속 다이아 님도 '츠네'를 끼고 있는 것만 봐도, 선샤인 애니메이션 제작진은 확실히 이 箏을 그려 넣었습니다. 다이아 님이 연주하고 있는 악기는 箏이란 말입지요.

전술한대로 와곤과 箏은 엄연히 다른 악기입니다. 일본 사람들조차 혼동하는 경우가 있는 모양으로, 와곤 연주 영상이라고 제목을 적어놓고 箏을 연주하는 영상을 올리는 경우가 허다하니 말다했지요. 우리나라로 치면 거문고랑 가야금을 헷갈리는 거랑 비슷합니다. 물론 이런 영상엔 친절하게 태클이 걸리는 경우(ex: 이건 와곤이 아님, 님 잘못 아셨음)도 보이니까, 일본 사람들도 아직 전통 악기를 모두 잊어버린 건 아닌가 본데 하여간.

자, 그럼 이건 어떻게 된 일일까요. 러브라이브! 선샤인!! 프로젝트 발족 후 공개된 다이아 님의 프로필엔 분명 '와곤'이 특기라 되어 있으며 > 애니메이션 북클릿에도 그대로인 걸로 보아 매체마다 설정이 달라진 것도 아닌데 > 정작 애니메이션에서 연주하는 건 '箏'입니다. 여기에 대해 저는 세 가지 가설을 상정해 보았습니다.

1. 애니메이션 제작진이 와곤을 몰랐다
: 사실 이게 가장 그럴듯한데, 선라이즈에서 이걸 인정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확증될 수 없으니, 영원히 진실인지 확인할 수도 없겠지요. 아쉬운 일입니다.

2. 어차피 비슷한 전통악기이므로, (와곤이 아닌 줄 알면서도)줄을 끊어먹기 쉽고 임팩트 있어 뵈는 箏을 그려넣었다
: 이건 1 다음으로 그럴싸한데, 솔직히 일본에서도 두 악기의 인식 상 경계가 모호해진 것이 사실이고 누가 신경이나 쓰겠나... 하는 속셈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그리기 쉬운 건 와곤 쪽이라, 이대로라면 감독이건 작감이건이 애니메이터를 갈아넣은 셈. 이 경우엔 블랙 기업 선라이즈 물러가라! 물러가라! (웃어야 하나...)

3. 다이아 님은 잘 하는 와곤 대신, 새로이 箏을 배우기 시작했다
: 애니메이션 제작진과 다이아 님의 명예를 동시에 세울 수 있는 일타이매의 셋팅. 완벽주의자 다이아 님이 특기라는 와곤의 줄을 끊어먹으면 명성에 금이 가니까, 애니메이션 제작진은 다이아 님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와곤이 아니라 箏을 그려넣었다 < 삐기익! 완벽한 셋팅입니다. 귀여워염, 잘해쪄염/ 힘내 루비! 아니... 이게 아니지.

어떻게 된 셈인지, 선샤인 애니메이션 속 다이아 님의 대사 중엔 이 일련의 해프닝에 정말로 어울리는 대사가 있었습니다. 애니플러스에선 이 대사를 '설상가상으로 이름까지 틀리다니!'로 번역했는데, 이 대사는 그래서야 정확한 뉘앙스와 맛이 살지 않지요. 작중 상황에서나, 지금 이 포스팅에서나.

자아, 그러면 다이아 님의 이야기는 여기까지... 그건그렇고 이것으로 이 시리즈도 어느새 네 번째네요. 해변가에 몰래 나뭇가지로 Aq 어쩌고를 쓰던 다이아 님 같은 이 시리즈는, 언제까지 이어질 것이며 언제나 되어야 여러분을 깜짝 놀라게 해드릴까요? 그 날을 위해 오늘도 私를 잊고 매진합니다. 내 빛나는 일요일을 돌리도~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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